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기상이변 속출…‘뒷북 예보’ 언제까지?

입력 2011.02.1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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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며칠 간의 폭설은 그야말로 기상 이변이었습니다.



강릉지역은 100년 만의 폭설이었고 포항과 울산도 기상 관측 이후 최다 적설량을 기록했습니다.



서울과 전주에도 지난해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는데요.



연이은 폭설은 시설물 붕괴 같은 1차 피해뿐 아니라 관광과 레저, 물류업 등에 연쇄적인 2차 피해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먼저 엄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원 영동 대표적 관광지인 동해 망상해변.텅 빈 바다는 적막한 기운마저 감돕니다.



그나마 몇 안 되는 관광객들도 눈을 헤치다 지쳐 금세 자리를 뜹니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이 일대 업소의 80%가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물류 수송에도 차질이 막대합니다. 우체국 창고에 배달하지 못한 물품이 쌓여있습니다.



당장 상할 우려가 있는 식품류와 납입 기한이 정해진 고지서가 걱정입니다.



식당들은 식자재를 제 때 공급받지 못해 전전긍긍입니다.



<인터뷰> 이상기(중국음식 전문점 사장) : "짬뽕을 생물만 쓰기 때문에 생물이 교통편이 안 좋아서 오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냉동을 안 쓰니까."



어판장과 건어물가게, 횟집도 절반은 문을 닫았고, 절반은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폭설에 풍랑으로 조업이 중단되고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정희(상인) : "모르겠어. 굶고 살아야지..밥만 먹고살면 되겠지. 더 이상 뭐 이래 가지고는 큰일이에요."



이번 겨울 내내 계속된 한파와 잦은 폭설로 동해안뿐 아니라 전국 골프장과 스키장 등 야외 스포츠 시설에서도 이용객이 줄면서 유례없는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질문>



어제는 평소 눈구경을 하기가 어려운 영남지방에도 많은 눈이 내려서 피해가 컸습니다.



김성한 기자! 혹독했던 이번 폭설이 이번 겨울의 한파와 깊은 연관이 있다구요?



<답변>



네, 북극에서 시작된 한파는 한반도 쪽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동해로 확장해 왔습니다.



예년보다 수온이 높은 동해 바다에선 많은 수증기가 발생했고, 평소보다 훨씬 강한 눈구름이 만들어졌습니다.



북극에서 내려온 찬 공기는 지난달 내내 이상 한파를 일으켰습니다.



지난달 서울의 평균 기온은 영하 7.2도로 48년 만에 가장 추웠습니다.



그런데 모스크바의 평균기온은 영하 7.4도였습니다. 지난달 서울은 모스크바 급의 추위를 경험한 셈입니다.



한파와 폭설과 같은 기상이변은 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되고, 파급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최근 기상이변의 현황과 전망을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매서운 추위 끝에 쏟아진 폭설, 상상하기 힘든 수준의 겨울철 기상이변 이었지만 지난해 여름엔 이와는 정반대의 재해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이번 겨울 기록적인 폭설에, 관측 사상 낮기온이 가장 낮았던 반면 지난 여름엔 3개의 태풍이 연이어 북상했고 열대야로 최저기온은 관측 이후 최고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상재해의 양극화 현상은 기후 변화의 산물이라고 지적합니다.



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져 폭염과 집중호우 발생이 늘어나도, 한파는 없어 지지 않고 남아 있어 폭설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조천호 과장(국립기상연구소) : "기후의 변동의 폭이 커지게 됩니다.그로인해 극한이라고 하는 폭염이나 가뭄이나 홍수 같은 현상이(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재해는 갈수록 증가해 2000년대 재해 피해액은 연평균 2조 3천억 원, 90년대보다 3배 이상 늘었습니다.



기후변화는 계속 가속화되고 있어 이로 인한 피해도 더욱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질문>



기상이변은 이번뿐이 아니고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하고 규모도 더 커진다던데요.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답변>



네, 기후변화는 위험 요소이긴 하지만 적절히 대응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고, 또 반대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신방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체감온도 영하 20도 안팎의 맹추위, 시민들의 옷차림은 여느 때보다 더욱 두툼해졌습니다.



이 의류업체의 이번 겨울 매출은 60% 이상 늘었습니다. 자체 분석을 통해 한파에 미리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창근(제일모직 팀장) : "기후변화 대응 티에프를 구성해.. 기후 변화에 따라 판매 추이를 분석해서 수요 예측모델을 개발했고요."



이번 한파로 스포츠 서비스업체 91%가 매출이 줄었고, 테마파크도 된 서리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백화점과 정유 업체는 한파 덕을 본 곳이 많았습니다.



날씨경영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지만 기상정보를 활용하는 기업은 아직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기상청의 장기예보 정확도가 4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 기후변화에 따라 극단적으로 다양해지는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인터뷰> 오재호(부경대 대기과학과 교수) : "여러가지 다양한 기후변화 시나리오 개발 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후 변화가 약하게 또는 세게 일어났을 때 각각의 경우에 대응 할 수 있기 때문에.."



또 이런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극한 기상에 대한 예측 기술 개발과 산업별 대응책도 마련도 시급합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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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2-15 22: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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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며칠 간의 폭설은 그야말로 기상 이변이었습니다.

강릉지역은 100년 만의 폭설이었고 포항과 울산도 기상 관측 이후 최다 적설량을 기록했습니다.

서울과 전주에도 지난해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는데요.

연이은 폭설은 시설물 붕괴 같은 1차 피해뿐 아니라 관광과 레저, 물류업 등에 연쇄적인 2차 피해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먼저 엄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원 영동 대표적 관광지인 동해 망상해변.텅 빈 바다는 적막한 기운마저 감돕니다.

그나마 몇 안 되는 관광객들도 눈을 헤치다 지쳐 금세 자리를 뜹니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이 일대 업소의 80%가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물류 수송에도 차질이 막대합니다. 우체국 창고에 배달하지 못한 물품이 쌓여있습니다.

당장 상할 우려가 있는 식품류와 납입 기한이 정해진 고지서가 걱정입니다.

식당들은 식자재를 제 때 공급받지 못해 전전긍긍입니다.

<인터뷰> 이상기(중국음식 전문점 사장) : "짬뽕을 생물만 쓰기 때문에 생물이 교통편이 안 좋아서 오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냉동을 안 쓰니까."

어판장과 건어물가게, 횟집도 절반은 문을 닫았고, 절반은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폭설에 풍랑으로 조업이 중단되고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정희(상인) : "모르겠어. 굶고 살아야지..밥만 먹고살면 되겠지. 더 이상 뭐 이래 가지고는 큰일이에요."

이번 겨울 내내 계속된 한파와 잦은 폭설로 동해안뿐 아니라 전국 골프장과 스키장 등 야외 스포츠 시설에서도 이용객이 줄면서 유례없는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질문>

어제는 평소 눈구경을 하기가 어려운 영남지방에도 많은 눈이 내려서 피해가 컸습니다.

김성한 기자! 혹독했던 이번 폭설이 이번 겨울의 한파와 깊은 연관이 있다구요?

<답변>

네, 북극에서 시작된 한파는 한반도 쪽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동해로 확장해 왔습니다.

예년보다 수온이 높은 동해 바다에선 많은 수증기가 발생했고, 평소보다 훨씬 강한 눈구름이 만들어졌습니다.

북극에서 내려온 찬 공기는 지난달 내내 이상 한파를 일으켰습니다.

지난달 서울의 평균 기온은 영하 7.2도로 48년 만에 가장 추웠습니다.

그런데 모스크바의 평균기온은 영하 7.4도였습니다. 지난달 서울은 모스크바 급의 추위를 경험한 셈입니다.

한파와 폭설과 같은 기상이변은 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되고, 파급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최근 기상이변의 현황과 전망을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매서운 추위 끝에 쏟아진 폭설, 상상하기 힘든 수준의 겨울철 기상이변 이었지만 지난해 여름엔 이와는 정반대의 재해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이번 겨울 기록적인 폭설에, 관측 사상 낮기온이 가장 낮았던 반면 지난 여름엔 3개의 태풍이 연이어 북상했고 열대야로 최저기온은 관측 이후 최고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상재해의 양극화 현상은 기후 변화의 산물이라고 지적합니다.

온난화로 기온이 높아져 폭염과 집중호우 발생이 늘어나도, 한파는 없어 지지 않고 남아 있어 폭설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조천호 과장(국립기상연구소) : "기후의 변동의 폭이 커지게 됩니다.그로인해 극한이라고 하는 폭염이나 가뭄이나 홍수 같은 현상이(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재해는 갈수록 증가해 2000년대 재해 피해액은 연평균 2조 3천억 원, 90년대보다 3배 이상 늘었습니다.

기후변화는 계속 가속화되고 있어 이로 인한 피해도 더욱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질문>

기상이변은 이번뿐이 아니고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하고 규모도 더 커진다던데요.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답변>

네, 기후변화는 위험 요소이긴 하지만 적절히 대응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고, 또 반대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신방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체감온도 영하 20도 안팎의 맹추위, 시민들의 옷차림은 여느 때보다 더욱 두툼해졌습니다.

이 의류업체의 이번 겨울 매출은 60% 이상 늘었습니다. 자체 분석을 통해 한파에 미리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창근(제일모직 팀장) : "기후변화 대응 티에프를 구성해.. 기후 변화에 따라 판매 추이를 분석해서 수요 예측모델을 개발했고요."

이번 한파로 스포츠 서비스업체 91%가 매출이 줄었고, 테마파크도 된 서리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백화점과 정유 업체는 한파 덕을 본 곳이 많았습니다.

날씨경영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지만 기상정보를 활용하는 기업은 아직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기상청의 장기예보 정확도가 4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 기후변화에 따라 극단적으로 다양해지는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인터뷰> 오재호(부경대 대기과학과 교수) : "여러가지 다양한 기후변화 시나리오 개발 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후 변화가 약하게 또는 세게 일어났을 때 각각의 경우에 대응 할 수 있기 때문에.."

또 이런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극한 기상에 대한 예측 기술 개발과 산업별 대응책도 마련도 시급합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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