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작까지…‘진화하는 조직폭력배’

입력 2010.12.27 (22:15) 수정 2010.12.2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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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상 모든 게 진화한다지만 조직 폭력배의 지능적인 변신은 그저 무서울 뿐입니다.



합법적인 사업가로 가장해 주가를 조작하고 돈을 빼돌려 우량기업을 껍데기로 만든 사례부터 보시죠.



먼저, 조태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투자회사 대표로 변신한 폭력조직 두목이 중소기업을 인수해 주가를 조작하고.



<녹취> "한 방으로 끝내는 거야" "주식은 전쟁이야"



그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폭력조직 두목 이모 씨는 이 영화처럼 한 코스닥 상장기업을 인수합니다.



이씨는 기업 사냥꾼 김모 씨와 함께 회사 사장으로 재직하며 1년 만에 회삿돈 77억 원을 빼돌렸습니다.



사채업자에 돈을 빌려 회사 자본이 늘어난 것처럼 꾸민 뒤 일시적으로 주가를 올리는 이른바 ’작전’도 벌였습니다.



이후 회사 주인은 2번이나 바뀌었지만 그 뒤에는 항상 폭력조직이 있었습니다.



사장, 부사장 등의 그럴듯한 사업가로 위장한 조폭들.



하지만, 조폭의 본성을 버리지 못하고 ’작전’을 방해하는 사람을 폭행하거나 감금한 상태에서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2년여 만에 이들이 빼돌린 회삿돈은 모두 306억 원.



유흥비와 해외여행 경비 등으로 모두 탕진했습니다.



한 해 매출 2백억 원을 넘기며 최우수 벤처기업으로까지 선정됐던 유망 공기청정기 제조회사는 결국, 껍데기만 남았습니다.



<인터뷰> 김희준(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 "회사는 2010년 3월 상장 폐지됐고, 선량한 개미 투자자들은 깡통계좌로 수백억 원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검찰은 폭력조직 두목 이씨 등 10명을 기소하고 달아난 5명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앵커 멘트>



조폭들의 무한 변신 양상은 통계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1년에서 지난해까지, 9년 동안 조직 폭력배들의 숫자는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건지 구속자 숫자는 오히려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며 생존하는 금융 범죄형 3세대 조폭의 등장, 이제 수사 당국도 첨단 기법으로 맞서야 합니다.



이승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흥업소를 급습한 조직폭력배들.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며 위협을 가해 업소를 장악합니다.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기생하며, 주류 도매상 등을 운영하는 이들을 검찰은 1세대 조폭으로 분류합니다.



2세대 조폭들은 부동산 영역에 진출합니다.



90년대 부동산 활황기, 시행사를 운영하거나 아파트, 상가 분양 시장에 진출하며 합법적인 기업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남의 돈 수백억 원을 끌어와 강남의 호텔을 세운 서방파 행동대장도 2세대 조폭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검찰은 설명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등장한 것이 3세대 조폭.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사채를 등에 업고, 기업 사냥과 횡령, 주가 조작 등 일종의 머니 게임을 하는 화이트 컬러형 범죄를 저지릅니다.



검찰은 지난 6월 회사 돈 44억 원을 횡령해 주가조작에 나선 범 서방파 조직원을 적발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검찰에 적발된 경제범죄형 조폭 조직원은 48명에 이릅니다.



<인터뷰> 박경래 박사(형사정책연구원) : "옛날처럼 한정된 특정지역이 아니고, 그러기 때문에 이들이 끼치는 영향이 옛날보다 훨씬 커진 겁니다."



진화하는 조폭의 생존방식에 따라 수사당국도 첨단 금융 기법 등을 동원해 수사 영역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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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가 조작까지…‘진화하는 조직폭력배’
    • 입력 2010-12-27 22:15:49
    • 수정2010-12-29 23: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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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상 모든 게 진화한다지만 조직 폭력배의 지능적인 변신은 그저 무서울 뿐입니다.

합법적인 사업가로 가장해 주가를 조작하고 돈을 빼돌려 우량기업을 껍데기로 만든 사례부터 보시죠.

먼저, 조태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투자회사 대표로 변신한 폭력조직 두목이 중소기업을 인수해 주가를 조작하고.

<녹취> "한 방으로 끝내는 거야" "주식은 전쟁이야"

그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폭력조직 두목 이모 씨는 이 영화처럼 한 코스닥 상장기업을 인수합니다.

이씨는 기업 사냥꾼 김모 씨와 함께 회사 사장으로 재직하며 1년 만에 회삿돈 77억 원을 빼돌렸습니다.

사채업자에 돈을 빌려 회사 자본이 늘어난 것처럼 꾸민 뒤 일시적으로 주가를 올리는 이른바 ’작전’도 벌였습니다.

이후 회사 주인은 2번이나 바뀌었지만 그 뒤에는 항상 폭력조직이 있었습니다.

사장, 부사장 등의 그럴듯한 사업가로 위장한 조폭들.

하지만, 조폭의 본성을 버리지 못하고 ’작전’을 방해하는 사람을 폭행하거나 감금한 상태에서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2년여 만에 이들이 빼돌린 회삿돈은 모두 306억 원.

유흥비와 해외여행 경비 등으로 모두 탕진했습니다.

한 해 매출 2백억 원을 넘기며 최우수 벤처기업으로까지 선정됐던 유망 공기청정기 제조회사는 결국, 껍데기만 남았습니다.

<인터뷰> 김희준(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 "회사는 2010년 3월 상장 폐지됐고, 선량한 개미 투자자들은 깡통계좌로 수백억 원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검찰은 폭력조직 두목 이씨 등 10명을 기소하고 달아난 5명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앵커 멘트>

조폭들의 무한 변신 양상은 통계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1년에서 지난해까지, 9년 동안 조직 폭력배들의 숫자는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건지 구속자 숫자는 오히려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며 생존하는 금융 범죄형 3세대 조폭의 등장, 이제 수사 당국도 첨단 기법으로 맞서야 합니다.

이승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흥업소를 급습한 조직폭력배들.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며 위협을 가해 업소를 장악합니다.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기생하며, 주류 도매상 등을 운영하는 이들을 검찰은 1세대 조폭으로 분류합니다.

2세대 조폭들은 부동산 영역에 진출합니다.

90년대 부동산 활황기, 시행사를 운영하거나 아파트, 상가 분양 시장에 진출하며 합법적인 기업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남의 돈 수백억 원을 끌어와 강남의 호텔을 세운 서방파 행동대장도 2세대 조폭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검찰은 설명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등장한 것이 3세대 조폭.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사채를 등에 업고, 기업 사냥과 횡령, 주가 조작 등 일종의 머니 게임을 하는 화이트 컬러형 범죄를 저지릅니다.

검찰은 지난 6월 회사 돈 44억 원을 횡령해 주가조작에 나선 범 서방파 조직원을 적발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검찰에 적발된 경제범죄형 조폭 조직원은 48명에 이릅니다.

<인터뷰> 박경래 박사(형사정책연구원) : "옛날처럼 한정된 특정지역이 아니고, 그러기 때문에 이들이 끼치는 영향이 옛날보다 훨씬 커진 겁니다."

진화하는 조폭의 생존방식에 따라 수사당국도 첨단 금융 기법 등을 동원해 수사 영역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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