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가 된 연평도…민간인 시신 2구 발견

입력 2010.11.2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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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그 충격의 현장 참상이 오늘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민간인 희생자도 확인이 됐는데, KBS가 방송사로는 유일하게 연평도 현지에 들어가 생생한 화면을 담아왔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승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오늘 공개된 현장, 예상했던 것보다 더 참혹했던 것 같네요.

<답변>

네, 북한의 무차별 포격 후 하루가 지난 연평도. 그 참상을 KBS 카메라가 담아왔습니다.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하늘에서 본 연평도는 온 몸에 피멍이 든 것처럼 마을 곳곳이 시커멓게 변해 있습니다.

지상으로 내려가면 피해 현장은 더 참혹합니다.

이곳은 연평도 상가 밀집지역인데, 한 곳은 천정 한가운데가 뻥 뚫렸습니다.

포탄이 떨어지면서 주변 상가 열 곳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포격 후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도 불씨가 남아 진화 작업이 한창입니다.

도로 옆 담장은 철근을 드러낸 채 뚫려 있고, 파편은 소낙비처럼 벽에 흔적을 남겼습니다.

불길에 휩싸였던 집들은 잿더미로 변해 건드리면 부서질 듯 위태롭습니다.

긴박했던 상황 주민의 증언 들어보시죠.

<인터뷰> 연평도 주민 : "이게 포탄이에요. 이게. 이게 떨어져 가지고 이 집에 전부 다 (불이) 붙은 거예요."

연평도 군부대 관사 신축 현장에서는 포탄에 맞은 인부 2명의 시신이 오늘 발견돼 이로써 사망자는 해병 2명을 포함해 모두 4명으로 늘었습니다.

<질문>

정말 처참한데, 주민들의 삶의 현장이 다 무너져 내렸어요.

<답변>

네, 정말 전쟁터였다.

이 말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을 것 같습니다.

연평도에서 들어온 그림들을 포면, 포탄이 떨어진 자리에는 파편 조각과 집이 서 있던 흔적만 남은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뼈대만 남은 집들은 안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벽과 지붕이 심하게 훼손돼 포격 당시 충격을 짐작케 합니다.

상점에 쌓여 있던 음료수 병들은 포탄이 내뿜은 뜨거운 열기에 모두 녹아내렸고, 도로 옆에 있던 횟집도, 대형 유리창이 산산조각났습니다.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말해주듯 김장을 하던 자리엔 절인 배추만 남아 있습니다.

이제는 생계가 막막한 주민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종식(주민) : "다 피난가고 남은 건 30~40명에 불과해요. 먹고 사는게 우선 생계가 우선 아닌가요."

복구작업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주민들의 걱정도 커져 가고 있습니다.

<질문>

이 참상을 보면 민간인 지역에 이렇게까지 포격을 할 수 있나 싶은데요.

<답변>

네, 어떤 기준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민간인 포격.

우리 국민들이 가장 분노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북한군은 사전 경고도 없이 연평도 주민들이 사는 상가와 주택가도 무자비하게 포격했습니다.

심리적 타격을 주기 위해 북한군이 민간 지역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폭이 아닌 민간 지역에 대한 직접 군사 공격은 최근 전세계적으로도 그 사례를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민간 지역을 향한 공격은 그만큼 비인도적인 북한의 실체를 전세계에 드러낸 셈입니다.

특히, 북한군의 민간 지역 포격은 로마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로마 협정 8조 2항은 전쟁 중에도 민가를 공격할 경우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민간인에 대한 공격시 교전규칙을 넘어 강하게 응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질문>

이렇듯 큰 피해가 나면서 피난을 나오는 주민들도 상당수 있었어요.

<답변>

네, 불안감에 떨던 주민들 800여 명이 오늘 새벽부터 연평도를 빠져나왔습니다.

전쟁을 피한, 글자 그대로 피난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그림은 오늘 오후 연평도 주민 340여 명을 태운 해경 경비정이 인천항에 도착할 때 모습입니다.

방공호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고 바로 배를 타고나온 주민들은 마중 나온 가족에게 몸을 의지한 채 지친 걸음을 옮겼습니다.

공무원인 아들을 연평도에 두고 나와야 했던 여든의 할머니는 배에서 내리자마자 털썩 주저앉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용녀 할머니 : "엄마 빨리 가요. 그러고 실어주고는 갔지! 그걸 떼놓고 왔으니..."

북한의 포격 이후 군무원인 남편과 전화통화 한번 못하고 세 아이와 함께 육지로 나온 부인도 있었습니다.

피난을 나온 상당수가 남편은 남아 섬을 지키고 부인과 자녀들을 대피시키면서 생이별을 한 가족이 적지 않아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질문>

여야 정치권도 너나할 것 없이 연평도 현장을 찾았어요.

<답변>

네, 여야 3당 대표가 오늘 모두 연평도 현지를 찾았습니다.

참혹한 현장에 모두 할말을 잃었고, 한 목소리로 북한을 규탄했습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의 말 차례로 들어보시죠.

<인터뷰> 안상수(한나라당 대표) : "민가에다 이렇게 무자비하게 폭격을 할 수 있느냐. 정말 잔인한 일이다."

<인터뷰> 손학규(민주당 대표) : "불이 이쪽으로 번져 가지고..이 곳은 장비가 깨진 건가요?"

<인터뷰> 이회창(자유선진당 대표) : "이런 때 일수록 여러분들 활동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3당 대표는 또 연평도민들의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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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허가 된 연평도…민간인 시신 2구 발견
    • 입력 2010-11-24 23: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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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그 충격의 현장 참상이 오늘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민간인 희생자도 확인이 됐는데, KBS가 방송사로는 유일하게 연평도 현지에 들어가 생생한 화면을 담아왔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승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오늘 공개된 현장, 예상했던 것보다 더 참혹했던 것 같네요. <답변> 네, 북한의 무차별 포격 후 하루가 지난 연평도. 그 참상을 KBS 카메라가 담아왔습니다.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하늘에서 본 연평도는 온 몸에 피멍이 든 것처럼 마을 곳곳이 시커멓게 변해 있습니다. 지상으로 내려가면 피해 현장은 더 참혹합니다. 이곳은 연평도 상가 밀집지역인데, 한 곳은 천정 한가운데가 뻥 뚫렸습니다. 포탄이 떨어지면서 주변 상가 열 곳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포격 후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도 불씨가 남아 진화 작업이 한창입니다. 도로 옆 담장은 철근을 드러낸 채 뚫려 있고, 파편은 소낙비처럼 벽에 흔적을 남겼습니다. 불길에 휩싸였던 집들은 잿더미로 변해 건드리면 부서질 듯 위태롭습니다. 긴박했던 상황 주민의 증언 들어보시죠. <인터뷰> 연평도 주민 : "이게 포탄이에요. 이게. 이게 떨어져 가지고 이 집에 전부 다 (불이) 붙은 거예요." 연평도 군부대 관사 신축 현장에서는 포탄에 맞은 인부 2명의 시신이 오늘 발견돼 이로써 사망자는 해병 2명을 포함해 모두 4명으로 늘었습니다. <질문> 정말 처참한데, 주민들의 삶의 현장이 다 무너져 내렸어요. <답변> 네, 정말 전쟁터였다. 이 말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을 것 같습니다. 연평도에서 들어온 그림들을 포면, 포탄이 떨어진 자리에는 파편 조각과 집이 서 있던 흔적만 남은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뼈대만 남은 집들은 안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벽과 지붕이 심하게 훼손돼 포격 당시 충격을 짐작케 합니다. 상점에 쌓여 있던 음료수 병들은 포탄이 내뿜은 뜨거운 열기에 모두 녹아내렸고, 도로 옆에 있던 횟집도, 대형 유리창이 산산조각났습니다.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말해주듯 김장을 하던 자리엔 절인 배추만 남아 있습니다. 이제는 생계가 막막한 주민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종식(주민) : "다 피난가고 남은 건 30~40명에 불과해요. 먹고 사는게 우선 생계가 우선 아닌가요." 복구작업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주민들의 걱정도 커져 가고 있습니다. <질문> 이 참상을 보면 민간인 지역에 이렇게까지 포격을 할 수 있나 싶은데요. <답변> 네, 어떤 기준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민간인 포격. 우리 국민들이 가장 분노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북한군은 사전 경고도 없이 연평도 주민들이 사는 상가와 주택가도 무자비하게 포격했습니다. 심리적 타격을 주기 위해 북한군이 민간 지역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폭이 아닌 민간 지역에 대한 직접 군사 공격은 최근 전세계적으로도 그 사례를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민간 지역을 향한 공격은 그만큼 비인도적인 북한의 실체를 전세계에 드러낸 셈입니다. 특히, 북한군의 민간 지역 포격은 로마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로마 협정 8조 2항은 전쟁 중에도 민가를 공격할 경우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민간인에 대한 공격시 교전규칙을 넘어 강하게 응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질문> 이렇듯 큰 피해가 나면서 피난을 나오는 주민들도 상당수 있었어요. <답변> 네, 불안감에 떨던 주민들 800여 명이 오늘 새벽부터 연평도를 빠져나왔습니다. 전쟁을 피한, 글자 그대로 피난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그림은 오늘 오후 연평도 주민 340여 명을 태운 해경 경비정이 인천항에 도착할 때 모습입니다. 방공호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고 바로 배를 타고나온 주민들은 마중 나온 가족에게 몸을 의지한 채 지친 걸음을 옮겼습니다. 공무원인 아들을 연평도에 두고 나와야 했던 여든의 할머니는 배에서 내리자마자 털썩 주저앉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용녀 할머니 : "엄마 빨리 가요. 그러고 실어주고는 갔지! 그걸 떼놓고 왔으니..." 북한의 포격 이후 군무원인 남편과 전화통화 한번 못하고 세 아이와 함께 육지로 나온 부인도 있었습니다. 피난을 나온 상당수가 남편은 남아 섬을 지키고 부인과 자녀들을 대피시키면서 생이별을 한 가족이 적지 않아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질문> 여야 정치권도 너나할 것 없이 연평도 현장을 찾았어요. <답변> 네, 여야 3당 대표가 오늘 모두 연평도 현지를 찾았습니다. 참혹한 현장에 모두 할말을 잃었고, 한 목소리로 북한을 규탄했습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의 말 차례로 들어보시죠. <인터뷰> 안상수(한나라당 대표) : "민가에다 이렇게 무자비하게 폭격을 할 수 있느냐. 정말 잔인한 일이다." <인터뷰> 손학규(민주당 대표) : "불이 이쪽으로 번져 가지고..이 곳은 장비가 깨진 건가요?" <인터뷰> 이회창(자유선진당 대표) : "이런 때 일수록 여러분들 활동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3당 대표는 또 연평도민들의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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