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로스쿨과 집단 이기

입력 2010.12.10 (07:03) 수정 2010.12.10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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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해설위원]

  

로스쿨이 다시 논란입니다. 논란의 핵심은 숫자문제입니다. 매년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얼마로 하느냐 하는 거지요. 학생들은 많은 숫자를 기존 변호사들은 수를 적게 하자고 합니다. 법무부 변호사 시험 관리위원회는 일단 로스쿨 입학정원의 75%이상을 변호사 시험 합격률로 제시했습니다. 50%로 묶어야 한다는 변호사협회와 최소한 80%는 돼야 한다는 학생들 주장의 절충선인 셈입니다. 하지만 2013년 이후의 합격률은 내년에 다시 결정하기로 해 당장 급한 불만 끈 셈입니다. 다시 시끄러워질 여지가 많다는 말이지요.



로스쿨과 무관한 보통 사람들은 지겨울 지도 모릅니다. 로스쿨 도입논란부터 지금까지 ‘숫자싸움’이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민대다수가 어떻게 느끼던간에 당사자들은 사활을 걸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숫자에 장래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로스쿨 학생들은 어렵사리 들어간 학교인데 변호사 시험에 떨어지면 백수가 될 판입니다. 변호사 협회는 지금도 변호사숫자가 많은 판에 매년 변호사가 대거 쏟아져 나오면 곤란하다는 거지요. 여기엔 언젠가 옷 벗으면 변호사 개업을 해야 하는 현직 검.판사들의 심정적 동조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당사자가 아닌  국민관점에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변호사 1인당 인구는 5천명이 넘습니다. 미국과 영국은 각각 260명과 420명입니다. 전국에 변호사가 단 한 명도 없는 시.군.구도 83곳이나 됩니다. 물론 미국과 영국은 법무사와 변리사,관세사,공인중개사등 유사직역을 다 포함해 변호사라고 하는 점에서 단순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변호사 한 명당 신규 민.형사 소송 접수건수를 보면 400여건으로 2006년 기준으로 OECD회원국 평균의 열배가 넘습니다. 소송시장 규모도 연평균 10%를 항상 넘게 성장해온데 비해서 변호사수 증가는 10%를 못 미칩니다.  



그렇다고 변호사 숫자를 무조건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변호사 대량배출시 자질이 모자란 법조인이 나오는 등의 부작용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극복이 가능한 대안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변호사수가 많다고 숫자를 제한해야 한다는 변호사단체의 주장은 일반사람들에겐 집단이기로 비치기 쉽상입니다. 그래서 변호사들끼리는 속터지게 하고 싶은 말이 많겠지만 그럴수록 변호사를 보는 이 사회의 시선은 따가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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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로스쿨과 집단 이기
    • 입력 2010-12-10 07:03:42
    • 수정2010-12-10 07:16:04
    뉴스광장 1부
[김인영 해설위원]
  
로스쿨이 다시 논란입니다. 논란의 핵심은 숫자문제입니다. 매년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얼마로 하느냐 하는 거지요. 학생들은 많은 숫자를 기존 변호사들은 수를 적게 하자고 합니다. 법무부 변호사 시험 관리위원회는 일단 로스쿨 입학정원의 75%이상을 변호사 시험 합격률로 제시했습니다. 50%로 묶어야 한다는 변호사협회와 최소한 80%는 돼야 한다는 학생들 주장의 절충선인 셈입니다. 하지만 2013년 이후의 합격률은 내년에 다시 결정하기로 해 당장 급한 불만 끈 셈입니다. 다시 시끄러워질 여지가 많다는 말이지요.

로스쿨과 무관한 보통 사람들은 지겨울 지도 모릅니다. 로스쿨 도입논란부터 지금까지 ‘숫자싸움’이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민대다수가 어떻게 느끼던간에 당사자들은 사활을 걸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숫자에 장래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로스쿨 학생들은 어렵사리 들어간 학교인데 변호사 시험에 떨어지면 백수가 될 판입니다. 변호사 협회는 지금도 변호사숫자가 많은 판에 매년 변호사가 대거 쏟아져 나오면 곤란하다는 거지요. 여기엔 언젠가 옷 벗으면 변호사 개업을 해야 하는 현직 검.판사들의 심정적 동조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당사자가 아닌  국민관점에서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변호사 1인당 인구는 5천명이 넘습니다. 미국과 영국은 각각 260명과 420명입니다. 전국에 변호사가 단 한 명도 없는 시.군.구도 83곳이나 됩니다. 물론 미국과 영국은 법무사와 변리사,관세사,공인중개사등 유사직역을 다 포함해 변호사라고 하는 점에서 단순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변호사 한 명당 신규 민.형사 소송 접수건수를 보면 400여건으로 2006년 기준으로 OECD회원국 평균의 열배가 넘습니다. 소송시장 규모도 연평균 10%를 항상 넘게 성장해온데 비해서 변호사수 증가는 10%를 못 미칩니다.  

그렇다고 변호사 숫자를 무조건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변호사 대량배출시 자질이 모자란 법조인이 나오는 등의 부작용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극복이 가능한 대안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변호사수가 많다고 숫자를 제한해야 한다는 변호사단체의 주장은 일반사람들에겐 집단이기로 비치기 쉽상입니다. 그래서 변호사들끼리는 속터지게 하고 싶은 말이 많겠지만 그럴수록 변호사를 보는 이 사회의 시선은 따가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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