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질된 졸업 문화, 감동의 뒤풀이로…

입력 2011.02.1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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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에 한 중학교 여학생들의 졸업식 뒤풀이 사진입니다.



교복을 찢고,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청테이프로 입을 막은 뒤 나무에 묶어놓은 충격적인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올해는 경찰까지 동원돼 졸업식장 안팎을 철저히 감시했지만, 엽기 뒤풀이를 막지 못한 겁니다.



정겨웠던 졸업식 풍경이 왜 이렇게까지 바뀌게 됐을까요?



먼저, 추억 속 졸업식장으로 김해정 기자가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리포트>



학교를 떠난다는 말 한 마디가 왜 그렇게 슬펐을까요?



한 시간 넘는 송사와 답사가 지루할 법도 한데, 흐르는 눈물 속에 석별의 아쉬움은 더 깊어갑니다.



그 시절 졸업식은 항상 ’눈물바다’였습니다.



<인터뷰> 김수진(30년 전 고교 졸업) : "저희 때는 선생님들이랑 헤어질 때 너무 많이 울었어요. 학교를 졸업한다는 게 아쉬워서…요새는 애들이 울지도 않고 ’선생님 안녕’하고 가더라고요."



졸업식이 끝난 뒤에도 학생들은 교정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정든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지금도 사진첩 속에 소중하게 간직돼 있습니다.



검정 교복에 뿌려지는 하얀 밀가루, 우스꽝스럽게 얼굴에 칠한 연탄재, 후배들은 졸업하는 선배를 목말 태우고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그 시절에도 졸업식 뒤풀이가 있었지만, 지켜보는 사람도 웃을 수밖에 없는 젊은 혈기의 장난이었습니다.



<인터뷰> 강호숙(37년 전 고교 졸업) : "밀가루 봉지에서 눈가루 뿌리듯이 뿌리는 정도 하하 웃고 끝나는 정도로 기억합니다."



눈물의 졸업식이 사라지고, 아쉬움의 표현이던 뒤풀이가 누군가를 괴롭히는 엽기적인 행태로 변한 게 그 시절과 지금 졸업식장의 다른 모습입니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



<앵커 멘트>



학교를 떠난다는 말 한 마디가 왜 그렇게 슬펐을까요?



한 시간 넘는 송사와 답사가 지루할 법도 한데, 흐르는 눈물 속에 석별의 아쉬움은 더 깊어갑니다.



그 시절 졸업식은 항상 ’눈물바다’였습니다.



고순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졸업식장에 꽃가마가 등장합니다.



오늘 가마에 탄 주인공은 선생님.



정성스럽게 가마를 맨 제자들은 지난 3년 동안 가르쳐주신 스승의 무게를 느껴봅니다.



<인터뷰> 연준석(형석고 졸업생) : "고등학교 3년 동안 많이 사고를 쳤는데 그것을 많이 이해해 주시고, 이끌어주셔서 좋은 마음으로 (가마를) 들었어요."



교장 선생님의 훈화 장소였던 강당 단상이 신나는 공연장으로 변했습니다.



들썩이는 어깨춤으로 졸업의 아쉬움과 해방감을 발산합니다.



<인터뷰> 김종대(졸업생 학부모) : "이렇게 건전하게 하고 나면 애들이 에너지 를 많이 소비하잖아요. 밖에 나가서 탈선할 위험을 줄일 수 있죠."



<녹취> 교사 : "(밀가루나 계란) 투척하고 그러면 오늘 현행범으로 체포됩니다."



졸업하는 마지막 날까지 교사가 제자를 감시하고, 학교 밖을 경찰이 둘러싼 졸업식 풍경은 너무 지나치다는 논란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엽기 뒤풀이를 막기 위해서라지만 강압적인 통제와 차단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는 겁니다.



<인터뷰> 김계현(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성격의 졸업식, 나 자신도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있어야 합니다."



졸업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열린 뒤풀이 공간이 엽기 뒤풀이를 막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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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질된 졸업 문화, 감동의 뒤풀이로…
    • 입력 2011-02-17 22:05:21
    뉴스 9
<앵커 멘트>

최근에 한 중학교 여학생들의 졸업식 뒤풀이 사진입니다.

교복을 찢고,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청테이프로 입을 막은 뒤 나무에 묶어놓은 충격적인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올해는 경찰까지 동원돼 졸업식장 안팎을 철저히 감시했지만, 엽기 뒤풀이를 막지 못한 겁니다.

정겨웠던 졸업식 풍경이 왜 이렇게까지 바뀌게 됐을까요?

먼저, 추억 속 졸업식장으로 김해정 기자가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리포트>

학교를 떠난다는 말 한 마디가 왜 그렇게 슬펐을까요?

한 시간 넘는 송사와 답사가 지루할 법도 한데, 흐르는 눈물 속에 석별의 아쉬움은 더 깊어갑니다.

그 시절 졸업식은 항상 ’눈물바다’였습니다.

<인터뷰> 김수진(30년 전 고교 졸업) : "저희 때는 선생님들이랑 헤어질 때 너무 많이 울었어요. 학교를 졸업한다는 게 아쉬워서…요새는 애들이 울지도 않고 ’선생님 안녕’하고 가더라고요."

졸업식이 끝난 뒤에도 학생들은 교정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정든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지금도 사진첩 속에 소중하게 간직돼 있습니다.

검정 교복에 뿌려지는 하얀 밀가루, 우스꽝스럽게 얼굴에 칠한 연탄재, 후배들은 졸업하는 선배를 목말 태우고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그 시절에도 졸업식 뒤풀이가 있었지만, 지켜보는 사람도 웃을 수밖에 없는 젊은 혈기의 장난이었습니다.

<인터뷰> 강호숙(37년 전 고교 졸업) : "밀가루 봉지에서 눈가루 뿌리듯이 뿌리는 정도 하하 웃고 끝나는 정도로 기억합니다."

눈물의 졸업식이 사라지고, 아쉬움의 표현이던 뒤풀이가 누군가를 괴롭히는 엽기적인 행태로 변한 게 그 시절과 지금 졸업식장의 다른 모습입니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

<앵커 멘트>

학교를 떠난다는 말 한 마디가 왜 그렇게 슬펐을까요?

한 시간 넘는 송사와 답사가 지루할 법도 한데, 흐르는 눈물 속에 석별의 아쉬움은 더 깊어갑니다.

그 시절 졸업식은 항상 ’눈물바다’였습니다.

고순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졸업식장에 꽃가마가 등장합니다.

오늘 가마에 탄 주인공은 선생님.

정성스럽게 가마를 맨 제자들은 지난 3년 동안 가르쳐주신 스승의 무게를 느껴봅니다.

<인터뷰> 연준석(형석고 졸업생) : "고등학교 3년 동안 많이 사고를 쳤는데 그것을 많이 이해해 주시고, 이끌어주셔서 좋은 마음으로 (가마를) 들었어요."

교장 선생님의 훈화 장소였던 강당 단상이 신나는 공연장으로 변했습니다.

들썩이는 어깨춤으로 졸업의 아쉬움과 해방감을 발산합니다.

<인터뷰> 김종대(졸업생 학부모) : "이렇게 건전하게 하고 나면 애들이 에너지 를 많이 소비하잖아요. 밖에 나가서 탈선할 위험을 줄일 수 있죠."

<녹취> 교사 : "(밀가루나 계란) 투척하고 그러면 오늘 현행범으로 체포됩니다."

졸업하는 마지막 날까지 교사가 제자를 감시하고, 학교 밖을 경찰이 둘러싼 졸업식 풍경은 너무 지나치다는 논란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엽기 뒤풀이를 막기 위해서라지만 강압적인 통제와 차단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는 겁니다.

<인터뷰> 김계현(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성격의 졸업식, 나 자신도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있어야 합니다."

졸업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열린 뒤풀이 공간이 엽기 뒤풀이를 막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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