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불임부부 급증…“치료는 사회 몫”

입력 2011.04.1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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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3년 동안 불임치료 끝에 어렵게 가진 시험관 아기가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는 순간입니다.



이렇게 시험관 시술로 자녀를 얻는 부부들이 크게 늘어 부부 7쌍 가운데 1쌍은 불임부부라고 합니다.



정말 아이가 생기지 않는 부부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데요.



먼저, 박대기 기자가 불임부부의 애환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결혼 5년째 아기가 없어 병원에 입원한 이 여성.



불임 때문에 갈등이 깊어지다 보니, 이제는 친척 아기가 예쁘다는 시부모의 말에도 짜증이 납니다.



<녹취> 김OO(불임 여성/음성변조) : "달라진 거 같아요. 가족들이 저를 대하는 게 없는 사람 같아요, 제가. 집에서…."



불임 치료를 받는 여성들이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속마음에는 불안과 자괴감이 가득합니다.



<녹취> 이OO(불임 여성) : "속상하죠. 누가 임신했다고 하면, 물론 축하하지만, 또 제 마음 한쪽에는…."



임신 소원을 적은 게시판입니다.



이런 간절한 소망이 좌절되면서 자책감과 가정불화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불임여성 가운데 우울 증상이 심각하거나 약간 심각하다고 답한 경우가 95%나 됐습니다.



특히, 남편에게 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여성이 불임인 경우보다도 시부모와의 관계가 더 나빠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불임을 시부모가 며느리의 책임으로 돌리는 경향이 많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궁미경(산부인과 전문의) : "얼마나 고통을 받는지에 대한 이해와, 그들을 심리적으로 지지해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우울증은 불임의 또 다른 원인이 되기 때문에, 불임 치료와 함께 마음의 치료도 필요합니다.



<앵커 멘트>



자녀를 갖고 싶어하는 불임부부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안타까운데요.



디지털 스튜디오에 박광식 의학전문기자 연결하겠습니다.



박기자, 왜 이렇게 불임부부가 느는 걸까요?



<답변>



무엇보다 최근 결혼연령이 늦어지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실제로 불임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나이도 계속 높아져 지난해 남성은 38세, 여성은 36세였습니다.



젊은 여성의 건강한 난자는 나이가 들면 바깥층이 두꺼워지고 거칠어져 정자가 뚫고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또 정자와 난자가 만나 겨우 수정이 된다 하더라도 수정란이 자궁 벽에 착 달라붙지 못하고 미끄러지게 됩니다.



때문에 여성은 35세가 넘어가면 임신능력이 크게 떨어집니다.



그런데 남성도 예외가 아닙니다. 최근엔 특히 남성 불임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



남성불임환자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담배를 피우고 술도 자주 마시는 이 30대 남성은 결혼한 지 5년 넘도록 자녀가 없습니다.



부인 탓인가도 했지만 원인은 자신에게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OO(결혼 5년차 불임 남성) : "보통 사람들보다 정자 수가 적다고 얘기를 해서, 제가 젊고 하기 때문에 상상도 못 했는데."



지난해 병원 치료를 받은 남성불임환자는 3만 7천 명, 4년 새 50%가 늘었습니다.



<인터뷰> 윤태기(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소장) : "과도한 음주나 흡연은 정자의 운동성을 감소시키고 기형정자를 증가시킵니다."



특히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정자의 활동성과 수가 감소하는 것도 이유입니다.



건강한 20대 남성의 정자들은 쉼 없이 헤엄쳐다니는 반면, 불임 남성의 정자는 수도 적고 움직임이 거의 없습니다.



꼬리가 없거나 머리가 둘인 기형정자도 있습니다.



결국 이런 정자들은 여성의 난자와 만나 수정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2세의 꿈을 접어야 할지, 불임 남성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불임은 비단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저출산과 맞물려 있는 사회문제죠.



그렇다면, 불임 문제를 해결할만한 어떤 대안이 있나요?



<답변>



네, 불임이라도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는다면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여러 번 시도해야 성공하는 불임시술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요.



불임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김종환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불임치료 병원에 조용하고 따뜻한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임신을 돕는 음악요법입니다.



<녹취> 최모 씨(불임치료 여성) : "앞날이 계속 걱정이 되잖아요. 그래서 음악을 들으면 좀 안정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이걸 듣게 됐거든요."



기혈의 원활한 순환을 위해 약실을 넣은 침을 놓고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손발이나 아랫배가 차가운 여성은 임신이 잘 안된다고 보기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겁니다.



<인터뷰> 정지행(한의학 박사) : "여성의 건강을 좋게 해줘서 자연임신이 되게 해주고요. 그리고 엄마의 몸이 건강해져 있기 때문에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그런 근본이 될 수 있습니다."



불임 부부의 마지막 희망은 체외수정 시술, 시험관 아기입니다.



하지만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성공률이 30퍼센트 남짓한데다, 한 번 시술하는데 드는 비용이 3백만 원이 넘습니다.



정부가 네 차례까지 시술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지만,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김승권(한국보건사회연구원) : "불임부부의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경감해주기 위해서 불임을 질병으로 보는 시각, 이에 의해서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임신이 잘 안 되는 부부는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은 뒤, 치료 방법을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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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불임부부 급증…“치료는 사회 몫”
    • 입력 2011-04-18 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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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3년 동안 불임치료 끝에 어렵게 가진 시험관 아기가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는 순간입니다.

이렇게 시험관 시술로 자녀를 얻는 부부들이 크게 늘어 부부 7쌍 가운데 1쌍은 불임부부라고 합니다.

정말 아이가 생기지 않는 부부들이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데요.

먼저, 박대기 기자가 불임부부의 애환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결혼 5년째 아기가 없어 병원에 입원한 이 여성.

불임 때문에 갈등이 깊어지다 보니, 이제는 친척 아기가 예쁘다는 시부모의 말에도 짜증이 납니다.

<녹취> 김OO(불임 여성/음성변조) : "달라진 거 같아요. 가족들이 저를 대하는 게 없는 사람 같아요, 제가. 집에서…."

불임 치료를 받는 여성들이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속마음에는 불안과 자괴감이 가득합니다.

<녹취> 이OO(불임 여성) : "속상하죠. 누가 임신했다고 하면, 물론 축하하지만, 또 제 마음 한쪽에는…."

임신 소원을 적은 게시판입니다.

이런 간절한 소망이 좌절되면서 자책감과 가정불화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불임여성 가운데 우울 증상이 심각하거나 약간 심각하다고 답한 경우가 95%나 됐습니다.

특히, 남편에게 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여성이 불임인 경우보다도 시부모와의 관계가 더 나빠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불임을 시부모가 며느리의 책임으로 돌리는 경향이 많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궁미경(산부인과 전문의) : "얼마나 고통을 받는지에 대한 이해와, 그들을 심리적으로 지지해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우울증은 불임의 또 다른 원인이 되기 때문에, 불임 치료와 함께 마음의 치료도 필요합니다.

<앵커 멘트>

자녀를 갖고 싶어하는 불임부부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안타까운데요.

디지털 스튜디오에 박광식 의학전문기자 연결하겠습니다.

박기자, 왜 이렇게 불임부부가 느는 걸까요?

<답변>

무엇보다 최근 결혼연령이 늦어지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실제로 불임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나이도 계속 높아져 지난해 남성은 38세, 여성은 36세였습니다.

젊은 여성의 건강한 난자는 나이가 들면 바깥층이 두꺼워지고 거칠어져 정자가 뚫고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또 정자와 난자가 만나 겨우 수정이 된다 하더라도 수정란이 자궁 벽에 착 달라붙지 못하고 미끄러지게 됩니다.

때문에 여성은 35세가 넘어가면 임신능력이 크게 떨어집니다.

그런데 남성도 예외가 아닙니다. 최근엔 특히 남성 불임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

남성불임환자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담배를 피우고 술도 자주 마시는 이 30대 남성은 결혼한 지 5년 넘도록 자녀가 없습니다.

부인 탓인가도 했지만 원인은 자신에게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OO(결혼 5년차 불임 남성) : "보통 사람들보다 정자 수가 적다고 얘기를 해서, 제가 젊고 하기 때문에 상상도 못 했는데."

지난해 병원 치료를 받은 남성불임환자는 3만 7천 명, 4년 새 50%가 늘었습니다.

<인터뷰> 윤태기(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소장) : "과도한 음주나 흡연은 정자의 운동성을 감소시키고 기형정자를 증가시킵니다."

특히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정자의 활동성과 수가 감소하는 것도 이유입니다.

건강한 20대 남성의 정자들은 쉼 없이 헤엄쳐다니는 반면, 불임 남성의 정자는 수도 적고 움직임이 거의 없습니다.

꼬리가 없거나 머리가 둘인 기형정자도 있습니다.

결국 이런 정자들은 여성의 난자와 만나 수정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2세의 꿈을 접어야 할지, 불임 남성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불임은 비단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저출산과 맞물려 있는 사회문제죠.

그렇다면, 불임 문제를 해결할만한 어떤 대안이 있나요?

<답변>

네, 불임이라도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는다면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여러 번 시도해야 성공하는 불임시술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요.

불임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김종환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불임치료 병원에 조용하고 따뜻한 노래가 울려 퍼집니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임신을 돕는 음악요법입니다.

<녹취> 최모 씨(불임치료 여성) : "앞날이 계속 걱정이 되잖아요. 그래서 음악을 들으면 좀 안정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이걸 듣게 됐거든요."

기혈의 원활한 순환을 위해 약실을 넣은 침을 놓고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손발이나 아랫배가 차가운 여성은 임신이 잘 안된다고 보기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겁니다.

<인터뷰> 정지행(한의학 박사) : "여성의 건강을 좋게 해줘서 자연임신이 되게 해주고요. 그리고 엄마의 몸이 건강해져 있기 때문에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그런 근본이 될 수 있습니다."

불임 부부의 마지막 희망은 체외수정 시술, 시험관 아기입니다.

하지만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성공률이 30퍼센트 남짓한데다, 한 번 시술하는데 드는 비용이 3백만 원이 넘습니다.

정부가 네 차례까지 시술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지만,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김승권(한국보건사회연구원) : "불임부부의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경감해주기 위해서 불임을 질병으로 보는 시각, 이에 의해서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임신이 잘 안 되는 부부는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은 뒤, 치료 방법을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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