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성탄절의 ‘데드 마로즈’

입력 2010.12.26 (09:3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은 성탄절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네.. 산타 할아버지라고 대답할 분이 많으실텐데요.. 이 앵커는 어떤가요?

네.. 저는 선물을 못받으면서부터 산타에게 별 관심이 안 가던데요? 그런데 러시아에는 산타 할아버지 대신 다른 할아버지가 있다구요?

네.. 기독교 전통에 슬라브 민족 신화가 결합된 ‘데드 마로즈’입니다. 김명섭 특파원이 소개해드립니다.

<리포트>

<녹취> “하나,둘,셋.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 빨리 나오세요.”

<녹취>데드 마로즈 : “데드 마로즈가 왔으니 노래를 불러 줄게요. 음악 부탁해요.”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가 모스크바 시내에 등장했습니다.

<녹취>러시아 동요 : “새해가 오면 별이 눈이 되어 내리죠.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 수염이 눈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몰라요.”

어린이들에게 정성스런 선물을 선사하는 다정한 친굽니다.

<인터뷰>줄리아(모스크바 시민) : “우리는 데드 마로즈에 대해 얘기 들었고 산타클로스는 잘 몰랐어요. 우리 아이들도 그래요.”

오늘은 데드 마로즈의 집을 방문하는 날, 아이들의 마음은 마냥 설렙니다.

<인터뷰>데드 마로즈 : “왜 말이 없니? 졸리는구나? 나는 첫 새가 지저귈 때 일찍 일어나는데, 안녕, 친구들!”

<녹취>어린이 : “안녕하세요.”

데드 마로즈는 산타클로스와 외모부터 다릅니다.

'서리의 신'이라는 별칭에 어울리게 두꺼운 가죽털옷에 관을 썼습니다. 날씨와 시간을 좌우하는 큰 지팡이로 성탄 여행 계획을 설명합니다.

<인터뷰>데드 마로즈 : “난 처음엔 동쪽 끝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할 거야.”

다음은 소원을 빌 차례입니다.

<인터뷰>데드 마로즈 : “소원을 정했니? (예) 그럼 눈을 감고 하나,둘,셋. 이제 소원이 이뤄지는 기적을 만들자. 하늘에서 커다란 거품방울이 떨어질 거야. 눈을 떠봐!”

소원하는 걸 얻기 위해 어떤 좋은 일을 할 거냐고 묻습니다.

<인터뷰>“사람들을 도울 거예요. 동물을 보호해요. 할아버지를 도와 드려요.”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께 편지를 쓰는 법도 이곳에서 배웁니다. 데드 마로즈의 집 우체통에는 러시아 전역에서 보낸 편지가 가득 쌓이고 있습니다.

<인터뷰>갈리나(데드 마로즈 우체국장) : “지난해엔 무려 2만7천 통의 편지를 받았어요. 아이들이 주소를 정확히 써 보내면 모두 답장을 받을 수 있답니다.”

아이들이 정성스럽게 꾸민 예쁜 편지들, 갖가지 소원과 사연이 이곳에 도착합니다.

<녹취>초등 3학년 학생 편지 내용 : “새해엔 한가지 소원이 있어요. 제 할아버지가 4살 젊어지셔서 병이 나았으면 좋겠어요.”

데드 마로즈는 산타클로스의 기원인 성 니콜라우스와 슬라브 민족 신화인 '겨울과 서리의 신'이 러시아 동화 속에서 합성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산타클로스와 또 다른 점은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에겐 손녀딸인 스네구르츠카와 비서가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디마(9살) :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는 손녀딸과 비서인 눈사람과 함게 다니죠. 새해엔 제게 선물을 주고요.”

<인터뷰>레라(8살) :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가 살아계셔서 정말 좋아요. 제게 선물을 주시니까요.”

그럼 (현실에선) 누가 데드 마로즈와 스네구르츠카 역할을 맡게 될까요? 모스크바에 있는 데드 마로즈 학교 교장선생님께 물어봤습니다.

<인터뷰>알렉산더(데드 마로즈 학교 교장) : “데드 마로즈 후보들은 재능있는 학교 선생님이나 취미,예능 클럽 지도자 중에서 거의 선발됩니다.”

데드 마로즈 학교 학생 한 명이 분장을 시작합니다. 얼굴 화장을 한 뒤 정성스럽게 턱수염을 붙이고 두꺼운 털외투를 입습니다.

<인터뷰>데드 마로즈 학교 연수생 : “데드 마로즈 역할을 위해 아이들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어린이들과 어울리는 기술을 알아야 합니다.”

데드 마로즈 동화의 주인공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인터뷰>눈사람(데드 마로즈 비서) : “나는 동화 속 주인공들이 학교나 유치원,고아원 등을 방문할 때 눈길을 치우는 역할을 하지요.”

아이들을 즐겁게 할 각종 묘기 익히기도 학교의 필수 코스입니다.

<인터뷰>알렉산더(데드 마로즈 학교 교장) : “교육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인 동화에 대한 믿음을 깨뜨리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3주간의 데드 마로즈 교육 과정이 끝나는 학교 졸업식, 선생님들과 어린이들이 모여 졸업 축하 춤을 준비합니다.

<녹취>“데드 마로즈 할아버지!”

<녹취>데드 마로즈 : “얘들아, 데드 마로즈가 여기 있어요.”

구소련 시절 전통의 푸른 복장의 데드 마로즈가 등장합니다. 물론 스네구르츠카도 함께 입니다. 이제 러시아 데드 마로즈 동화를 구연할 차례입니다.

<녹취>데드 마로즈 동화 구연 : “늑대와 쥐, 그리고 바바요가 괴물이 아이들을 쫓아 오네요.”

<녹취> “우리가 너희(어린아이)들을 지켜줄게.”

러시아 어린이의 오랜 친구 데드 마로즈가 이제 착한 아이들을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성탄과 새해를 맞아 멀리 동쪽의 한국 어린이들에게도 인사합니다.

즐거운 성탄 그리고 스 노브이 고담!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월드리포트] 성탄절의 ‘데드 마로즈’
    • 입력 2010-12-26 09:38:07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은 성탄절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네.. 산타 할아버지라고 대답할 분이 많으실텐데요.. 이 앵커는 어떤가요? 네.. 저는 선물을 못받으면서부터 산타에게 별 관심이 안 가던데요? 그런데 러시아에는 산타 할아버지 대신 다른 할아버지가 있다구요? 네.. 기독교 전통에 슬라브 민족 신화가 결합된 ‘데드 마로즈’입니다. 김명섭 특파원이 소개해드립니다. <리포트> <녹취> “하나,둘,셋.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 빨리 나오세요.” <녹취>데드 마로즈 : “데드 마로즈가 왔으니 노래를 불러 줄게요. 음악 부탁해요.”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가 모스크바 시내에 등장했습니다. <녹취>러시아 동요 : “새해가 오면 별이 눈이 되어 내리죠.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 수염이 눈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몰라요.” 어린이들에게 정성스런 선물을 선사하는 다정한 친굽니다. <인터뷰>줄리아(모스크바 시민) : “우리는 데드 마로즈에 대해 얘기 들었고 산타클로스는 잘 몰랐어요. 우리 아이들도 그래요.” 오늘은 데드 마로즈의 집을 방문하는 날, 아이들의 마음은 마냥 설렙니다. <인터뷰>데드 마로즈 : “왜 말이 없니? 졸리는구나? 나는 첫 새가 지저귈 때 일찍 일어나는데, 안녕, 친구들!” <녹취>어린이 : “안녕하세요.” 데드 마로즈는 산타클로스와 외모부터 다릅니다. '서리의 신'이라는 별칭에 어울리게 두꺼운 가죽털옷에 관을 썼습니다. 날씨와 시간을 좌우하는 큰 지팡이로 성탄 여행 계획을 설명합니다. <인터뷰>데드 마로즈 : “난 처음엔 동쪽 끝 블라디보스톡에서 출발할 거야.” 다음은 소원을 빌 차례입니다. <인터뷰>데드 마로즈 : “소원을 정했니? (예) 그럼 눈을 감고 하나,둘,셋. 이제 소원이 이뤄지는 기적을 만들자. 하늘에서 커다란 거품방울이 떨어질 거야. 눈을 떠봐!” 소원하는 걸 얻기 위해 어떤 좋은 일을 할 거냐고 묻습니다. <인터뷰>“사람들을 도울 거예요. 동물을 보호해요. 할아버지를 도와 드려요.”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께 편지를 쓰는 법도 이곳에서 배웁니다. 데드 마로즈의 집 우체통에는 러시아 전역에서 보낸 편지가 가득 쌓이고 있습니다. <인터뷰>갈리나(데드 마로즈 우체국장) : “지난해엔 무려 2만7천 통의 편지를 받았어요. 아이들이 주소를 정확히 써 보내면 모두 답장을 받을 수 있답니다.” 아이들이 정성스럽게 꾸민 예쁜 편지들, 갖가지 소원과 사연이 이곳에 도착합니다. <녹취>초등 3학년 학생 편지 내용 : “새해엔 한가지 소원이 있어요. 제 할아버지가 4살 젊어지셔서 병이 나았으면 좋겠어요.” 데드 마로즈는 산타클로스의 기원인 성 니콜라우스와 슬라브 민족 신화인 '겨울과 서리의 신'이 러시아 동화 속에서 합성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산타클로스와 또 다른 점은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에겐 손녀딸인 스네구르츠카와 비서가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디마(9살) :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는 손녀딸과 비서인 눈사람과 함게 다니죠. 새해엔 제게 선물을 주고요.” <인터뷰>레라(8살) : “데드 마로즈 할아버지가 살아계셔서 정말 좋아요. 제게 선물을 주시니까요.” 그럼 (현실에선) 누가 데드 마로즈와 스네구르츠카 역할을 맡게 될까요? 모스크바에 있는 데드 마로즈 학교 교장선생님께 물어봤습니다. <인터뷰>알렉산더(데드 마로즈 학교 교장) : “데드 마로즈 후보들은 재능있는 학교 선생님이나 취미,예능 클럽 지도자 중에서 거의 선발됩니다.” 데드 마로즈 학교 학생 한 명이 분장을 시작합니다. 얼굴 화장을 한 뒤 정성스럽게 턱수염을 붙이고 두꺼운 털외투를 입습니다. <인터뷰>데드 마로즈 학교 연수생 : “데드 마로즈 역할을 위해 아이들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어린이들과 어울리는 기술을 알아야 합니다.” 데드 마로즈 동화의 주인공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인터뷰>눈사람(데드 마로즈 비서) : “나는 동화 속 주인공들이 학교나 유치원,고아원 등을 방문할 때 눈길을 치우는 역할을 하지요.” 아이들을 즐겁게 할 각종 묘기 익히기도 학교의 필수 코스입니다. <인터뷰>알렉산더(데드 마로즈 학교 교장) : “교육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인 동화에 대한 믿음을 깨뜨리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3주간의 데드 마로즈 교육 과정이 끝나는 학교 졸업식, 선생님들과 어린이들이 모여 졸업 축하 춤을 준비합니다. <녹취>“데드 마로즈 할아버지!” <녹취>데드 마로즈 : “얘들아, 데드 마로즈가 여기 있어요.” 구소련 시절 전통의 푸른 복장의 데드 마로즈가 등장합니다. 물론 스네구르츠카도 함께 입니다. 이제 러시아 데드 마로즈 동화를 구연할 차례입니다. <녹취>데드 마로즈 동화 구연 : “늑대와 쥐, 그리고 바바요가 괴물이 아이들을 쫓아 오네요.” <녹취> “우리가 너희(어린아이)들을 지켜줄게.” 러시아 어린이의 오랜 친구 데드 마로즈가 이제 착한 아이들을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성탄과 새해를 맞아 멀리 동쪽의 한국 어린이들에게도 인사합니다. 즐거운 성탄 그리고 스 노브이 고담!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