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대책 ‘우왕좌왕’…불안감 증폭

입력 2011.04.0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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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교 재량의 휴교령 방침도 그렇지만 환경부의 수돗물 관리 지침도 우왕좌왕이었습니다.

빗물로부터 정수시설을 보호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는데, 덮개로 다 덮으라는 건지 대비만 하라는 건지 명확하지가 않아서 시민들의 불안감만 키웠습니다.

김나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정수장이 모두 특수 비닐로 덮였습니다.

3천 제곱미터 정수장을 덮기 위해 가로 10미터, 세로 60미터짜리 대형 비닐이 밤새 공수됐습니다.

<인터뷰> 추선희(남양주 화도정수장) : "비 가림 시설을 전 직원이 총출동해서 오늘 새벽 3시까지 설치한 거예요."

환경부는 어제 오후 지자체에 급히 보낸 공문에서, 정수시설을 보호하도록 덮개 설치 방안을 고민하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의 지시대로 이렇게 특수 대형 천을 준비해 설치하면서 방사능 오염에 대비한 곳은 전국적으로 극히 드뭅니다.

<녹취> "올려봐!"

뒤늦게 내려온 지침을 무시할 수 없어 오늘 오후에야 작업을 시작했지만 빗물이 한참 들어간 뒤입니다.

일부에선 차라리 한강을 덮는 게 낫겠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OO정수장 관계자(음성변조) : "그건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침전지를 덮는다는 것은 전국 5백 군데 중에 한 군데도 없습니다."

오늘 방사성비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정부, 하지만 한쪽에서는 무더기 휴교령으로, 다른 한쪽에서는 과민한 정수장 관리 지침으로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팽진철(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 : "이 빗물 1리터를 마신다고 하더라도 방사능 양은 엑스레이 한번 찍는 것에 4천 분의 1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방사능 공포가 우왕좌왕하는 당국의 대처로 증폭되는 양상입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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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사능 대책 ‘우왕좌왕’…불안감 증폭
    • 입력 2011-04-07 22: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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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교 재량의 휴교령 방침도 그렇지만 환경부의 수돗물 관리 지침도 우왕좌왕이었습니다. 빗물로부터 정수시설을 보호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는데, 덮개로 다 덮으라는 건지 대비만 하라는 건지 명확하지가 않아서 시민들의 불안감만 키웠습니다. 김나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정수장이 모두 특수 비닐로 덮였습니다. 3천 제곱미터 정수장을 덮기 위해 가로 10미터, 세로 60미터짜리 대형 비닐이 밤새 공수됐습니다. <인터뷰> 추선희(남양주 화도정수장) : "비 가림 시설을 전 직원이 총출동해서 오늘 새벽 3시까지 설치한 거예요." 환경부는 어제 오후 지자체에 급히 보낸 공문에서, 정수시설을 보호하도록 덮개 설치 방안을 고민하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의 지시대로 이렇게 특수 대형 천을 준비해 설치하면서 방사능 오염에 대비한 곳은 전국적으로 극히 드뭅니다. <녹취> "올려봐!" 뒤늦게 내려온 지침을 무시할 수 없어 오늘 오후에야 작업을 시작했지만 빗물이 한참 들어간 뒤입니다. 일부에선 차라리 한강을 덮는 게 낫겠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OO정수장 관계자(음성변조) : "그건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침전지를 덮는다는 것은 전국 5백 군데 중에 한 군데도 없습니다." 오늘 방사성비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정부, 하지만 한쪽에서는 무더기 휴교령으로, 다른 한쪽에서는 과민한 정수장 관리 지침으로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팽진철(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 : "이 빗물 1리터를 마신다고 하더라도 방사능 양은 엑스레이 한번 찍는 것에 4천 분의 1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방사능 공포가 우왕좌왕하는 당국의 대처로 증폭되는 양상입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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