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2차 오염 확산…‘방사능 공포’ 어디까지?

입력 2011.03.2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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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방사성 물질 유출을 막기 위해서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이미 상당량은 유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농.축산물과 식수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방사능 공포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먼저, 일본의 방사능 2차 오염 실태를 도쿄에서 홍수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후쿠시마 현에서 생산된 우유와, 이바라키현에서 재배된 시금치에서 어제와 오늘 연이틀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후쿠시마 일부 현의 수돗물에서는 한때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요오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수도 도쿄의 수돗물에서도 요오드가 소량 검출됐지만, 기준치 이하였습니다.

기준치의 1/200의 소량이지만, 먹는 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나오면서 도쿄 시민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대만으로 수출된 누에콩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검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인체나 생태계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지역의 농산물은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이미 퇴출됐고, 출하 제한 조치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사사키 나오코(주부) : "깨끗이 씻는다고 해서 (방사성 물질이) 없어질지, 어떨지 모르는 거니까요."

2차 오염의 피해는 심각할 수 있어, 지난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에도 피해 지역 주민들이 오염된 우유와 채소 등을 먹으면서 암 등에 걸려 수천 명이 숨졌습니다.

일본의 지난해 농수산물 수출액은 6조 8천억 원 규모입니다.

<앵커 멘트>

수돗물까지 오염됐다고 하니까 정말 걱정인데요.

이은정 과학 전문 기자와 함께 좀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상황이 상당히 심각해 보이는데요.

<기자 멘트>

네, 원전 사고 뒤 방사능 오염 확산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데요.

후쿠시마 현에서 시작한 수돗물 오염이 서북쪽의 니가타에 퍼졌고, 군마와 도치기, 사이타마, 지바를 거치며 점점 남쪽으로 내려와 수도 도쿄까지 확산 됐습니다.

'요오드'와 '세슘' 같은 방사성 물질은 공기 중에 떠돌다, 비나 눈에 섞여 지상으로 떨어져, 땅이나 지하수에 스며들어 오염시킵니다.

이 오염 지에서 자란 풀을 뜯어 먹은 가축의 고기와 우유를 먹거나, 농작물을 섭취하면, 사람 몸에 방사성 물질이 축적돼 암 등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결국, 원전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식품을 통해 방사성 물질을 간접적으로 섭취하게 되는 건데요.

이 때문에 전 세계는 일본산 식품 수입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윤 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국의 한 공항 화물터미널.

식품의약청 관계자들이 방금 수입된 일본산 냉동 수산물을 무작위로 고르고 있습니다.

방사능 오염 검사를 위해섭니다.

<녹취> 펭루따이(태국 식품의약청 관계자) : "일본산 식품이 문제 없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소비자 안전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홍콩의 특급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에선, 인기가 높던 일본산 해산물이 아예 메뉴에서 빠졌습니다.

방사능 오염 우려가 커지자, 당분간 일본 신선식품의 수입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각국은, 이미 일본 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에 착수한 상탭니다.

미국 당국은 일본에서 들여오는 식품뿐 아니라, 일본을 경유하는 식품에 대해서도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유럽연합, EU도 일본 식료품과 동물 사료를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할 것을 27개 회원국에 권고했습니다.

회원국 어디에서든 기준치 이상의 방사선이 검출되면 EU 전체로 수입 제한 조치가 취해집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세계 각국이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는 등 일본산 먹을거리에 대한 비상이 걸렸습니다.

KBS 뉴스 윤 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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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2차 오염 확산…‘방사능 공포’ 어디까지?
    • 입력 2011-03-20 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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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방사성 물질 유출을 막기 위해서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이미 상당량은 유출된 것으로 보입니다. 농.축산물과 식수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방사능 공포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먼저, 일본의 방사능 2차 오염 실태를 도쿄에서 홍수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후쿠시마 현에서 생산된 우유와, 이바라키현에서 재배된 시금치에서 어제와 오늘 연이틀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습니다. 후쿠시마 일부 현의 수돗물에서는 한때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요오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수도 도쿄의 수돗물에서도 요오드가 소량 검출됐지만, 기준치 이하였습니다. 기준치의 1/200의 소량이지만, 먹는 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나오면서 도쿄 시민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대만으로 수출된 누에콩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검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인체나 생태계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지역의 농산물은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이미 퇴출됐고, 출하 제한 조치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사사키 나오코(주부) : "깨끗이 씻는다고 해서 (방사성 물질이) 없어질지, 어떨지 모르는 거니까요." 2차 오염의 피해는 심각할 수 있어, 지난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에도 피해 지역 주민들이 오염된 우유와 채소 등을 먹으면서 암 등에 걸려 수천 명이 숨졌습니다. 일본의 지난해 농수산물 수출액은 6조 8천억 원 규모입니다. <앵커 멘트> 수돗물까지 오염됐다고 하니까 정말 걱정인데요. 이은정 과학 전문 기자와 함께 좀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상황이 상당히 심각해 보이는데요. <기자 멘트> 네, 원전 사고 뒤 방사능 오염 확산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데요. 후쿠시마 현에서 시작한 수돗물 오염이 서북쪽의 니가타에 퍼졌고, 군마와 도치기, 사이타마, 지바를 거치며 점점 남쪽으로 내려와 수도 도쿄까지 확산 됐습니다. '요오드'와 '세슘' 같은 방사성 물질은 공기 중에 떠돌다, 비나 눈에 섞여 지상으로 떨어져, 땅이나 지하수에 스며들어 오염시킵니다. 이 오염 지에서 자란 풀을 뜯어 먹은 가축의 고기와 우유를 먹거나, 농작물을 섭취하면, 사람 몸에 방사성 물질이 축적돼 암 등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결국, 원전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식품을 통해 방사성 물질을 간접적으로 섭취하게 되는 건데요. 이 때문에 전 세계는 일본산 식품 수입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윤 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국의 한 공항 화물터미널. 식품의약청 관계자들이 방금 수입된 일본산 냉동 수산물을 무작위로 고르고 있습니다. 방사능 오염 검사를 위해섭니다. <녹취> 펭루따이(태국 식품의약청 관계자) : "일본산 식품이 문제 없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소비자 안전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홍콩의 특급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에선, 인기가 높던 일본산 해산물이 아예 메뉴에서 빠졌습니다. 방사능 오염 우려가 커지자, 당분간 일본 신선식품의 수입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각국은, 이미 일본 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에 착수한 상탭니다. 미국 당국은 일본에서 들여오는 식품뿐 아니라, 일본을 경유하는 식품에 대해서도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유럽연합, EU도 일본 식료품과 동물 사료를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할 것을 27개 회원국에 권고했습니다. 회원국 어디에서든 기준치 이상의 방사선이 검출되면 EU 전체로 수입 제한 조치가 취해집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세계 각국이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는 등 일본산 먹을거리에 대한 비상이 걸렸습니다. KBS 뉴스 윤 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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