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인터넷 시대의 그늘, ‘인격 살인’ 위험 수위

입력 2010.10.20 (22:11) 수정 2010.10.2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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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민배우 최진실씨와 가수 유니씨는 악의적인 인터넷 댓글 때문에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죠.



개똥녀, 루저녀 처럼 논란의 대상이 되면 일반 시민도 인터넷에서 신상이 공개되고 공격받습니다.



가수 타블로나 이루 사건도 예외가 아닌데요.



오늘 이슈&뉴스 난무하는 인터넷상의 명예 훼손을 파헤쳐봅니다.



먼저, 조태흠 기자가 인터넷 명예훼손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피해자를 만났습니다.



<리포트>



악성 댓글에 시달렸던 6년 전 일이 떠오르자 눈물부터 나옵니다.



<인터뷰> 인터넷 악성댓글 피해자 : "저도 그렇고 딸도 그렇고 자살이라는 걸 정말 많이 생각했어요. 내가 힘이 되면 어떤 식으로든 (악플러를)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들었었어요."



지난 2004년 선생님을 협박해 자살하게 했다는 소문과 함께 인터넷에 신상이 공개된 뒤 딸과 어머니는 수만 건의 악성 댓글에 시달렸습니다.



<인터뷰> 인터넷 악성댓글 피해자 : "욕 글을 올리는 사람들은 도깨비처럼 괴물처럼 생긴 줄 알았어요. 겉으로 보기에 는 신사적이고 얼마나 순수하게 생겼는지 몰라요."



인터넷으로 퍼진 여배우와의 불륜설에 시달렸던 유정현 의원.



"악의적인 소문으로 명예가 훼손됐고, 가정생활의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글 올린 사람을 찾아달라고 경찰에 수사의뢰했습니다.



소문은 사실무근으로 밝혀졌고 글을 올린 57살 강모 씨 등 세 명은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유명세를 떠나 이른바 ’명품녀’ 등 화제가 되는 인물이면 누구나 무자비한 악성 댓글의 공격을 피할 수 없습니다.



<질문>



피해자 대부분이 자살까지 떠올렸다고 하니, 그 고통의 깊이가 어느 정돈지 이해가 갑니다.



임주영 기자, 문제는 이런 행위가 계속 늘고 있다는 거 아닙니까?



<답변>



예, 이 때문에 인터넷 명예훼손하면 ’인격 살인’ 또는 ’사이버 테러’란 말이 떠오르는데요.



고통받는 피해자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명예훼손,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수사기관에 접수된 인터넷상 명예훼손 사건은 2004년에 천2백여건을 시작으로 해마다 천 건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조금 줄었지만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어났는데요, 올 상반기에만 2천건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 가운데 재판받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요.



2004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재판을 받은 가해자는 단한번도 5%를 넘은 적이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 명예훼손은 디지털 기기의 발전에 따라 더 파괴적이면서 집단성을 띄며 진화하고 있습니다.



김기흥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수 타블로의 학력 위조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했던 ’타진요’.



지난 5월 한 네티즌이 인터넷 카페를 개설한 지 다섯달도 안돼 회원 수 2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시간차 공격을 하겠다." "이중 국적, 병역 기피 의혹" 등 구체적인 공격 방법에서부터 무차별 인신 공격까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인터넷 게시판에 개별적으로 단순히 댓글을 달던 이전과 차원이 달랐습니다.



<녹취>타진요 회원 : "추천 많이 받고 그런 것 때문에 좀더 과격한 표현이 되고."



이슈가 터질 때마다 매번 해당 인물의 사진과 신상 정보 등을 무작위로 퍼나르는 ’네티즌 수사대’ 임신한 여자 친구를 버려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회사원,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30대 교사 등 소식이 알려지고 클릭 몇 번에 퍼나르기 몇 번이면 해당 인물의 개인 정보는 낱낱이 공개됩니다.



수사 기관을 뺨칠 정도입니다.



개인정보가 여과없이 검색되는 ’전문 인터넷 사이트’까지 등장하고, 스마트폰과 트위터까지 유행하면서 일부 네티즌들의 인터넷 명예훼손이 조직화,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질문>



요즘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인터넷 명예훼손이 빠른 시간 안에 더 급속히 번지고 있는데요.



임 기자, 사이버 테러를 가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특징이 있나요?



<답변>



예, 인터넷 명예훼손의 경우 죄의식 없이 이뤄지는 것이 큰 문제라 할 수 있는데요.



이승철 기자가 가해자들의 특성을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인터넷에 신상정보가 노출돼 당사자가 큰 피해를 입었던 이른바 개똥녀 사건.



미국의 한 법학자가 쓴 인터넷 평론서 첫머리에 언급될 정도로 국제적인 화제가 되기도했습니다.



이같은 무분별한 신상정보 유포는 악성 댓글과 함께 사이버 테러로 불립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인터넷에서의 익명성에서 그 원인을 찾습니다.



익명의 그늘 안에선 어떤 짓을 해도 괜찮다는 그릇된 의식 때문입니다.



<인터뷰>김경란(정신과 전문의) : "남을 공격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서 쾌감을 느끼는 특징들이..."



특히 한두번 반복되다보면 충동성과 극단성이 심해지고 중독 수준에 이르러 남에게 해를 준다는 범죄 의식은 완전히 사라진다는 겁니다.



문제는 인터넷을 접하며 흥미를 느끼던 평범한 사람들도 언제든 돌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녹취>네티즌 : "애들이 하니까 다같이,저도 한번 해보고 싶은... 나도 모르게 인터넷에 올라가서 (악성 댓글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논란 속에서도 보다 강력한 법적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명예훼손이 문제가 될 때마다 인터넷 실명제나 긍정적인 댓글 달기 운동 등의 대안이 제시돼왔습니다.



그러나 자정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많은데요, 미국에서는 명예훼손 사건에서도 손해배상제도가 확립돼 수억 원에서 수십억원 대의 배상 판결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피해 예방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기상이변이 잦았는데, 예보 정확도가 크게 떨어져 피해가 컸습니다.



이번주 쌍방향뉴스에서는 왜, 우리의 기상예보가 기대에 못미치는지 따져보겠습니다.



KBS 홈페이지에서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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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인터넷 시대의 그늘, ‘인격 살인’ 위험 수위
    • 입력 2010-10-20 22:11:02
    • 수정2010-10-20 22: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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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민배우 최진실씨와 가수 유니씨는 악의적인 인터넷 댓글 때문에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죠.

개똥녀, 루저녀 처럼 논란의 대상이 되면 일반 시민도 인터넷에서 신상이 공개되고 공격받습니다.

가수 타블로나 이루 사건도 예외가 아닌데요.

오늘 이슈&뉴스 난무하는 인터넷상의 명예 훼손을 파헤쳐봅니다.

먼저, 조태흠 기자가 인터넷 명예훼손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피해자를 만났습니다.

<리포트>

악성 댓글에 시달렸던 6년 전 일이 떠오르자 눈물부터 나옵니다.

<인터뷰> 인터넷 악성댓글 피해자 : "저도 그렇고 딸도 그렇고 자살이라는 걸 정말 많이 생각했어요. 내가 힘이 되면 어떤 식으로든 (악플러를)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들었었어요."

지난 2004년 선생님을 협박해 자살하게 했다는 소문과 함께 인터넷에 신상이 공개된 뒤 딸과 어머니는 수만 건의 악성 댓글에 시달렸습니다.

<인터뷰> 인터넷 악성댓글 피해자 : "욕 글을 올리는 사람들은 도깨비처럼 괴물처럼 생긴 줄 알았어요. 겉으로 보기에 는 신사적이고 얼마나 순수하게 생겼는지 몰라요."

인터넷으로 퍼진 여배우와의 불륜설에 시달렸던 유정현 의원.

"악의적인 소문으로 명예가 훼손됐고, 가정생활의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글 올린 사람을 찾아달라고 경찰에 수사의뢰했습니다.

소문은 사실무근으로 밝혀졌고 글을 올린 57살 강모 씨 등 세 명은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유명세를 떠나 이른바 ’명품녀’ 등 화제가 되는 인물이면 누구나 무자비한 악성 댓글의 공격을 피할 수 없습니다.

<질문>

피해자 대부분이 자살까지 떠올렸다고 하니, 그 고통의 깊이가 어느 정돈지 이해가 갑니다.

임주영 기자, 문제는 이런 행위가 계속 늘고 있다는 거 아닙니까?

<답변>

예, 이 때문에 인터넷 명예훼손하면 ’인격 살인’ 또는 ’사이버 테러’란 말이 떠오르는데요.

고통받는 피해자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명예훼손,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수사기관에 접수된 인터넷상 명예훼손 사건은 2004년에 천2백여건을 시작으로 해마다 천 건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조금 줄었지만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어났는데요, 올 상반기에만 2천건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 가운데 재판받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요.

2004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재판을 받은 가해자는 단한번도 5%를 넘은 적이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 명예훼손은 디지털 기기의 발전에 따라 더 파괴적이면서 집단성을 띄며 진화하고 있습니다.

김기흥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수 타블로의 학력 위조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했던 ’타진요’.

지난 5월 한 네티즌이 인터넷 카페를 개설한 지 다섯달도 안돼 회원 수 2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시간차 공격을 하겠다." "이중 국적, 병역 기피 의혹" 등 구체적인 공격 방법에서부터 무차별 인신 공격까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인터넷 게시판에 개별적으로 단순히 댓글을 달던 이전과 차원이 달랐습니다.

<녹취>타진요 회원 : "추천 많이 받고 그런 것 때문에 좀더 과격한 표현이 되고."

이슈가 터질 때마다 매번 해당 인물의 사진과 신상 정보 등을 무작위로 퍼나르는 ’네티즌 수사대’ 임신한 여자 친구를 버려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회사원,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30대 교사 등 소식이 알려지고 클릭 몇 번에 퍼나르기 몇 번이면 해당 인물의 개인 정보는 낱낱이 공개됩니다.

수사 기관을 뺨칠 정도입니다.

개인정보가 여과없이 검색되는 ’전문 인터넷 사이트’까지 등장하고, 스마트폰과 트위터까지 유행하면서 일부 네티즌들의 인터넷 명예훼손이 조직화,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질문>

요즘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인터넷 명예훼손이 빠른 시간 안에 더 급속히 번지고 있는데요.

임 기자, 사이버 테러를 가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특징이 있나요?

<답변>

예, 인터넷 명예훼손의 경우 죄의식 없이 이뤄지는 것이 큰 문제라 할 수 있는데요.

이승철 기자가 가해자들의 특성을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인터넷에 신상정보가 노출돼 당사자가 큰 피해를 입었던 이른바 개똥녀 사건.

미국의 한 법학자가 쓴 인터넷 평론서 첫머리에 언급될 정도로 국제적인 화제가 되기도했습니다.

이같은 무분별한 신상정보 유포는 악성 댓글과 함께 사이버 테러로 불립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인터넷에서의 익명성에서 그 원인을 찾습니다.

익명의 그늘 안에선 어떤 짓을 해도 괜찮다는 그릇된 의식 때문입니다.

<인터뷰>김경란(정신과 전문의) : "남을 공격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면서 쾌감을 느끼는 특징들이..."

특히 한두번 반복되다보면 충동성과 극단성이 심해지고 중독 수준에 이르러 남에게 해를 준다는 범죄 의식은 완전히 사라진다는 겁니다.

문제는 인터넷을 접하며 흥미를 느끼던 평범한 사람들도 언제든 돌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녹취>네티즌 : "애들이 하니까 다같이,저도 한번 해보고 싶은... 나도 모르게 인터넷에 올라가서 (악성 댓글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논란 속에서도 보다 강력한 법적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명예훼손이 문제가 될 때마다 인터넷 실명제나 긍정적인 댓글 달기 운동 등의 대안이 제시돼왔습니다.

그러나 자정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많은데요, 미국에서는 명예훼손 사건에서도 손해배상제도가 확립돼 수억 원에서 수십억원 대의 배상 판결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피해 예방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기상이변이 잦았는데, 예보 정확도가 크게 떨어져 피해가 컸습니다.

이번주 쌍방향뉴스에서는 왜, 우리의 기상예보가 기대에 못미치는지 따져보겠습니다.

KBS 홈페이지에서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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