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11명 성폭행 ‘강동 발바리’ 잡고보니…

입력 2011.04.15 (08:57) 수정 2011.04.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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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성 혼자있는 집만 골라 들어간 뒤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저지른 용의자, 이른바 <강동발바리>가 체포됐습니다.



서울 강동구 일대를 돌며 십여차례나 몹쓸 짓을 저질러 그같은 악명까지 붙은 것인데, 붙잡고 보니 두 아이를 둔 가장이었습니다.



정수영 기자, 겉으론 멀쩡해 보였을 두 아이의 아버지가 왜 이런 짓을 저지른 겁니까?



<리포트>



범행 동기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는 아내에게 싫증이 났다,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갖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낮에는 직장에서 성실히 일하고 자상한 아버지와 남편으로 살았습니다.



심야 시간이 되면 가족 몰래 집에서 빠져나왔습니다.



10대 여고생부터 3~40대 주부까지, 집안에 혼자 있는 여성을 닥치는 대로 성폭행했습니다.



동료들은 물론 가족 누구도 꿈에도 몰랐습니다.



지난 2009년 5월 16일 새벽 3시쯤, 서울 천호동 한 주택.



고등학교 3학년이던 18살 이 모양은 새벽까지 혼자 공부를 하다, 깜빡 잠이 들었는데요.



인기척에 잠에서 깨어난 이양은 충격에 온몸이 얼어붙었습니다.



정체불명의 괴한이 방안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백승진(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가족들이 같이 사는 걸로 알고 있는데, 때마침 그 때 여고생이 혼자 있었나봅니다.”



복면을 쓴 남자는 이 양이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다짜고짜 얼굴을 마구 폭행했습니다.



이양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남자는 이양을 성폭행한 뒤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백승진(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피의자는) 학생인 줄 몰랐다고 진술을 하는데, (피해자는) 어이없이 당했죠. 아직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지난해 7월, 역시 서울 천호동에서 반 지하 단칸방에서 혼자 살던 25살 박 모씨도 봉변을 당했습니다.



밤늦도록 친구들과 어울리다 집으로 돌아와 잠이 든 박씨는 창문 쪽에서 들리는 요란한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인터뷰> 이희규(팀장/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피의자는) 술 먹고 들어가는 여자(피해여성)를 뒤따라가서, 여자가 잠들 때까지 주변에서 숨어있었어요.”



정체불명의 남자가 순식간에 창문을 뜯어내고 방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박씨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양손을 붙잡더니, 느닷없이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무자비한 구타에 넋을 잃은 박씨는 그대로 성폭행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이희규(팀장/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여자한테 정말 치욕이고, 생각도 하기 싫은 입장이죠. (성폭행 당했을 때) 한 달 후, 결혼날짜까지 잡혀있었는데.”



서울 강동구 일대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수법이 비슷한 성폭행 사건이 열 건이 넘도록 잇따랐습니다.



정체 모를 범인은 이른바 ‘강동 발바리’로 불리며, 여성들을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소름 끼치죠. 매일 아이들한테도 이야기하잖아요. 조심히 다니라고. 무서워요.”



경찰은 현장감식 끝에, 성폭행 현장 다섯 곳에서 범인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지문을 채취했습니다.



다섯 건 모두 동일범의 지문이라는 것만 확인했을 뿐, 신원을 확인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범인의 모습이 찍힌 CCTV 화면 역시, 범인 형체를 알아보기에는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인터뷰> 이희규(팀장/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그것(지문의 일부분) 가지고는 인적사항을 발췌할 수도 없고,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던 것입니다.”



2년 가까이 종적을 찾을 수 없었던 강동 발바리는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면서, 결국 경찰에 꼬리를 잡혔습니다.



지난 2월, 암사동에서 도둑질을 하다 붙잡힌 피의자를 상대로 경찰이 여죄를 추궁한 끝에, 연쇄 성폭행범이라는 사실을 자백받기에 이르렀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 32살 정 모씨는 성폭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지문과 DNA 감식 결과를 들이밀자, 범행을 모두 실토했습니다.



<인터뷰> 이희규(팀장/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검거) 당시만 해도 굉장히 부인했죠. (현장에서) 지문이 나왔다는 그 말에, 자기가 시인을 하더라고요.”



정씨 신분을 확인하던 경찰은 탄식을 내뱉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연쇄 성폭행 피의자 정씨가 아내와 두 자녀를 둔, 겉보기에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30대 가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정씨는 서울의 한 농수산물시장 정육점 직원으로 근무하며, 가족생계를 꾸리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농수산물시장 관계자 : “(정씨) 집사람도 여기서 만나서 결혼했거든요. 가정생활도 잘했고, (일도) 별 문제 없이 잘하고 있었고.”



동료 직원 누구도 정씨가 성폭행을 저질렀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정육점 직원 : “(정씨를 안 지) 오래됐죠. (정씨가) 여기서 6년 정도 일을 했고요. 평상시에 절대 그런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죠. 술도 안 먹는 사람인데.”



낮에는 평범한 30대 가장이었지만, 밤이 되면 연쇄 성폭행범으로 돌변했습니다.



경찰수사 결과 정씨는 퇴근 뒤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 자신의 집에서 가까운 강동구 일대를 돌며, 여성 혼자 있는 집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백승진(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암사동 근처인데, 그 집을 중심으로 모든 사건이 벌어진 것입니다. 식구들도 전혀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고.”



범행 전에 여성의 집을 사전 답사하고, 범행현장에서는 자신의 얼굴을 철저히 가렸습니다.



<인터뷰> 이희규(팀장/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복면을 쓰고 들어갔습니다. 피해자가 얼굴을 전혀 못 봤습니다. 전과가 없어서 저희들이 검거하기도 힘들었고.”



방범창을 뜯어내거나 잠기지 않은 출입문을 통해 들어가, 집안에 있던 여성을 성폭행했습니다.



지난 2009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강동구 일대를 돌며 10대 여고생부터 3~40대 직장여성까지 모두 11명을 짓밟았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 아내에게 싫증을 느껴 다른 여성과 성관계를 갖고 싶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이희규(팀장/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집에 부인하고는 별 재미가 없었다고. 모든 것이 드러났으니까 후회한다, 잘못했다고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정씨를 특수강도 강간혐의로 구속하고, 정씨가 저지른 여죄를 캐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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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11명 성폭행 ‘강동 발바리’ 잡고보니…
    • 입력 2011-04-15 08:57:52
    • 수정2011-04-16 16: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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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여성 혼자있는 집만 골라 들어간 뒤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저지른 용의자, 이른바 <강동발바리>가 체포됐습니다.

서울 강동구 일대를 돌며 십여차례나 몹쓸 짓을 저질러 그같은 악명까지 붙은 것인데, 붙잡고 보니 두 아이를 둔 가장이었습니다.

정수영 기자, 겉으론 멀쩡해 보였을 두 아이의 아버지가 왜 이런 짓을 저지른 겁니까?

<리포트>

범행 동기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는 아내에게 싫증이 났다,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갖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낮에는 직장에서 성실히 일하고 자상한 아버지와 남편으로 살았습니다.

심야 시간이 되면 가족 몰래 집에서 빠져나왔습니다.

10대 여고생부터 3~40대 주부까지, 집안에 혼자 있는 여성을 닥치는 대로 성폭행했습니다.

동료들은 물론 가족 누구도 꿈에도 몰랐습니다.

지난 2009년 5월 16일 새벽 3시쯤, 서울 천호동 한 주택.

고등학교 3학년이던 18살 이 모양은 새벽까지 혼자 공부를 하다, 깜빡 잠이 들었는데요.

인기척에 잠에서 깨어난 이양은 충격에 온몸이 얼어붙었습니다.

정체불명의 괴한이 방안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백승진(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가족들이 같이 사는 걸로 알고 있는데, 때마침 그 때 여고생이 혼자 있었나봅니다.”

복면을 쓴 남자는 이 양이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다짜고짜 얼굴을 마구 폭행했습니다.

이양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남자는 이양을 성폭행한 뒤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백승진(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피의자는) 학생인 줄 몰랐다고 진술을 하는데, (피해자는) 어이없이 당했죠. 아직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지난해 7월, 역시 서울 천호동에서 반 지하 단칸방에서 혼자 살던 25살 박 모씨도 봉변을 당했습니다.

밤늦도록 친구들과 어울리다 집으로 돌아와 잠이 든 박씨는 창문 쪽에서 들리는 요란한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인터뷰> 이희규(팀장/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피의자는) 술 먹고 들어가는 여자(피해여성)를 뒤따라가서, 여자가 잠들 때까지 주변에서 숨어있었어요.”

정체불명의 남자가 순식간에 창문을 뜯어내고 방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박씨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양손을 붙잡더니, 느닷없이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무자비한 구타에 넋을 잃은 박씨는 그대로 성폭행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인터뷰> 이희규(팀장/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여자한테 정말 치욕이고, 생각도 하기 싫은 입장이죠. (성폭행 당했을 때) 한 달 후, 결혼날짜까지 잡혀있었는데.”

서울 강동구 일대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수법이 비슷한 성폭행 사건이 열 건이 넘도록 잇따랐습니다.

정체 모를 범인은 이른바 ‘강동 발바리’로 불리며, 여성들을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인터뷰> 이웃주민 : “소름 끼치죠. 매일 아이들한테도 이야기하잖아요. 조심히 다니라고. 무서워요.”

경찰은 현장감식 끝에, 성폭행 현장 다섯 곳에서 범인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지문을 채취했습니다.

다섯 건 모두 동일범의 지문이라는 것만 확인했을 뿐, 신원을 확인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범인의 모습이 찍힌 CCTV 화면 역시, 범인 형체를 알아보기에는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인터뷰> 이희규(팀장/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그것(지문의 일부분) 가지고는 인적사항을 발췌할 수도 없고,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던 것입니다.”

2년 가까이 종적을 찾을 수 없었던 강동 발바리는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면서, 결국 경찰에 꼬리를 잡혔습니다.

지난 2월, 암사동에서 도둑질을 하다 붙잡힌 피의자를 상대로 경찰이 여죄를 추궁한 끝에, 연쇄 성폭행범이라는 사실을 자백받기에 이르렀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 32살 정 모씨는 성폭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지문과 DNA 감식 결과를 들이밀자, 범행을 모두 실토했습니다.

<인터뷰> 이희규(팀장/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검거) 당시만 해도 굉장히 부인했죠. (현장에서) 지문이 나왔다는 그 말에, 자기가 시인을 하더라고요.”

정씨 신분을 확인하던 경찰은 탄식을 내뱉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연쇄 성폭행 피의자 정씨가 아내와 두 자녀를 둔, 겉보기에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30대 가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정씨는 서울의 한 농수산물시장 정육점 직원으로 근무하며, 가족생계를 꾸리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농수산물시장 관계자 : “(정씨) 집사람도 여기서 만나서 결혼했거든요. 가정생활도 잘했고, (일도) 별 문제 없이 잘하고 있었고.”

동료 직원 누구도 정씨가 성폭행을 저질렀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정육점 직원 : “(정씨를 안 지) 오래됐죠. (정씨가) 여기서 6년 정도 일을 했고요. 평상시에 절대 그런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죠. 술도 안 먹는 사람인데.”

낮에는 평범한 30대 가장이었지만, 밤이 되면 연쇄 성폭행범으로 돌변했습니다.

경찰수사 결과 정씨는 퇴근 뒤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 자신의 집에서 가까운 강동구 일대를 돌며, 여성 혼자 있는 집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백승진(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암사동 근처인데, 그 집을 중심으로 모든 사건이 벌어진 것입니다. 식구들도 전혀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고.”

범행 전에 여성의 집을 사전 답사하고, 범행현장에서는 자신의 얼굴을 철저히 가렸습니다.

<인터뷰> 이희규(팀장/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복면을 쓰고 들어갔습니다. 피해자가 얼굴을 전혀 못 봤습니다. 전과가 없어서 저희들이 검거하기도 힘들었고.”

방범창을 뜯어내거나 잠기지 않은 출입문을 통해 들어가, 집안에 있던 여성을 성폭행했습니다.

지난 2009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강동구 일대를 돌며 10대 여고생부터 3~40대 직장여성까지 모두 11명을 짓밟았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 아내에게 싫증을 느껴 다른 여성과 성관계를 갖고 싶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이희규(팀장/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 “집에 부인하고는 별 재미가 없었다고. 모든 것이 드러났으니까 후회한다, 잘못했다고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정씨를 특수강도 강간혐의로 구속하고, 정씨가 저지른 여죄를 캐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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