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 4호기 자연 진화 外

입력 2011.03.1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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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4호기에서 오늘 새벽 화재가 발생했다가 30분만에 꺼졌습니다.

원전에서 폭발과 화재가 잇따르면서 방사능 공포가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윤영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NHK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4호기에서 오늘 오전 5시45분쯤 또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후쿠시마 통합대책본부는 이어 오늘 새벽 원자로 4호기 건물 4층 북서쪽 외벽에서 난 불이 30분만인 6시 15분쯤 자연적으로 꺼졌다고 밝혔습니다.

원자로 4호기에서는 어제 오전에도 같은 지점에서 수소폭발로 인한 화재가 있었습니다.

또 이 폭발로 외벽에 8미터 가량의 구멍 두 개가 뚫린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4호기에선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하던 해당 수조의 온도가 어젯 밤 평소보다 40도나 높은 84도까지 올라가면서, 수조내 온도계가 망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냉각 작업 불능 상태가 계속되면서, 도쿄전력은 오늘이나 내일 중 헬기를 띄워 상공에서 냉각수를 뿌리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거리가 멀고 운반 가능한 물의 양이 적어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도쿄전력은 대신 소방차 등을 이용해 근거리에서 냉각수를 주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현재 원전 인근 실내 대피소의 방사선량은 200에서 300밀리시버트, 일본 정부는 긴급시 작업자의 피폭량 상한선을 기존의 2.5배인 250밀리시버트로 높이고, 방사선 측정 지점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원자력 안전보안원은 오늘 오전 원자로 5호기의 냉각수 수위도 약간 내려갔다고 밝혔습니다.

통합대책본부는 어제까지 1호기 연료봉의 70%, 2호기의 33%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역시 어제 2호기의 격납 용기 파손으로 핵연료봉이 들어있는 원자로 노심부위가 손상됐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또 4호기 화재는 냉각기능 문제일 수 있다며 이 화재로 방사능이 유출됐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KBS 뉴스 윤영란입니다.

사망·실종 만여 명

<앵커 멘트>

대지진 엿새째,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집계된 사망, 실종자 수가 이제 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정연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실종된 아들을 찾아 헤매는 노부부.

잔해 더미를 샅샅히 뒤지고, 부서진 건물로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보지만, 그 어디에서도 사랑하는 아들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녹취> 칸노(아들 실종) : "틀림없이 무사할 거에요. 분명히 살아있을 겁니다. (실종된지)4,5일 됐어요."

대지진과 지진 해일 발생 엿새 째.

공식적으로 집계된 사망 또는 실종자 수가 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일본 경찰은 어제까지 3,373명이 숨지고 6,746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공식 집계했지만, 미야기 현 해안 지역 두 곳에서 한꺼번에 발견된 시신 2천여 구의 수는 포함되지 않아 사망, 실종자 수는 이제 확인된 것만 만 2천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해안도시 곳곳에는 아직도 검은 불길이 치솟고, 그을린 차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참상에 생존자를 찾아나선 구조대원조차 할 말을 잇지 못합니다.

<녹취> 소방차 대피방송 : "여진으로 위험하니 대피하십시요."

피해가 가장 큰 동북부 지역에 오늘 눈과 비가 예보되어 있고, 이번 주 내내 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돼 구조작업은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크고 작은 여진도 끊이지 않아, 구조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돋보인 질서 의식

<앵커 멘트>

지금 일본은 어딜 가나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고통과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묵묵히 질서를 지키는 일본인의 질서 의식은 폐허 속에서 더욱 빛나고 있습니다.

류호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철역 바깥으로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어디가 끝인지 가늠하기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간신히 역 안에 들어서더라도 전철을 타려면 또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인터뷰> 도쿄 시민 : "역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이렇게 줄을 서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지진 해일 피해 이후 거의 다 바닥난 식량.

마음이 조급할만도 한데 천천히 자기 순서를 기다립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워낙 많아 줄이 길어지다보니까 도로 중간중간에 이처럼 별도의 안내원이 배치됐습니다.

<녹취> "자...입장하시기 바랍니다."

식료품의 판매량이 제한됐지만 사람들은 불평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혼다(센다이 시민) : "식빵은 한 사람당 한 개, 즉석요리 식품과 컵라면도 한 사람당 한 개씩만 살 수 있습니다."

질서 의식은 재난 현장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외부와의 유일한 끈인 휴대전화를 충전하는 일부터, 식수를 받을 때에도, 그리고 한시가 급한 피난길에서도 일본인들은 자기 차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인터뷰> 사토 (센다이 시민) : "35년 전 지진 경험에서도 얻었지만, 어려울수록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관측 사상 최악의 지진 해일로 열도 전체가 충격에 휩싸인 일본.

폐허 속에서도 빛나는 질서 의식은 회복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일본 미야기현에서 KBS 뉴스 류호성입니다.

노후 원전 임시 폐쇄

<앵커 멘트>

일본의 원전 사고에 원전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노후 원전 7기에 대해 석 달 동안 임시 폐쇄하기로 했고, 프랑스는 자국 원전에 대한 전수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심인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곳은 바로 얼마 전까지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을 추진하던 독일입니다.

이번 사고 이후 실시된 독일 공영방송의 여론 조사 결과, 독일인의 80%가 수명 연장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론이 악화되자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수명 연장 계획을 유보하고 1980년 이전에 건설된 노후원전 7기를 석 달 동안 임시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이런 상황에 비추어,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모든 원전에 대한 안전 점검을 하기로 합의 했습니다."

전력의 80%를 원전에 의존하고 있는 프랑스 역시 반대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원자로 58기에 대한 총체적인 안전 점검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EU는 올해 안에 27개 회원국이 가동하고 있는 150여 기의 원자로 모두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 안전도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표적인 원전 수출국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러시아산 원전의 안전을 입증하기 위해 자국 원전 상황에 대한 총체적인 보고서를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원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다시 화석 원료의 비중이 높아질 거라는 예측 때문에 런던 선물거래소에서는 탄소 배출권 가격이 5% 이상 급등했습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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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뉴스] 4호기 자연 진화 外
    • 입력 2011-03-16 13:49:24
    지구촌뉴스
<앵커 멘트>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4호기에서 오늘 새벽 화재가 발생했다가 30분만에 꺼졌습니다. 원전에서 폭발과 화재가 잇따르면서 방사능 공포가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윤영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NHK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4호기에서 오늘 오전 5시45분쯤 또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후쿠시마 통합대책본부는 이어 오늘 새벽 원자로 4호기 건물 4층 북서쪽 외벽에서 난 불이 30분만인 6시 15분쯤 자연적으로 꺼졌다고 밝혔습니다. 원자로 4호기에서는 어제 오전에도 같은 지점에서 수소폭발로 인한 화재가 있었습니다. 또 이 폭발로 외벽에 8미터 가량의 구멍 두 개가 뚫린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4호기에선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하던 해당 수조의 온도가 어젯 밤 평소보다 40도나 높은 84도까지 올라가면서, 수조내 온도계가 망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냉각 작업 불능 상태가 계속되면서, 도쿄전력은 오늘이나 내일 중 헬기를 띄워 상공에서 냉각수를 뿌리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거리가 멀고 운반 가능한 물의 양이 적어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도쿄전력은 대신 소방차 등을 이용해 근거리에서 냉각수를 주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현재 원전 인근 실내 대피소의 방사선량은 200에서 300밀리시버트, 일본 정부는 긴급시 작업자의 피폭량 상한선을 기존의 2.5배인 250밀리시버트로 높이고, 방사선 측정 지점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원자력 안전보안원은 오늘 오전 원자로 5호기의 냉각수 수위도 약간 내려갔다고 밝혔습니다. 통합대책본부는 어제까지 1호기 연료봉의 70%, 2호기의 33%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역시 어제 2호기의 격납 용기 파손으로 핵연료봉이 들어있는 원자로 노심부위가 손상됐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또 4호기 화재는 냉각기능 문제일 수 있다며 이 화재로 방사능이 유출됐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KBS 뉴스 윤영란입니다. 사망·실종 만여 명 <앵커 멘트> 대지진 엿새째,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집계된 사망, 실종자 수가 이제 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정연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실종된 아들을 찾아 헤매는 노부부. 잔해 더미를 샅샅히 뒤지고, 부서진 건물로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보지만, 그 어디에서도 사랑하는 아들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녹취> 칸노(아들 실종) : "틀림없이 무사할 거에요. 분명히 살아있을 겁니다. (실종된지)4,5일 됐어요." 대지진과 지진 해일 발생 엿새 째. 공식적으로 집계된 사망 또는 실종자 수가 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일본 경찰은 어제까지 3,373명이 숨지고 6,746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공식 집계했지만, 미야기 현 해안 지역 두 곳에서 한꺼번에 발견된 시신 2천여 구의 수는 포함되지 않아 사망, 실종자 수는 이제 확인된 것만 만 2천여 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해안도시 곳곳에는 아직도 검은 불길이 치솟고, 그을린 차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참상에 생존자를 찾아나선 구조대원조차 할 말을 잇지 못합니다. <녹취> 소방차 대피방송 : "여진으로 위험하니 대피하십시요." 피해가 가장 큰 동북부 지역에 오늘 눈과 비가 예보되어 있고, 이번 주 내내 추위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돼 구조작업은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크고 작은 여진도 끊이지 않아, 구조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돋보인 질서 의식 <앵커 멘트> 지금 일본은 어딜 가나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고통과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묵묵히 질서를 지키는 일본인의 질서 의식은 폐허 속에서 더욱 빛나고 있습니다. 류호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철역 바깥으로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어디가 끝인지 가늠하기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간신히 역 안에 들어서더라도 전철을 타려면 또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인터뷰> 도쿄 시민 : "역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이렇게 줄을 서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지진 해일 피해 이후 거의 다 바닥난 식량. 마음이 조급할만도 한데 천천히 자기 순서를 기다립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워낙 많아 줄이 길어지다보니까 도로 중간중간에 이처럼 별도의 안내원이 배치됐습니다. <녹취> "자...입장하시기 바랍니다." 식료품의 판매량이 제한됐지만 사람들은 불평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혼다(센다이 시민) : "식빵은 한 사람당 한 개, 즉석요리 식품과 컵라면도 한 사람당 한 개씩만 살 수 있습니다." 질서 의식은 재난 현장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외부와의 유일한 끈인 휴대전화를 충전하는 일부터, 식수를 받을 때에도, 그리고 한시가 급한 피난길에서도 일본인들은 자기 차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인터뷰> 사토 (센다이 시민) : "35년 전 지진 경험에서도 얻었지만, 어려울수록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관측 사상 최악의 지진 해일로 열도 전체가 충격에 휩싸인 일본. 폐허 속에서도 빛나는 질서 의식은 회복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일본 미야기현에서 KBS 뉴스 류호성입니다. 노후 원전 임시 폐쇄 <앵커 멘트> 일본의 원전 사고에 원전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노후 원전 7기에 대해 석 달 동안 임시 폐쇄하기로 했고, 프랑스는 자국 원전에 대한 전수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심인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곳은 바로 얼마 전까지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을 추진하던 독일입니다. 이번 사고 이후 실시된 독일 공영방송의 여론 조사 결과, 독일인의 80%가 수명 연장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론이 악화되자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수명 연장 계획을 유보하고 1980년 이전에 건설된 노후원전 7기를 석 달 동안 임시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이런 상황에 비추어,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모든 원전에 대한 안전 점검을 하기로 합의 했습니다." 전력의 80%를 원전에 의존하고 있는 프랑스 역시 반대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원자로 58기에 대한 총체적인 안전 점검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EU는 올해 안에 27개 회원국이 가동하고 있는 150여 기의 원자로 모두에 대해 스트레스 테스트, 안전도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표적인 원전 수출국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러시아산 원전의 안전을 입증하기 위해 자국 원전 상황에 대한 총체적인 보고서를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원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다시 화석 원료의 비중이 높아질 거라는 예측 때문에 런던 선물거래소에서는 탄소 배출권 가격이 5% 이상 급등했습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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