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흔들리는 산유국, 고유가 해법 없나?

입력 2011.03.0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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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화 재스민 꽃을 들고 민주화 바람을 일으킨 튀니지 국민들.



이른바 재스민 혁명은 이집트, 리비아로 급격히 퍼져나가 국제유가 급등의 결정적 원인이 됐습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도 소규모 시위가 있었고, 이란 등 주변 산유국의 정세도 불안합니다.



요동치는 국제유가, 먼저 런던에서 김태선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국제유가가 리비아 사태악화 소식에 또다시 올랐습니다.



미국 텍사스산 원유는 99.63달러로 2년반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런던 시장의 브렌트유도 2달러 이상 올랐고, 급등했던 두바이유만 97센트 하락 조정됐습니다.



튀니지와 이집트 혁명으로 요동치기 시작한 국제유가, 리비아에서 원유생산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100달러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이른바 메나 지역이 전세계 원유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 1이상입니다.



지난주 리비아에서의 원유수출 재개소식에 유가가 한때 하락세를 보이는등 국제석유시장은 중동과 북아프리카발 소식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입니다.



현재 리비아의 원유 생산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반정부 세력이 리비아내 석유시설 3분 2가량을 차지하며 친정부세력과 분점중입니다.



<인터뷰>라디 이디리스(리비아 석유시설 경비대원) : "(친정부든 반정부든) 석유 시설을 차지하려는 어떤 세력과도 맞서 싸울 것입니다."



트리폴리에서의 최후결전, 아울러 석유 시설을 둘러싼 양측의 주도권 경쟁, 국제사회는 그 향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중동사태가 가라앉지 않으면서 3차 오일쇼크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경제부 홍수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세계가 이미 두 차례 오일 쇼크 겪었는데, 지금하고는 상황이 조금 다르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석유를 얻으려고 줄을 선 모습.. 바로 1973년 중동전쟁으로 1차 오일 쇼크 직후 우리나라입니다.



1차 오일쇼크를 거치며 배럴당 2달러 대였던 유가는 5배 올랐고, 2차 오일쇼크 후엔 40달러에 육박하며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습니다.



전쟁이 원인이 된 1,2차 오일쇼크와 이번 중동사태는 다르지만, 불안한 요소도 적지 않습니다.



김태형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두 번의 오일쇼크는 모두 공급 부족이 심해지면서 일어났습니다.



지난 73년 오펙이 수출 중단을 결정하면서 원유 공급은 7% 줄었고, 80년 이란과 이라크가 전쟁에 들어갔을 때도 6% 감소했습니다.



<인터뷰> 이철희(동양종합금융 연구원) : "원유 공급이 6% 이상 급격히 감소할 때마다 유가가 2배 이상 올랐고, 그에 따라 세계 경기는 침체에 빠지고는 했습니다."



관심의 촛점은 리비아, 하지만, 이미 생산량이 줄기 시작한 리비아의 원유 공급이 더 크게 줄어도 오일쇼크까지는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전망입니다.



<녹취> CNN 보도 (에너지 전문가) : "리비아 생산량은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2% 정도여서 사우디 증산 여력의 3, 40% 수준일 뿐입니다.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이 지역 시민혁명이 내전 양상으로 빠져든다면 국제 유가는 또한번 요동칠 수 있습니다.



특히 전세계 생산량의 12%를 차지하는 사우디 아라비아까지 정세가 불안해지면 예전의 오일 쇼크와 맞먹는 충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 현재 세계 경기를 이끌고 있는 중국과 인도 등의 석유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오일 쇼크까지는 아니더라도 당분간 고유가 시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질문>



홍 기자! 벌써 유가상승으로 인한 국내 경제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죠?



<답변>



당장 항공료 등 기름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미주 장거리노선 유류할증료가 이달 들어 54달러나 올랐는데요. 두 달 뒤엔 더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국내 무역수지는 1% 정도 악화되고, 소비자물가는 0.9%포인트 오릅니다.



가계와 기업 모두 비상이 걸렸고 올해 경제목표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소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직장인들은 교통카드 충전하기 바쁘고,



<인터뷰> 강재상(회사원) : "30킬로 생각하면 기름값이 너무 많이 나오거든요. 할 수 없이 지하철 계속 애용하고 있습니다."



배송 기사는 길에 뿌리는 기름값에 애가 탑니다.



<인터뷰> 배형식(퀵서비스 기사) : "천천히 달리면 1~2천 원 정도 싸게 든다고 하지만 퀵서비스가 느리게 달려갈 수가 없잖아요.."



하루에도 몇 번씩 뒤바뀌는 주유소 가격 판.



한 푼이라도 아끼려 직접 주유구를 여는 사람이 느는 가운데 한 정유사는 고유가 극복 움직임에 동참해 오늘부터 심야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IT 기업은 외부의 찬 공기를 끌어들여 발열 공간만 골라서 냉각하는 방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맸습니다.



<인터뷰> 김종완(LG CNS 인프라솔루션사업부문장) : "전산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저희가 200가구 이상 가정에서 쓰는 전기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부는 여전히 경제성장과 물가 목표를 유지하겠다지만 가정과 기업에선 그야말로 기름 한 방울에 목이 탑니다.



KBS 뉴스 이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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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3-02 22: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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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화 재스민 꽃을 들고 민주화 바람을 일으킨 튀니지 국민들.

이른바 재스민 혁명은 이집트, 리비아로 급격히 퍼져나가 국제유가 급등의 결정적 원인이 됐습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도 소규모 시위가 있었고, 이란 등 주변 산유국의 정세도 불안합니다.

요동치는 국제유가, 먼저 런던에서 김태선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국제유가가 리비아 사태악화 소식에 또다시 올랐습니다.

미국 텍사스산 원유는 99.63달러로 2년반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런던 시장의 브렌트유도 2달러 이상 올랐고, 급등했던 두바이유만 97센트 하락 조정됐습니다.

튀니지와 이집트 혁명으로 요동치기 시작한 국제유가, 리비아에서 원유생산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100달러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이른바 메나 지역이 전세계 원유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 1이상입니다.

지난주 리비아에서의 원유수출 재개소식에 유가가 한때 하락세를 보이는등 국제석유시장은 중동과 북아프리카발 소식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입니다.

현재 리비아의 원유 생산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반정부 세력이 리비아내 석유시설 3분 2가량을 차지하며 친정부세력과 분점중입니다.

<인터뷰>라디 이디리스(리비아 석유시설 경비대원) : "(친정부든 반정부든) 석유 시설을 차지하려는 어떤 세력과도 맞서 싸울 것입니다."

트리폴리에서의 최후결전, 아울러 석유 시설을 둘러싼 양측의 주도권 경쟁, 국제사회는 그 향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중동사태가 가라앉지 않으면서 3차 오일쇼크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경제부 홍수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세계가 이미 두 차례 오일 쇼크 겪었는데, 지금하고는 상황이 조금 다르죠?

<답변>

네, 그렇습니다.

석유를 얻으려고 줄을 선 모습.. 바로 1973년 중동전쟁으로 1차 오일 쇼크 직후 우리나라입니다.

1차 오일쇼크를 거치며 배럴당 2달러 대였던 유가는 5배 올랐고, 2차 오일쇼크 후엔 40달러에 육박하며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습니다.

전쟁이 원인이 된 1,2차 오일쇼크와 이번 중동사태는 다르지만, 불안한 요소도 적지 않습니다.

김태형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두 번의 오일쇼크는 모두 공급 부족이 심해지면서 일어났습니다.

지난 73년 오펙이 수출 중단을 결정하면서 원유 공급은 7% 줄었고, 80년 이란과 이라크가 전쟁에 들어갔을 때도 6% 감소했습니다.

<인터뷰> 이철희(동양종합금융 연구원) : "원유 공급이 6% 이상 급격히 감소할 때마다 유가가 2배 이상 올랐고, 그에 따라 세계 경기는 침체에 빠지고는 했습니다."

관심의 촛점은 리비아, 하지만, 이미 생산량이 줄기 시작한 리비아의 원유 공급이 더 크게 줄어도 오일쇼크까지는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전망입니다.

<녹취> CNN 보도 (에너지 전문가) : "리비아 생산량은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2% 정도여서 사우디 증산 여력의 3, 40% 수준일 뿐입니다.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이 지역 시민혁명이 내전 양상으로 빠져든다면 국제 유가는 또한번 요동칠 수 있습니다.

특히 전세계 생산량의 12%를 차지하는 사우디 아라비아까지 정세가 불안해지면 예전의 오일 쇼크와 맞먹는 충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 현재 세계 경기를 이끌고 있는 중국과 인도 등의 석유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오일 쇼크까지는 아니더라도 당분간 고유가 시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질문>

홍 기자! 벌써 유가상승으로 인한 국내 경제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죠?

<답변>

당장 항공료 등 기름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미주 장거리노선 유류할증료가 이달 들어 54달러나 올랐는데요. 두 달 뒤엔 더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국내 무역수지는 1% 정도 악화되고, 소비자물가는 0.9%포인트 오릅니다.

가계와 기업 모두 비상이 걸렸고 올해 경제목표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소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직장인들은 교통카드 충전하기 바쁘고,

<인터뷰> 강재상(회사원) : "30킬로 생각하면 기름값이 너무 많이 나오거든요. 할 수 없이 지하철 계속 애용하고 있습니다."

배송 기사는 길에 뿌리는 기름값에 애가 탑니다.

<인터뷰> 배형식(퀵서비스 기사) : "천천히 달리면 1~2천 원 정도 싸게 든다고 하지만 퀵서비스가 느리게 달려갈 수가 없잖아요.."

하루에도 몇 번씩 뒤바뀌는 주유소 가격 판.

한 푼이라도 아끼려 직접 주유구를 여는 사람이 느는 가운데 한 정유사는 고유가 극복 움직임에 동참해 오늘부터 심야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IT 기업은 외부의 찬 공기를 끌어들여 발열 공간만 골라서 냉각하는 방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맸습니다.

<인터뷰> 김종완(LG CNS 인프라솔루션사업부문장) : "전산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저희가 200가구 이상 가정에서 쓰는 전기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부는 여전히 경제성장과 물가 목표를 유지하겠다지만 가정과 기업에선 그야말로 기름 한 방울에 목이 탑니다.

KBS 뉴스 이소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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