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 소탕, 선원 21명 구출

입력 2011.01.22 (00:27) 수정 2011.01.22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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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완벽하게 성공한 오늘 작전은 5시간 동안 6단계로 이뤄졌습니다.

오늘 작전 상황을 국방부 정치외교부 김덕원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먼저 아덴만 여명작전의 상황을 사진을 보면서 정리해 볼까요?

<답변>

군이 오늘 작전을 단계별로 촬영한 스틸 화면을 공개했습니다.

동영상은 아니지만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작전이 시작된 당시 상황입니다.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 4시 58분 두 척의 고속 단정이 해적이 있는 삼호주얼리호에 다가가고 링스헬기가 하늘에서 엄호하고 있습니다.

UDT 대원이 탄 고속단정이 곧바로 삼호주얼리호 선미에 다다르고 UDT 대원들이 선내로 진입하는 모습입니다.

이 모습은 선원들이 잡혀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선교를 향해 UDT 대원들이 재빠르게 올라가는 상황입니다.

작전 개시 전 해적들의 시선을 분산하기 위해 링스헬기가 수백 발의 사격을 가했어요.

삼호 주얼리호 곳곳에는 이처럼 총탄 자국이 나 있습니다.

선교에 도착한 대원들이 진입 작전을 앞둔 모습입니다.

긴장된 모습이 역력합니다.

선교에 돌입한 대원들이 해적을 제압했고 선원들을 구출해 내는 모습도 보입니다.

주황색과 흰색 복장을 사람들 엿새동안 억류됐던 선원들입니다.

몸을 숙인 채 선교를 빠져 나오고 있습니다.

선원들이 입은 옷에서 '삼호'라는 영문 상호가 보이죠.

안전을 확인한 한 선원은 먼 바다를 바라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도 있습니다.

막바지에 접어든 구출 작전의 모습인데요,

생포된 해적 2명이 우리 대원들에게 포위돼 있습니다.

선교를 장악한 대원들은 이어 객실 50여 곳을 샅샅이 수색해 남은 해적들을 완전히 제압하면서 5시간 동안의 작전을 마무리했습니다.

<질문> 이번 작전에서 선장 한 명이 총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우리측 피해가 없었어요. 그런면에서 완벽한 작전이었죠?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 작전에서는 인질이 21명이나 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상당한 인명피해의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전을 보면 공중에서 해상에서 그리고 선상과 격실 내에서 상당히 긴밀히 움직인 완벽한 작전이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인질로 잡혀 있던 한국인 선원 8명 등 선원 21명은 모두 구출됐고 거의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인질로 잡혀 있던 선장이 총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특수부대가 활용한 첨단 무기도 인질의 희생을 막는 데 큰 몫을 했습니다.

섬광탄을 쏴 해적의 시야를 가리면서 해적들의 반격 능력을 줄였고 소음탄도 활용해 해적들을 교란시켰습니다.

이번 작전으로 해적들은 궤멸 됐지만 작전에 나선 부대원의 피해도 오늘 작전에서는 없었습니다.

지난 18일 첫날 작전에서 UDT 대원 3명이 다치긴 했지만 부상은 심하지 않습니다.

인질 제압 작전의 위험성을 감안하면 인명 희생 없이 마무리 된 사실상 완벽한 작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오늘 작전은 상당히 긴박하게 진행됐어요. 6단계별로 진행됐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가장 첫 번째 단계는 링스헬기가 최영함에서 떠오르면서 시작됐습니다.

대잠수함 헬기인 링스헬기는 그동안 최영함에서 대기하면서 해적들의 움직임을 감시해 왔는데 오늘 작전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순식간에 상공을 장악한 링스헬기는 K-6 기관총 수백 발을 발사해 해적들의 주위를 분산시켰고 곧바로 선교에 있던 해적 한 명을 조준 사살했습니다.

혼비백산한 해적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이미 삼호주얼리호에 접근해 있던 UDT 작전팀은 재빠르게 선교를 장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섬광탄이 터졌고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채 저항하는 해적들은 현장에서 사살됐습니다.

UDT 작전팀은 이어 선교 하단으로 진입해 기관실 등 57개 격실을 차례로 장악해 나갔습니다.

특히 작전 막바지 일부 해적들이 AK 소총을 발사하며 끝까지 저항했지만 해적 13명 가운데 8명을 사살했고 5명을 생포했습니다.

<질문> 해군 UDT/SEAL팀 최장의 특수부대라는 명성이 거저 얻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어요?

<답변>

이번 진압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요원들은 해군특수전 여단, 즉 UDT 대원들이었습니다.

UDT 대원들의 임무는 전시에 적진 깊숙이 침투해 작전의 최선봉에 서는 겁니다.

잠수와 정찰, 특전전술 등 일당 백의 역량을 지녔기 때문에 인간 병기라고도 불립니다.

평시에도 전시를 가상해 완전군장 구보와 해상훈련 등 지옥훈련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모두 기억하시겠습니다만 지난 천안함 사건당시 구조작업을 벌이다 산화한 고 한주호 준위는 바로 살아있는 UDT의 전설이었습니다.

UDT는 지난 1955년 창설된 이후 항상 위험한 작전의 최선봉에 서 왔습니다.

2001년에서 2003년 사이 아프가스스탄전과 동티모르전에 참가해 혁혁한 공을 세웠고, 제 2연평해전에선 침몰한 참수리정 인양에 앞서 폭발물 제거를 위해 가장 먼저 바다로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한 준위의 정신을 이어받은 후배 UDT 대원들은 이번에도 삼호주얼리 호에 가장 먼저 승전해 해적들을 제압하고 인질들을 구출해낸 성과를 올렸습니다.

<질문> 작전자체는 완벽했지만 해적들도 격렬히 저항하지 않았습니까?

<답변>

청해부대 요원들이 진입할 당시 선박에는 해적들이 13명이 있었습니다.

이들 해적들은 대부분 AK 소총 등으로 무장한 상태였습니다.

작전이 시작되자 해적들은 거세가 저항했다고 군은 밝혔습니다.

오늘 작전 끝에 해적들이 갖고 있던 장비와 무기들이 모두 압수됐는데 이 장비들을 보면 중화기들이 즐비했습니다.

또 이번에 압수된 해적선 소형 선박을 보면 4,5미터 정도의 길이에, 모터가 달려있습니다.

해상에서 시속 30노트, 즉 시속 55킬로미터 정도의 속도로 달릴 수 있습니다.

이번 해적들은 기동성이 높은 작은 배들도 활용했습니다.

높은 갑판으로 올라가기 위해 철제 사다리 여러 개를 나사못으로 연결한 특수 장비도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적 전문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최재선 박사의 얘기 들어 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최재선(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박사): "선박들이 선박 외부에다가 철조망 같은 것을 쳐놓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해적들은 사다리에 별도로 담요같은 것을 깔고 선박에 침입합니다."

지난 18일 1차 구출작전이 벌어졌는데 그 때는 우리 특수부대원 3명이 해적들이 쏜 포탄에 부상당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청해부대의 전격적인 작전 앞에 해적들은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청해부대 작전 성공은 소말리아 해적 전체에도 적지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이번엔 협상을 배제하고 단호하게 대응했는데 이게 통했어요?

<답변>

그동안 우리 선박이 해적에 납치된 것은 모두 8차례였어요.

그렇지만 군사작전으로 해적을 소탕하고 인질을 구출해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우리 정부와 군이 단호하게 대응을 했는데 결국 성과를 거뒀다 이런 평갑니다.

그런데 정부는 해적과 협상을 할 것이냐 아니면 군사적인 대응을 할 것이냐는 놓고 고민을 해 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군사적 대응을 택했습니다.

협상은 아예 배제됐고 군사작전을 준비했습니다.

그동안의 피랍 해결 사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정부가 협상이 아닌 군사작전을 선택한 것은 협상 방식을 계속할 경우 우리 선박들이 계속 해적들의 피랍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정부의 이런 판단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겁니다.

이 대통령은 어제 군 작전을 지시한데 이어 오늘 오후 3시 국방장관으로부터 작전이 성공적으로 종료됐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 대통령의 얘기 직접 들어 보시죠.

<녹취> 이명박(대통령): "우리 군은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완벽하게 작전을 수행해 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과 함게 치하와 격려를 보냅니다."

이 대통령은 또 최영함에 전화를 걸어 함장 조영주 대령을 비롯한 청해부대 장병들에게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질문>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은 별로 흔치는 않은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인질들의 안전 문제 때문이겠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소말리아 해안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선박 납치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군사작전을 통한 인질구출 성공사례는 아주 드문 경우에 속합니다.

지난 2005년 이래 예닐곱 건에 불과합니다.

90% 이상이 협상을 통한 해결 쪽입니다.

그런데 요즘엔 워낙 피랍 사건이 늘어서인지, 군사작전도 종종 이뤄지고 있습니다.

해적에 가장 강경한 나라는 프랑스인데요,

지금까지 서너차례 군사작전을 벌여 대부분 인질 구출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4월 작전 땐 구출과정에서 인질 1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해적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이 쉽진 않다는 얘긴데요,

영국 BBC 방송은, 군사 작전의 성공 요인으로 선원들의 안전 장소 대피와 인근 다른나라 함정과의 공조를 꼽기도 했습니다.

유럽연합은 소속 나라들끼리 대 해적 공조가 잘 이뤄지는 편인데요, 그래도 군사작전은 아주 드문 편입니다.

EU 해군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패디 오케네디(EUNAVFOR, EU 해군 대변인)

<질문> 해적 사업은 이문이 가장 많이 남는 비즈니스라고도 하죠, 그런데, 런던에서 주로 협상이 많이 이뤄진다고 하던데 ,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네, 런던이 해적들의 본부가 되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이 꼬집을 정돈데요, 이유가 있습니다.

런던은 대영제국 이래 국제 해상운송 거래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고요, 재보험의 3분 2 이상이 런던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통상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은데요,

해적들이 선장을 통해 선주 측에 협상을 제의하면, 선주들은 보험사에 맡기고, 보험사측은 자기들이 보험을 든 2차 보험사, 즉 재보험사에 사건을 넘기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보험의 중심이 바로 런던입니다.

보험사들이 전문 변호사와 브로커들에게 해적과의 협상을 맡기면, 이제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됩니다.

협상은 은밀히 이뤄지는데요, 해적과 직접 협상에 나서는 브로커들의 경우 신원 노출을 극도로 꺼립니다.

해적들이 극성을 부리면서 최근엔, 돈을 받고 무장인력을 배에 배치해주는 사설 보안업체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질문> 소말리아 해적은 누구이고, 왜 그렇게 해적질을 계속하는 건가요?

<답변>

네, 소말리아에서 해적들이 창궐하는데는 역사적인 맥락이 있습니다.

1990년대 초 독재 정권이 무너진 이래 소말리아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데요,정부엔 해적을 소탕할 힘 자체가 없는 셈입니다.

유럽 등 외국의 배들이 소말리아 바다에 몰래 들어가 불법조업을 하거나 산업폐기물을 버리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것도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외국 배에 맞서 소말리아 군벌과 어부들이 소말리아 해상경비대 같은 집단을 오래 전에 만들었는데요, 해적 집단의 원조가 되기도 했습니다.

소말리아 어부들은 해적들을 오히려 보호자로 인식한다고 합니다.

해적들은 보통, 전직 어부들이나 군벌 무장대원들, 그리고 무기와 GPS 등을 다루는 전문 기술자들로 분업화돼있는데요,
워낙 돈벌이가 잘 돼서 소말리아의 최대 사업이 된 지 오랩니다.

지금까지 런던에서 김태선입니다.


<질문> 정부가 후속조치에 들어 갔다구요?

<답변>

정부는 위험지역을 운항하는 선박들의 안전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입니다.

해적 퇴치는 개별 국가가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인 만큼 국제공조를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개별 선사들이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는 자구책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위험 지역 운항 선박에는 보안 요원을 승선시키고 해적 침입에 대비해 선박 내 대피소 시설 강화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해적 퇴치는 국제 연합 작전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 1척뿐인 우리 해군 함정 증파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생포된 해적 5명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도 관심사인데 관련국들과 협의해 신병 처리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우리나라로 이송해 국내법으로 처벌하는 방안과 현지의 제3국에 인계해 처벌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응분의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하는 만큼 신병을 쉽게 풀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질문> 금미호는 어떤 상태인가요?

<답변>

이번 삼호 주얼리호 피랍은 해결됐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한 사건이 있습니다.

금미 305호인데요.

지난해 10월 역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돼서 현재 석달 넘게 억류되고 있습니다.

금미 305호에는 한국인 2명 등 모두 43명이 타고 있습니다.

현재 해적들과 협상이 진행중인데 쉽지 않다고 합니다.

해적들이 요구하는 몸값이 턱없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금미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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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말리아 해적 소탕, 선원 21명 구출
    • 입력 2011-01-22 00:27:04
    • 수정2011-01-22 00: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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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완벽하게 성공한 오늘 작전은 5시간 동안 6단계로 이뤄졌습니다. 오늘 작전 상황을 국방부 정치외교부 김덕원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먼저 아덴만 여명작전의 상황을 사진을 보면서 정리해 볼까요? <답변> 군이 오늘 작전을 단계별로 촬영한 스틸 화면을 공개했습니다. 동영상은 아니지만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작전이 시작된 당시 상황입니다.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 4시 58분 두 척의 고속 단정이 해적이 있는 삼호주얼리호에 다가가고 링스헬기가 하늘에서 엄호하고 있습니다. UDT 대원이 탄 고속단정이 곧바로 삼호주얼리호 선미에 다다르고 UDT 대원들이 선내로 진입하는 모습입니다. 이 모습은 선원들이 잡혀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선교를 향해 UDT 대원들이 재빠르게 올라가는 상황입니다. 작전 개시 전 해적들의 시선을 분산하기 위해 링스헬기가 수백 발의 사격을 가했어요. 삼호 주얼리호 곳곳에는 이처럼 총탄 자국이 나 있습니다. 선교에 도착한 대원들이 진입 작전을 앞둔 모습입니다. 긴장된 모습이 역력합니다. 선교에 돌입한 대원들이 해적을 제압했고 선원들을 구출해 내는 모습도 보입니다. 주황색과 흰색 복장을 사람들 엿새동안 억류됐던 선원들입니다. 몸을 숙인 채 선교를 빠져 나오고 있습니다. 선원들이 입은 옷에서 '삼호'라는 영문 상호가 보이죠. 안전을 확인한 한 선원은 먼 바다를 바라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도 있습니다. 막바지에 접어든 구출 작전의 모습인데요, 생포된 해적 2명이 우리 대원들에게 포위돼 있습니다. 선교를 장악한 대원들은 이어 객실 50여 곳을 샅샅이 수색해 남은 해적들을 완전히 제압하면서 5시간 동안의 작전을 마무리했습니다. <질문> 이번 작전에서 선장 한 명이 총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우리측 피해가 없었어요. 그런면에서 완벽한 작전이었죠?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 작전에서는 인질이 21명이나 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상당한 인명피해의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전을 보면 공중에서 해상에서 그리고 선상과 격실 내에서 상당히 긴밀히 움직인 완벽한 작전이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인질로 잡혀 있던 한국인 선원 8명 등 선원 21명은 모두 구출됐고 거의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인질로 잡혀 있던 선장이 총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특수부대가 활용한 첨단 무기도 인질의 희생을 막는 데 큰 몫을 했습니다. 섬광탄을 쏴 해적의 시야를 가리면서 해적들의 반격 능력을 줄였고 소음탄도 활용해 해적들을 교란시켰습니다. 이번 작전으로 해적들은 궤멸 됐지만 작전에 나선 부대원의 피해도 오늘 작전에서는 없었습니다. 지난 18일 첫날 작전에서 UDT 대원 3명이 다치긴 했지만 부상은 심하지 않습니다. 인질 제압 작전의 위험성을 감안하면 인명 희생 없이 마무리 된 사실상 완벽한 작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오늘 작전은 상당히 긴박하게 진행됐어요. 6단계별로 진행됐다고요? <답변> 그렇습니다. 가장 첫 번째 단계는 링스헬기가 최영함에서 떠오르면서 시작됐습니다. 대잠수함 헬기인 링스헬기는 그동안 최영함에서 대기하면서 해적들의 움직임을 감시해 왔는데 오늘 작전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순식간에 상공을 장악한 링스헬기는 K-6 기관총 수백 발을 발사해 해적들의 주위를 분산시켰고 곧바로 선교에 있던 해적 한 명을 조준 사살했습니다. 혼비백산한 해적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이미 삼호주얼리호에 접근해 있던 UDT 작전팀은 재빠르게 선교를 장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섬광탄이 터졌고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채 저항하는 해적들은 현장에서 사살됐습니다. UDT 작전팀은 이어 선교 하단으로 진입해 기관실 등 57개 격실을 차례로 장악해 나갔습니다. 특히 작전 막바지 일부 해적들이 AK 소총을 발사하며 끝까지 저항했지만 해적 13명 가운데 8명을 사살했고 5명을 생포했습니다. <질문> 해군 UDT/SEAL팀 최장의 특수부대라는 명성이 거저 얻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어요? <답변> 이번 진압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요원들은 해군특수전 여단, 즉 UDT 대원들이었습니다. UDT 대원들의 임무는 전시에 적진 깊숙이 침투해 작전의 최선봉에 서는 겁니다. 잠수와 정찰, 특전전술 등 일당 백의 역량을 지녔기 때문에 인간 병기라고도 불립니다. 평시에도 전시를 가상해 완전군장 구보와 해상훈련 등 지옥훈련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모두 기억하시겠습니다만 지난 천안함 사건당시 구조작업을 벌이다 산화한 고 한주호 준위는 바로 살아있는 UDT의 전설이었습니다. UDT는 지난 1955년 창설된 이후 항상 위험한 작전의 최선봉에 서 왔습니다. 2001년에서 2003년 사이 아프가스스탄전과 동티모르전에 참가해 혁혁한 공을 세웠고, 제 2연평해전에선 침몰한 참수리정 인양에 앞서 폭발물 제거를 위해 가장 먼저 바다로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한 준위의 정신을 이어받은 후배 UDT 대원들은 이번에도 삼호주얼리 호에 가장 먼저 승전해 해적들을 제압하고 인질들을 구출해낸 성과를 올렸습니다. <질문> 작전자체는 완벽했지만 해적들도 격렬히 저항하지 않았습니까? <답변> 청해부대 요원들이 진입할 당시 선박에는 해적들이 13명이 있었습니다. 이들 해적들은 대부분 AK 소총 등으로 무장한 상태였습니다. 작전이 시작되자 해적들은 거세가 저항했다고 군은 밝혔습니다. 오늘 작전 끝에 해적들이 갖고 있던 장비와 무기들이 모두 압수됐는데 이 장비들을 보면 중화기들이 즐비했습니다. 또 이번에 압수된 해적선 소형 선박을 보면 4,5미터 정도의 길이에, 모터가 달려있습니다. 해상에서 시속 30노트, 즉 시속 55킬로미터 정도의 속도로 달릴 수 있습니다. 이번 해적들은 기동성이 높은 작은 배들도 활용했습니다. 높은 갑판으로 올라가기 위해 철제 사다리 여러 개를 나사못으로 연결한 특수 장비도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적 전문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최재선 박사의 얘기 들어 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최재선(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박사): "선박들이 선박 외부에다가 철조망 같은 것을 쳐놓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해적들은 사다리에 별도로 담요같은 것을 깔고 선박에 침입합니다." 지난 18일 1차 구출작전이 벌어졌는데 그 때는 우리 특수부대원 3명이 해적들이 쏜 포탄에 부상당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청해부대의 전격적인 작전 앞에 해적들은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청해부대 작전 성공은 소말리아 해적 전체에도 적지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이번엔 협상을 배제하고 단호하게 대응했는데 이게 통했어요? <답변> 그동안 우리 선박이 해적에 납치된 것은 모두 8차례였어요. 그렇지만 군사작전으로 해적을 소탕하고 인질을 구출해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우리 정부와 군이 단호하게 대응을 했는데 결국 성과를 거뒀다 이런 평갑니다. 그런데 정부는 해적과 협상을 할 것이냐 아니면 군사적인 대응을 할 것이냐는 놓고 고민을 해 왔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군사적 대응을 택했습니다. 협상은 아예 배제됐고 군사작전을 준비했습니다. 그동안의 피랍 해결 사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정부가 협상이 아닌 군사작전을 선택한 것은 협상 방식을 계속할 경우 우리 선박들이 계속 해적들의 피랍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정부의 이런 판단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겁니다. 이 대통령은 어제 군 작전을 지시한데 이어 오늘 오후 3시 국방장관으로부터 작전이 성공적으로 종료됐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 대통령의 얘기 직접 들어 보시죠. <녹취> 이명박(대통령): "우리 군은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완벽하게 작전을 수행해 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과 함게 치하와 격려를 보냅니다." 이 대통령은 또 최영함에 전화를 걸어 함장 조영주 대령을 비롯한 청해부대 장병들에게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질문>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은 별로 흔치는 않은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인질들의 안전 문제 때문이겠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소말리아 해안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선박 납치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군사작전을 통한 인질구출 성공사례는 아주 드문 경우에 속합니다. 지난 2005년 이래 예닐곱 건에 불과합니다. 90% 이상이 협상을 통한 해결 쪽입니다. 그런데 요즘엔 워낙 피랍 사건이 늘어서인지, 군사작전도 종종 이뤄지고 있습니다. 해적에 가장 강경한 나라는 프랑스인데요, 지금까지 서너차례 군사작전을 벌여 대부분 인질 구출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4월 작전 땐 구출과정에서 인질 1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해적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이 쉽진 않다는 얘긴데요, 영국 BBC 방송은, 군사 작전의 성공 요인으로 선원들의 안전 장소 대피와 인근 다른나라 함정과의 공조를 꼽기도 했습니다. 유럽연합은 소속 나라들끼리 대 해적 공조가 잘 이뤄지는 편인데요, 그래도 군사작전은 아주 드문 편입니다. EU 해군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패디 오케네디(EUNAVFOR, EU 해군 대변인) <질문> 해적 사업은 이문이 가장 많이 남는 비즈니스라고도 하죠, 그런데, 런던에서 주로 협상이 많이 이뤄진다고 하던데 ,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네, 런던이 해적들의 본부가 되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이 꼬집을 정돈데요, 이유가 있습니다. 런던은 대영제국 이래 국제 해상운송 거래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고요, 재보험의 3분 2 이상이 런던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통상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은데요, 해적들이 선장을 통해 선주 측에 협상을 제의하면, 선주들은 보험사에 맡기고, 보험사측은 자기들이 보험을 든 2차 보험사, 즉 재보험사에 사건을 넘기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보험의 중심이 바로 런던입니다. 보험사들이 전문 변호사와 브로커들에게 해적과의 협상을 맡기면, 이제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됩니다. 협상은 은밀히 이뤄지는데요, 해적과 직접 협상에 나서는 브로커들의 경우 신원 노출을 극도로 꺼립니다. 해적들이 극성을 부리면서 최근엔, 돈을 받고 무장인력을 배에 배치해주는 사설 보안업체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질문> 소말리아 해적은 누구이고, 왜 그렇게 해적질을 계속하는 건가요? <답변> 네, 소말리아에서 해적들이 창궐하는데는 역사적인 맥락이 있습니다. 1990년대 초 독재 정권이 무너진 이래 소말리아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데요,정부엔 해적을 소탕할 힘 자체가 없는 셈입니다. 유럽 등 외국의 배들이 소말리아 바다에 몰래 들어가 불법조업을 하거나 산업폐기물을 버리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것도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외국 배에 맞서 소말리아 군벌과 어부들이 소말리아 해상경비대 같은 집단을 오래 전에 만들었는데요, 해적 집단의 원조가 되기도 했습니다. 소말리아 어부들은 해적들을 오히려 보호자로 인식한다고 합니다. 해적들은 보통, 전직 어부들이나 군벌 무장대원들, 그리고 무기와 GPS 등을 다루는 전문 기술자들로 분업화돼있는데요, 워낙 돈벌이가 잘 돼서 소말리아의 최대 사업이 된 지 오랩니다. 지금까지 런던에서 김태선입니다. <질문> 정부가 후속조치에 들어 갔다구요? <답변> 정부는 위험지역을 운항하는 선박들의 안전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입니다. 해적 퇴치는 개별 국가가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인 만큼 국제공조를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개별 선사들이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는 자구책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위험 지역 운항 선박에는 보안 요원을 승선시키고 해적 침입에 대비해 선박 내 대피소 시설 강화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해적 퇴치는 국제 연합 작전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 1척뿐인 우리 해군 함정 증파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생포된 해적 5명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도 관심사인데 관련국들과 협의해 신병 처리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우리나라로 이송해 국내법으로 처벌하는 방안과 현지의 제3국에 인계해 처벌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응분의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하는 만큼 신병을 쉽게 풀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질문> 금미호는 어떤 상태인가요? <답변> 이번 삼호 주얼리호 피랍은 해결됐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한 사건이 있습니다. 금미 305호인데요. 지난해 10월 역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돼서 현재 석달 넘게 억류되고 있습니다. 금미 305호에는 한국인 2명 등 모두 43명이 타고 있습니다. 현재 해적들과 협상이 진행중인데 쉽지 않다고 합니다. 해적들이 요구하는 몸값이 턱없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금미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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