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50살에 첫 출산…‘올드맘’ 급증

입력 2011.01.06 (09:05) 수정 2011.01.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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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갈수록 결혼을 늦게 하면서 첫아기를 낳는 연령이 높아지고 있죠?

30대 후반을 넘어 40대에 첫 아기를 낳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는데요.

이민우 기자, 최근 쉰살에 첫 아이를 출산한 주부가 화제라죠?

<리포트>

예,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합니다.

나이 쉰 살에 첫 아기를 낳는다.

몇 년전만 해도 해외토픽에서나 보던 뉴스였죠.

불가능한 일처럼 취급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아닙니다.

40대에 엄마가 되는 경우, 흔히 볼 수 있죠. 오히려 20대 엄마, 찾아보기 힘드실걸요?

다들 결혼을 늦게 하는 추세다보니 자연스럽게 아기도 늦게 가지게 된 거죠.

나이 마흔, 쉰에 보는 늦둥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하지만 그 뒤에는 이런 저런 고민들도 있다고 하네요.

아기의 해맑은 웃음이 온 집안을 환히 비춥니다.

세상에 나온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신생아입니다.

아직 이름을 짓지 않아 태명인 복덩이로 불리고 있는데요.

복덩이라는 태명에는 그만큼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좋지요. 그치? 우리 매일 웃지. 둘이서?..."

아기 어머니는 김정복씨. 올해 나이 쉰 살입니다.

결혼 10년 만에 어렵게 낳은 아기.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늦게 그것도 고생 고생 끝에 힘겹게 얻은 아들이라 온 집안이 축제 분위깁니다.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남편이 예전보다)훨씬 빨리 들어오지요. 아들 보려고 훨씬 빨리 들어와요."

근처에 사는 여동생도 늦둥이 조카 복덩이가 생긴 뒤 아이들과 함께 언니 집을 찾는 횟수가 잦아졌습니다.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진짜 낳았는지 어느 분은 확인해보고 싶대요. 진짜 애기 낳은거냐고..."

나이 쉰에 처음으로 분유도 타보고 기저귀도 갈아봅니다.

아직 서투르고 실수도 잦지만, 그래도 엄마가 됐다는 기쁨에 마냥 행복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잠 못자고 그래도 아직 좋기만 해요. 즐거워요. 힘든 것도 모르겠고 항상 즐거요. 몰라요. 나이가 있어서 그러는지..."


남들보다 늦은 서른 아홉 나이에 한 결혼.

아기를 갖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컸지만 상황은 그렇게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다 검사하니까 이상은 없는데 임신이 안되는거예요. 다 정밀 검사를 해요. 원인을 찾기 위해서. 너무 늦은 게 아닐까, 불가능 한 건 아닐까."

실망한 김 씨는 한 때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한 번 포기하고 싶었어요. 나이는 있고, 포기를 했다가 한두달 있다 안되겠어서 될 때가지 해본다 생각했죠."

하지만 김 씨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꾸준히 병원에 다녔는데요.

결국 6년이나 불임치료를 받은 끝에 기적처럼 임신을 한 것입니다.

<인터뷰> 이경진 교수(차병원 산부인과) : "김정복씨 같은 케이스는 정말로 특별하죠. 거의 폐경이 되신 상황에서 임신이 되셨으니까요."

하지만 김 씨에게도 고민은 있습니다.

복덩이가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면 벌써 예순을 바라보게 됩니다.

혹시나 복덩이가 나이 많은 엄마를 부끄러워하지는 않을까. 세대 차이를 너무 많이 느끼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입니다.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할머니 대열에 안들어가도록 노력해야죠. 항상 운동도 하고 식이요법도 하고..."

하지만 김 씨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습니다.

젊은 엄마들보다 삶의 경험도 더 많고, 양육 자금도 알뜰히 마련해 놓아 제대로 된 부모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직접 모유를 먹이며 아기를 축복하죠?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항상 건강하고 사람들에게 웃음만 주는 그런 아기가 되요."

서울의 한 불임센터. 임신한 한 40대 주부가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지만 김 씨처럼 엄마가 되겠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병원을 찾은 것입니다.

최근 결혼 연령이 갈수록 늦어지면서 30대 후반은 물론 40대에도 출산을 하는 이른바 ‘올드맘’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

<인터뷰> 이은희(39세) : "결혼을 늦게 했어요. 그냥 일하다가...늦게 또 만났구요. 일하다보니까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구요. 기분이요? 어...그러게요. 뭘로 표현할 수가 없는 것 같애요."

갈수록 불임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노산의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고, 그러면서 과거엔 상상할 수도 없던 늦둥이의 기쁨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인터뷰> 이우식 교수 : "언젠가는 본인들도 좋은 날이 올거라고 생각하시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힘을 들이셔서 노력하시면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30대 후반, 40대에 출산하면 아이를 여럿 낳기 힘들고, 결국 저출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평균 연령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 올드맘들의 급속한 증가에 따른 정책 마련도 시급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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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갈수록 결혼을 늦게 하면서 첫아기를 낳는 연령이 높아지고 있죠? 30대 후반을 넘어 40대에 첫 아기를 낳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는데요. 이민우 기자, 최근 쉰살에 첫 아이를 출산한 주부가 화제라죠? <리포트> 예,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합니다. 나이 쉰 살에 첫 아기를 낳는다. 몇 년전만 해도 해외토픽에서나 보던 뉴스였죠. 불가능한 일처럼 취급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아닙니다. 40대에 엄마가 되는 경우, 흔히 볼 수 있죠. 오히려 20대 엄마, 찾아보기 힘드실걸요? 다들 결혼을 늦게 하는 추세다보니 자연스럽게 아기도 늦게 가지게 된 거죠. 나이 마흔, 쉰에 보는 늦둥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하지만 그 뒤에는 이런 저런 고민들도 있다고 하네요. 아기의 해맑은 웃음이 온 집안을 환히 비춥니다. 세상에 나온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신생아입니다. 아직 이름을 짓지 않아 태명인 복덩이로 불리고 있는데요. 복덩이라는 태명에는 그만큼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좋지요. 그치? 우리 매일 웃지. 둘이서?..." 아기 어머니는 김정복씨. 올해 나이 쉰 살입니다. 결혼 10년 만에 어렵게 낳은 아기.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늦게 그것도 고생 고생 끝에 힘겹게 얻은 아들이라 온 집안이 축제 분위깁니다.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남편이 예전보다)훨씬 빨리 들어오지요. 아들 보려고 훨씬 빨리 들어와요." 근처에 사는 여동생도 늦둥이 조카 복덩이가 생긴 뒤 아이들과 함께 언니 집을 찾는 횟수가 잦아졌습니다.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진짜 낳았는지 어느 분은 확인해보고 싶대요. 진짜 애기 낳은거냐고..." 나이 쉰에 처음으로 분유도 타보고 기저귀도 갈아봅니다. 아직 서투르고 실수도 잦지만, 그래도 엄마가 됐다는 기쁨에 마냥 행복하기만 합니다.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잠 못자고 그래도 아직 좋기만 해요. 즐거워요. 힘든 것도 모르겠고 항상 즐거요. 몰라요. 나이가 있어서 그러는지..." 남들보다 늦은 서른 아홉 나이에 한 결혼. 아기를 갖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컸지만 상황은 그렇게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다 검사하니까 이상은 없는데 임신이 안되는거예요. 다 정밀 검사를 해요. 원인을 찾기 위해서. 너무 늦은 게 아닐까, 불가능 한 건 아닐까." 실망한 김 씨는 한 때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한 번 포기하고 싶었어요. 나이는 있고, 포기를 했다가 한두달 있다 안되겠어서 될 때가지 해본다 생각했죠." 하지만 김 씨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꾸준히 병원에 다녔는데요. 결국 6년이나 불임치료를 받은 끝에 기적처럼 임신을 한 것입니다. <인터뷰> 이경진 교수(차병원 산부인과) : "김정복씨 같은 케이스는 정말로 특별하죠. 거의 폐경이 되신 상황에서 임신이 되셨으니까요." 하지만 김 씨에게도 고민은 있습니다. 복덩이가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면 벌써 예순을 바라보게 됩니다. 혹시나 복덩이가 나이 많은 엄마를 부끄러워하지는 않을까. 세대 차이를 너무 많이 느끼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입니다.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할머니 대열에 안들어가도록 노력해야죠. 항상 운동도 하고 식이요법도 하고..." 하지만 김 씨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습니다. 젊은 엄마들보다 삶의 경험도 더 많고, 양육 자금도 알뜰히 마련해 놓아 제대로 된 부모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직접 모유를 먹이며 아기를 축복하죠? <인터뷰> 김정복(경기도 고양시) : "항상 건강하고 사람들에게 웃음만 주는 그런 아기가 되요." 서울의 한 불임센터. 임신한 한 40대 주부가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지만 김 씨처럼 엄마가 되겠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병원을 찾은 것입니다. 최근 결혼 연령이 갈수록 늦어지면서 30대 후반은 물론 40대에도 출산을 하는 이른바 ‘올드맘’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 <인터뷰> 이은희(39세) : "결혼을 늦게 했어요. 그냥 일하다가...늦게 또 만났구요. 일하다보니까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구요. 기분이요? 어...그러게요. 뭘로 표현할 수가 없는 것 같애요." 갈수록 불임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노산의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고, 그러면서 과거엔 상상할 수도 없던 늦둥이의 기쁨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인터뷰> 이우식 교수 : "언젠가는 본인들도 좋은 날이 올거라고 생각하시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힘을 들이셔서 노력하시면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30대 후반, 40대에 출산하면 아이를 여럿 낳기 힘들고, 결국 저출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평균 연령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 올드맘들의 급속한 증가에 따른 정책 마련도 시급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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