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폭로 후폭풍

입력 2010.12.05 (15:09) 수정 2010.12.2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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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 전세계 외교가에 위키리크스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외교 전문 25만 건 중 극히 일부만 공개됐는데도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12월 첫째 주 특파원현장보고, 먼저 위키리크스 사태의 한복판에 있는 워싱턴으로 갑니다.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문서 공개 파장이 그야말로 핵폭탄급입니다. 내용도 방대할 뿐더러 은밀하게 이뤄진 외교 활동의 적나라한 실상이 드러난 겁니다.

여러 나라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미국이 곤혹스런 처지에 몰린 가운데 기밀 문서가 유출된 경위를 조사한다...위키리스트 설립자를 처벌해야 한다..등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이춘호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지금도 위키리크스 폭로가 계속되고 있는데 도대체 확보한 미국 정부의 문건이 얼마나 됩니까?

<리포트>

네, 위키리크스가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미국 외교전문은 모두 25만 1287건입니다. 지난 1966년부터 올 2월까지 274개 미국 해외공관이 국무부로 보고한 외교전문과 국무부 내부 문건들입니다.

하지만 위키리크스가 지금까지 공개한 것은 전체의 1%도 안되는 분량인데요. 그런데도 세계 외교가의 9.11 테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위키리크스는 영국의 가디언과 독일 슈피겔 등 전세계 4개 언론사에만 이 문건을 제공했기때문에 전체 공개는 앞으로 몇달이 걸릴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공개내용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미국정부의 적나라한 외교 수행 방식이겠죠?

<답변>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이 바로 외교관들의 스파이 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7월 반기문 총장 등 유엔 최고위층 인사들의 신용카드와 이메일, 전화, 팩스, 계좌번호를 수집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와함께 아프리카 고위 인사들의 유전자와 지문, 홍채 등 생체정보 수집도 지시했는데 그 배후에는 미국 CIA가 있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습니다.

외교관들의 현지정보 수집은 당연한 거지만 어디까지나 합법적이어야지 이렇게 노골적으로 스파이 활동을 지시한 것은 부도덕한 행위이자 엄연한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입니다.

<질문> 각국 지도자에 대해 노골적으로 평가해놓은 것도 화젠데요, 미국의 오만한 인식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을 보면 우방,적국 가리지않고 무차별로 각국 지도자들에 대한 인물평을 해놓았는데요.

그 표현이 너무 원색적이어서 외교 전문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가장 화제가 된 게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의 관계인데요.

푸틴이 더 실세라는 점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의 배트맨으로 메드베데프는 그 조수인 로빈으로 폄하했습니다.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이란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히틀러로,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치광이, 김정일 위원장은 무기력한 늙은 친구로 비하했습니다.

<인터뷰>아마디네자드(이란 대통령) : "(미국의) 정보 심리전으로 보입니다.그들이 노리는 정치적인 충격을 주지 못할 것입니다.그런 행위가 아무 효과도 없다는 걸 다른 나라들은 잘 압니다."

섹스 파티 추문이 잦은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심야 파티로 늘 피로해한다고 했고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가슴 큰 금발 우크라이나 간호사에 푹 빠져있다는 낮뜨거운 내용도 있습니다.

심지어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같은 선진국 지도자들도 문건에서 조롱의 대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문> 각국의 비밀 정책이나 민감한 국내문제도 여과없이 폭로되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이란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사우디와 바레인 국왕이 미국의 선제 공격을 촉구한 것으로 드러나 이란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해커 전문팀을 구성해 지난 1월 구글 서버를 해킹하는 등 미국 정부와 기업을 무차별로 해킹을 해왔다는 사실. 푸틴 총리가 러시아 부패고리의 핵심이고 마피아 조직과 연결돼 있다는 정보, 아프간 카르자이 정부가 매우 부패했고 허약하다는 평가 등도 공개됐습니다.

네덜란드는 미국의 전술핵이 배치된 것으로 확인돼 그동안 시인도 부인도 않았던 네덜란드 정부가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빙산의 일각일뿐 앞으로 어떤게 튀어나올지 각국이 전전긍긍하는 실정입니다.

<질문> 도대체 이런 민감하고 방대한 정보를 빼돌린 위키리크스가 어떤 조직인지 궁금한데요?

<답변>

위키리크스는 호주출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줄리언 어샌지가 지난 2006년 설립했고 스웨덴에 메인서버를 두고 있습니다.

이번 문건 파일은 스웨덴의 한 기업이 운영하는 지하 핵시설 벙커에 보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샌지는 국가나 기업이 정보를 독점하고 잘못된 정책을 펴는 것을 막기위해 위키리크스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인터뷰>홀더(미국 법무장관) : “미국법을 어기고 미국민과 미국 자산을 위험에 빠뜨리는 데 관여한 사람들은 누구든지 찾아낼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하고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어샌지는 이번 공개에 앞서 미 국방부의 아프간과 이라크전 문건 수십만건을 공개했는데요.

현재 구속중인 브래들리 매닝 미 육군 일병이 미 국방부 내부전산망인 시프르넷에서 이 문건을 빼내 위키리크스에 제공했고 이때 외교문건도 같이 빼낸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정부는 9.11 이후 부처간 정보교류를 원활히 하기 위해 국방부와 국무부의 정보망을 공유해왔는데요, 매닝처럼 이 공유 정보망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3백만명이나 될 정도로 보안이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 미국 정부가 정보공유를 중단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질문> 역시 미국 정부가 가장 곤혹스러울 텐데요 지금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답변>

미국 정부는 문건 공개 이전에 각국 정부에 미리 양해를 구했지만 폭로가 시작되자 위키리크스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인터뷰>홀더(미국 법무장관) : "미국법을 어기고 미국민과 미국 자산을 위험에 빠뜨리는 데 관여한 사람들은 누구든지 찾아낼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하고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치부가 드러난 각국 정부도 문건 공개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위키리크스 접속을 속속 차단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위키리크스는 다른 홈페이지를 급히 개설한 상태입니다. 설립자인 어샌지는 현재 영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암살위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또 국제경찰인 인터폴이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스웨덴 여성 성폭행 혐의로 체포에 나서는 등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샌지는 내년초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어메리카의 비밀문건을 폭로하겠다고 예고하고 있어 각국 정부의 압박이 위키리크스의 활동을 막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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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키리크스 폭로 후폭풍
    • 입력 2010-12-05 15:09:57
    • 수정2010-12-23 18:51:47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 전세계 외교가에 위키리크스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외교 전문 25만 건 중 극히 일부만 공개됐는데도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12월 첫째 주 특파원현장보고, 먼저 위키리크스 사태의 한복판에 있는 워싱턴으로 갑니다.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문서 공개 파장이 그야말로 핵폭탄급입니다. 내용도 방대할 뿐더러 은밀하게 이뤄진 외교 활동의 적나라한 실상이 드러난 겁니다. 여러 나라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미국이 곤혹스런 처지에 몰린 가운데 기밀 문서가 유출된 경위를 조사한다...위키리스트 설립자를 처벌해야 한다..등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이춘호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지금도 위키리크스 폭로가 계속되고 있는데 도대체 확보한 미국 정부의 문건이 얼마나 됩니까? <리포트> 네, 위키리크스가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미국 외교전문은 모두 25만 1287건입니다. 지난 1966년부터 올 2월까지 274개 미국 해외공관이 국무부로 보고한 외교전문과 국무부 내부 문건들입니다. 하지만 위키리크스가 지금까지 공개한 것은 전체의 1%도 안되는 분량인데요. 그런데도 세계 외교가의 9.11 테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위키리크스는 영국의 가디언과 독일 슈피겔 등 전세계 4개 언론사에만 이 문건을 제공했기때문에 전체 공개는 앞으로 몇달이 걸릴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공개내용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미국정부의 적나라한 외교 수행 방식이겠죠? <답변>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이 바로 외교관들의 스파이 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는 점입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7월 반기문 총장 등 유엔 최고위층 인사들의 신용카드와 이메일, 전화, 팩스, 계좌번호를 수집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와함께 아프리카 고위 인사들의 유전자와 지문, 홍채 등 생체정보 수집도 지시했는데 그 배후에는 미국 CIA가 있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습니다. 외교관들의 현지정보 수집은 당연한 거지만 어디까지나 합법적이어야지 이렇게 노골적으로 스파이 활동을 지시한 것은 부도덕한 행위이자 엄연한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입니다. <질문> 각국 지도자에 대해 노골적으로 평가해놓은 것도 화젠데요, 미국의 오만한 인식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을 보면 우방,적국 가리지않고 무차별로 각국 지도자들에 대한 인물평을 해놓았는데요. 그 표현이 너무 원색적이어서 외교 전문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가장 화제가 된 게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의 관계인데요. 푸틴이 더 실세라는 점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의 배트맨으로 메드베데프는 그 조수인 로빈으로 폄하했습니다.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이란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히틀러로,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치광이, 김정일 위원장은 무기력한 늙은 친구로 비하했습니다. <인터뷰>아마디네자드(이란 대통령) : "(미국의) 정보 심리전으로 보입니다.그들이 노리는 정치적인 충격을 주지 못할 것입니다.그런 행위가 아무 효과도 없다는 걸 다른 나라들은 잘 압니다." 섹스 파티 추문이 잦은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심야 파티로 늘 피로해한다고 했고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가슴 큰 금발 우크라이나 간호사에 푹 빠져있다는 낮뜨거운 내용도 있습니다. 심지어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같은 선진국 지도자들도 문건에서 조롱의 대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문> 각국의 비밀 정책이나 민감한 국내문제도 여과없이 폭로되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이란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사우디와 바레인 국왕이 미국의 선제 공격을 촉구한 것으로 드러나 이란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해커 전문팀을 구성해 지난 1월 구글 서버를 해킹하는 등 미국 정부와 기업을 무차별로 해킹을 해왔다는 사실. 푸틴 총리가 러시아 부패고리의 핵심이고 마피아 조직과 연결돼 있다는 정보, 아프간 카르자이 정부가 매우 부패했고 허약하다는 평가 등도 공개됐습니다. 네덜란드는 미국의 전술핵이 배치된 것으로 확인돼 그동안 시인도 부인도 않았던 네덜란드 정부가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빙산의 일각일뿐 앞으로 어떤게 튀어나올지 각국이 전전긍긍하는 실정입니다. <질문> 도대체 이런 민감하고 방대한 정보를 빼돌린 위키리크스가 어떤 조직인지 궁금한데요? <답변> 위키리크스는 호주출신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줄리언 어샌지가 지난 2006년 설립했고 스웨덴에 메인서버를 두고 있습니다. 이번 문건 파일은 스웨덴의 한 기업이 운영하는 지하 핵시설 벙커에 보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샌지는 국가나 기업이 정보를 독점하고 잘못된 정책을 펴는 것을 막기위해 위키리크스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인터뷰>홀더(미국 법무장관) : “미국법을 어기고 미국민과 미국 자산을 위험에 빠뜨리는 데 관여한 사람들은 누구든지 찾아낼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하고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어샌지는 이번 공개에 앞서 미 국방부의 아프간과 이라크전 문건 수십만건을 공개했는데요. 현재 구속중인 브래들리 매닝 미 육군 일병이 미 국방부 내부전산망인 시프르넷에서 이 문건을 빼내 위키리크스에 제공했고 이때 외교문건도 같이 빼낸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정부는 9.11 이후 부처간 정보교류를 원활히 하기 위해 국방부와 국무부의 정보망을 공유해왔는데요, 매닝처럼 이 공유 정보망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3백만명이나 될 정도로 보안이 허술한 것으로 드러나 미국 정부가 정보공유를 중단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질문> 역시 미국 정부가 가장 곤혹스러울 텐데요 지금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답변> 미국 정부는 문건 공개 이전에 각국 정부에 미리 양해를 구했지만 폭로가 시작되자 위키리크스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인터뷰>홀더(미국 법무장관) : "미국법을 어기고 미국민과 미국 자산을 위험에 빠뜨리는 데 관여한 사람들은 누구든지 찾아낼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하고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치부가 드러난 각국 정부도 문건 공개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위키리크스 접속을 속속 차단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위키리크스는 다른 홈페이지를 급히 개설한 상태입니다. 설립자인 어샌지는 현재 영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암살위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또 국제경찰인 인터폴이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스웨덴 여성 성폭행 혐의로 체포에 나서는 등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샌지는 내년초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어메리카의 비밀문건을 폭로하겠다고 예고하고 있어 각국 정부의 압박이 위키리크스의 활동을 막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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