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약도 ‘무사 통과’…구멍 뚫린 교도소

입력 2011.05.1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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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마약사범이 이 마약을 교도소까지 갖고 들어가서 투약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 마약사범은 다른 교도소를 4번이나 옮겨다니면서 계속 마약을 소지했지만 적발되지 않았는데요.



갖고 다닌 마약, 한꺼번에 100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었습니다.



김건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박모씨는 중국에서 필로폰 190여 그램을 입수한 뒤 한국 입국을 시도합니다.



지갑과 몸속에 필로폰을 숨긴 채 인천공항 입국장을 통과하려 한 것입니다.



그러나 박 씨는 지갑 속의 마약이 발각돼 압수당하고, 곧바로 경찰서 유치장에 갇힙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출발하기 전 두 뭉치로 나눠 랩으로 싼 뒤 삼켜 둔 필로폰 4그램은 들키지 않았습니다.



이 상태로 인천 구치소에 입감될 때 신체검사를 받았지만 무사 통과였습니다.



몸 구석구석을 검사하도록 돼 있지만 들키지 않은 겁니다.



마약 반입에 성공한 박 씨는 인천 구치소에서 화장품을 사 그 통 속에 마약 뭉치를 넣습니다.



이후 부산과 수원 구치소를 거쳐 올 2월 안양교도소까지 이감되는 동안 매번 신체검사와 소지품 검사를 무사히 넘겼습니다.



<녹취>000(마약 전과자) : "전혀 모르지. 크림 통에 있는 걸 누가 발견하겠어요? 아무리 방 검사를 하고, 조사한다고 해도..."



그 사이 박 씨는 수감된 방에서 필로폰을 2차례 투약하고, 동료 수감자에게 건네기도 했습니다.



안양과 수원 교도소를 전격 압수수색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박 씨와 동료 수감자로부터 남은 마약 2.7 그램을 압수했습니다.



또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박 씨를 추가 기소했습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앵커 멘트>



교도소에 새로운 수감자가 들어올 때마다 신체 검사를 하도록 돼 있고, 특히 마약 관련 수감자는 수시로 소지품 검사까지 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교도관이 마약 밀반입을 돕거나 묵인한 것은 아닌지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어서 김기흥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마약 전과 15범으로 지난해 출소한 최모 씨에게 교도소에서 마약 투약이 가능한지 물어봤습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녹취>최○○(마약 전과자/음성변조) : "하얀 티셔츠는 영치품으로 교도소에 넣을 수 있어요. 그 위에 마약가루를 뿌리는 거예요. 그것을 (수감자가 받아서) 세수대야에 빨아요. 그 물을 마시면 마약 한 것과 똑같은 거죠"



수감자가 밖으로 나가 마약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수감자들이 증인으로 검찰에서 조사받거나 법원에 출석한 뒤 교도소에서 재입감 될 때 허술한 검사를 받기 때문입니다.



<녹취>최○○(마약 전과자) : "외부사람들과 접촉할 기회가 있잖아요. 살짝 주머니에 (마약을) 넣는 거죠. (교도소에 돌아왔을 때) 교도관이 손으로 옷 위로만 만져본다거나 (옷을 다 벗고 하나요?) 그렇지 않죠"



<녹취>교정 당국 관계자 : "규정대로 완전히 철저하게 검사하기는 쉽지 않고 (사고가 나는 경우는) 근무 태만일 수 있죠.."



마약 사범이 교도소에 입감되거나 다른 교도소로 이송될 때 이뤄지는 신체검사와 의류검사에 구멍에 뚫려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김○○(마약 전과자) : "교도소가 좀 느슨한 곳이 있고... (교도관이 묵인하거나 도와준다는 건가요?) "사람이 다 인간이다 보니까 없을 수가 없죠"



교도관과의 유착관계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법무부는 교도소 안에서 박 씨의 마약 밀반입을 도운 교도관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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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마약도 ‘무사 통과’…구멍 뚫린 교도소
    • 입력 2011-05-10 22:07:06
    뉴스 9
<앵커 멘트>

마약사범이 이 마약을 교도소까지 갖고 들어가서 투약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 마약사범은 다른 교도소를 4번이나 옮겨다니면서 계속 마약을 소지했지만 적발되지 않았는데요.

갖고 다닌 마약, 한꺼번에 100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었습니다.

김건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박모씨는 중국에서 필로폰 190여 그램을 입수한 뒤 한국 입국을 시도합니다.

지갑과 몸속에 필로폰을 숨긴 채 인천공항 입국장을 통과하려 한 것입니다.

그러나 박 씨는 지갑 속의 마약이 발각돼 압수당하고, 곧바로 경찰서 유치장에 갇힙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출발하기 전 두 뭉치로 나눠 랩으로 싼 뒤 삼켜 둔 필로폰 4그램은 들키지 않았습니다.

이 상태로 인천 구치소에 입감될 때 신체검사를 받았지만 무사 통과였습니다.

몸 구석구석을 검사하도록 돼 있지만 들키지 않은 겁니다.

마약 반입에 성공한 박 씨는 인천 구치소에서 화장품을 사 그 통 속에 마약 뭉치를 넣습니다.

이후 부산과 수원 구치소를 거쳐 올 2월 안양교도소까지 이감되는 동안 매번 신체검사와 소지품 검사를 무사히 넘겼습니다.

<녹취>000(마약 전과자) : "전혀 모르지. 크림 통에 있는 걸 누가 발견하겠어요? 아무리 방 검사를 하고, 조사한다고 해도..."

그 사이 박 씨는 수감된 방에서 필로폰을 2차례 투약하고, 동료 수감자에게 건네기도 했습니다.

안양과 수원 교도소를 전격 압수수색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박 씨와 동료 수감자로부터 남은 마약 2.7 그램을 압수했습니다.

또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박 씨를 추가 기소했습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앵커 멘트>

교도소에 새로운 수감자가 들어올 때마다 신체 검사를 하도록 돼 있고, 특히 마약 관련 수감자는 수시로 소지품 검사까지 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교도관이 마약 밀반입을 돕거나 묵인한 것은 아닌지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어서 김기흥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마약 전과 15범으로 지난해 출소한 최모 씨에게 교도소에서 마약 투약이 가능한지 물어봤습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녹취>최○○(마약 전과자/음성변조) : "하얀 티셔츠는 영치품으로 교도소에 넣을 수 있어요. 그 위에 마약가루를 뿌리는 거예요. 그것을 (수감자가 받아서) 세수대야에 빨아요. 그 물을 마시면 마약 한 것과 똑같은 거죠"

수감자가 밖으로 나가 마약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수감자들이 증인으로 검찰에서 조사받거나 법원에 출석한 뒤 교도소에서 재입감 될 때 허술한 검사를 받기 때문입니다.

<녹취>최○○(마약 전과자) : "외부사람들과 접촉할 기회가 있잖아요. 살짝 주머니에 (마약을) 넣는 거죠. (교도소에 돌아왔을 때) 교도관이 손으로 옷 위로만 만져본다거나 (옷을 다 벗고 하나요?) 그렇지 않죠"

<녹취>교정 당국 관계자 : "규정대로 완전히 철저하게 검사하기는 쉽지 않고 (사고가 나는 경우는) 근무 태만일 수 있죠.."

마약 사범이 교도소에 입감되거나 다른 교도소로 이송될 때 이뤄지는 신체검사와 의류검사에 구멍에 뚫려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김○○(마약 전과자) : "교도소가 좀 느슨한 곳이 있고... (교도관이 묵인하거나 도와준다는 건가요?) "사람이 다 인간이다 보니까 없을 수가 없죠"

교도관과의 유착관계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법무부는 교도소 안에서 박 씨의 마약 밀반입을 도운 교도관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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