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보험사기 ‘극성’…보험금 줄줄

입력 2010.12.10 (22:09) 수정 2010.12.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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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거의 별거 아닌 것 가지고도 거의 병원에 있지 않습니까?"



<녹취>"살짝만 박았는데 두 달, 세 달 동안 계속 입원해 있더라고요."



<녹취> "(부딪혔던 것보다 더 수리해야 한다, 그런 경험은 혹시 있으세요?) "있죠. 그런데 다 그렇게 하잖아요."



<앵커 멘트>



혹시 이런 경험 안 하셨습니까?



단순한 사고를 부풀리는 건 예사고 살인, 방화같은 강력범죄까지.



보험금을 노린 사기 수법도 가지 가지입니다.



연령, 계층 가리지 않고 번지는 보험사기의 유혹!



먼저 서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가족 보험을 들고 싶은데요."



<녹취> "또 다치면 되지!"



온 가족이 보험금을 노리고 사기극을 벌인다는 영화 속 얘기, 현실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47살 이 모씨는 올 초 가벼운 설사를 하는 외손자 네 명을 2주 넘게 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보험금 5백만 원을 노린 겁니다.



<인터뷰> 오재경(전북지방경찰청 광영수사대장) : "돈을 쉽게 벌 수 있으니까 가족들을 병원에 오래 입원시키고 보험금을 타냈다."



보험사기에는 온 가족이 총동원됐습니다.



딸과 아들, 심지어 사돈과 외손자까지 모두 13명이 131개의 보험에 가입해 보험 료를 2억 6천만 원이나 타냈습니다.



세상 물정 모르던 탈북자도 보험 사기엔 금방 고수가 됐습니다.



지난달 검거된 탈북자 23명은 가짜 환자로 이름을 올리고 경찰 추적을 피해 휴대 전화만 병원에 맡기는 수법을 썼습니다.



<녹취> 이 모씨(탈북자 출신/가짜 입원환자) : "우리는 그런거 모르다가 이 사회에 와서 보험금을 이렇게 탈 수 있구나...보험 여섯 개를 가입했어요."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약한 20대 이하 청년층의 보험사기 가담률도 해마다 높아지는 등 보험 사기는 갈수록 사회 곳곳에 파고들고 있습니다.



<질문>



이제 누구든 가해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김태욱 기자 나왔습니다.



김기자! 구체적으로 보험사기가 얼마나 심각한겁니까?



<답변>



겉으로 드러난 보험사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한 해 우리나라에서 지급되는 보험금 총액은 24조 원 정도입데요, 이 가운데 보험사기로 빠져나가는 돈이 무려 2조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보험금의 10% 가까이는 사기 혐의자에게 지급되는 셈입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전체 가입자가 떠안고 있습니다.



보험사기로 누수되는 보험금 때문에 선의의 가입자가 추가로 내는 보험료가 연간 15만3천 원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보험와 관련된 보험사기가 80%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그 심각성을 김승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달리던 차가 갑자기 멈춰서자 뒤따르던 자동차가 그대로 앞차를 들이받습니다.



<녹취> "너무 세게 받았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운전자들끼리 위장 사고를 내는 장면입니다.



보험금을 노린 가짜 교통사고 환자도 많습니다.이 병원은 침대마다 환자 이름표 만 붙어있을 뿐 병실은 텅 비어있습니다.



보험금 챙기기는 정비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고와 무관한 부분이라도 보험료 할증이 안 되는 이백만 원까지 전부 수리하자고 권하는가 다반사입니다.



<녹취> 정비업체 관계자 : "200만 원만 안 넘어가면 보험료 안 올라 가니까... 예를 들어서 195만 원 까지만 싹 하면 되잖아요. 깨끗하게.."



. 상대방 차량 보험과 자신의 보험으로 두 번 보험금을 타내는 이중 청구와 렌트비 과다청구 등도 흔한 보험사기 유형입니다.



<인터뷰> 김 성(손해보험협회 팁장) : "이런 보험사기만 없어져도 보험금 누수가 줄어들면서 손해율이 낮아질 수 있어서 보험 료 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수 있다."



운전자와 병원, 정비업체들이 범죄의식 없이 허위로 보험금을 타내는 것이 관행처럼 되고 있습니다.



<질문>



결국 이게, 전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텐데, 당국이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답변>



현재 검찰, 경찰, 금감원 등이 합동으로 전담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지난해에만 3천3백억 원, 적발인원은 5만4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해마다 30%씩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보험사기 발생 추정액에 비하면 여전히 적발은 14% 수준에 불과합니다.



더구나 정부 합동대책반도 올해 말이면 해체됩니다.



손쉽게 일반 국민들을 사기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로 만들어 사회의 근간을 뒤흔든다는 점에서 '소리없는 재앙'이라 불리는 보험범죄, 해법은 없는 건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이런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금융과 소방당국이 손을 맞잡았습니다.



선진국의 보험사기 조사기법을 배우려는 노력도 진행중입니다.



그러나 외국과 달리 보험사기죄가 따로 규정돼 있지 않아 처벌이 경미하다 보니, 보험사기의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김수봉(금감원 부원장보) :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사람을 보험사기 죄로 처벌할 수 있는 법률조항 신설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당장 검.경 수사기관에 전담부서 상설화도 시급합니다. 시민단체들은 일반인도 보험사기 불감증 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조동근(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 "조금 돈을 청구한들 무슨 큰 죄가 되랴 생각하지만은 보험제도를 무력화시켰을 때 그 피해자가 바로 나다라고 생각해야..."



개인범죄 차원을 넘어 사회적 병리현상이 돼버린 보험사기, 우리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공공의 적'입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앵커 멘트>



어떡하면 보험사기를 뿌리 뽑을까요?



오정권민 보험회사와 정부가 공동출자해 사기를 가려내는 전문기구를 설립하자.



김도헌님은 보험사기를 신고할때 보상금을 주고 보험사 경찰이 함께 수사 전담반을 운영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민경호님은 죄질이 나쁜데 처벌이 약한게 문제라고 지적하셨구요.



장찬규님은 보험사 책임을 강화한다면 스스로 사고 조사를 철저히 할 거라고 하셨습니다.



함께 만드는 뉴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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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보험사기 ‘극성’…보험금 줄줄
    • 입력 2010-12-10 22:09:42
    • 수정2010-12-11 09:40:28
    뉴스 9
<녹취> "거의 별거 아닌 것 가지고도 거의 병원에 있지 않습니까?"

<녹취>"살짝만 박았는데 두 달, 세 달 동안 계속 입원해 있더라고요."

<녹취> "(부딪혔던 것보다 더 수리해야 한다, 그런 경험은 혹시 있으세요?) "있죠. 그런데 다 그렇게 하잖아요."

<앵커 멘트>

혹시 이런 경험 안 하셨습니까?

단순한 사고를 부풀리는 건 예사고 살인, 방화같은 강력범죄까지.

보험금을 노린 사기 수법도 가지 가지입니다.

연령, 계층 가리지 않고 번지는 보험사기의 유혹!

먼저 서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가족 보험을 들고 싶은데요."

<녹취> "또 다치면 되지!"

온 가족이 보험금을 노리고 사기극을 벌인다는 영화 속 얘기, 현실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47살 이 모씨는 올 초 가벼운 설사를 하는 외손자 네 명을 2주 넘게 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보험금 5백만 원을 노린 겁니다.

<인터뷰> 오재경(전북지방경찰청 광영수사대장) : "돈을 쉽게 벌 수 있으니까 가족들을 병원에 오래 입원시키고 보험금을 타냈다."

보험사기에는 온 가족이 총동원됐습니다.

딸과 아들, 심지어 사돈과 외손자까지 모두 13명이 131개의 보험에 가입해 보험 료를 2억 6천만 원이나 타냈습니다.

세상 물정 모르던 탈북자도 보험 사기엔 금방 고수가 됐습니다.

지난달 검거된 탈북자 23명은 가짜 환자로 이름을 올리고 경찰 추적을 피해 휴대 전화만 병원에 맡기는 수법을 썼습니다.

<녹취> 이 모씨(탈북자 출신/가짜 입원환자) : "우리는 그런거 모르다가 이 사회에 와서 보험금을 이렇게 탈 수 있구나...보험 여섯 개를 가입했어요."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유혹에 약한 20대 이하 청년층의 보험사기 가담률도 해마다 높아지는 등 보험 사기는 갈수록 사회 곳곳에 파고들고 있습니다.

<질문>

이제 누구든 가해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김태욱 기자 나왔습니다.

김기자! 구체적으로 보험사기가 얼마나 심각한겁니까?

<답변>

겉으로 드러난 보험사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한 해 우리나라에서 지급되는 보험금 총액은 24조 원 정도입데요, 이 가운데 보험사기로 빠져나가는 돈이 무려 2조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보험금의 10% 가까이는 사기 혐의자에게 지급되는 셈입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전체 가입자가 떠안고 있습니다.

보험사기로 누수되는 보험금 때문에 선의의 가입자가 추가로 내는 보험료가 연간 15만3천 원에 이르는 것으로 계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보험와 관련된 보험사기가 80%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그 심각성을 김승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달리던 차가 갑자기 멈춰서자 뒤따르던 자동차가 그대로 앞차를 들이받습니다.

<녹취> "너무 세게 받았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운전자들끼리 위장 사고를 내는 장면입니다.

보험금을 노린 가짜 교통사고 환자도 많습니다.이 병원은 침대마다 환자 이름표 만 붙어있을 뿐 병실은 텅 비어있습니다.

보험금 챙기기는 정비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고와 무관한 부분이라도 보험료 할증이 안 되는 이백만 원까지 전부 수리하자고 권하는가 다반사입니다.

<녹취> 정비업체 관계자 : "200만 원만 안 넘어가면 보험료 안 올라 가니까... 예를 들어서 195만 원 까지만 싹 하면 되잖아요. 깨끗하게.."

. 상대방 차량 보험과 자신의 보험으로 두 번 보험금을 타내는 이중 청구와 렌트비 과다청구 등도 흔한 보험사기 유형입니다.

<인터뷰> 김 성(손해보험협회 팁장) : "이런 보험사기만 없어져도 보험금 누수가 줄어들면서 손해율이 낮아질 수 있어서 보험 료 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길수 있다."

운전자와 병원, 정비업체들이 범죄의식 없이 허위로 보험금을 타내는 것이 관행처럼 되고 있습니다.

<질문>

결국 이게, 전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텐데, 당국이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답변>

현재 검찰, 경찰, 금감원 등이 합동으로 전담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지난해에만 3천3백억 원, 적발인원은 5만4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해마다 30%씩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보험사기 발생 추정액에 비하면 여전히 적발은 14% 수준에 불과합니다.

더구나 정부 합동대책반도 올해 말이면 해체됩니다.

손쉽게 일반 국민들을 사기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로 만들어 사회의 근간을 뒤흔든다는 점에서 '소리없는 재앙'이라 불리는 보험범죄, 해법은 없는 건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이런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금융과 소방당국이 손을 맞잡았습니다.

선진국의 보험사기 조사기법을 배우려는 노력도 진행중입니다.

그러나 외국과 달리 보험사기죄가 따로 규정돼 있지 않아 처벌이 경미하다 보니, 보험사기의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김수봉(금감원 부원장보) :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사람을 보험사기 죄로 처벌할 수 있는 법률조항 신설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당장 검.경 수사기관에 전담부서 상설화도 시급합니다. 시민단체들은 일반인도 보험사기 불감증 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조동근(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 "조금 돈을 청구한들 무슨 큰 죄가 되랴 생각하지만은 보험제도를 무력화시켰을 때 그 피해자가 바로 나다라고 생각해야..."

개인범죄 차원을 넘어 사회적 병리현상이 돼버린 보험사기, 우리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공공의 적'입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앵커 멘트>

어떡하면 보험사기를 뿌리 뽑을까요?

오정권민 보험회사와 정부가 공동출자해 사기를 가려내는 전문기구를 설립하자.

김도헌님은 보험사기를 신고할때 보상금을 주고 보험사 경찰이 함께 수사 전담반을 운영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민경호님은 죄질이 나쁜데 처벌이 약한게 문제라고 지적하셨구요.

장찬규님은 보험사 책임을 강화한다면 스스로 사고 조사를 철저히 할 거라고 하셨습니다.

함께 만드는 뉴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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