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먹을 것 없는 칠순 생일상

입력 2011.02.17 (07:28) 수정 2011.02.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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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열 객원 해설위원]



어제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이었습니다. 출생년도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우리나이로 이제 일흔이 된 겁니다. 해마다 그랬듯이 올해도 이런저런 경축행사로 떠들썩합니다. 그러나 70회 생일상을 받은 김정일의 북한 체제는 그렇게 즐겁지 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굶주리고 헐벗은 대다수 북한 백성들에게 지도자의 생일이 무슨 흥겨운 잔치가 되겠습니까? 이틀을 연휴로 쉬고 특별 배급이 지급된다해도 당장 내일 먹을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인민들에게 지도자의 요란스런 생일잔치는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요 ?



지도자 김정일은 70세가 되도록 사실 인민들에게 내세울 만한 업적이 없습니다. 아버지 김일성의 70회 생일을 기념해 대동강변에 주체탑을 건립했던 김정일은 정작 본인의 70회 생일을 맞이해선 세계각국에 식량 지원을 구걸하는 실패한 체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군정치의 명분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등을 감행해 정권은 유지할 수 있었겠지만 국가경제는 파탄나고 굶주린 인민들은 목숨을 건 탈북대열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하나 뿐인 주체와 자주의 나라로 선전하고 있지만 북한 경제는 중국의 지원없이는 하루도 버틸 수 없을만큼 종속됐습니다.



석탄이며 철광석 등 주요 지하자원 개발권은 중국에 넘어갔고 심지어 영토의 일부마저 50년간 임차해준 나라로 전락했습니다. 핵개발과 군사적 도발로 체제연장을 꾀하고있지만 국제사회에서 고립만 심화될 뿐입니다. 안팎이 흔들리면서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70회 생일을 맞은 김정일은 서둘러 세습권력을 안착시키려 하지만 뜻대로 될지 의문입니다. 후계자 경쟁에서 탈락한 2남 정철이 아버지 생일을 이틀 앞두고 싱가폴에서 자본주의 팝스타의 공연에 환호했다는 사실은 차라리 기이하기까지 합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 가장 폐쇄된 체제, 가장 이중적인 독재자의 아들이 초호화판 호텔에 숙식하며 VIP석에 앉아 몸을 흔들어대는 모습은 한편의 기막힌 코미디입니다. 그럼에도 북한의 넘버 투 맨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남한 당국은 대화를 파탄 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큰소리를 치고 있습니다. 이래 저래 답답하고 우스꽝스런 70회 생일잔치는 끝났지만 2천 4백만 북한 인민들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커질 것이고 그 파탄의 책임은 전적으로 김정일 본인이 져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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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먹을 것 없는 칠순 생일상
    • 입력 2011-02-17 07:28:37
    • 수정2011-02-17 16: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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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열 객원 해설위원]

어제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이었습니다. 출생년도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우리나이로 이제 일흔이 된 겁니다. 해마다 그랬듯이 올해도 이런저런 경축행사로 떠들썩합니다. 그러나 70회 생일상을 받은 김정일의 북한 체제는 그렇게 즐겁지 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굶주리고 헐벗은 대다수 북한 백성들에게 지도자의 생일이 무슨 흥겨운 잔치가 되겠습니까? 이틀을 연휴로 쉬고 특별 배급이 지급된다해도 당장 내일 먹을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인민들에게 지도자의 요란스런 생일잔치는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요 ?

지도자 김정일은 70세가 되도록 사실 인민들에게 내세울 만한 업적이 없습니다. 아버지 김일성의 70회 생일을 기념해 대동강변에 주체탑을 건립했던 김정일은 정작 본인의 70회 생일을 맞이해선 세계각국에 식량 지원을 구걸하는 실패한 체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군정치의 명분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등을 감행해 정권은 유지할 수 있었겠지만 국가경제는 파탄나고 굶주린 인민들은 목숨을 건 탈북대열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하나 뿐인 주체와 자주의 나라로 선전하고 있지만 북한 경제는 중국의 지원없이는 하루도 버틸 수 없을만큼 종속됐습니다.

석탄이며 철광석 등 주요 지하자원 개발권은 중국에 넘어갔고 심지어 영토의 일부마저 50년간 임차해준 나라로 전락했습니다. 핵개발과 군사적 도발로 체제연장을 꾀하고있지만 국제사회에서 고립만 심화될 뿐입니다. 안팎이 흔들리면서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70회 생일을 맞은 김정일은 서둘러 세습권력을 안착시키려 하지만 뜻대로 될지 의문입니다. 후계자 경쟁에서 탈락한 2남 정철이 아버지 생일을 이틀 앞두고 싱가폴에서 자본주의 팝스타의 공연에 환호했다는 사실은 차라리 기이하기까지 합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 가장 폐쇄된 체제, 가장 이중적인 독재자의 아들이 초호화판 호텔에 숙식하며 VIP석에 앉아 몸을 흔들어대는 모습은 한편의 기막힌 코미디입니다. 그럼에도 북한의 넘버 투 맨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남한 당국은 대화를 파탄 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큰소리를 치고 있습니다. 이래 저래 답답하고 우스꽝스런 70회 생일잔치는 끝났지만 2천 4백만 북한 인민들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커질 것이고 그 파탄의 책임은 전적으로 김정일 본인이 져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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