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다문화’ 사회…정책 재정비 시급
입력 2011.03.10 (22:05)
수정 2011.03.11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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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90년대 중반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국제결혼으로 이제 우리는 다문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결혼 이주여성들도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됐죠.
지난 2007 년만 해도 12만 명 정도였는데 이제는 18만 명 이상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숫자 뿐만이 아니라, 역할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먼저 조정인 기자가 전문 여성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주 여성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의회의 한 초선 의원.
<녹취> "예산이 없어지는 것 때문에 여러가지 불편한 점도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예산안 심사가 끝나자 곧바로 기자회견이 이어집니다.
열정적으로 의정 활동을 펼치는 이 의원은 3년 전 한국인이 된 결혼 이주여성입니다.
한국 남편을 따라 몽골에서 들어왔다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이민 여성 정치인’ 1호로 당선됐습니다.
<인터뷰>이라(경기도의원) : "업무보고 처음 시작했을 때 당황한 일이 참 많았어요. 공식적인 내용을 다 알아듣는 것도 쉽지 않았고..."
다문화 센터에서 일하는 이 여성은 베트남 출신입니다.
<녹취> "귀화하면 한국에서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컴퓨터와 한국어를 배워서)"
통역과 상담 등 안정적인 직업에다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인터뷰>탄 푸엉(베트남인) : "한국은 기회가 많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열심히 한국어 잘하고, 적극적으로 봉사하면 원하는 일을..."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도 큰 힘이 됐습니다.
전문 지식을 쌓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가사도 분담했습니다.
<인터뷰>백연성(탄 푸엉 남편) : "와이프는 활동적이라 많은 것을 배우기를 원해요. 그래서 활동하는 방향으로 제가 이끌어주려고 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전문직으로 활약하는 결혼 이민자는 만 명이 넘습니다.
<질문> 당당한 모습이 참 보기 좋은데요, 박석호 기자, 이 여성들이 이루는 가정, 즉 다문화가정의 비중도 우리 사회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오는 2050년에는 이주 여성과 그 자녀의 수가 총 인구의 5%를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지금 다문화가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면, 결혼중개업체를 통해서가 25%나 되는데, 이는 만난지 사흘 안에 짝을 맺는 속성 결혼이죠.
그렇게 결혼해서 한국에 와서 사는데, 다문화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가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100만 원 미만도 5분의 1이나 돼서 경제적으로 어렵습니다.
때문에 순조롭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2년 전 한국으로 시집을 와 딸까지 낳았는데, 갑자기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다정했던 시댁 식구들은 태도가 변해 딸만 놔두고 나가라며 베트남 며느리를 떠밀었습니다.
<녹취>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 "어머니 저 딸 키울래요 했더니 안 돼, 안 돼. 매일 시아버지가 어깨를 치면서 베트남 가, 베트남 가..."
양육비나 상속을 받지 않겠다고 각서를 쓰고서야 겨우 딸을 찾았지만 함께 살아갈 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인터뷰>권오희(서울이주여성디딤터 센터장) : "(이혼한 이주여성들이) 돌아가서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나는 살 수 없다."
이 남성은 2009년 베트남 여성과 결혼했는데, 아내는 한국에 온 바로 다음날 집을 나갔습니다.
<녹취> 국제결혼 피해남성 : "노트에 공부한 흔적이, 계좌 개설하는 방법, 계좌 송금하는 방법, 거기에 밑줄 쫙 그어져 있고 그러니까..."
심지어 외국인 아내가 고향에서 함께온 내연남의 아이를 낳는 등 사기 결혼의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녹취>안재성(국제결혼 피해센터 대표) : "늙으신 노모가 그 아들 때문에 가슴 아파하시면서 잠도 못 이루시고, 약을 잡수고 계실 때..."
지난 2009년을 기준으로 국제결혼은 3만3천여 건, 하지만 국제이혼은 그 3분의 1인 만천여 건에 이릅니다.
<질문> 세 쌍 중에 한 쌍이 이혼할 정도면 정말 문제가 심각한데요. 어떤 대책이 마련돼야 할까요?
<답변>
네, 우선 정부가 국제결혼에 대한 심사와 절차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다문화가정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장치와 인식입니다.
김상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 명문대학을 졸업해 통역일을 하는 이 베트남 여성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 의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윙킴순안(베트남 이주여성) : "어떻게 (남편을) 만났냐, 어떻게 직장 다닐 수 있냐, 똑같은 질문 많이 들었어요. 항상. 베트남 사람이니까 (좋은) 직장에 다닐 수 없다고 생각해서..."
또 다른 문제는 경제적인 어려움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 직장에선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앨런 팀블릭(서울글로벌센터) : "(영국에선) 직장을 구하거나 노조에 가입하거나 집을 구하거나 계약을 할 때 자신의 원래 국적을 포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외국인 노동자도 똑같이 대우 받습니다."
무분별한 국제결혼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시급합니다.
또 정부 여러 부처에 분산된 다문화 정책을 통합하거나, 지자체에 이양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합니다.
<인터뷰>양기호(교수/성공회대) : "외국인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생활현장에서 다문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지역 사회 중심으로..."
여러가지 다문화 정책이 도입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라고 말합니다.
KBS 뉴스 김상협입니다.
90년대 중반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국제결혼으로 이제 우리는 다문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결혼 이주여성들도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됐죠.
지난 2007 년만 해도 12만 명 정도였는데 이제는 18만 명 이상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숫자 뿐만이 아니라, 역할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먼저 조정인 기자가 전문 여성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주 여성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의회의 한 초선 의원.
<녹취> "예산이 없어지는 것 때문에 여러가지 불편한 점도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예산안 심사가 끝나자 곧바로 기자회견이 이어집니다.
열정적으로 의정 활동을 펼치는 이 의원은 3년 전 한국인이 된 결혼 이주여성입니다.
한국 남편을 따라 몽골에서 들어왔다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이민 여성 정치인’ 1호로 당선됐습니다.
<인터뷰>이라(경기도의원) : "업무보고 처음 시작했을 때 당황한 일이 참 많았어요. 공식적인 내용을 다 알아듣는 것도 쉽지 않았고..."
다문화 센터에서 일하는 이 여성은 베트남 출신입니다.
<녹취> "귀화하면 한국에서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컴퓨터와 한국어를 배워서)"
통역과 상담 등 안정적인 직업에다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인터뷰>탄 푸엉(베트남인) : "한국은 기회가 많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열심히 한국어 잘하고, 적극적으로 봉사하면 원하는 일을..."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도 큰 힘이 됐습니다.
전문 지식을 쌓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가사도 분담했습니다.
<인터뷰>백연성(탄 푸엉 남편) : "와이프는 활동적이라 많은 것을 배우기를 원해요. 그래서 활동하는 방향으로 제가 이끌어주려고 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전문직으로 활약하는 결혼 이민자는 만 명이 넘습니다.
<질문> 당당한 모습이 참 보기 좋은데요, 박석호 기자, 이 여성들이 이루는 가정, 즉 다문화가정의 비중도 우리 사회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오는 2050년에는 이주 여성과 그 자녀의 수가 총 인구의 5%를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지금 다문화가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면, 결혼중개업체를 통해서가 25%나 되는데, 이는 만난지 사흘 안에 짝을 맺는 속성 결혼이죠.
그렇게 결혼해서 한국에 와서 사는데, 다문화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가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100만 원 미만도 5분의 1이나 돼서 경제적으로 어렵습니다.
때문에 순조롭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2년 전 한국으로 시집을 와 딸까지 낳았는데, 갑자기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다정했던 시댁 식구들은 태도가 변해 딸만 놔두고 나가라며 베트남 며느리를 떠밀었습니다.
<녹취>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 "어머니 저 딸 키울래요 했더니 안 돼, 안 돼. 매일 시아버지가 어깨를 치면서 베트남 가, 베트남 가..."
양육비나 상속을 받지 않겠다고 각서를 쓰고서야 겨우 딸을 찾았지만 함께 살아갈 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인터뷰>권오희(서울이주여성디딤터 센터장) : "(이혼한 이주여성들이) 돌아가서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나는 살 수 없다."
이 남성은 2009년 베트남 여성과 결혼했는데, 아내는 한국에 온 바로 다음날 집을 나갔습니다.
<녹취> 국제결혼 피해남성 : "노트에 공부한 흔적이, 계좌 개설하는 방법, 계좌 송금하는 방법, 거기에 밑줄 쫙 그어져 있고 그러니까..."
심지어 외국인 아내가 고향에서 함께온 내연남의 아이를 낳는 등 사기 결혼의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녹취>안재성(국제결혼 피해센터 대표) : "늙으신 노모가 그 아들 때문에 가슴 아파하시면서 잠도 못 이루시고, 약을 잡수고 계실 때..."
지난 2009년을 기준으로 국제결혼은 3만3천여 건, 하지만 국제이혼은 그 3분의 1인 만천여 건에 이릅니다.
<질문> 세 쌍 중에 한 쌍이 이혼할 정도면 정말 문제가 심각한데요. 어떤 대책이 마련돼야 할까요?
<답변>
네, 우선 정부가 국제결혼에 대한 심사와 절차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다문화가정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장치와 인식입니다.
김상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 명문대학을 졸업해 통역일을 하는 이 베트남 여성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 의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윙킴순안(베트남 이주여성) : "어떻게 (남편을) 만났냐, 어떻게 직장 다닐 수 있냐, 똑같은 질문 많이 들었어요. 항상. 베트남 사람이니까 (좋은) 직장에 다닐 수 없다고 생각해서..."
또 다른 문제는 경제적인 어려움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 직장에선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앨런 팀블릭(서울글로벌센터) : "(영국에선) 직장을 구하거나 노조에 가입하거나 집을 구하거나 계약을 할 때 자신의 원래 국적을 포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외국인 노동자도 똑같이 대우 받습니다."
무분별한 국제결혼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시급합니다.
또 정부 여러 부처에 분산된 다문화 정책을 통합하거나, 지자체에 이양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합니다.
<인터뷰>양기호(교수/성공회대) : "외국인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생활현장에서 다문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지역 사회 중심으로..."
여러가지 다문화 정책이 도입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라고 말합니다.
KBS 뉴스 김상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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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뉴스] ‘다문화’ 사회…정책 재정비 시급
-
- 입력 2011-03-10 22:05:30
- 수정2011-03-11 01:42:14

<앵커 멘트>
90년대 중반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국제결혼으로 이제 우리는 다문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결혼 이주여성들도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됐죠.
지난 2007 년만 해도 12만 명 정도였는데 이제는 18만 명 이상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숫자 뿐만이 아니라, 역할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먼저 조정인 기자가 전문 여성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주 여성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의회의 한 초선 의원.
<녹취> "예산이 없어지는 것 때문에 여러가지 불편한 점도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예산안 심사가 끝나자 곧바로 기자회견이 이어집니다.
열정적으로 의정 활동을 펼치는 이 의원은 3년 전 한국인이 된 결혼 이주여성입니다.
한국 남편을 따라 몽골에서 들어왔다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이민 여성 정치인’ 1호로 당선됐습니다.
<인터뷰>이라(경기도의원) : "업무보고 처음 시작했을 때 당황한 일이 참 많았어요. 공식적인 내용을 다 알아듣는 것도 쉽지 않았고..."
다문화 센터에서 일하는 이 여성은 베트남 출신입니다.
<녹취> "귀화하면 한국에서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컴퓨터와 한국어를 배워서)"
통역과 상담 등 안정적인 직업에다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인터뷰>탄 푸엉(베트남인) : "한국은 기회가 많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열심히 한국어 잘하고, 적극적으로 봉사하면 원하는 일을..."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도 큰 힘이 됐습니다.
전문 지식을 쌓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가사도 분담했습니다.
<인터뷰>백연성(탄 푸엉 남편) : "와이프는 활동적이라 많은 것을 배우기를 원해요. 그래서 활동하는 방향으로 제가 이끌어주려고 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전문직으로 활약하는 결혼 이민자는 만 명이 넘습니다.
<질문> 당당한 모습이 참 보기 좋은데요, 박석호 기자, 이 여성들이 이루는 가정, 즉 다문화가정의 비중도 우리 사회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오는 2050년에는 이주 여성과 그 자녀의 수가 총 인구의 5%를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지금 다문화가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면, 결혼중개업체를 통해서가 25%나 되는데, 이는 만난지 사흘 안에 짝을 맺는 속성 결혼이죠.
그렇게 결혼해서 한국에 와서 사는데, 다문화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가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100만 원 미만도 5분의 1이나 돼서 경제적으로 어렵습니다.
때문에 순조롭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2년 전 한국으로 시집을 와 딸까지 낳았는데, 갑자기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다정했던 시댁 식구들은 태도가 변해 딸만 놔두고 나가라며 베트남 며느리를 떠밀었습니다.
<녹취>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 "어머니 저 딸 키울래요 했더니 안 돼, 안 돼. 매일 시아버지가 어깨를 치면서 베트남 가, 베트남 가..."
양육비나 상속을 받지 않겠다고 각서를 쓰고서야 겨우 딸을 찾았지만 함께 살아갈 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인터뷰>권오희(서울이주여성디딤터 센터장) : "(이혼한 이주여성들이) 돌아가서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나는 살 수 없다."
이 남성은 2009년 베트남 여성과 결혼했는데, 아내는 한국에 온 바로 다음날 집을 나갔습니다.
<녹취> 국제결혼 피해남성 : "노트에 공부한 흔적이, 계좌 개설하는 방법, 계좌 송금하는 방법, 거기에 밑줄 쫙 그어져 있고 그러니까..."
심지어 외국인 아내가 고향에서 함께온 내연남의 아이를 낳는 등 사기 결혼의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녹취>안재성(국제결혼 피해센터 대표) : "늙으신 노모가 그 아들 때문에 가슴 아파하시면서 잠도 못 이루시고, 약을 잡수고 계실 때..."
지난 2009년을 기준으로 국제결혼은 3만3천여 건, 하지만 국제이혼은 그 3분의 1인 만천여 건에 이릅니다.
<질문> 세 쌍 중에 한 쌍이 이혼할 정도면 정말 문제가 심각한데요. 어떤 대책이 마련돼야 할까요?
<답변>
네, 우선 정부가 국제결혼에 대한 심사와 절차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다문화가정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장치와 인식입니다.
김상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 명문대학을 졸업해 통역일을 하는 이 베트남 여성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 의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윙킴순안(베트남 이주여성) : "어떻게 (남편을) 만났냐, 어떻게 직장 다닐 수 있냐, 똑같은 질문 많이 들었어요. 항상. 베트남 사람이니까 (좋은) 직장에 다닐 수 없다고 생각해서..."
또 다른 문제는 경제적인 어려움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 직장에선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앨런 팀블릭(서울글로벌센터) : "(영국에선) 직장을 구하거나 노조에 가입하거나 집을 구하거나 계약을 할 때 자신의 원래 국적을 포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외국인 노동자도 똑같이 대우 받습니다."
무분별한 국제결혼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시급합니다.
또 정부 여러 부처에 분산된 다문화 정책을 통합하거나, 지자체에 이양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합니다.
<인터뷰>양기호(교수/성공회대) : "외국인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생활현장에서 다문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지역 사회 중심으로..."
여러가지 다문화 정책이 도입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라고 말합니다.
KBS 뉴스 김상협입니다.
90년대 중반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국제결혼으로 이제 우리는 다문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결혼 이주여성들도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됐죠.
지난 2007 년만 해도 12만 명 정도였는데 이제는 18만 명 이상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숫자 뿐만이 아니라, 역할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먼저 조정인 기자가 전문 여성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주 여성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의회의 한 초선 의원.
<녹취> "예산이 없어지는 것 때문에 여러가지 불편한 점도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예산안 심사가 끝나자 곧바로 기자회견이 이어집니다.
열정적으로 의정 활동을 펼치는 이 의원은 3년 전 한국인이 된 결혼 이주여성입니다.
한국 남편을 따라 몽골에서 들어왔다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이민 여성 정치인’ 1호로 당선됐습니다.
<인터뷰>이라(경기도의원) : "업무보고 처음 시작했을 때 당황한 일이 참 많았어요. 공식적인 내용을 다 알아듣는 것도 쉽지 않았고..."
다문화 센터에서 일하는 이 여성은 베트남 출신입니다.
<녹취> "귀화하면 한국에서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컴퓨터와 한국어를 배워서)"
통역과 상담 등 안정적인 직업에다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인터뷰>탄 푸엉(베트남인) : "한국은 기회가 많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열심히 한국어 잘하고, 적극적으로 봉사하면 원하는 일을..."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도 큰 힘이 됐습니다.
전문 지식을 쌓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가사도 분담했습니다.
<인터뷰>백연성(탄 푸엉 남편) : "와이프는 활동적이라 많은 것을 배우기를 원해요. 그래서 활동하는 방향으로 제가 이끌어주려고 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전문직으로 활약하는 결혼 이민자는 만 명이 넘습니다.
<질문> 당당한 모습이 참 보기 좋은데요, 박석호 기자, 이 여성들이 이루는 가정, 즉 다문화가정의 비중도 우리 사회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오는 2050년에는 이주 여성과 그 자녀의 수가 총 인구의 5%를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지금 다문화가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면, 결혼중개업체를 통해서가 25%나 되는데, 이는 만난지 사흘 안에 짝을 맺는 속성 결혼이죠.
그렇게 결혼해서 한국에 와서 사는데, 다문화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가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100만 원 미만도 5분의 1이나 돼서 경제적으로 어렵습니다.
때문에 순조롭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2년 전 한국으로 시집을 와 딸까지 낳았는데, 갑자기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다정했던 시댁 식구들은 태도가 변해 딸만 놔두고 나가라며 베트남 며느리를 떠밀었습니다.
<녹취>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 "어머니 저 딸 키울래요 했더니 안 돼, 안 돼. 매일 시아버지가 어깨를 치면서 베트남 가, 베트남 가..."
양육비나 상속을 받지 않겠다고 각서를 쓰고서야 겨우 딸을 찾았지만 함께 살아갈 길이 막막하기만 합니다.
<인터뷰>권오희(서울이주여성디딤터 센터장) : "(이혼한 이주여성들이) 돌아가서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나는 살 수 없다."
이 남성은 2009년 베트남 여성과 결혼했는데, 아내는 한국에 온 바로 다음날 집을 나갔습니다.
<녹취> 국제결혼 피해남성 : "노트에 공부한 흔적이, 계좌 개설하는 방법, 계좌 송금하는 방법, 거기에 밑줄 쫙 그어져 있고 그러니까..."
심지어 외국인 아내가 고향에서 함께온 내연남의 아이를 낳는 등 사기 결혼의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녹취>안재성(국제결혼 피해센터 대표) : "늙으신 노모가 그 아들 때문에 가슴 아파하시면서 잠도 못 이루시고, 약을 잡수고 계실 때..."
지난 2009년을 기준으로 국제결혼은 3만3천여 건, 하지만 국제이혼은 그 3분의 1인 만천여 건에 이릅니다.
<질문> 세 쌍 중에 한 쌍이 이혼할 정도면 정말 문제가 심각한데요. 어떤 대책이 마련돼야 할까요?
<답변>
네, 우선 정부가 국제결혼에 대한 심사와 절차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다문화가정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장치와 인식입니다.
김상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 명문대학을 졸업해 통역일을 하는 이 베트남 여성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 의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합니다.
<인터뷰>윙킴순안(베트남 이주여성) : "어떻게 (남편을) 만났냐, 어떻게 직장 다닐 수 있냐, 똑같은 질문 많이 들었어요. 항상. 베트남 사람이니까 (좋은) 직장에 다닐 수 없다고 생각해서..."
또 다른 문제는 경제적인 어려움입니다.
좋은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 직장에선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앨런 팀블릭(서울글로벌센터) : "(영국에선) 직장을 구하거나 노조에 가입하거나 집을 구하거나 계약을 할 때 자신의 원래 국적을 포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외국인 노동자도 똑같이 대우 받습니다."
무분별한 국제결혼을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시급합니다.
또 정부 여러 부처에 분산된 다문화 정책을 통합하거나, 지자체에 이양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합니다.
<인터뷰>양기호(교수/성공회대) : "외국인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생활현장에서 다문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지역 사회 중심으로..."
여러가지 다문화 정책이 도입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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