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eye] 미국, 친환경·소형차가 대세

입력 2011.01.23 (08:58) 수정 2011.03.0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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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처럼 기름 값이 비쌀 때는 작고 야무진 차가 인기죠. 이런 경향은 올해 첫 자동차박람회인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두드러졌다고 합니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친환경 전기차와 경제성과 실용성을 갖춘 소형차들이 이번 모터쇼의 화두였는데요... 임장원 특파원이 현장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녹취> “2011년 북미 올해의 차는... 쉐보레 볼트입니다.”



한 번 충전하면 가솔린의 도움을 받아 6백 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는 전기차, 디트로이트 모터쇼 개막 첫 날 최고의 스타가 된 GM의 시보레 볼틉니다.



지난해 판매량 4백 대...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차량이 20만 대나 팔린 현대 소나타를 제치고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겁니다.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전기차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줍니다.



<인터뷰>스티빈 걸스키(GM 부사장) : “볼트는 최첨단 기술로 무장했습니다. GM뿐 아니라 미국 전기차의 상징입니다.”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자동차 업체들의 노력은 이번 모터쇼에서도 다양한 전기차의 출품으로 이어졌습니다.



포드가 올 연말부터 판매하겠다며 공개한 전기차 포커습니다.



전기차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배터리 충전시간을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는 게 포드의 설명입니다.



240볼트 전용 충전기를 사용해 3시간이면 완전 충전이 된다는 겁니다.



실내에는 전용 계기판을 달았고, 스마트폰으로 충전 상황과 주행 관련 정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빌 포드(포드자동차 회장) : “우리는 단지 하나의 차를 만드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첨단 기술을 총체적으로 전하려는 것입니다.”



폭발적인 힘과 가속력이 필요한 스포츠카도 전기로 달릴 수 있을까?



메르세데스 벤츠가 2년 뒤부터 시판할 이 멋진 스포츠카는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슈퍼 전기찹니다.



차체 앞뒤에 전기모터 4개를 달았습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 데 4초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엄청난 소음과 배기가스에서 자유로운 슈퍼 스포츠카에 대한 상상이 현실로 바뀐 겁니다.



<인터뷰>그렉 클락(메르세데스 벤츠 매니저) : “이 차는 슈퍼카의 미래입니다. 이 차에 관심을 가질 고객이 대단히 많고, 몇몇은 벌써 예약금을 걸고 있습니다.”



볼보는 소형 전기차를 선보이면서, 이 차가 정면충돌로 크게 부서진 모습도 함께 전시했습니다.



새 차만, 그것도 최대한 광택을 내서 홍보하는 모터쇼에선 매우 이례적입니다.



충돌 사고 때 배터리 폭발 등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전기 차가 얼마나 안전하게 설계됐는지를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겁니다.



<인터뷰>얀 이바슨(볼보 안전센터) : “이 아래에 배터리가 있는데, 배터리가 장착된 부위는 (정면충돌에도) 거의 손상을 입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전기차 개발이 줄을 잇고 있지만, 대중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채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전기차 값은 여전히 비싸게 느껴지고, 충전 시설도 크게 부족합니다.



<인터뷰>빌 비스닉(자동차전문지 편집장) : “소비자들은 전기차 기술이 아직 검증되거나 성숙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래서 2세대·3세대 전기차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려고 할 겁니다.”



금융위기 이후 급감했던 미국의 자동차 수요는 올해 본격적인 회복세가 예상됩니다.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들의 자동차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파릅니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이 미래형 전기차를 대신해 당장 시장에서 승부할 주력 상품으로 들고 나온 건 대부분 소형차였습니다.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화려했던 포드의 신차 발표회... 무대 위에 올려진 차들은 모두 배기량 2천CC 미만입니다.



<인터뷰>죠 힌리치스(포드 부사장) : “비싼 기름 값과 환경 문제 때문에 소비자들이 확실히 연비에 민감해졌습니다.”



GM 역시 배기량 천5백CC 안팎의 소형차 시보레 소닉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습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GM의 첫 소형차라며 회장이 직접 홍보에 나섰습니다.

 

GM은 심지어 중형인 뷰익 브랜드에서도 배기량 천8백CC 준중형 차량을 대표 모델로 공개했습니다.



중대형차 위주였던 미국 업체들이 한꺼번에 작은 차를 전면에 내세운 건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인터뷰>벤 올리버(영국 자동차 전문기자) : “이건 세계적인 흐름이고, 미국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미국인들은 매우 크고 기름 많이 먹는 차를 선호했는데, 이젠 작은 엔진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포드가 새로 선보인 아담한 크기의 7인승 차량입니다.



이렇게 두 손에 물건을 들고 이 차의 트렁크를 열어보겠습니다.



뒷 범퍼 주변에서 발을 움직이자,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립니다.



<인터뷰>존 데이비드(포드 엔지니어) : “뒷범퍼의 세로축과 가로축에 센서가 내장돼있습니다. 차 열쇠를 주머니에 넣고 있으면 그 센서들이 발의 움직임을 감지해 트렁크를 열어줍니다.”



벼랑 끝에 내몰렸던 미국 업체들이 작고 실용적인 차량으로 재도약을 꿈꾸는 상황... 소형차 시장의 강자인 일본, 우리나라 기업들과의 격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미국 업체들의 소형차 공세에 맞설 일본 혼다의 새 소형차 모델입니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26만 대나 팔린 ’시빅’의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컨셉트카 형태로 공개했지만, 실제론 올 봄부터 바로 시장에 투입될 주력 상품입니다.



<녹취>존 멘델(미국 혼다 부사장) : “신형 시빅은 외형이 작아졌지만, 내부시설을 고급화해 운전의 즐거움을 드리고, 연비도 더 좋아졌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차가 내놓은 신 모델도 역시 소형차였습니다.



현대가 선보인 이 소형차는 생김새가 독특합니다. 조수석 쪽을 보면 문이 두 개인데, 운전석 쪽에는 문이 하나 밖에 없습니다.



세단도 아니고 쿠페도 아닌 독특한 디자인은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인상적이라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인터뷰>존 크라프칙(현대차 미국판매법인장) : “우리 소형차들은 모두 신차이고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상황은 매우 좋다고 봅니다.”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몰려 한층 치열해질 경쟁을 예고했습니다.



그 경쟁에서 승자가 되려면 작고 실용적이면서도 멋진 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미국 차의 변신이 보여주는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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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eye] 미국, 친환경·소형차가 대세
    • 입력 2011-01-23 08:58:43
    • 수정2011-03-02 16:39:14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요즘처럼 기름 값이 비쌀 때는 작고 야무진 차가 인기죠. 이런 경향은 올해 첫 자동차박람회인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두드러졌다고 합니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친환경 전기차와 경제성과 실용성을 갖춘 소형차들이 이번 모터쇼의 화두였는데요... 임장원 특파원이 현장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녹취> “2011년 북미 올해의 차는... 쉐보레 볼트입니다.”

한 번 충전하면 가솔린의 도움을 받아 6백 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는 전기차, 디트로이트 모터쇼 개막 첫 날 최고의 스타가 된 GM의 시보레 볼틉니다.

지난해 판매량 4백 대...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차량이 20만 대나 팔린 현대 소나타를 제치고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겁니다.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전기차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줍니다.

<인터뷰>스티빈 걸스키(GM 부사장) : “볼트는 최첨단 기술로 무장했습니다. GM뿐 아니라 미국 전기차의 상징입니다.”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자동차 업체들의 노력은 이번 모터쇼에서도 다양한 전기차의 출품으로 이어졌습니다.

포드가 올 연말부터 판매하겠다며 공개한 전기차 포커습니다.

전기차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배터리 충전시간을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는 게 포드의 설명입니다.

240볼트 전용 충전기를 사용해 3시간이면 완전 충전이 된다는 겁니다.

실내에는 전용 계기판을 달았고, 스마트폰으로 충전 상황과 주행 관련 정보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빌 포드(포드자동차 회장) : “우리는 단지 하나의 차를 만드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첨단 기술을 총체적으로 전하려는 것입니다.”

폭발적인 힘과 가속력이 필요한 스포츠카도 전기로 달릴 수 있을까?

메르세데스 벤츠가 2년 뒤부터 시판할 이 멋진 스포츠카는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슈퍼 전기찹니다.

차체 앞뒤에 전기모터 4개를 달았습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 데 4초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엄청난 소음과 배기가스에서 자유로운 슈퍼 스포츠카에 대한 상상이 현실로 바뀐 겁니다.

<인터뷰>그렉 클락(메르세데스 벤츠 매니저) : “이 차는 슈퍼카의 미래입니다. 이 차에 관심을 가질 고객이 대단히 많고, 몇몇은 벌써 예약금을 걸고 있습니다.”

볼보는 소형 전기차를 선보이면서, 이 차가 정면충돌로 크게 부서진 모습도 함께 전시했습니다.

새 차만, 그것도 최대한 광택을 내서 홍보하는 모터쇼에선 매우 이례적입니다.

충돌 사고 때 배터리 폭발 등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전기 차가 얼마나 안전하게 설계됐는지를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겁니다.

<인터뷰>얀 이바슨(볼보 안전센터) : “이 아래에 배터리가 있는데, 배터리가 장착된 부위는 (정면충돌에도) 거의 손상을 입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전기차 개발이 줄을 잇고 있지만, 대중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채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전기차 값은 여전히 비싸게 느껴지고, 충전 시설도 크게 부족합니다.

<인터뷰>빌 비스닉(자동차전문지 편집장) : “소비자들은 전기차 기술이 아직 검증되거나 성숙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래서 2세대·3세대 전기차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려고 할 겁니다.”

금융위기 이후 급감했던 미국의 자동차 수요는 올해 본격적인 회복세가 예상됩니다.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들의 자동차 시장 성장세는 더욱 가파릅니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이 미래형 전기차를 대신해 당장 시장에서 승부할 주력 상품으로 들고 나온 건 대부분 소형차였습니다.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화려했던 포드의 신차 발표회... 무대 위에 올려진 차들은 모두 배기량 2천CC 미만입니다.

<인터뷰>죠 힌리치스(포드 부사장) : “비싼 기름 값과 환경 문제 때문에 소비자들이 확실히 연비에 민감해졌습니다.”

GM 역시 배기량 천5백CC 안팎의 소형차 시보레 소닉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습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GM의 첫 소형차라며 회장이 직접 홍보에 나섰습니다.
 
GM은 심지어 중형인 뷰익 브랜드에서도 배기량 천8백CC 준중형 차량을 대표 모델로 공개했습니다.

중대형차 위주였던 미국 업체들이 한꺼번에 작은 차를 전면에 내세운 건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인터뷰>벤 올리버(영국 자동차 전문기자) : “이건 세계적인 흐름이고, 미국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미국인들은 매우 크고 기름 많이 먹는 차를 선호했는데, 이젠 작은 엔진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포드가 새로 선보인 아담한 크기의 7인승 차량입니다.

이렇게 두 손에 물건을 들고 이 차의 트렁크를 열어보겠습니다.

뒷 범퍼 주변에서 발을 움직이자,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립니다.

<인터뷰>존 데이비드(포드 엔지니어) : “뒷범퍼의 세로축과 가로축에 센서가 내장돼있습니다. 차 열쇠를 주머니에 넣고 있으면 그 센서들이 발의 움직임을 감지해 트렁크를 열어줍니다.”

벼랑 끝에 내몰렸던 미국 업체들이 작고 실용적인 차량으로 재도약을 꿈꾸는 상황... 소형차 시장의 강자인 일본, 우리나라 기업들과의 격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미국 업체들의 소형차 공세에 맞설 일본 혼다의 새 소형차 모델입니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26만 대나 팔린 ’시빅’의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렸습니다. 컨셉트카 형태로 공개했지만, 실제론 올 봄부터 바로 시장에 투입될 주력 상품입니다.

<녹취>존 멘델(미국 혼다 부사장) : “신형 시빅은 외형이 작아졌지만, 내부시설을 고급화해 운전의 즐거움을 드리고, 연비도 더 좋아졌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차가 내놓은 신 모델도 역시 소형차였습니다.

현대가 선보인 이 소형차는 생김새가 독특합니다. 조수석 쪽을 보면 문이 두 개인데, 운전석 쪽에는 문이 하나 밖에 없습니다.

세단도 아니고 쿠페도 아닌 독특한 디자인은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인상적이라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인터뷰>존 크라프칙(현대차 미국판매법인장) : “우리 소형차들은 모두 신차이고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상황은 매우 좋다고 봅니다.”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몰려 한층 치열해질 경쟁을 예고했습니다.

그 경쟁에서 승자가 되려면 작고 실용적이면서도 멋진 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미국 차의 변신이 보여주는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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