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남북교역 중단 6개월 사라진 北 먹을거리
입력 2010.11.20 (08:45)
수정 2010.11.2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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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천안함 사태에 따른 5.24 대북 제재조치를 발표하면서 남북교역은 반년 째 꽉 막혀있습니다.
우리 식탁에 오르던 북한산 농수산물은 자취를 감췄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한 인천 소래포구를 찾았습니다.
가리비며 대합이며 갖가지 조개들이 수조에 담겨 있습니다.
대부분 중국산입니다.
<인터뷰> 황동일(조개구이집 운영) : "북한산은 거의 이제 안 들어오죠."
그동안 가게에서 파는 조개의 80%는 북한산이었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에 따른 남북교역 중단으로 북한산 조개는 사라졌습니다.
교역중단 조치 이후 선불금을 준 물량이 조금씩 들어왔지만, 이제 그나마도 끊겼습니다.
<인터뷰> 황동일(조개구이집 운영) : "여태까지는 그래도 북한산이 계속 들어왔는데 얼마 전에 한 보름 정도 됐나, 완전히 끊어지게 된지…"
북한산 조개가 사라지자 중국산이 대량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공급이 달립니다.
조개 값은 두, 세 배로 뛰어올랐고 상인들의 어려움도 커졌습니다.
<인터뷰> 정규녀(조개구이집 운영) : "손해가 많죠. 단가가 많이 올랐으니까 우리한테는 이윤이 적어요."
북한에서 주로 나는 비단조개나 홍조개, 돌조개는 아예 자취를 감췄습니다.
북한산이 1/3을 차지했던 바지락은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습니다.
중국산 바지락을 대신 쓰지만, 물량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녹취> : "(바지락이) 없으니까 우린 모시조개 섞어서 이렇게 하는 거죠. "
값이 오른 만큼 손님에게 주는 양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인터뷰> 양현상(경기도 의왕시) : "주인아저씨한테 물어보니까 예전보다 더 비싸졌다고 그러더라고요. 근데 보니까 예전에 먹던 것보다는 조금 더 양이 준 것 같고…."
북한산 조개를 전문으로 취급하던 도매상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이곳은 반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산 조개가 가득 차있던 수조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텅 비어있습니다.
<인터뷰> 송태영(조개 도매상인) : "워낙 조개가 안 들어오다 보니까 다른 개척 품목을 찾기 위해 꽃게 철에는 꽃게를 하고 낙지 철에는 낙지를 하고...어떻게든 저도 먹고 살아야 되니까요..."
재래시장에도 남북 교역 중단의 여파가 미치고 있습니다.
<녹취> "이쪽에 있는 건 다 중국산이에요."
북한산 고사리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소비되는 고사리의 절반 가량이 북한산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산뿐입니다.
중국산은 관세가 붙어 값은 북한산보다 오히려 비쌉니다.
<녹취> " 이게 처음에 2천원, 2천 5백원 이 선으로 나갔어요. 근데 지금은 3천원 이렇게 나가요."
시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인터뷰> 이성자(소비자) : "같이 있으면 북한 걸 사게 되겠지. 근데 같이 없잖아요."
북한에서 반입되는 주요 품목 중 하나이던 들깨도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박옥자(들깨 판매상인) : "천안함 사건 일어나면서부터 안 나오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지금은 암암리에 조금씩 나온다고는 하는데 대대적으로 나오는 건 못 봤어요."
들깨 역시 값이 크게 올라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부담이 커졌습니다.
<인터뷰> 박옥자(들깨 판매상인) : "우리가 파는 데 지장이 있었고 손님들도 가격이 올라가다보니까 이 집만 이렇게 올라가나 해서 (안 와요.)"
남북이 교역을 시작한 건 지난 1989년이었습니다.
조금씩 확대되던 남북교역 규모는 2000년대 들어 본격화했고, 2005년에는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2008년에는 18억 2천만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2조원이 넘는 액수입니다.
지난해 우리가 북한에서 들여온 일반교역 물품은 조개류, 새우류, 고사리 등 건조채소, 건어물 순으로 농수산식품이 60%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에 따른 5.24 조치로 남북교역은 전면 차단된 상태입니다.
<녹취> 현인택(통일부 장관/5.24 대북 제재 조치 발표) : "남북 간 일반교역은 물론 위탁가공 교역을 위한 모든 물품의 반출과 반입을 금지할 것입니다."
남북교역 비중은 개성공단 70%, 일반교역 30% 정도입니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남북 교역이 중단되면서 대북 일반교역업체 580곳과 위탁가공업체가 200여 곳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남북경협 관련 민간단체인 남북포럼은 일반교역이 계속 중단될 경우 우리 측에서 연 2조8천억 원의 매출손실과 6천명의 고용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농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장바구니 물가에도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남북경협 중단에 따른 피해는 북한 측도 만만치 않아 연간 3천억 원 정도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북교역은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확대돼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동안 적지 않은 북한산 농수산물을 먹으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북한산 먹거리는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천안함 사태로 금이 간 남북 간 신뢰가 하루빨리 회복돼 우선 물산만이라도 자유롭게 왕래하는 날을 기다려봅니다.
우리 식탁에 오르던 북한산 농수산물은 자취를 감췄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한 인천 소래포구를 찾았습니다.
가리비며 대합이며 갖가지 조개들이 수조에 담겨 있습니다.
대부분 중국산입니다.
<인터뷰> 황동일(조개구이집 운영) : "북한산은 거의 이제 안 들어오죠."
그동안 가게에서 파는 조개의 80%는 북한산이었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에 따른 남북교역 중단으로 북한산 조개는 사라졌습니다.
교역중단 조치 이후 선불금을 준 물량이 조금씩 들어왔지만, 이제 그나마도 끊겼습니다.
<인터뷰> 황동일(조개구이집 운영) : "여태까지는 그래도 북한산이 계속 들어왔는데 얼마 전에 한 보름 정도 됐나, 완전히 끊어지게 된지…"
북한산 조개가 사라지자 중국산이 대량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공급이 달립니다.
조개 값은 두, 세 배로 뛰어올랐고 상인들의 어려움도 커졌습니다.
<인터뷰> 정규녀(조개구이집 운영) : "손해가 많죠. 단가가 많이 올랐으니까 우리한테는 이윤이 적어요."
북한에서 주로 나는 비단조개나 홍조개, 돌조개는 아예 자취를 감췄습니다.
북한산이 1/3을 차지했던 바지락은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습니다.
중국산 바지락을 대신 쓰지만, 물량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녹취> : "(바지락이) 없으니까 우린 모시조개 섞어서 이렇게 하는 거죠. "
값이 오른 만큼 손님에게 주는 양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인터뷰> 양현상(경기도 의왕시) : "주인아저씨한테 물어보니까 예전보다 더 비싸졌다고 그러더라고요. 근데 보니까 예전에 먹던 것보다는 조금 더 양이 준 것 같고…."
북한산 조개를 전문으로 취급하던 도매상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이곳은 반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산 조개가 가득 차있던 수조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텅 비어있습니다.
<인터뷰> 송태영(조개 도매상인) : "워낙 조개가 안 들어오다 보니까 다른 개척 품목을 찾기 위해 꽃게 철에는 꽃게를 하고 낙지 철에는 낙지를 하고...어떻게든 저도 먹고 살아야 되니까요..."
재래시장에도 남북 교역 중단의 여파가 미치고 있습니다.
<녹취> "이쪽에 있는 건 다 중국산이에요."
북한산 고사리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소비되는 고사리의 절반 가량이 북한산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산뿐입니다.
중국산은 관세가 붙어 값은 북한산보다 오히려 비쌉니다.
<녹취> " 이게 처음에 2천원, 2천 5백원 이 선으로 나갔어요. 근데 지금은 3천원 이렇게 나가요."
시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인터뷰> 이성자(소비자) : "같이 있으면 북한 걸 사게 되겠지. 근데 같이 없잖아요."
북한에서 반입되는 주요 품목 중 하나이던 들깨도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박옥자(들깨 판매상인) : "천안함 사건 일어나면서부터 안 나오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지금은 암암리에 조금씩 나온다고는 하는데 대대적으로 나오는 건 못 봤어요."
들깨 역시 값이 크게 올라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부담이 커졌습니다.
<인터뷰> 박옥자(들깨 판매상인) : "우리가 파는 데 지장이 있었고 손님들도 가격이 올라가다보니까 이 집만 이렇게 올라가나 해서 (안 와요.)"
남북이 교역을 시작한 건 지난 1989년이었습니다.
조금씩 확대되던 남북교역 규모는 2000년대 들어 본격화했고, 2005년에는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2008년에는 18억 2천만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2조원이 넘는 액수입니다.
지난해 우리가 북한에서 들여온 일반교역 물품은 조개류, 새우류, 고사리 등 건조채소, 건어물 순으로 농수산식품이 60%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에 따른 5.24 조치로 남북교역은 전면 차단된 상태입니다.
<녹취> 현인택(통일부 장관/5.24 대북 제재 조치 발표) : "남북 간 일반교역은 물론 위탁가공 교역을 위한 모든 물품의 반출과 반입을 금지할 것입니다."
남북교역 비중은 개성공단 70%, 일반교역 30% 정도입니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남북 교역이 중단되면서 대북 일반교역업체 580곳과 위탁가공업체가 200여 곳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남북경협 관련 민간단체인 남북포럼은 일반교역이 계속 중단될 경우 우리 측에서 연 2조8천억 원의 매출손실과 6천명의 고용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농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장바구니 물가에도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남북경협 중단에 따른 피해는 북한 측도 만만치 않아 연간 3천억 원 정도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북교역은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확대돼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동안 적지 않은 북한산 농수산물을 먹으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북한산 먹거리는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천안함 사태로 금이 간 남북 간 신뢰가 하루빨리 회복돼 우선 물산만이라도 자유롭게 왕래하는 날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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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0-11-20 08:45:42
- 수정2010-11-20 17:08:16
정부가 천안함 사태에 따른 5.24 대북 제재조치를 발표하면서 남북교역은 반년 째 꽉 막혀있습니다.
우리 식탁에 오르던 북한산 농수산물은 자취를 감췄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한 인천 소래포구를 찾았습니다.
가리비며 대합이며 갖가지 조개들이 수조에 담겨 있습니다.
대부분 중국산입니다.
<인터뷰> 황동일(조개구이집 운영) : "북한산은 거의 이제 안 들어오죠."
그동안 가게에서 파는 조개의 80%는 북한산이었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에 따른 남북교역 중단으로 북한산 조개는 사라졌습니다.
교역중단 조치 이후 선불금을 준 물량이 조금씩 들어왔지만, 이제 그나마도 끊겼습니다.
<인터뷰> 황동일(조개구이집 운영) : "여태까지는 그래도 북한산이 계속 들어왔는데 얼마 전에 한 보름 정도 됐나, 완전히 끊어지게 된지…"
북한산 조개가 사라지자 중국산이 대량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공급이 달립니다.
조개 값은 두, 세 배로 뛰어올랐고 상인들의 어려움도 커졌습니다.
<인터뷰> 정규녀(조개구이집 운영) : "손해가 많죠. 단가가 많이 올랐으니까 우리한테는 이윤이 적어요."
북한에서 주로 나는 비단조개나 홍조개, 돌조개는 아예 자취를 감췄습니다.
북한산이 1/3을 차지했던 바지락은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습니다.
중국산 바지락을 대신 쓰지만, 물량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녹취> : "(바지락이) 없으니까 우린 모시조개 섞어서 이렇게 하는 거죠. "
값이 오른 만큼 손님에게 주는 양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인터뷰> 양현상(경기도 의왕시) : "주인아저씨한테 물어보니까 예전보다 더 비싸졌다고 그러더라고요. 근데 보니까 예전에 먹던 것보다는 조금 더 양이 준 것 같고…."
북한산 조개를 전문으로 취급하던 도매상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이곳은 반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산 조개가 가득 차있던 수조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텅 비어있습니다.
<인터뷰> 송태영(조개 도매상인) : "워낙 조개가 안 들어오다 보니까 다른 개척 품목을 찾기 위해 꽃게 철에는 꽃게를 하고 낙지 철에는 낙지를 하고...어떻게든 저도 먹고 살아야 되니까요..."
재래시장에도 남북 교역 중단의 여파가 미치고 있습니다.
<녹취> "이쪽에 있는 건 다 중국산이에요."
북한산 고사리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소비되는 고사리의 절반 가량이 북한산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산뿐입니다.
중국산은 관세가 붙어 값은 북한산보다 오히려 비쌉니다.
<녹취> " 이게 처음에 2천원, 2천 5백원 이 선으로 나갔어요. 근데 지금은 3천원 이렇게 나가요."
시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인터뷰> 이성자(소비자) : "같이 있으면 북한 걸 사게 되겠지. 근데 같이 없잖아요."
북한에서 반입되는 주요 품목 중 하나이던 들깨도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박옥자(들깨 판매상인) : "천안함 사건 일어나면서부터 안 나오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지금은 암암리에 조금씩 나온다고는 하는데 대대적으로 나오는 건 못 봤어요."
들깨 역시 값이 크게 올라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부담이 커졌습니다.
<인터뷰> 박옥자(들깨 판매상인) : "우리가 파는 데 지장이 있었고 손님들도 가격이 올라가다보니까 이 집만 이렇게 올라가나 해서 (안 와요.)"
남북이 교역을 시작한 건 지난 1989년이었습니다.
조금씩 확대되던 남북교역 규모는 2000년대 들어 본격화했고, 2005년에는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2008년에는 18억 2천만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2조원이 넘는 액수입니다.
지난해 우리가 북한에서 들여온 일반교역 물품은 조개류, 새우류, 고사리 등 건조채소, 건어물 순으로 농수산식품이 60%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에 따른 5.24 조치로 남북교역은 전면 차단된 상태입니다.
<녹취> 현인택(통일부 장관/5.24 대북 제재 조치 발표) : "남북 간 일반교역은 물론 위탁가공 교역을 위한 모든 물품의 반출과 반입을 금지할 것입니다."
남북교역 비중은 개성공단 70%, 일반교역 30% 정도입니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남북 교역이 중단되면서 대북 일반교역업체 580곳과 위탁가공업체가 200여 곳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남북경협 관련 민간단체인 남북포럼은 일반교역이 계속 중단될 경우 우리 측에서 연 2조8천억 원의 매출손실과 6천명의 고용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농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장바구니 물가에도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남북경협 중단에 따른 피해는 북한 측도 만만치 않아 연간 3천억 원 정도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북교역은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확대돼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동안 적지 않은 북한산 농수산물을 먹으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북한산 먹거리는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천안함 사태로 금이 간 남북 간 신뢰가 하루빨리 회복돼 우선 물산만이라도 자유롭게 왕래하는 날을 기다려봅니다.
우리 식탁에 오르던 북한산 농수산물은 자취를 감췄고, 관련 업계 종사자들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한 인천 소래포구를 찾았습니다.
가리비며 대합이며 갖가지 조개들이 수조에 담겨 있습니다.
대부분 중국산입니다.
<인터뷰> 황동일(조개구이집 운영) : "북한산은 거의 이제 안 들어오죠."
그동안 가게에서 파는 조개의 80%는 북한산이었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에 따른 남북교역 중단으로 북한산 조개는 사라졌습니다.
교역중단 조치 이후 선불금을 준 물량이 조금씩 들어왔지만, 이제 그나마도 끊겼습니다.
<인터뷰> 황동일(조개구이집 운영) : "여태까지는 그래도 북한산이 계속 들어왔는데 얼마 전에 한 보름 정도 됐나, 완전히 끊어지게 된지…"
북한산 조개가 사라지자 중국산이 대량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공급이 달립니다.
조개 값은 두, 세 배로 뛰어올랐고 상인들의 어려움도 커졌습니다.
<인터뷰> 정규녀(조개구이집 운영) : "손해가 많죠. 단가가 많이 올랐으니까 우리한테는 이윤이 적어요."
북한에서 주로 나는 비단조개나 홍조개, 돌조개는 아예 자취를 감췄습니다.
북한산이 1/3을 차지했던 바지락은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습니다.
중국산 바지락을 대신 쓰지만, 물량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녹취> : "(바지락이) 없으니까 우린 모시조개 섞어서 이렇게 하는 거죠. "
값이 오른 만큼 손님에게 주는 양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인터뷰> 양현상(경기도 의왕시) : "주인아저씨한테 물어보니까 예전보다 더 비싸졌다고 그러더라고요. 근데 보니까 예전에 먹던 것보다는 조금 더 양이 준 것 같고…."
북한산 조개를 전문으로 취급하던 도매상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이곳은 반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산 조개가 가득 차있던 수조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텅 비어있습니다.
<인터뷰> 송태영(조개 도매상인) : "워낙 조개가 안 들어오다 보니까 다른 개척 품목을 찾기 위해 꽃게 철에는 꽃게를 하고 낙지 철에는 낙지를 하고...어떻게든 저도 먹고 살아야 되니까요..."
재래시장에도 남북 교역 중단의 여파가 미치고 있습니다.
<녹취> "이쪽에 있는 건 다 중국산이에요."
북한산 고사리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소비되는 고사리의 절반 가량이 북한산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산뿐입니다.
중국산은 관세가 붙어 값은 북한산보다 오히려 비쌉니다.
<녹취> " 이게 처음에 2천원, 2천 5백원 이 선으로 나갔어요. 근데 지금은 3천원 이렇게 나가요."
시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인터뷰> 이성자(소비자) : "같이 있으면 북한 걸 사게 되겠지. 근데 같이 없잖아요."
북한에서 반입되는 주요 품목 중 하나이던 들깨도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박옥자(들깨 판매상인) : "천안함 사건 일어나면서부터 안 나오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지금은 암암리에 조금씩 나온다고는 하는데 대대적으로 나오는 건 못 봤어요."
들깨 역시 값이 크게 올라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부담이 커졌습니다.
<인터뷰> 박옥자(들깨 판매상인) : "우리가 파는 데 지장이 있었고 손님들도 가격이 올라가다보니까 이 집만 이렇게 올라가나 해서 (안 와요.)"
남북이 교역을 시작한 건 지난 1989년이었습니다.
조금씩 확대되던 남북교역 규모는 2000년대 들어 본격화했고, 2005년에는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2008년에는 18억 2천만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2조원이 넘는 액수입니다.
지난해 우리가 북한에서 들여온 일반교역 물품은 조개류, 새우류, 고사리 등 건조채소, 건어물 순으로 농수산식품이 60%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에 따른 5.24 조치로 남북교역은 전면 차단된 상태입니다.
<녹취> 현인택(통일부 장관/5.24 대북 제재 조치 발표) : "남북 간 일반교역은 물론 위탁가공 교역을 위한 모든 물품의 반출과 반입을 금지할 것입니다."
남북교역 비중은 개성공단 70%, 일반교역 30% 정도입니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남북 교역이 중단되면서 대북 일반교역업체 580곳과 위탁가공업체가 200여 곳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남북경협 관련 민간단체인 남북포럼은 일반교역이 계속 중단될 경우 우리 측에서 연 2조8천억 원의 매출손실과 6천명의 고용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농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장바구니 물가에도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남북경협 중단에 따른 피해는 북한 측도 만만치 않아 연간 3천억 원 정도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북교역은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확대돼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동안 적지 않은 북한산 농수산물을 먹으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북한산 먹거리는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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