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떠난 오빠에게 60년만 ‘구두 선물’

입력 2010.10.3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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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족들마다 참 애절한 사연이 많았습니다.

아버지 대신 맨발로 북에 끌려간 오빠를 꼭 만나라. 이 유언을 지켜서 신발을 선물한 애틋한 사연도 있었습니다.

김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60년만에 오빠를 만난 여동생들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립니다.

손을 잡고..또 잡고 얼굴에 비벼보지만 그저 꿈만 같습니다.

어릴 때 경기도 안성에 살았던 올해 79살의 정기형씨,

6.25 때 내려온 인민군이 마을에서 짐꾼을 제비로 뽑을 때 그만 아버지가 걸리자 가장이 집을 지켜야 한다며, 아버지 대신 인민군에게 끌려 갔습니다.

옷도 신발도 제대로 챙겨가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정기연.정기형 씨 여동생 : "오빠하고 아버지가 옥신각신하시면서 오빠가 그냥 입은 채로 베잠방이랑 헌 신발을 신고..."

아들을 그렇게 보낸 부모님은는 '맨발로 나간 오빠'를 가슴에 품고 세상을 떠났고, 오빠를 꼭 만나라는 부모님의 유언을 지키게 된 여동생들은 구두와 방한화 등 신발 4켤레와 양복을 선물로 전달했습니다.

<녹취> 정기영(여동생) : "꿈이야 생시야."

여동생들은 또 며칠 앞으로 다가온 큰 오빠의 생일날 잔치상을 차리라며 고향 안성쌀과 미역도 준비했습니다.

함흥에 사는 큰 오빠는 북한술을 가져와 부모님 산소에 뿌려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KBS 뉴스 김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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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발로 떠난 오빠에게 60년만 ‘구두 선물’
    • 입력 2010-10-31 21: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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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족들마다 참 애절한 사연이 많았습니다. 아버지 대신 맨발로 북에 끌려간 오빠를 꼭 만나라. 이 유언을 지켜서 신발을 선물한 애틋한 사연도 있었습니다. 김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60년만에 오빠를 만난 여동생들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립니다. 손을 잡고..또 잡고 얼굴에 비벼보지만 그저 꿈만 같습니다. 어릴 때 경기도 안성에 살았던 올해 79살의 정기형씨, 6.25 때 내려온 인민군이 마을에서 짐꾼을 제비로 뽑을 때 그만 아버지가 걸리자 가장이 집을 지켜야 한다며, 아버지 대신 인민군에게 끌려 갔습니다. 옷도 신발도 제대로 챙겨가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정기연.정기형 씨 여동생 : "오빠하고 아버지가 옥신각신하시면서 오빠가 그냥 입은 채로 베잠방이랑 헌 신발을 신고..." 아들을 그렇게 보낸 부모님은는 '맨발로 나간 오빠'를 가슴에 품고 세상을 떠났고, 오빠를 꼭 만나라는 부모님의 유언을 지키게 된 여동생들은 구두와 방한화 등 신발 4켤레와 양복을 선물로 전달했습니다. <녹취> 정기영(여동생) : "꿈이야 생시야." 여동생들은 또 며칠 앞으로 다가온 큰 오빠의 생일날 잔치상을 차리라며 고향 안성쌀과 미역도 준비했습니다. 함흥에 사는 큰 오빠는 북한술을 가져와 부모님 산소에 뿌려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KBS 뉴스 김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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