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탈세’ 재벌비리의 온상 차명계좌

입력 2010.10.2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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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금융실명제가 도입된 지 17년이 됐지만 아직도 재벌 총수와 관련된 사건에는 어김없이 차명계좌가 등장합니다.

과거엔 재벌들이 정,관계 로비를 위해 비자금을 차명계좌에 숨겨두기도 했었는데요.

최근엔 세금 피하려고 재산을 숨겼다가 들통나기도 합니다.

심지어 차명계좌를 금융당국에 신고해야 할 은행까지도 차명계좌를 운영한 사실이 밝혀져 금융실명제를 무색케 하고 있습니다.

먼저,윤양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993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긴급명령으로 금융실명제가 전격 실시했습니다.

<인터뷰>김영삼(당시 대통령) : "이 시간 이후 모든 금융거래는 실명으로만 이뤄집니다."

그로부터 15년 후,

삼성 이건희 회장이 자신의 재산 4조 5천억 원을 실명으로 전환하지 않고 천2백 개의 차명계좌에 숨겨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공식적으로 알려진 재산 2조 7천억 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였습니다.

<인터뷰>이학수(당시 삼성부회장) : "이회장은 누락된 세금 등을 모두 납부한 후 남는 돈을 회장이나 가족을 위해 쓰지는 않겠다고 하면서..."

CJ 그룹의 이재현 회장도 차명계좌에 수천억 원을 숨겨둔 사실이 들통났습니다.

이 회장은 뒤늦게 천7백억 원의 세금을 납부한 뒤 실명으로 전환했습니다.

<녹취>CJ관계자 : "선대회장님께 받은 것으로 돼 있습니다. 저희도 시인했고 국세청도 인정했고...."

최근 한화도 검찰수사과정에서 5,60개에 달하는 김승연 회장의 차명계좌가 있다고 밝혔고,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도 거액의 재산을 차명계좌로 숨겨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회장은 여러 개의 차명계좌를 운영하다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통보받았습니다.

재벌에서 은행까지 차명계좌가 탈세와 재산은닉의 수단으로 자리를 잡아 금융실명제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양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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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자금·탈세’ 재벌비리의 온상 차명계좌
    • 입력 2010-10-21 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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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금융실명제가 도입된 지 17년이 됐지만 아직도 재벌 총수와 관련된 사건에는 어김없이 차명계좌가 등장합니다. 과거엔 재벌들이 정,관계 로비를 위해 비자금을 차명계좌에 숨겨두기도 했었는데요. 최근엔 세금 피하려고 재산을 숨겼다가 들통나기도 합니다. 심지어 차명계좌를 금융당국에 신고해야 할 은행까지도 차명계좌를 운영한 사실이 밝혀져 금융실명제를 무색케 하고 있습니다. 먼저,윤양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1993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긴급명령으로 금융실명제가 전격 실시했습니다. <인터뷰>김영삼(당시 대통령) : "이 시간 이후 모든 금융거래는 실명으로만 이뤄집니다." 그로부터 15년 후, 삼성 이건희 회장이 자신의 재산 4조 5천억 원을 실명으로 전환하지 않고 천2백 개의 차명계좌에 숨겨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공식적으로 알려진 재산 2조 7천억 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였습니다. <인터뷰>이학수(당시 삼성부회장) : "이회장은 누락된 세금 등을 모두 납부한 후 남는 돈을 회장이나 가족을 위해 쓰지는 않겠다고 하면서..." CJ 그룹의 이재현 회장도 차명계좌에 수천억 원을 숨겨둔 사실이 들통났습니다. 이 회장은 뒤늦게 천7백억 원의 세금을 납부한 뒤 실명으로 전환했습니다. <녹취>CJ관계자 : "선대회장님께 받은 것으로 돼 있습니다. 저희도 시인했고 국세청도 인정했고...." 최근 한화도 검찰수사과정에서 5,60개에 달하는 김승연 회장의 차명계좌가 있다고 밝혔고,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도 거액의 재산을 차명계좌로 숨겨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회장은 여러 개의 차명계좌를 운영하다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통보받았습니다. 재벌에서 은행까지 차명계좌가 탈세와 재산은닉의 수단으로 자리를 잡아 금융실명제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양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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