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일퇴 혼전, 내전 장기화?

입력 2011.04.0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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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일본에서 대지진의 여파로 132개 대학이 입학식을 열지 못했습니다. 지진 피해가 컸던 동북 지역뿐 아니라 수도권 대학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집을 잃고 대피소에서 지내는 이재민 가운데 30% 정도만 하루 세끼 따뜻한 식사를 하고 있고, 절반 남짓한 사람들만이 충분한 난방을 제공받고 있습니다.

일본 소식은 잠시 후 알아보고 먼저 리비아 사태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카다피 군과 시민군이 일진일퇴를 거듭하면서 리비아 내전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카다피를 축출하기 위해, 시민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데요, 이를 둘러싸고 다시 국제 사회가 분열하는 모습입니다.

<질문> 두바이 이영석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 특파원, 시민군이 조건부 정전안을 제시했는데 카다피측이 거부했죠?

<답변>

네, 무사 쿠사 리비아 외무 장관은 카다피의 입장을 대변해 온 최측근으로 꼽힙니다. 15년 동안 정보 당국을 이끄는 등 30년 동안 권력 핵심부에 머물러 왔습니다. 그러던 그가 영국으로 사실상 망명길에 오른 것은 그만큼 카다피 정권 내부에서도 동요가 심하다는 걸 방증하는 셈인데요. 쿠사 장관에 이어 알리 트레키 전 외무 장관도 다른 관직을 맡지 않겠다며 카다피 체제를 이탈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 아들의 측근이 영국을 방문하는 등 카다피 측이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지만 정부군의 전력은 여전히 막강하잖습니까. 시민군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은데요...

<답변>

네, 기세 좋게 서부로 향하던 시민군이 다시 카다피 군의 우세한 화력에 밀려 후퇴하고 있습니다. 시민군은 다국적군의 공습에 힘을 얻어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 근처까지 진격했었는데요, 카다피 군의 강한 반격으로 동부 석유 도시들을 다시 내주고 이제는 시민군의 거점 도시 벵가지로 가는 관문인 아즈다비야까지 퇴각했습니다.

시민군이 잇따라 패퇴하자 많은 동부 지역 주민들도 카다피 군의 재진입과 보복을 우려해 안전한 곳을 향해 고향을 떠나고 있습니다. 현재 리비아에서는 이렇게 시민군과 카다피 군이 일진일퇴를 거듭하면서 아직 어느 한 쪽도 결정적인 승기를 잡지 못하는 혼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질문> 그래서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다국적군이 전격적인 공습에 나선 지도 오늘로 벌써 만 2주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방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시민군 스스로 카다피 군을 압도해 전쟁을 끝낼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카다피 측도 아직 결사 항전을 외치고 있어 양측이 지루한 공방을 벌이는 장기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카다피 군이 게릴라전을 시작했다는 보도도 이런 가능성에 무게를 싣게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애매한 태도도 이런 가능성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도 의회 청문회에서 리비아 문제가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미국은 일단 오늘로 리비아 공습을 마무리하고 나토에 공습 임무를 넘겼습니다. 이미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의 군사 개입을 리비아 정권 교체로까지 확대하지는 않겠다고 밝혀 미군의 역할에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인터뷰> 오바마(미국 대통령) : "우리의 군사 개입 임무를 리비아 정권 교체로 확대하면 실수가 될 것입니다."

<질문> 다국적 군 내부에서는 시민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요...의견이 쉽게 모아지지 않는다구요?

<답변>

네, 카다피 군이 공군력은 궤멸됐지만 지상군 병력은 시민군에 비해 우월한 상황입니다. 잘 훈련된 정예 부대에 탱크와 장갑차, 미사일 등 월등한 무기를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해 열세인 시민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 같은 방안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배제하지도 않는다."며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무기 지원 방안은 지상군 투입에 따른 인명 피해 부담과 국내외 비판적 여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거세고, 이탈리아나 벨기에와 덴마크 등 유럽 내 다른 국가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시민군 일부가 알카에다 같은 테러 조직과 연관이 있다는 정보도 신경 쓰이는 대목입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시민군에 무기가 공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질문> 리비아 공습을 주도해 온 나라들이 런던에서 관련국 회의를 열었죠, 어떤 것들을 논의했나요?

<답변>

네, 30여 개 나라 대표와 UN,나토, 아프리카 연합 등 주요 기구의 대표가 런던에 모였는데요. 이들은 앞으로 리비아 사태에 대한 국제 사회의 협력을 이끌어 갈 이른바 '리비아 연락 그룹'을 만들기로 합의했습니다. '리비아 연락그룹'은 지금처럼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계속하면서 시민군을 지원하자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특히 카다피가 물러날 때까지 외교적, 군사적 압박을 풀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인터뷰> 힐러리 클린턴(미국 국무장관) : "우리 모두는 카다피 체제를 압박하고 고립을 심화시켜야 합니다. 카다피 퇴진을 위해 일관되게 정치. 외교적 압박을 가해야 합니다."

<질문> 리비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입장이 나라마다 다르지 않습니까, 각국의 외교전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죠?

<답변>

네, 군사 개입에 가장 앞장섰던 프랑스는 시민군의 거점인 벵가지에 주재 대사를 파견했습니다. 미국도 리비아 시민군을 담당할 사절을 곧 벵가지에 파견할 예정입니다. 중동 국가로서는 처음 군사 작전에 나섰던 카타르는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로 시민군 임시 정부를 승인했습니다.

국제 사회 일각에서는 카다피의 퇴로를 보장해 사태를 해결하자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우간다 정부는 처음으로 카다피의 망명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리비아에서의 경제적 이권 확보와 국제 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 등 각국의 속내가 모두 다른데요, 리비아 사태를 놓고도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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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진일퇴 혼전, 내전 장기화?
    • 입력 2011-04-03 10:24:56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일본에서 대지진의 여파로 132개 대학이 입학식을 열지 못했습니다. 지진 피해가 컸던 동북 지역뿐 아니라 수도권 대학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집을 잃고 대피소에서 지내는 이재민 가운데 30% 정도만 하루 세끼 따뜻한 식사를 하고 있고, 절반 남짓한 사람들만이 충분한 난방을 제공받고 있습니다. 일본 소식은 잠시 후 알아보고 먼저 리비아 사태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카다피 군과 시민군이 일진일퇴를 거듭하면서 리비아 내전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카다피를 축출하기 위해, 시민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데요, 이를 둘러싸고 다시 국제 사회가 분열하는 모습입니다. <질문> 두바이 이영석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 특파원, 시민군이 조건부 정전안을 제시했는데 카다피측이 거부했죠? <답변> 네, 무사 쿠사 리비아 외무 장관은 카다피의 입장을 대변해 온 최측근으로 꼽힙니다. 15년 동안 정보 당국을 이끄는 등 30년 동안 권력 핵심부에 머물러 왔습니다. 그러던 그가 영국으로 사실상 망명길에 오른 것은 그만큼 카다피 정권 내부에서도 동요가 심하다는 걸 방증하는 셈인데요. 쿠사 장관에 이어 알리 트레키 전 외무 장관도 다른 관직을 맡지 않겠다며 카다피 체제를 이탈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 아들의 측근이 영국을 방문하는 등 카다피 측이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지만 정부군의 전력은 여전히 막강하잖습니까. 시민군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은데요... <답변> 네, 기세 좋게 서부로 향하던 시민군이 다시 카다피 군의 우세한 화력에 밀려 후퇴하고 있습니다. 시민군은 다국적군의 공습에 힘을 얻어 카다피의 고향인 시르테 근처까지 진격했었는데요, 카다피 군의 강한 반격으로 동부 석유 도시들을 다시 내주고 이제는 시민군의 거점 도시 벵가지로 가는 관문인 아즈다비야까지 퇴각했습니다. 시민군이 잇따라 패퇴하자 많은 동부 지역 주민들도 카다피 군의 재진입과 보복을 우려해 안전한 곳을 향해 고향을 떠나고 있습니다. 현재 리비아에서는 이렇게 시민군과 카다피 군이 일진일퇴를 거듭하면서 아직 어느 한 쪽도 결정적인 승기를 잡지 못하는 혼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질문> 그래서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답변> 네, 다국적군이 전격적인 공습에 나선 지도 오늘로 벌써 만 2주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방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시민군 스스로 카다피 군을 압도해 전쟁을 끝낼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카다피 측도 아직 결사 항전을 외치고 있어 양측이 지루한 공방을 벌이는 장기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카다피 군이 게릴라전을 시작했다는 보도도 이런 가능성에 무게를 싣게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애매한 태도도 이런 가능성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도 의회 청문회에서 리비아 문제가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미국은 일단 오늘로 리비아 공습을 마무리하고 나토에 공습 임무를 넘겼습니다. 이미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의 군사 개입을 리비아 정권 교체로까지 확대하지는 않겠다고 밝혀 미군의 역할에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인터뷰> 오바마(미국 대통령) : "우리의 군사 개입 임무를 리비아 정권 교체로 확대하면 실수가 될 것입니다." <질문> 다국적 군 내부에서는 시민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요...의견이 쉽게 모아지지 않는다구요? <답변> 네, 카다피 군이 공군력은 궤멸됐지만 지상군 병력은 시민군에 비해 우월한 상황입니다. 잘 훈련된 정예 부대에 탱크와 장갑차, 미사일 등 월등한 무기를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해 열세인 시민군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 같은 방안에 대해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배제하지도 않는다."며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무기 지원 방안은 지상군 투입에 따른 인명 피해 부담과 국내외 비판적 여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거세고, 이탈리아나 벨기에와 덴마크 등 유럽 내 다른 국가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시민군 일부가 알카에다 같은 테러 조직과 연관이 있다는 정보도 신경 쓰이는 대목입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 시민군에 무기가 공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질문> 리비아 공습을 주도해 온 나라들이 런던에서 관련국 회의를 열었죠, 어떤 것들을 논의했나요? <답변> 네, 30여 개 나라 대표와 UN,나토, 아프리카 연합 등 주요 기구의 대표가 런던에 모였는데요. 이들은 앞으로 리비아 사태에 대한 국제 사회의 협력을 이끌어 갈 이른바 '리비아 연락 그룹'을 만들기로 합의했습니다. '리비아 연락그룹'은 지금처럼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계속하면서 시민군을 지원하자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특히 카다피가 물러날 때까지 외교적, 군사적 압박을 풀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인터뷰> 힐러리 클린턴(미국 국무장관) : "우리 모두는 카다피 체제를 압박하고 고립을 심화시켜야 합니다. 카다피 퇴진을 위해 일관되게 정치. 외교적 압박을 가해야 합니다." <질문> 리비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입장이 나라마다 다르지 않습니까, 각국의 외교전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죠? <답변> 네, 군사 개입에 가장 앞장섰던 프랑스는 시민군의 거점인 벵가지에 주재 대사를 파견했습니다. 미국도 리비아 시민군을 담당할 사절을 곧 벵가지에 파견할 예정입니다. 중동 국가로서는 처음 군사 작전에 나섰던 카타르는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로 시민군 임시 정부를 승인했습니다. 국제 사회 일각에서는 카다피의 퇴로를 보장해 사태를 해결하자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우간다 정부는 처음으로 카다피의 망명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리비아에서의 경제적 이권 확보와 국제 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 등 각국의 속내가 모두 다른데요, 리비아 사태를 놓고도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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