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후쿠시마 반복되는 ‘원전 비극’

입력 2011.04.22 (22: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지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방사선량이 나타나 있습니다.

빨간 점들로 표시된 곳은 연간 최대 노출 허용치인 100밀리 시버트 이상이 측정된 곳들입니다.

원전 3km이내는 물론이고, 10km 떨어진 곳 20km 떨어진 곳에서도 기준치를 넘어서는 곳이 보입니다.

일본 정부는 오늘부터 원전 20km이내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들의 출입을 금지시켰습니다.

도쿄에서 신강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후쿠시마 원전으로 통하는 도로 70여 개 소에 검문소가 긴급 설치됐습니다.

원전 반경 20킬로미터 안으로의 접근이 완전 차단된 겁니다.

아직 대피하지 않은 주민들도 피폭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강제로 바깥으로 내보냈습니다.

<녹취> 할머니(후쿠시마현 주민) : "봉쇄 상태가 언제까지 갈 지 걱정입니다. 어떻게든 극복해야죠. 이 마을을 잃고 싶지는 않아요."

오늘부터 봉쇄된 곳은 후쿠시마 원전을 중심으로 반경 20킬로미터까지입니다.

반경 30킬로미터까지는 유사시에 대비해 긴급 피난 준비구역으로 정했습니다.

특히, 방사성 물질이 바람을 타고 북서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계속 확산됨에 따라 이곳 주민 만여 명도 다음달까지 대피시킬 예정입니다.

방사능 누출이 장기화되면서 원전에서 더 멀리 떨어진 지역도 방사능 오염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방사능 토양 오염을 감안해 후쿠시마 원전 인근 7천여 농가에 대해 올해 벼농사 금지를 결정했습니다.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쌀이 생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이번 조처로 벼농사가 금지되는 논의 면적은 100제곱킬로미터에 이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신강문입니다.

<앵커 멘트>

사고 수습에 난항이 계속되면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다음 주면 사고 25주년을 맞는 유령 도시, 체르노빌을 김명섭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체르노빌 원전에서 3킬로미터 떨어진 곳, 시내 한 호텔 건물이 뼈대만 남았습니다.

개장을 앞뒀던 놀이시설은 손님을 맞아보지도 못하고 녹슨 채로 방치돼 있습니다.

사고 이틀 뒤 원전 30킬로미터 지역 폐쇄 명령이 떨어지자 5만명의 주민들이 모두 도시를 떠났습니다.

사람들은 이곳을 유령의 도시라고 부릅니다.

한때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전원도시로 유명했던 이곳은 하루 사이 단 한사람도 살 수 없는 오염의 도시로 변했습니다.

거리 곳곳에 떨어진 방독면이 당시의 심각한 상황을 증언합니다.

25년이 지났지만 방사능 오염도는 여전히 높습니다.

지표면 방사선량이 백69마이크로시버트, 환경방사선량 평균 수치인 0.2를 8백40배나 초과했습니다.

한번 쬔 방사선은 후손들에게까지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레냐(백혈병 환자 엄마) : "제 건강에 별 이상 없었는데... 딸이 백혈병이 걸려 너무 충격적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체르노빌 현장에서 이런 실태를 확인하고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반기문(유엔 사무총장)

원전 사고 방지 대책은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 정상급 의제로 다뤄질 예정입니다.

우크라이나 프리퍄티시에서 KBS 뉴스 김명섭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체르노빌-후쿠시마 반복되는 ‘원전 비극’
    • 입력 2011-04-22 22:10:03
    뉴스 9
<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지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방사선량이 나타나 있습니다. 빨간 점들로 표시된 곳은 연간 최대 노출 허용치인 100밀리 시버트 이상이 측정된 곳들입니다. 원전 3km이내는 물론이고, 10km 떨어진 곳 20km 떨어진 곳에서도 기준치를 넘어서는 곳이 보입니다. 일본 정부는 오늘부터 원전 20km이내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들의 출입을 금지시켰습니다. 도쿄에서 신강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후쿠시마 원전으로 통하는 도로 70여 개 소에 검문소가 긴급 설치됐습니다. 원전 반경 20킬로미터 안으로의 접근이 완전 차단된 겁니다. 아직 대피하지 않은 주민들도 피폭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강제로 바깥으로 내보냈습니다. <녹취> 할머니(후쿠시마현 주민) : "봉쇄 상태가 언제까지 갈 지 걱정입니다. 어떻게든 극복해야죠. 이 마을을 잃고 싶지는 않아요." 오늘부터 봉쇄된 곳은 후쿠시마 원전을 중심으로 반경 20킬로미터까지입니다. 반경 30킬로미터까지는 유사시에 대비해 긴급 피난 준비구역으로 정했습니다. 특히, 방사성 물질이 바람을 타고 북서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계속 확산됨에 따라 이곳 주민 만여 명도 다음달까지 대피시킬 예정입니다. 방사능 누출이 장기화되면서 원전에서 더 멀리 떨어진 지역도 방사능 오염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방사능 토양 오염을 감안해 후쿠시마 원전 인근 7천여 농가에 대해 올해 벼농사 금지를 결정했습니다.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쌀이 생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이번 조처로 벼농사가 금지되는 논의 면적은 100제곱킬로미터에 이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신강문입니다. <앵커 멘트> 사고 수습에 난항이 계속되면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다음 주면 사고 25주년을 맞는 유령 도시, 체르노빌을 김명섭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체르노빌 원전에서 3킬로미터 떨어진 곳, 시내 한 호텔 건물이 뼈대만 남았습니다. 개장을 앞뒀던 놀이시설은 손님을 맞아보지도 못하고 녹슨 채로 방치돼 있습니다. 사고 이틀 뒤 원전 30킬로미터 지역 폐쇄 명령이 떨어지자 5만명의 주민들이 모두 도시를 떠났습니다. 사람들은 이곳을 유령의 도시라고 부릅니다. 한때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전원도시로 유명했던 이곳은 하루 사이 단 한사람도 살 수 없는 오염의 도시로 변했습니다. 거리 곳곳에 떨어진 방독면이 당시의 심각한 상황을 증언합니다. 25년이 지났지만 방사능 오염도는 여전히 높습니다. 지표면 방사선량이 백69마이크로시버트, 환경방사선량 평균 수치인 0.2를 8백40배나 초과했습니다. 한번 쬔 방사선은 후손들에게까지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레냐(백혈병 환자 엄마) : "제 건강에 별 이상 없었는데... 딸이 백혈병이 걸려 너무 충격적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체르노빌 현장에서 이런 실태를 확인하고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반기문(유엔 사무총장) 원전 사고 방지 대책은 오는 9월 유엔총회에서 정상급 의제로 다뤄질 예정입니다. 우크라이나 프리퍄티시에서 KBS 뉴스 김명섭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슈

일본 동북부 강진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