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가재도구도 물도 없어요”

입력 2010.12.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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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포격 도발로 삶의 터전을 떠난 연평도 주민들의 힘겨운 피란생활, 여러 차례 전해드렸죠?



찜질방에서 단체로 생활하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는데요.



지난 일요일 새로운 임시 거주지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동안 수백명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며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을텐데요...



이민우 기자, 새로운 임시거주지는 생활하는데 별 문제가 없나요?



힘들었던 찜질방 생활 벗어나서 약 한 달 만에 제대로 된 쉼터죠.



늦었지만 다행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두 발 쭉 뻗고 마냥 편히 잘 수만은 없다는데요, 새로 마련된 거처, 가재도구도 하나 없고, 그나마도 앞으로 두 달 정도만 사용할 수 있을 뿐입니다.



지원금 보상 역시 아직도 무소식이고, 사격 훈련이 재개되면서 언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막막합니다.



연평도 피란민들에겐 그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입니다.



<리포트>



약 한 달간의 찜질방 생활에서 벗어나 새 아파트로 임시 거처를 옮긴 연평도 주민들.



그런데 새 집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도 잠시.



불과 하룻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우선, 당장 끼니 때우기가 걱정입니다.



<인터뷰> 연평도 피란민 : "무슨 도구가 없으니까.. 밥통같은 것도 없잖아요 지금 현재. 그러니까 뭘 해 먹냐고요. 손으로 해 먹나요? 못 해먹잖아요. 도구가 없으니까.."



생필품은 물론, 살림살이 도구 하나 제대로 마련되어있지 않은 탓에, 당장 입주 당일부터 하루 세끼를 배급 도시락에 의지해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연평도 피란민 : "앞으로 언제쯤 이거 뭐야 주방시설도 그렇고 전자 제품도 그렇고 언제 하려고 그러는지 무슨 대책이 없어요. 지금 현재."



이곳으로의 이주는 이미 지난 7일 일찌감치 합의된 부분인데요.



하지만 열흘을 넘기도록 이주민들을 맞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연평도 피란민 : “(일회용 그릇은 왜 씻으시나요?) 낮에 밥 먹은 건데 당장 그릇이 없으니까 이거라도 재활용해서 (사용하려고요)"



당장에 마실 물조차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각자 개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됐는데요.



<인터뷰> 연평도 피란민 : "(냉장고 안에 물은 사비로 사 놓은 거예요?) 네네. (보급이 부족해서 사비로 사 놓은 거예요?_ 네네 이거랑 이거 같이 가져왔어요."



일부 집에서는 난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입주 첫날부터 덜덜 떨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연평도 피란민 : “너무 추워가지고 그냥.. 진짜에요 잤는데 냉골이에요 냉골. (고장 났나?) 고장난 게 아니고 가스 공급이 다 분산되고 보니까“



현재 이곳으로 이주한 주민은 약 860명. 모두 115가구에 이르지만 사정은 비슷합니다.



<인터뷰> 김재남(비상대책위원장) : “아무것도 없었고 어제 하루를 그냥 빈 방에서 잠을 잤는데 오늘 역시 똑같은 현상이에요. 아직까지"



이달 초, 정부는 월 백 50만원씩 2개월 동안 생활안정지원금을 지원을 약속했지만, 피란생활 한 달이 다 되도록 지원금은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입니다.



<인터뷰> 김재남(비상대책위원장) : "찜질방으로 이동하기 3일전에 인천시가 갑작스럽게 50만원.. 그러니까 그게 아파트 관리비죠. 그 50만원 지급하는 걸로 우리 주민들 현혹시키는 행위로 분쟁이 있었고... “



그러니까 지원금이 아니라 아파트 관리비 60만원을 받은 것이 현재 주민들이 받은 정부 지원금의 전부인 셈인데요.



임시거주 아파트와 약속된 기간은 두 달. 하지만 이 후의 대책 역시 전무합니다.



<녹취> 웅진군청 관계자 : “(이주한 장소에 얼마나 있을 수 있나?) 입주일로부터 두 달 간. (이후 대책이나 계획은?) 제가 지금 말씀드릴 부분이 못 되고요."



이 와중에 사격훈련마저 재개되자 주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는데요.



섬에 남은 가족 걱정, 고향걱정에 새 임시 거처도 마음 편할 리 없습니다.



<인터뷰> 연평도 피란민 : “또 다른 폭격이나 어떤 문제가 생겨서 이게 확대돼서 전면전이 되지 않나 그게 제일 걱정돼요."



준비도 제대로 안된 임시 거처에 채 적응도 못한 연평도 주민들.



그러나 고향으로 돌아갈 날은 기약이 없어 초조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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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가재도구도 물도 없어요”
    • 입력 2010-12-21 09: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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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포격 도발로 삶의 터전을 떠난 연평도 주민들의 힘겨운 피란생활, 여러 차례 전해드렸죠?

찜질방에서 단체로 생활하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는데요.

지난 일요일 새로운 임시 거주지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동안 수백명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며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을텐데요...

이민우 기자, 새로운 임시거주지는 생활하는데 별 문제가 없나요?

힘들었던 찜질방 생활 벗어나서 약 한 달 만에 제대로 된 쉼터죠.

늦었지만 다행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두 발 쭉 뻗고 마냥 편히 잘 수만은 없다는데요, 새로 마련된 거처, 가재도구도 하나 없고, 그나마도 앞으로 두 달 정도만 사용할 수 있을 뿐입니다.

지원금 보상 역시 아직도 무소식이고, 사격 훈련이 재개되면서 언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막막합니다.

연평도 피란민들에겐 그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입니다.

<리포트>

약 한 달간의 찜질방 생활에서 벗어나 새 아파트로 임시 거처를 옮긴 연평도 주민들.

그런데 새 집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도 잠시.

불과 하룻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우선, 당장 끼니 때우기가 걱정입니다.

<인터뷰> 연평도 피란민 : "무슨 도구가 없으니까.. 밥통같은 것도 없잖아요 지금 현재. 그러니까 뭘 해 먹냐고요. 손으로 해 먹나요? 못 해먹잖아요. 도구가 없으니까.."

생필품은 물론, 살림살이 도구 하나 제대로 마련되어있지 않은 탓에, 당장 입주 당일부터 하루 세끼를 배급 도시락에 의지해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연평도 피란민 : "앞으로 언제쯤 이거 뭐야 주방시설도 그렇고 전자 제품도 그렇고 언제 하려고 그러는지 무슨 대책이 없어요. 지금 현재."

이곳으로의 이주는 이미 지난 7일 일찌감치 합의된 부분인데요.

하지만 열흘을 넘기도록 이주민들을 맞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연평도 피란민 : “(일회용 그릇은 왜 씻으시나요?) 낮에 밥 먹은 건데 당장 그릇이 없으니까 이거라도 재활용해서 (사용하려고요)"

당장에 마실 물조차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각자 개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됐는데요.

<인터뷰> 연평도 피란민 : "(냉장고 안에 물은 사비로 사 놓은 거예요?) 네네. (보급이 부족해서 사비로 사 놓은 거예요?_ 네네 이거랑 이거 같이 가져왔어요."

일부 집에서는 난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입주 첫날부터 덜덜 떨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연평도 피란민 : “너무 추워가지고 그냥.. 진짜에요 잤는데 냉골이에요 냉골. (고장 났나?) 고장난 게 아니고 가스 공급이 다 분산되고 보니까“

현재 이곳으로 이주한 주민은 약 860명. 모두 115가구에 이르지만 사정은 비슷합니다.

<인터뷰> 김재남(비상대책위원장) : “아무것도 없었고 어제 하루를 그냥 빈 방에서 잠을 잤는데 오늘 역시 똑같은 현상이에요. 아직까지"

이달 초, 정부는 월 백 50만원씩 2개월 동안 생활안정지원금을 지원을 약속했지만, 피란생활 한 달이 다 되도록 지원금은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입니다.

<인터뷰> 김재남(비상대책위원장) : "찜질방으로 이동하기 3일전에 인천시가 갑작스럽게 50만원.. 그러니까 그게 아파트 관리비죠. 그 50만원 지급하는 걸로 우리 주민들 현혹시키는 행위로 분쟁이 있었고... “

그러니까 지원금이 아니라 아파트 관리비 60만원을 받은 것이 현재 주민들이 받은 정부 지원금의 전부인 셈인데요.

임시거주 아파트와 약속된 기간은 두 달. 하지만 이 후의 대책 역시 전무합니다.

<녹취> 웅진군청 관계자 : “(이주한 장소에 얼마나 있을 수 있나?) 입주일로부터 두 달 간. (이후 대책이나 계획은?) 제가 지금 말씀드릴 부분이 못 되고요."

이 와중에 사격훈련마저 재개되자 주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는데요.

섬에 남은 가족 걱정, 고향걱정에 새 임시 거처도 마음 편할 리 없습니다.

<인터뷰> 연평도 피란민 : “또 다른 폭격이나 어떤 문제가 생겨서 이게 확대돼서 전면전이 되지 않나 그게 제일 걱정돼요."

준비도 제대로 안된 임시 거처에 채 적응도 못한 연평도 주민들.

그러나 고향으로 돌아갈 날은 기약이 없어 초조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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