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약국 환자 쟁탈전…불법 호객행위 기승

입력 2011.04.1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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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의 한 대형병원 앞에선 약국들이 10년 넘게 환자 모시기 전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엄연한 불법인데, 수백만원의 벌금도 아랑곳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노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대형병원 앞.

도로를 따라 줄지어 들어선 약국 앞마다 화려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나와 있습니다.

도로까지 나와 경광등을 흔들기까지 합니다.

약을 지으려는 환자들을 자신들의 약국으로 데려가려는 호객꾼들입니다.

의약분업이 시작되면서 병원 처방전을 많이 차지하기 위해 시작된 호객 행위가 10여 년이 지나도록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녹취>약국 직원(음성변조) : "처방전 하나 더 받으려고 경쟁을 하는거에요. 한마디로 말하면 처방전 싸움이에요."

스무 곳에 가까운 약국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니 불법 주차 서비스까지 등장했습니다.

주차 단속을 피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한 가림판으로 차량 번호판을 슬쩍 가려주거나 앞차와 바짝 붙여 주차하도록 유도합니다.

적발시 일반 주차위반 과태료보다 25배를 더 내야하지만 단속 걱정은 필요 없습니다.

<녹취> 약국 주차 관리원(음성변조) : "(이것 단속 같은 것 오면 안 위험해요?) 막아놓으면 상관없어요. 저희가 안 찍히게 해드려요. 사진 안 찍히게 해드려요."

감기약 같은 일반약은 잘 팔지도 않고, 팔아도 현금 거래를 유도합니다.

<녹취> 약국 직원(음성변조) : "보통 3만 원씩 팔거든요, 다른 약국은... 우리는 서비스로 현금 주시면 원가로 드립니다."

단속을 맡은 보건소는 호객 행위에 대한 기준이 애매한데다, 적발하기도 쉽지 않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나가면 언제 정보가 들어가는지 일단 비디오 가지고 나가면 이쪽부터 시작을 하면 벌써 저쪽에는 (호객행위를) 안해버리거든요."

단속에 적발돼도 내야하는 벌금은 많아야 500만 원.

지난 한해 이 일대 약국들 중 매출이 100억 원을 넘는 곳은 4곳이나 됩니다.

KBS 뉴스 노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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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약국 환자 쟁탈전…불법 호객행위 기승
    • 입력 2011-04-17 21: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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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의 한 대형병원 앞에선 약국들이 10년 넘게 환자 모시기 전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엄연한 불법인데, 수백만원의 벌금도 아랑곳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노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대형병원 앞. 도로를 따라 줄지어 들어선 약국 앞마다 화려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나와 있습니다. 도로까지 나와 경광등을 흔들기까지 합니다. 약을 지으려는 환자들을 자신들의 약국으로 데려가려는 호객꾼들입니다. 의약분업이 시작되면서 병원 처방전을 많이 차지하기 위해 시작된 호객 행위가 10여 년이 지나도록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녹취>약국 직원(음성변조) : "처방전 하나 더 받으려고 경쟁을 하는거에요. 한마디로 말하면 처방전 싸움이에요." 스무 곳에 가까운 약국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니 불법 주차 서비스까지 등장했습니다. 주차 단속을 피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한 가림판으로 차량 번호판을 슬쩍 가려주거나 앞차와 바짝 붙여 주차하도록 유도합니다. 적발시 일반 주차위반 과태료보다 25배를 더 내야하지만 단속 걱정은 필요 없습니다. <녹취> 약국 주차 관리원(음성변조) : "(이것 단속 같은 것 오면 안 위험해요?) 막아놓으면 상관없어요. 저희가 안 찍히게 해드려요. 사진 안 찍히게 해드려요." 감기약 같은 일반약은 잘 팔지도 않고, 팔아도 현금 거래를 유도합니다. <녹취> 약국 직원(음성변조) : "보통 3만 원씩 팔거든요, 다른 약국은... 우리는 서비스로 현금 주시면 원가로 드립니다." 단속을 맡은 보건소는 호객 행위에 대한 기준이 애매한데다, 적발하기도 쉽지 않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나가면 언제 정보가 들어가는지 일단 비디오 가지고 나가면 이쪽부터 시작을 하면 벌써 저쪽에는 (호객행위를) 안해버리거든요." 단속에 적발돼도 내야하는 벌금은 많아야 500만 원. 지난 한해 이 일대 약국들 중 매출이 100억 원을 넘는 곳은 4곳이나 됩니다. KBS 뉴스 노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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