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잡종견이 ‘순종 풍산개’로 둔갑

입력 2011.02.28 (22:17) 수정 2011.06.2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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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북한의 ’풍산개’가 인기를 끌면서 풍산개 마을까지 생겨났는데요.



요즘에는 혈통을 알 수 없는 가짜 풍산개가 진짜로 둔갑해 시중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최형원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호랑이를 잡는 개라고 불릴 정도로 용맹스러운 북한의 명견, 풍산개입니다.



최 모 씨도 주인에게 충성을 다한다는 풍산개를 키우기 위해 100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어린 풍산개를 분양받았습니다.



하지만, 커갈수록 풍산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최○○(가짜 풍산개 구입 피해자) : "키워보니 다 틀리고, 100% 속은 거죠. 일반인이 와도 이걸 보면 100% 아니라고 해요."



풍산개를 파는 한 개 사육장입니다.



순종이 맞는지 묻자, 한 애견단체에서 발급한 혈통 증명서를 보내주겠다고 말합니다.



<녹취> 풍산개 사육장 관계자 : "혈통서는 우리가 협회에다 신청하는데, 저희가 다 보내드려요. 거기는 정부에서 인증해준 기관이니까."



색깔만 하얀 잡종 개의 사진을 찍어 애견단체에 직접 증명서를 신청해봤습니다.



7만 원을 송금하고 일주일도 안돼 순종 풍산개라는 혈통 증명서가 발급됐습니다.



<녹취> 혈통 증명서 발급 담당자 : "실물을 보지는 않았는데 사진으로 보니까 맞는 것 같아서 사인을 해서 발행을 해준 거에요."



우리나라 최대 풍산개 사육 단지인 안성 풍산개 마을의 개들도 모두 애견단체에서 혈통증명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아닌 러시아에서 들여온 개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안성 풍산개 영농조합법인 관계자 : "제가 직접 북한에 가서 가져온 것도 아니고 확인된 것도 아니에요. 저희 개도 마찬가지에요."



정부와 지자체가 이곳 풍산개 마을에 지원한 돈은 최근 5년 동안 70억 원에 이릅니다.



그런데도 풍산개의 진위 여부는 확인해볼 필요조차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안성시 관계자 : "테마가 풍산개지…풍산개가 아니더라도 진돗개도 상관없고, 말도 상관없어요. 확인할 필요가 없죠."



혈통증명서를 받은 풍산개는 국내에 약 만마리, 이 가운데 진짜 풍산개가 몇 마리나 되는지 알길이 없습니다.



현장추적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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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잡종견이 ‘순종 풍산개’로 둔갑
    • 입력 2011-02-28 22:17:43
    • 수정2011-06-27 16:34:28
    뉴스 9
<앵커 멘트>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북한의 ’풍산개’가 인기를 끌면서 풍산개 마을까지 생겨났는데요.

요즘에는 혈통을 알 수 없는 가짜 풍산개가 진짜로 둔갑해 시중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최형원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호랑이를 잡는 개라고 불릴 정도로 용맹스러운 북한의 명견, 풍산개입니다.

최 모 씨도 주인에게 충성을 다한다는 풍산개를 키우기 위해 100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어린 풍산개를 분양받았습니다.

하지만, 커갈수록 풍산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최○○(가짜 풍산개 구입 피해자) : "키워보니 다 틀리고, 100% 속은 거죠. 일반인이 와도 이걸 보면 100% 아니라고 해요."

풍산개를 파는 한 개 사육장입니다.

순종이 맞는지 묻자, 한 애견단체에서 발급한 혈통 증명서를 보내주겠다고 말합니다.

<녹취> 풍산개 사육장 관계자 : "혈통서는 우리가 협회에다 신청하는데, 저희가 다 보내드려요. 거기는 정부에서 인증해준 기관이니까."

색깔만 하얀 잡종 개의 사진을 찍어 애견단체에 직접 증명서를 신청해봤습니다.

7만 원을 송금하고 일주일도 안돼 순종 풍산개라는 혈통 증명서가 발급됐습니다.

<녹취> 혈통 증명서 발급 담당자 : "실물을 보지는 않았는데 사진으로 보니까 맞는 것 같아서 사인을 해서 발행을 해준 거에요."

우리나라 최대 풍산개 사육 단지인 안성 풍산개 마을의 개들도 모두 애견단체에서 혈통증명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아닌 러시아에서 들여온 개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안성 풍산개 영농조합법인 관계자 : "제가 직접 북한에 가서 가져온 것도 아니고 확인된 것도 아니에요. 저희 개도 마찬가지에요."

정부와 지자체가 이곳 풍산개 마을에 지원한 돈은 최근 5년 동안 70억 원에 이릅니다.

그런데도 풍산개의 진위 여부는 확인해볼 필요조차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안성시 관계자 : "테마가 풍산개지…풍산개가 아니더라도 진돗개도 상관없고, 말도 상관없어요. 확인할 필요가 없죠."

혈통증명서를 받은 풍산개는 국내에 약 만마리, 이 가운데 진짜 풍산개가 몇 마리나 되는지 알길이 없습니다.

현장추적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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