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반정부 시위 최고조

입력 2011.02.27 (13: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세계의 시선이 지금 리비아에 쏠려 있습니다. 42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독재자를 몰아내느냐.. 기로에 서 있습니다.

궁지에 몰린 카다피 정권은 시위대를 향해 전투기 폭격을 가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극단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세계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2월 마지막 주 특파원현장보고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리비아에서 카다피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지 열흘째입니다. 동부에서 시작한 시위 물결은 수도 트리폴리를 위협하며 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카다피의 피의 보복도 무자비하기 그지 없는데요, 시위 초반부터 총격을 가하더니 급기야 용병을 동원해 무차별 학살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 천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취재중인 이영석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질문> 국토의 상당 지역을 장악한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트리폴리로 진출하려고 하고 있죠.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트리폴리에서도 반정부 시위대와 카다피 측간에 크고 작은 충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다피측 군인들이 트리폴리 몇몇 지역에서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여러 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요 합동 예배를 마친 시위대가 정부 구호를 외치며 거리로 나서자 저격병 등을 동원해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리폴리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면서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데요, 사실상 트리폴리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을 반정부 시위대에 내준 카다피는 수도 트리폴리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카다피 정권은 보안군과 아프리카 용병 등 수천 명을 트리폴리로 집결시켜놓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어서 대규모 유혈 사태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이 내일까지 민주화 시위대와의 휴전 협상을 제안하고 나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질문> 지금까지 사망자가 2천 명에 이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왜 이렇게 인명 피해가 큰 겁니까?

<답변>

네, 카다피 측이 반정부 시위에 대해 초기부터 무자비한 진압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미 이웃 나라 튀니지와 이집트의 사례를 본 카다피측의 학습 효과라고 할까요, 초기에 시위를 진압하지 않으면 민주화 열기 확산을 막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카다피는 시위대 진압에 소총과 박격포는 물론 군용 헬기와 전투기까지 동원해 왔습니다. 또 아프리카 용병까지 동원해 시내 주요 도로를 봉쇄한 채 집을 나서는 시민들에게까지 총을 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오히려 시위 참가자들의 공분을 사면서 시위가 확산되고 있고, 자신의 측근들까지 잇따라 등을 돌리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질문> 대혼란이 빚어지는 상황인데, 공항과 국경에서는 리비아 대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죠?

<답변>

네, 그야말로 목숨을 건 대탈출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육로와 뱃길 하늘길 등 가능한 모든 경로를 이용해 리비아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인 이집트와 튀니지 국경에는 육로를 통한 탈출 행렬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많은 자국인들이 리비아에서 일하고 있는 이집트는 국경에 난민 캠프를 세우고 탈출 난민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 교민과 근로자들도 속속 리비아를 빠져나오고 있는데요. 처음으로 건설사 직원 9명이 육로를 통해 이집트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서, 대형 전세기를 통한 우리 교민과 근로자 철수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국가들도 군용기와 군함까지 동원해 리비아의 자국민 철수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카다피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노가 전례 없이 강한 것 같습니다. 지금 각국이 어떤 압박 가하고 있습니까?

<답변>

카다피가 저지른 민간인 대량 학살에 대한 국제사회는 분노에 가까운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리바아 유혈사태 중단을 위해 카다피 정권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착수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어제 영국과 프랑스 등 국제 사회 지도자들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갖고 긴급 유엔안보리 소집 등 공동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군사 개입 가능성까지 열어놓은 가운데, 독자적인 제재의 첫 단계로 트리폴리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는가 하면 자산 동결을 위한 조처에도 나섰습니다.

스위스 정부는 카다피와 그 측근들의 스위스 내 자산 동결을 선언했고요, 유럽연합은 리비아와의 무기거래를 중단시켰습니다. 이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혈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는데, 유엔 차원의 리비아 경제제제와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카다피 정권에 경제적 타격을 주는 방안도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질문> 42년 동안이나 철권 통치를 해온 카다피의 운명이 어떻게 될 지 궁금합니다...

<답변>

네, 카다피는 여전히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미 리비아 땅에서 순교자로 죽겠다고 대국민 연설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본인도 이를 아는지 오늘 시내 광장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카다피는 지지자들에게 리비아를 보호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카다피는 현재 수도 트리폴리를 제외한 거의 전 지역의 지배권을 시위대에 넘겨준 상태고요, 정권의 2인자인 내무장관이 혁명 합류를 선언하는 등 카다피 내부 진영에서도 잇따라 이탈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부족 사회인 리비아에서 그동안 철권 통치에 참고 지냈던 다른 부족들 상당수가 이탈해 이미 시위대의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나쁜 카다피에 대한 국제 사회의 여론도 갈수록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안팎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인데요, 그래서 상당수 전문가들은 카다피의 42년 철권 통치가 무너지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카이로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리비아 반정부 시위 최고조
    • 입력 2011-02-27 13:36:49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세계의 시선이 지금 리비아에 쏠려 있습니다. 42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독재자를 몰아내느냐.. 기로에 서 있습니다. 궁지에 몰린 카다피 정권은 시위대를 향해 전투기 폭격을 가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극단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세계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2월 마지막 주 특파원현장보고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리비아에서 카다피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지 열흘째입니다. 동부에서 시작한 시위 물결은 수도 트리폴리를 위협하며 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카다피의 피의 보복도 무자비하기 그지 없는데요, 시위 초반부터 총격을 가하더니 급기야 용병을 동원해 무차별 학살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 천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취재중인 이영석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질문> 국토의 상당 지역을 장악한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트리폴리로 진출하려고 하고 있죠.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트리폴리에서도 반정부 시위대와 카다피 측간에 크고 작은 충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다피측 군인들이 트리폴리 몇몇 지역에서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여러 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요 합동 예배를 마친 시위대가 정부 구호를 외치며 거리로 나서자 저격병 등을 동원해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리폴리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면서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데요, 사실상 트리폴리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을 반정부 시위대에 내준 카다피는 수도 트리폴리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카다피 정권은 보안군과 아프리카 용병 등 수천 명을 트리폴리로 집결시켜놓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어서 대규모 유혈 사태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 이슬람이 내일까지 민주화 시위대와의 휴전 협상을 제안하고 나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질문> 지금까지 사망자가 2천 명에 이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왜 이렇게 인명 피해가 큰 겁니까? <답변> 네, 카다피 측이 반정부 시위에 대해 초기부터 무자비한 진압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미 이웃 나라 튀니지와 이집트의 사례를 본 카다피측의 학습 효과라고 할까요, 초기에 시위를 진압하지 않으면 민주화 열기 확산을 막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카다피는 시위대 진압에 소총과 박격포는 물론 군용 헬기와 전투기까지 동원해 왔습니다. 또 아프리카 용병까지 동원해 시내 주요 도로를 봉쇄한 채 집을 나서는 시민들에게까지 총을 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오히려 시위 참가자들의 공분을 사면서 시위가 확산되고 있고, 자신의 측근들까지 잇따라 등을 돌리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질문> 대혼란이 빚어지는 상황인데, 공항과 국경에서는 리비아 대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죠? <답변> 네, 그야말로 목숨을 건 대탈출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육로와 뱃길 하늘길 등 가능한 모든 경로를 이용해 리비아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인 이집트와 튀니지 국경에는 육로를 통한 탈출 행렬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많은 자국인들이 리비아에서 일하고 있는 이집트는 국경에 난민 캠프를 세우고 탈출 난민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 교민과 근로자들도 속속 리비아를 빠져나오고 있는데요. 처음으로 건설사 직원 9명이 육로를 통해 이집트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서, 대형 전세기를 통한 우리 교민과 근로자 철수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국가들도 군용기와 군함까지 동원해 리비아의 자국민 철수에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카다피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노가 전례 없이 강한 것 같습니다. 지금 각국이 어떤 압박 가하고 있습니까? <답변> 카다피가 저지른 민간인 대량 학살에 대한 국제사회는 분노에 가까운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리바아 유혈사태 중단을 위해 카다피 정권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착수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어제 영국과 프랑스 등 국제 사회 지도자들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갖고 긴급 유엔안보리 소집 등 공동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군사 개입 가능성까지 열어놓은 가운데, 독자적인 제재의 첫 단계로 트리폴리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는가 하면 자산 동결을 위한 조처에도 나섰습니다. 스위스 정부는 카다피와 그 측근들의 스위스 내 자산 동결을 선언했고요, 유럽연합은 리비아와의 무기거래를 중단시켰습니다. 이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혈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는데, 유엔 차원의 리비아 경제제제와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카다피 정권에 경제적 타격을 주는 방안도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질문> 42년 동안이나 철권 통치를 해온 카다피의 운명이 어떻게 될 지 궁금합니다... <답변> 네, 카다피는 여전히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미 리비아 땅에서 순교자로 죽겠다고 대국민 연설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습니다. 본인도 이를 아는지 오늘 시내 광장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카다피는 지지자들에게 리비아를 보호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카다피는 현재 수도 트리폴리를 제외한 거의 전 지역의 지배권을 시위대에 넘겨준 상태고요, 정권의 2인자인 내무장관이 혁명 합류를 선언하는 등 카다피 내부 진영에서도 잇따라 이탈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부족 사회인 리비아에서 그동안 철권 통치에 참고 지냈던 다른 부족들 상당수가 이탈해 이미 시위대의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나쁜 카다피에 대한 국제 사회의 여론도 갈수록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안팎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인데요, 그래서 상당수 전문가들은 카다피의 42년 철권 통치가 무너지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카이로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