경찰, 지적장애인에 절도 수십 건 ‘덤터기’

입력 2010.10.20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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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절도 사건을 마흔 건도 넘게 ’덤터기’썼던 10대 청소년 두명이 법원 판결로 누명을 벗게 됐습니다.



이들이 어쩌다, ’용의자’로 몰리게 됐을까요.



송명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8년, 경기도 광명시 일대에서 아파트 절도사건이 잇따랐습니다.



경찰은 당시 16살이었던 김 모군과 지적장애가 있던 19살 양 모군 등 2명을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아파트 CCTV에 찍힌 용의자들이 이들과 닮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인터뷰>당시 경찰 : "(CCTV 영상을)사진 찍은 걸 가지고 다니면서 탐문을 하다가 두 명 정도한테 제보를 받은거죠"



검찰은 경찰 조사에 따라 이들이 44건의 절도로 1억 원 어치 금품을 훔쳤다며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검경이 범행일이라고 제시한 지난해 3월 1일 저녁에, 양군은 범행 장소인 광명시가 아니라 경북 영주에 있는 학교 주변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통해 알리바이가 확인된 경우가 혐의 44건중 25건이나 됩니다.



게다가 현장에서 나온 지문 등도 피고인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자백을 믿기 어렵다며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검찰의 항소까지 기각했습니다.



양 군 등은 경찰조사 당시 강압 수사를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양 모 군(피고인) : "현장검증 때 한 대 때려서 안 한 것을 했다고 했어요. 또 맞을까봐...너희 100군데 했으니까 마흔 몇 건만 인정하라고.."



그러나 검찰은 경찰의 강압 수사가 없었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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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지적장애인에 절도 수십 건 ‘덤터기’
    • 입력 2010-10-20 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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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절도 사건을 마흔 건도 넘게 ’덤터기’썼던 10대 청소년 두명이 법원 판결로 누명을 벗게 됐습니다.

이들이 어쩌다, ’용의자’로 몰리게 됐을까요.

송명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8년, 경기도 광명시 일대에서 아파트 절도사건이 잇따랐습니다.

경찰은 당시 16살이었던 김 모군과 지적장애가 있던 19살 양 모군 등 2명을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아파트 CCTV에 찍힌 용의자들이 이들과 닮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인터뷰>당시 경찰 : "(CCTV 영상을)사진 찍은 걸 가지고 다니면서 탐문을 하다가 두 명 정도한테 제보를 받은거죠"

검찰은 경찰 조사에 따라 이들이 44건의 절도로 1억 원 어치 금품을 훔쳤다며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검경이 범행일이라고 제시한 지난해 3월 1일 저녁에, 양군은 범행 장소인 광명시가 아니라 경북 영주에 있는 학교 주변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통해 알리바이가 확인된 경우가 혐의 44건중 25건이나 됩니다.

게다가 현장에서 나온 지문 등도 피고인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자백을 믿기 어렵다며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검찰의 항소까지 기각했습니다.

양 군 등은 경찰조사 당시 강압 수사를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양 모 군(피고인) : "현장검증 때 한 대 때려서 안 한 것을 했다고 했어요. 또 맞을까봐...너희 100군데 했으니까 마흔 몇 건만 인정하라고.."

그러나 검찰은 경찰의 강압 수사가 없었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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