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군 포탄, 15발 안팎 북 진지 타격”

입력 2010.12.0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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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우리 군의 1차 대응 사격 50발 가운데 15발 안팎 정도만 북측 무도 진지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우리 군과 정보기관이 도발 징후를 제대로 판단했는 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입니다.

김기현 기자.

<질문> 우리 군의 대응 포격 가운데 일부가 북한에 타격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죠?

<답변>

네, 국가정보원이 국회에 보고한 내용인 데요 ... 최근 촬영된 북한 무도 진지의 위성사진을 보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리 군이 1차 대응사격한 K-9 자주포 50발 가운데 진지 주변에 떨어진 포탄 흔적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왼쪽 막사 앞에 10발, 오른쪽 막사 앞에 5발입니다.

화염에 시커멓게 그을린 구조물의 흔적도 관찰됩니다.

국정원측은 포탄이 모두 진지 안에 떨어졌고 인명피해도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보고를 받은 의원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차례로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권영세 의원(국회 정보위원장): "일단 막사로부터 50m 이내 지점들에 탄착흔을 형성하면서 떨어져있었기 때문에"

<녹취>최재성 민주당 의원(국회 정보위윈): "우리쪽 K9 포탄이 직접 타격을 입히기에는 어려운 거리에 떨어졌다."

앞서 미국의 한 전략정보 전문기관도 북한의 연평도 도발 사흘 후 개머리 진지를 찍은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포탄 14발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북한군 방사포 진지는 비껴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군 당국은 군사 위성에서 찍은 고해상도 사진에는 논두렁 뿐 아니라 북한 포 진지 주변에도 탄착점이 보인다고 반박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북한의 포격 도발은 징후가 있었는 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답변>

네 , 사실 이번 해안포 도발 당시에도 당국의 정보 판단은, 잠수함의 이동 등이 포착됐지만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천안함 사태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포격 도발이 있었던 지난달 23일 미그 23기가 남진하고 방사포가 전진배치되는 등 징후에 앞서 지난 8월에도 서해 5도
공격 정황이 감청됐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군은 감청 내용이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 훈련에 대응사격을 하라는 내용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실제로 해병 연평부대가 사격훈련을 한 다음날이었던 지난 8월 9일 북한은 북방한계선 이남으로 해안포를 발사했습니다.

감청 내용이 사실로 드러났지만 정보당국이 해안포 공격가능성은 낮게 보고 또 그렇게 보고했습니다.

정보당국의 판단과 분석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셈입니다.

청와대는 국정원장의 국회 보고 내용이 엄중한 시기에 여과 없이 언론에 공개돼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질문> 그동안 북한이 공개적으로 서해 5도 지역에 긴장을 가중시켜 온 것도 사실 아닙니까?

<답변>

네, 그 시작은 지난해 11월 대청해전 직후부터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당시 북측은 우리 측에 장성급 회담 단장 명의 통지문을 통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한 달 뒤에는 임의로 정한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사격구역으로 선포하더니 올 초 백령도 NLL 인근에서 실제,
수십 발의 해안포를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천안함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군 총참모부와 국방위원회까지 나서 16년 만에 서울 불바다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언급하는 등 군사 도발을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이처럼 고도로 계산된 행동을 통해 남·북간 긴장을 계속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세 단계나 벼락 출세한 총참모장 리영호가 포 전문가 출신임을 들어 이번 도발을 기획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공개석상에서 남한에 대한 위협을 계속했던 김영철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도 배후로 지목합니다.

<질문> 그런데 이 와중에 북한은 외신 인터뷰에 군인을 내보내 평화 공세를 폈어요.

<답변>

네 , 평양에 주재중인 미국의 TV 통신사에 판문점 취재를 허용하고 이례적으로 북한군 초급 장교를 인터뷰에 출연시켰습니다.

먼저 인터뷰 내용부터 들어보시죠.

<인터뷰> 최송일(북한군 소위): "서해 사건에서 남에서 여러 명의 사망자가 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북남 사이에 군사적 충돌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군 장교는 남측에 인명피해가 났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마치 자신들은 군사적 충돌을 원하지 않았다는 듯이 말합니다.

해당 장교는 무작정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얘기하면서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불벼락 운운하며 계속해서 거친 협박을 하고 있는 북한군의 이 같은 '평화공세'는 철저하게 연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남광규 고려대 교수의 분석 들어보시죠.

<녹취> 남광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도발 뒤의 유화 제스쳐는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얻으려는 북한의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질문> 한미 양국 군은 조만간 추가 훈련을 기획하고 있죠?

<답변>

네,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안에는 한미 연합 훈련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측의 다음 도발은 특수부대를 동원한 기습 침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저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훈련입니다.

훈련은 3단계로 먼저 공기부양정과 고속상륙정을 이용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온 북한 특수부대를 무인정찰기 등으로 탐지합니다.

이어 해군 함정들이 즉각 출동해 1차 저지선을 형성하고 격퇴에 나섭니다.

북한군이 고속상륙정으로 해상 저지선을 뚫고 해안에 상륙할 경우 아파치 공격 헬기를 동원해 해안선에서 막고 섬 주둔 해병이 흩어진 잔당을 격멸하게 됩니다.

<질문> 그런데 백령도와 연평도 말고도 서해에는 3개 섬이 더 있어요. 대비책은 있습니까?

<답변>

대청도와 소청도, 그리고 우도 등인 데요, 상대적인 대비는 미흡한 수준이라는 평갑니다.

해병대 병력은 각각 1개 소대에서 중대 규모에 불과하고 배치된 무기도 개인화기와 60mm 박격포 같은 중대급 보병화기가 전부입니다.

북한군이 기습적으로 대규모 상륙 도발을 감행한다면, 최악의 경우 섬을 뺏길 수 있습니다.

보급로가 끊기면서 서해상의 섬들은 물론 수도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데다, 우리 군인과 민간인을 볼모 삼아 협박해올 수도 있습니다.

K-9 자주포나 다연장 로켓포 같은 강력한 화력이 아니더라도, 대함,대전차 로켓포 같은 직사화기가 보강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질문> 김기자, 내일이면 연평도 도발이 일어난 지 벌써 열흘 짼 데... 군 당국의 대응에는 인색한 평가가 나오고 있어요.


<답변>

네, 무엇보다 북한이 도발 당일 전통문까지 보내면서 계속 위협했지만 우리 군은 통상적인 협박으로만 받아들이는 느슨한 안보태세를 드러냈습니다.

민가가 포격 당하는 상황에서 이미 긴급 출동했던 F15-K 전투기와 첨단 함정, 헬기는 연평도 피격을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교전규칙을 따랐다는 해명이지만 대응 체계의 심각한 문제점을 보였습니다.

특히, 천안함 사태 뒤 추가도발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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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군 포탄, 15발 안팎 북 진지 타격”
    • 입력 2010-12-02 23: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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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우리 군의 1차 대응 사격 50발 가운데 15발 안팎 정도만 북측 무도 진지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우리 군과 정보기관이 도발 징후를 제대로 판단했는 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입니다. 김기현 기자. <질문> 우리 군의 대응 포격 가운데 일부가 북한에 타격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죠? <답변> 네, 국가정보원이 국회에 보고한 내용인 데요 ... 최근 촬영된 북한 무도 진지의 위성사진을 보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우리 군이 1차 대응사격한 K-9 자주포 50발 가운데 진지 주변에 떨어진 포탄 흔적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왼쪽 막사 앞에 10발, 오른쪽 막사 앞에 5발입니다. 화염에 시커멓게 그을린 구조물의 흔적도 관찰됩니다. 국정원측은 포탄이 모두 진지 안에 떨어졌고 인명피해도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보고를 받은 의원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차례로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권영세 의원(국회 정보위원장): "일단 막사로부터 50m 이내 지점들에 탄착흔을 형성하면서 떨어져있었기 때문에" <녹취>최재성 민주당 의원(국회 정보위윈): "우리쪽 K9 포탄이 직접 타격을 입히기에는 어려운 거리에 떨어졌다." 앞서 미국의 한 전략정보 전문기관도 북한의 연평도 도발 사흘 후 개머리 진지를 찍은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포탄 14발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북한군 방사포 진지는 비껴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군 당국은 군사 위성에서 찍은 고해상도 사진에는 논두렁 뿐 아니라 북한 포 진지 주변에도 탄착점이 보인다고 반박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북한의 포격 도발은 징후가 있었는 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답변> 네 , 사실 이번 해안포 도발 당시에도 당국의 정보 판단은, 잠수함의 이동 등이 포착됐지만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천안함 사태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포격 도발이 있었던 지난달 23일 미그 23기가 남진하고 방사포가 전진배치되는 등 징후에 앞서 지난 8월에도 서해 5도 공격 정황이 감청됐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군은 감청 내용이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 훈련에 대응사격을 하라는 내용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실제로 해병 연평부대가 사격훈련을 한 다음날이었던 지난 8월 9일 북한은 북방한계선 이남으로 해안포를 발사했습니다. 감청 내용이 사실로 드러났지만 정보당국이 해안포 공격가능성은 낮게 보고 또 그렇게 보고했습니다. 정보당국의 판단과 분석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셈입니다. 청와대는 국정원장의 국회 보고 내용이 엄중한 시기에 여과 없이 언론에 공개돼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질문> 그동안 북한이 공개적으로 서해 5도 지역에 긴장을 가중시켜 온 것도 사실 아닙니까? <답변> 네, 그 시작은 지난해 11월 대청해전 직후부터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당시 북측은 우리 측에 장성급 회담 단장 명의 통지문을 통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한 달 뒤에는 임의로 정한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사격구역으로 선포하더니 올 초 백령도 NLL 인근에서 실제, 수십 발의 해안포를 발사했습니다. 북한은 천안함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군 총참모부와 국방위원회까지 나서 16년 만에 서울 불바다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언급하는 등 군사 도발을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이처럼 고도로 계산된 행동을 통해 남·북간 긴장을 계속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세 단계나 벼락 출세한 총참모장 리영호가 포 전문가 출신임을 들어 이번 도발을 기획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공개석상에서 남한에 대한 위협을 계속했던 김영철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장도 배후로 지목합니다. <질문> 그런데 이 와중에 북한은 외신 인터뷰에 군인을 내보내 평화 공세를 폈어요. <답변> 네 , 평양에 주재중인 미국의 TV 통신사에 판문점 취재를 허용하고 이례적으로 북한군 초급 장교를 인터뷰에 출연시켰습니다. 먼저 인터뷰 내용부터 들어보시죠. <인터뷰> 최송일(북한군 소위): "서해 사건에서 남에서 여러 명의 사망자가 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북남 사이에 군사적 충돌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군 장교는 남측에 인명피해가 났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마치 자신들은 군사적 충돌을 원하지 않았다는 듯이 말합니다. 해당 장교는 무작정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얘기하면서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불벼락 운운하며 계속해서 거친 협박을 하고 있는 북한군의 이 같은 '평화공세'는 철저하게 연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남광규 고려대 교수의 분석 들어보시죠. <녹취> 남광규(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도발 뒤의 유화 제스쳐는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얻으려는 북한의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질문> 한미 양국 군은 조만간 추가 훈련을 기획하고 있죠? <답변> 네,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안에는 한미 연합 훈련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측의 다음 도발은 특수부대를 동원한 기습 침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저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훈련입니다. 훈련은 3단계로 먼저 공기부양정과 고속상륙정을 이용해 북방한계선을 넘어온 북한 특수부대를 무인정찰기 등으로 탐지합니다. 이어 해군 함정들이 즉각 출동해 1차 저지선을 형성하고 격퇴에 나섭니다. 북한군이 고속상륙정으로 해상 저지선을 뚫고 해안에 상륙할 경우 아파치 공격 헬기를 동원해 해안선에서 막고 섬 주둔 해병이 흩어진 잔당을 격멸하게 됩니다. <질문> 그런데 백령도와 연평도 말고도 서해에는 3개 섬이 더 있어요. 대비책은 있습니까? <답변> 대청도와 소청도, 그리고 우도 등인 데요, 상대적인 대비는 미흡한 수준이라는 평갑니다. 해병대 병력은 각각 1개 소대에서 중대 규모에 불과하고 배치된 무기도 개인화기와 60mm 박격포 같은 중대급 보병화기가 전부입니다. 북한군이 기습적으로 대규모 상륙 도발을 감행한다면, 최악의 경우 섬을 뺏길 수 있습니다. 보급로가 끊기면서 서해상의 섬들은 물론 수도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데다, 우리 군인과 민간인을 볼모 삼아 협박해올 수도 있습니다. K-9 자주포나 다연장 로켓포 같은 강력한 화력이 아니더라도, 대함,대전차 로켓포 같은 직사화기가 보강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질문> 김기자, 내일이면 연평도 도발이 일어난 지 벌써 열흘 짼 데... 군 당국의 대응에는 인색한 평가가 나오고 있어요. <답변> 네, 무엇보다 북한이 도발 당일 전통문까지 보내면서 계속 위협했지만 우리 군은 통상적인 협박으로만 받아들이는 느슨한 안보태세를 드러냈습니다. 민가가 포격 당하는 상황에서 이미 긴급 출동했던 F15-K 전투기와 첨단 함정, 헬기는 연평도 피격을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교전규칙을 따랐다는 해명이지만 대응 체계의 심각한 문제점을 보였습니다. 특히, 천안함 사태 뒤 추가도발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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