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너도나도 창업…골목상권 ‘벼랑 끝’

입력 2011.04.04 (22:09) 수정 2011.04.0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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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김정숙(음식점 운영) : "너무 많이 올랐죠. 물가가...올라도 이만저만 오른게 아니라 요즘 너무 많이 오르니까 올 겨울에는 진짜 장난아니에요."



<녹취>양을용(음식점 운영) : "조그만 가게 하는 사람들이 타격이 제일 많잖아요."



<녹취>폐업한 자영업자 : "(경기가)갈수록 진짜 안 좋아지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속 시원해요. 조금이라도 일찍 털어내는게 오히려 더..."



<앵커 멘트>



자영업해서 먹고 살기 힘들다는 건 새삼스럽지 않지만 요즘은 정말 그렇습니다.



고유가, 고물가에다 대기업들까지 골목상권을 파고들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는데요.



간판은 내리던 날.. 김세정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오전 11시에 출근해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쉬지 않고 일했던 주점.



하지만 오늘 문을 닫습니다.



손님들에게 안주를 내주던 주방에서 살림살이가 하나 둘 철거됩니다.



테이블도 의자도 폐업 전문업체의 트럭에 실립니다.



<녹취> 폐업 자영업자 : "착잡하죠. 살 때는 꽤 비싼 돈 주고 구입한 건데, 나갈 때는 치워가는 것만으로 고마워해야 하니까..."



4년 전부터 장사를 해왔지만 1년전 쯤 부근에 복합쇼핑몰이 생기면서부터 매출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어떻게든 버티려고 해보았지만 폐업밖에 길이 없었습니다.



<녹취> 폐업 자영업자 : "젊은 층들이 그쪽으로 다 이동해버리니까, 동네 상권들이 죽어버리니까... 매출 보면서 마감할 때 한숨밖에 안나와요."



동네에서 슈퍼마켓을 하는 최관식 씨. 2년 전 바로 옆에 기업형 슈퍼마켓, SSM의 입점 계획이 알려지면서 하루도 맘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최관식 : "경쟁은 안되요. 그 사람들이 한달에 열흘이고 세일하고 우리 쓰러질 때까지 계속 그렇게 세일 공세를 하면..."



가게를 내놨지만 나가지도 않습니다.



<인터뷰> 최관식(55살) : "도와달라고 진짜 이 나이에 국회의원 앞에서 진짜 눈물을 한없이 흘렸어요."



영세 자영업자들의 하루하루는 고단하기만 합니다.



<앵커 멘트>



눈물 흘리는 모습이 정말 안타깝네요. 디지털 스튜디오에 이소정 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질문>

이 기자 먹는 장사 안 망한다는 것도 옛말인데.. 얼마나 유지되나요?



<답변>

우리나라 자영업, 평균 9.5년 살아남는데 5년도 안 돼 폐업하는 업체들도 부지기수입니다.



특히 부동산. 임대업과 서비스. 교육업, 그리고 음식. 숙박업은 40% 이상이 5년 안에 문을 닫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자영업의 구조조정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30만 명 이상이 줄었는데요.



IMF 때는 대기업 정규직들이 퇴직금을 들고 나와 일시적으로 벤처나 자영업으로 옮겨갔다면 이번엔 남은 자산을 들고 마지막 수단으로 장사를 시작한 거라 탈락할 경우 갈 곳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젭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5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까지 합하면 우리 국민 절반 정도가 자영업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겁니다.



자영업이 돈이 되기 때문일까요? 앞서 보셨듯 천만에 말씀...



그럼 장사하는 우리 이웃들의 삶을 직접 들여다보겠습니다.



서울 금천 우체국 뒤 1013번지 일대.



반경 500미터 안에 식당만 58개, 치킨집은 15개, 부동산 39개, 미용실 6개입니다.



<인터뷰> 부동산 아저씨 : "들어와도 6개월을 못 버티데요. 사람 많이 다니니까 들어왔다가 안되면 나가고 또 나가고..."



전국의 음식점 수는 43만 9천 개가 넘습니다.



식당 1곳이 불과 손님 114명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는 계산이 나오고 인터넷 창업 바람을 타고 급증한 의류판매업도 인구 595명에 1개, 부동산 중개업은 650명당 1개, 미용실과 호프집 역시 한 곳 당 700명 남짓한 손님들만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대기업까지 슈퍼다 음식점이다 손을 대는데 신용카드 수수료만 보면 한숨이 나고, 대안을 찾자니 정보는 부족합니다.



<인터뷰> 미용실 아줌마 : "예를 들어 (신용카드) 천원 긁는다면 저한테 떨어지는 거는 별로 안 떨어지니까. 그러다 보니까 차라리 그냥 서비스해 줘버리는 게 나아요."



<인터뷰> 슈퍼마켓 아줌마 : "아침에 문열어가지고 12시까지 10만 원도 못 파는 거예요. 지금 현재 상황이.."



<질문>

우리 경제의 풀뿌리가 말라가는 셈인데,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답변>

그렇습니다.



자영업에 뛰어들 때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고, 또 어떤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한지 정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년 동안 음식점을 하고 있는 김영순 씨.



두 번이나 업종을 바꿨고 아예 사업을 접을 생각을 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인터뷰>김영순 : "실망도 해서 그만하고 싶다 회의도 느끼고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폐업의 갈림길에서 김 씨가 선택한 것은 ’제2의 창업’



2년 동안 새로운 요리법을 익히고 체계적인 영업 방법 등을 배웠습니다.



<인터뷰>김영선 : "배우고 나니까 감가계산이 뭔지 폐기율이 뭔지 알면서 버려지는 음식도 없고 인력도 많이 줄었어요."



하지만 김 씨처럼 철저하게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인터뷰>이상원(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진흥원) "엉뚱한 아이템 가지고 자기 자본도 없는 사람이 무턱대고 이 사업은 자신있다 우기실 때는 참 답답한거죠."



창업 교육을 위한 사회 시스템 구축도 시급합니다.



실제로 정부 창업 기관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 창업자는 거의 없습니다.



경영전문상담을 하는 지자체도 서울 금천구 등 25개에 불과합니다.



자영업은 퇴직자와 실업자 등의 마지막 선택입니다.



그렇기에 피부에 와닿는 지원과 철저한 준비가 더욱 필요합니다.



KBS 뉴스 정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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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너도나도 창업…골목상권 ‘벼랑 끝’
    • 입력 2011-04-04 22:09:07
    • 수정2011-04-04 22: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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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김정숙(음식점 운영) : "너무 많이 올랐죠. 물가가...올라도 이만저만 오른게 아니라 요즘 너무 많이 오르니까 올 겨울에는 진짜 장난아니에요."

<녹취>양을용(음식점 운영) : "조그만 가게 하는 사람들이 타격이 제일 많잖아요."

<녹취>폐업한 자영업자 : "(경기가)갈수록 진짜 안 좋아지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속 시원해요. 조금이라도 일찍 털어내는게 오히려 더..."

<앵커 멘트>

자영업해서 먹고 살기 힘들다는 건 새삼스럽지 않지만 요즘은 정말 그렇습니다.

고유가, 고물가에다 대기업들까지 골목상권을 파고들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지는데요.

간판은 내리던 날.. 김세정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오전 11시에 출근해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쉬지 않고 일했던 주점.

하지만 오늘 문을 닫습니다.

손님들에게 안주를 내주던 주방에서 살림살이가 하나 둘 철거됩니다.

테이블도 의자도 폐업 전문업체의 트럭에 실립니다.

<녹취> 폐업 자영업자 : "착잡하죠. 살 때는 꽤 비싼 돈 주고 구입한 건데, 나갈 때는 치워가는 것만으로 고마워해야 하니까..."

4년 전부터 장사를 해왔지만 1년전 쯤 부근에 복합쇼핑몰이 생기면서부터 매출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어떻게든 버티려고 해보았지만 폐업밖에 길이 없었습니다.

<녹취> 폐업 자영업자 : "젊은 층들이 그쪽으로 다 이동해버리니까, 동네 상권들이 죽어버리니까... 매출 보면서 마감할 때 한숨밖에 안나와요."

동네에서 슈퍼마켓을 하는 최관식 씨. 2년 전 바로 옆에 기업형 슈퍼마켓, SSM의 입점 계획이 알려지면서 하루도 맘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최관식 : "경쟁은 안되요. 그 사람들이 한달에 열흘이고 세일하고 우리 쓰러질 때까지 계속 그렇게 세일 공세를 하면..."

가게를 내놨지만 나가지도 않습니다.

<인터뷰> 최관식(55살) : "도와달라고 진짜 이 나이에 국회의원 앞에서 진짜 눈물을 한없이 흘렸어요."

영세 자영업자들의 하루하루는 고단하기만 합니다.

<앵커 멘트>

눈물 흘리는 모습이 정말 안타깝네요. 디지털 스튜디오에 이소정 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질문>
이 기자 먹는 장사 안 망한다는 것도 옛말인데.. 얼마나 유지되나요?

<답변>
우리나라 자영업, 평균 9.5년 살아남는데 5년도 안 돼 폐업하는 업체들도 부지기수입니다.

특히 부동산. 임대업과 서비스. 교육업, 그리고 음식. 숙박업은 40% 이상이 5년 안에 문을 닫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자영업의 구조조정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30만 명 이상이 줄었는데요.

IMF 때는 대기업 정규직들이 퇴직금을 들고 나와 일시적으로 벤처나 자영업으로 옮겨갔다면 이번엔 남은 자산을 들고 마지막 수단으로 장사를 시작한 거라 탈락할 경우 갈 곳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젭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5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까지 합하면 우리 국민 절반 정도가 자영업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겁니다.

자영업이 돈이 되기 때문일까요? 앞서 보셨듯 천만에 말씀...

그럼 장사하는 우리 이웃들의 삶을 직접 들여다보겠습니다.

서울 금천 우체국 뒤 1013번지 일대.

반경 500미터 안에 식당만 58개, 치킨집은 15개, 부동산 39개, 미용실 6개입니다.

<인터뷰> 부동산 아저씨 : "들어와도 6개월을 못 버티데요. 사람 많이 다니니까 들어왔다가 안되면 나가고 또 나가고..."

전국의 음식점 수는 43만 9천 개가 넘습니다.

식당 1곳이 불과 손님 114명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는 계산이 나오고 인터넷 창업 바람을 타고 급증한 의류판매업도 인구 595명에 1개, 부동산 중개업은 650명당 1개, 미용실과 호프집 역시 한 곳 당 700명 남짓한 손님들만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대기업까지 슈퍼다 음식점이다 손을 대는데 신용카드 수수료만 보면 한숨이 나고, 대안을 찾자니 정보는 부족합니다.

<인터뷰> 미용실 아줌마 : "예를 들어 (신용카드) 천원 긁는다면 저한테 떨어지는 거는 별로 안 떨어지니까. 그러다 보니까 차라리 그냥 서비스해 줘버리는 게 나아요."

<인터뷰> 슈퍼마켓 아줌마 : "아침에 문열어가지고 12시까지 10만 원도 못 파는 거예요. 지금 현재 상황이.."

<질문>
우리 경제의 풀뿌리가 말라가는 셈인데,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답변>
그렇습니다.

자영업에 뛰어들 때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고, 또 어떤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한지 정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년 동안 음식점을 하고 있는 김영순 씨.

두 번이나 업종을 바꿨고 아예 사업을 접을 생각을 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인터뷰>김영순 : "실망도 해서 그만하고 싶다 회의도 느끼고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폐업의 갈림길에서 김 씨가 선택한 것은 ’제2의 창업’

2년 동안 새로운 요리법을 익히고 체계적인 영업 방법 등을 배웠습니다.

<인터뷰>김영선 : "배우고 나니까 감가계산이 뭔지 폐기율이 뭔지 알면서 버려지는 음식도 없고 인력도 많이 줄었어요."

하지만 김 씨처럼 철저하게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인터뷰>이상원(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진흥원) "엉뚱한 아이템 가지고 자기 자본도 없는 사람이 무턱대고 이 사업은 자신있다 우기실 때는 참 답답한거죠."

창업 교육을 위한 사회 시스템 구축도 시급합니다.

실제로 정부 창업 기관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 창업자는 거의 없습니다.

경영전문상담을 하는 지자체도 서울 금천구 등 25개에 불과합니다.

자영업은 퇴직자와 실업자 등의 마지막 선택입니다.

그렇기에 피부에 와닿는 지원과 철저한 준비가 더욱 필요합니다.

KBS 뉴스 정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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