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발 물가대란…설 앞두고 초비상

입력 2011.01.31 (22:01) 수정 2011.01.3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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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신흥국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소비자 물가가 치솟고 있습니다.

달러화 약세와 이상 기온 등으로 에너지와 식품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입니다.

아르헨티나는 12.4%, 인도 9.4%, 브라질 5.9%, 중국도 5.4%나 올랐는데요.

특히, 식품가격지수는 지난달 214.8로 종전 최고치였던 2008년 6월 213.5를 갈아치웠습니다.

치솟는 먹을거리 물가로 전쟁 아니 전쟁을 벌이는 나라들, 먼저 박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밤중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알제리 국민들이 설탕과 육류 등 식품가격이 치솟자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시위자 : "젊은이들이 이 땅을 떠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부는 식품가격을 올려서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요르단에서도 시위대는 수도 암만의 물가가 아랍권에서 가장 높다며 총리 퇴진까지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마이사라(암만 시민) : "지금 경제상황으로 볼 때 식료품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어요."

금융위기 극복 이후 먹을거리 수요는 더 늘었지만, 폭우 등 기상이변에 따른 작황 악화로 세계 식품시장에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선 칠리 고추값이 몇 주 새 5배 오르자 정부가 고추 종자 무상제공에 나섰고, 인도에선 카레 주재료인 양파값이 4배 이상 오르는 등 식품물가에 비상이 걸리자 일부 농산물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29개월 만에 최고의 물가상승을 겪고 있는 중국도 비축된 쌀과 옥수수를 대거 방출했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많은 신흥국 정부들이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등 그야말로 총력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찬형 입니다.

<앵커멘트>

이같은 식품가격 급등은 단지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닙니다.

이상기온에다 구제역까지 겹친 탓에 우리나라도 설을 앞두고 밥상 물가가 치솟고 있는데요.

정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물가불안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당도가 높기로 유명한 안성산 신고배.

하지만, 작황이 좋지 않아 제수용은 1년 전보다 가격이 50% 이상 뛰었습니다.

<인터뷰> 김종보(안성 과수농협 과장) : "작년에 태풍피해하고 꽃눈 냉해 피해 때문 에 공급상황은 지난해에 비해 50% 줄어든 상태입니다."

정부가 농협을 통해 과일 공급량을 늘리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이렇게 농협을 거쳐 출하되는 과일은 시장에 풀리는 전체 물량의 15%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상기온에다 구제역까지 겹치면서 설 성수품 가격은 많게는 60%까지 올랐고, 배추와 대파 가격도 두 배 이상 뛰었습니다.

지난주 경남의 한 공판장에서는 돼지고기가 소고기보다 더 비싸게 팔리기도 했습니다.

공급 물량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에도 시장 반응은 싸늘합니다.

<녹취> 도매시장 관계자 : "임시적인 처방밖에 안 되죠. 작년에 작황이 한정돼 있는 건데 지금 임시로 설 물가 조 정할라고 댕겨서 내는 것밖에 더 됩니까."

이 때문에 물가 불안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인터뷰> 임희정(현대경제연구원) : "풍선효과 등으로 지금은 눌려 있지만 그 분량만큼 인상이 되면 물가 불안이 이어 질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농산물 선물시장 도입 등 식품물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보다 장기적인 처방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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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발 물가대란…설 앞두고 초비상
    • 입력 2011-01-31 22:01:53
    • 수정2011-01-31 2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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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신흥국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소비자 물가가 치솟고 있습니다. 달러화 약세와 이상 기온 등으로 에너지와 식품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입니다. 아르헨티나는 12.4%, 인도 9.4%, 브라질 5.9%, 중국도 5.4%나 올랐는데요. 특히, 식품가격지수는 지난달 214.8로 종전 최고치였던 2008년 6월 213.5를 갈아치웠습니다. 치솟는 먹을거리 물가로 전쟁 아니 전쟁을 벌이는 나라들, 먼저 박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밤중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알제리 국민들이 설탕과 육류 등 식품가격이 치솟자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시위자 : "젊은이들이 이 땅을 떠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부는 식품가격을 올려서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요르단에서도 시위대는 수도 암만의 물가가 아랍권에서 가장 높다며 총리 퇴진까지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마이사라(암만 시민) : "지금 경제상황으로 볼 때 식료품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어요." 금융위기 극복 이후 먹을거리 수요는 더 늘었지만, 폭우 등 기상이변에 따른 작황 악화로 세계 식품시장에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선 칠리 고추값이 몇 주 새 5배 오르자 정부가 고추 종자 무상제공에 나섰고, 인도에선 카레 주재료인 양파값이 4배 이상 오르는 등 식품물가에 비상이 걸리자 일부 농산물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29개월 만에 최고의 물가상승을 겪고 있는 중국도 비축된 쌀과 옥수수를 대거 방출했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많은 신흥국 정부들이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등 그야말로 총력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찬형 입니다. <앵커멘트> 이같은 식품가격 급등은 단지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닙니다. 이상기온에다 구제역까지 겹친 탓에 우리나라도 설을 앞두고 밥상 물가가 치솟고 있는데요. 정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물가불안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당도가 높기로 유명한 안성산 신고배. 하지만, 작황이 좋지 않아 제수용은 1년 전보다 가격이 50% 이상 뛰었습니다. <인터뷰> 김종보(안성 과수농협 과장) : "작년에 태풍피해하고 꽃눈 냉해 피해 때문 에 공급상황은 지난해에 비해 50% 줄어든 상태입니다." 정부가 농협을 통해 과일 공급량을 늘리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이렇게 농협을 거쳐 출하되는 과일은 시장에 풀리는 전체 물량의 15%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상기온에다 구제역까지 겹치면서 설 성수품 가격은 많게는 60%까지 올랐고, 배추와 대파 가격도 두 배 이상 뛰었습니다. 지난주 경남의 한 공판장에서는 돼지고기가 소고기보다 더 비싸게 팔리기도 했습니다. 공급 물량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에도 시장 반응은 싸늘합니다. <녹취> 도매시장 관계자 : "임시적인 처방밖에 안 되죠. 작년에 작황이 한정돼 있는 건데 지금 임시로 설 물가 조 정할라고 댕겨서 내는 것밖에 더 됩니까." 이 때문에 물가 불안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인터뷰> 임희정(현대경제연구원) : "풍선효과 등으로 지금은 눌려 있지만 그 분량만큼 인상이 되면 물가 불안이 이어 질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농산물 선물시장 도입 등 식품물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보다 장기적인 처방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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