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eye] 방송의 미래 ‘NAB 2011’

입력 2011.05.0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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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방송장비 전시회가 열렸는데요... 디지털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그리고 미래 방송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풀뿌리 방송을 가능케 하는 저렴하고 편리한 기술이 크게 주목받았다고 합니다.

정찬필 순회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도박과 환락의 도시..라스베가스... 이곳에 매년 4월이면 전 세계의 수많은 방송관련 기업의 종사자들이 몰려듭니다. NAB 쇼, 즉 전미국방송협회인 NAB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벌써 84년째를 맞이하며 매해 전세계의 방송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왔습니다.

전시장안에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방송기술박람회답게 방송 관련 전분야에 걸친 첨단의 방송장비들이 가득합니다. 보다 좋은 화면을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종 촬영 장비들이 관련 업종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미 일반화되어 있는 가상 스튜디오, 즉 아무 것도 없는 빈 스튜디오를 화려한 세트가 있는 것처럼 바꿔주는 기술도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선보인 재미있는 장비 중 하나는 서로 다른 곳에서 진행하는 이들을 마치 한 장소에서 함께 있는 것처럼 감쪽같이 바꿔 보여주는 기술입니다.

<인터뷰> 폴 블라호스/캐나다 특수영상장비 업체 대표 : "제가 만든 이 장비를 이용하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진행자들끼리 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두 진행자가 스크린에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올해 행사에도 1,500개 이상의 기업과 90,000명 이상의 방송인들이 참가했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박람회의 흐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이 행사의 내용이 전파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의미의 방송에 국한되지 않는 것입니다.

<인터뷰> 데니스 윌튼/NAB 홍보이사 :"컨텐츠 공급에 관한 모든 걸 다뤄요. 우리는 방송용 뿐 아니라 모든 컨텐츠가 가능한 모든 장치에 공급되는 길을 찾고 있어요. 휴대폰이나 노트북컴퓨터, 혹은 차량까지 새로운 모든 장치 말입니다."

고가의 방송 장비와 저가의 일반 소비자용 장비의 구분도 애매해지고 있습니다. 기술발전이 불러온 획기적인 변화입니다

비용과 품질에 관한 한 콘텐츠 제작의 진입장벽은 이미 허물어졌습니다. 극한적인 상황에서 오히려 초저가의 소형 카메라가 위력을 발휘합니다.

명색이 방송 장비 박람회이지만, 이곳에 있는 것은 장난감처럼 보이는 초소형 카메라입니다. 가격도 불과 30여만원입니다. 하지만, 이 전시장은 수많은 인파로 북적입니다. 전시장의 크기도 손가락에 들어갈 정도로 큰 편입니다.

2002년도에 시작된 이 기업은 파도타기 애호가들을 위한 취미용 소형카메라를 제작했습니다. 그런데 업체 스스로도 놀랄 정도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계속 발전되는 성능에 엉뚱하게도 방송제작자들이 환호한 것입니다.

<인터뷰> 리챠드 로거리/초소형카메라 업체 홍보담당 :"지난 해인 2010년에 처음으로 NAB에 참가했는데, 대단한 성공을 거뒀습니다. 우리 계산으로는 70에서 80여개 이상의 방송 프로그램이 우리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 미국에서만요. 해외에서는 얼마나 되는지 짐작도 못할 일입니다."

아무 곳에나 쉽게 장착할 수 있는 특성과 더불어 고화질을 실현함으로써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분야인 방송산업에서, 말 그대로 대박을 이뤄낸 것입니다.

고품질의 영상을 원할 때는 차라리 사진 촬영용 디지털 카메라를 선택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 모니터업체의 연구원인 존 페헐스트씨는 부지런히 동영상을 촬영하고 다닙니다. 동료들에게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쓰는 장비는 본래 목적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입니다. 비교적 고가이긴 하지만 취미로 사진찍는 이들이 개인적으로 많이 쓰는 장비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동영상 촬영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여러가지 부대장비들을 붙여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는 왜 이전의 간편한 비디오카메라를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인터뷰> 존 페헐스트/모니터 업체 연구원 :"저는 이 카메라가 출시된 지 한달도 안돼 제 돈으로 구입했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심도가 낮은 큰 화상센서를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디지털 카메라로서의 약간의 단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제대로만 쓴다면 화질이 아주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전의 아마츄어 비디오 카메라에서 얻을 수 없는 뛰어난 영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같은 방식의 촬영 장비는 이미 많은 방송과 상업영화에서도 사용될 정도로 그 화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촬영 장비에 비해 수십분의 1의 비용으로 얻어내는 영상 효과입니다. 행사장 안팎에는 심심치 않게 비슷한 장비로 촬영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이번 NAB 박람회의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디지털카메라를 동영상 촬영에 편하게 사용하기 위한 악세사리 관련 업체가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인터뷰> 로버트 포스터/모니터 업체 간부 :"이 분야는 대략 1년 반쯤 전부터 완전히 새롭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아주 큰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어서, 우리 회사도 모니터를 비롯한 관련 장비 개발을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올해 NAB의 핵심 화두는 Integration, 즉 융합입니다. 이미 시작된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서
더 나아가, 일반 소비자용 장비가 거세게 방송산업 영역으로 융합되어 나가는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리챠드 로거리/초소형카메라 업체 홍보담당 :"이게 바로 전문가들이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이용해서 전문적인 작업에 융합한 적절한 사례라고 봅니다. 우리는 일반용 카메라 제조회사지만 전문 작업에도 맞는 수준의 좋은 화질을 만들어냄으로써 전문가들의 작업에 융합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음성통화가 주목적이었던 이동통신망을 방송용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스마트 폰을 활용한 동영상 전송은 기본입니다. 한 업체는 손바닥보다 작은 장비를 사용하면 HD급의 화질을 전송할 수 있다며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인터뷰> 노버트 길리히/소형전송기기 업체 직원 :"이것을 이용하면 랜선을 이용해서 비디오 신호를 전송할 수 있고. 무선인터넷이나 전화망도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방송신호를 직접 웹사이트를 비롯해, 고화질로 전송할 수 있는 거지요."

또 다른 업체는 배낭에 관련 장비를 담아, 아예 메고 다니면서 방송이 가능한 장비를 개발했습니다. 획기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전문 방송사와 비교해도 질적으로 구별하기 힘든 수준의 컨텐츠 제작.

올해 NAB 쇼에서 보여진 새로운 경향은,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일찌기 예견되었던 일반인들의 방송제작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가 방송제작자이고 누가 시청자인지 갈수록 경계가 모호해 질 것이라는 예언은 이미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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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eye] 방송의 미래 ‘NAB 2011’
    • 입력 2011-05-01 09:18:29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방송장비 전시회가 열렸는데요... 디지털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그리고 미래 방송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풀뿌리 방송을 가능케 하는 저렴하고 편리한 기술이 크게 주목받았다고 합니다. 정찬필 순회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도박과 환락의 도시..라스베가스... 이곳에 매년 4월이면 전 세계의 수많은 방송관련 기업의 종사자들이 몰려듭니다. NAB 쇼, 즉 전미국방송협회인 NAB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벌써 84년째를 맞이하며 매해 전세계의 방송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왔습니다. 전시장안에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방송기술박람회답게 방송 관련 전분야에 걸친 첨단의 방송장비들이 가득합니다. 보다 좋은 화면을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종 촬영 장비들이 관련 업종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미 일반화되어 있는 가상 스튜디오, 즉 아무 것도 없는 빈 스튜디오를 화려한 세트가 있는 것처럼 바꿔주는 기술도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선보인 재미있는 장비 중 하나는 서로 다른 곳에서 진행하는 이들을 마치 한 장소에서 함께 있는 것처럼 감쪽같이 바꿔 보여주는 기술입니다. <인터뷰> 폴 블라호스/캐나다 특수영상장비 업체 대표 : "제가 만든 이 장비를 이용하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진행자들끼리 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두 진행자가 스크린에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올해 행사에도 1,500개 이상의 기업과 90,000명 이상의 방송인들이 참가했습니다. 그런데 최근들어 박람회의 흐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이 행사의 내용이 전파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의미의 방송에 국한되지 않는 것입니다. <인터뷰> 데니스 윌튼/NAB 홍보이사 :"컨텐츠 공급에 관한 모든 걸 다뤄요. 우리는 방송용 뿐 아니라 모든 컨텐츠가 가능한 모든 장치에 공급되는 길을 찾고 있어요. 휴대폰이나 노트북컴퓨터, 혹은 차량까지 새로운 모든 장치 말입니다." 고가의 방송 장비와 저가의 일반 소비자용 장비의 구분도 애매해지고 있습니다. 기술발전이 불러온 획기적인 변화입니다 비용과 품질에 관한 한 콘텐츠 제작의 진입장벽은 이미 허물어졌습니다. 극한적인 상황에서 오히려 초저가의 소형 카메라가 위력을 발휘합니다. 명색이 방송 장비 박람회이지만, 이곳에 있는 것은 장난감처럼 보이는 초소형 카메라입니다. 가격도 불과 30여만원입니다. 하지만, 이 전시장은 수많은 인파로 북적입니다. 전시장의 크기도 손가락에 들어갈 정도로 큰 편입니다. 2002년도에 시작된 이 기업은 파도타기 애호가들을 위한 취미용 소형카메라를 제작했습니다. 그런데 업체 스스로도 놀랄 정도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계속 발전되는 성능에 엉뚱하게도 방송제작자들이 환호한 것입니다. <인터뷰> 리챠드 로거리/초소형카메라 업체 홍보담당 :"지난 해인 2010년에 처음으로 NAB에 참가했는데, 대단한 성공을 거뒀습니다. 우리 계산으로는 70에서 80여개 이상의 방송 프로그램이 우리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 미국에서만요. 해외에서는 얼마나 되는지 짐작도 못할 일입니다." 아무 곳에나 쉽게 장착할 수 있는 특성과 더불어 고화질을 실현함으로써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분야인 방송산업에서, 말 그대로 대박을 이뤄낸 것입니다. 고품질의 영상을 원할 때는 차라리 사진 촬영용 디지털 카메라를 선택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 모니터업체의 연구원인 존 페헐스트씨는 부지런히 동영상을 촬영하고 다닙니다. 동료들에게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쓰는 장비는 본래 목적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한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입니다. 비교적 고가이긴 하지만 취미로 사진찍는 이들이 개인적으로 많이 쓰는 장비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동영상 촬영을 편리하게 하기 위한 여러가지 부대장비들을 붙여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는 왜 이전의 간편한 비디오카메라를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인터뷰> 존 페헐스트/모니터 업체 연구원 :"저는 이 카메라가 출시된 지 한달도 안돼 제 돈으로 구입했습니다. 적은 비용으로 심도가 낮은 큰 화상센서를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디지털 카메라로서의 약간의 단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제대로만 쓴다면 화질이 아주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전의 아마츄어 비디오 카메라에서 얻을 수 없는 뛰어난 영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같은 방식의 촬영 장비는 이미 많은 방송과 상업영화에서도 사용될 정도로 그 화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촬영 장비에 비해 수십분의 1의 비용으로 얻어내는 영상 효과입니다. 행사장 안팎에는 심심치 않게 비슷한 장비로 촬영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이번 NAB 박람회의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디지털카메라를 동영상 촬영에 편하게 사용하기 위한 악세사리 관련 업체가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인터뷰> 로버트 포스터/모니터 업체 간부 :"이 분야는 대략 1년 반쯤 전부터 완전히 새롭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아주 큰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어서, 우리 회사도 모니터를 비롯한 관련 장비 개발을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올해 NAB의 핵심 화두는 Integration, 즉 융합입니다. 이미 시작된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서 더 나아가, 일반 소비자용 장비가 거세게 방송산업 영역으로 융합되어 나가는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리챠드 로거리/초소형카메라 업체 홍보담당 :"이게 바로 전문가들이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이용해서 전문적인 작업에 융합한 적절한 사례라고 봅니다. 우리는 일반용 카메라 제조회사지만 전문 작업에도 맞는 수준의 좋은 화질을 만들어냄으로써 전문가들의 작업에 융합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음성통화가 주목적이었던 이동통신망을 방송용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스마트 폰을 활용한 동영상 전송은 기본입니다. 한 업체는 손바닥보다 작은 장비를 사용하면 HD급의 화질을 전송할 수 있다며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인터뷰> 노버트 길리히/소형전송기기 업체 직원 :"이것을 이용하면 랜선을 이용해서 비디오 신호를 전송할 수 있고. 무선인터넷이나 전화망도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방송신호를 직접 웹사이트를 비롯해, 고화질로 전송할 수 있는 거지요." 또 다른 업체는 배낭에 관련 장비를 담아, 아예 메고 다니면서 방송이 가능한 장비를 개발했습니다. 획기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전문 방송사와 비교해도 질적으로 구별하기 힘든 수준의 컨텐츠 제작. 올해 NAB 쇼에서 보여진 새로운 경향은,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일찌기 예견되었던 일반인들의 방송제작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가 방송제작자이고 누가 시청자인지 갈수록 경계가 모호해 질 것이라는 예언은 이미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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