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꿈을 연주하라! 산골학교 오케스트라

입력 2011.05.11 (08:56) 수정 2011.05.11 (09:2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해 개봉한 엘 시스테마라는 영화 혹시 기억하시나요?

베네수엘라 빈민가 청소년들이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화였죠.

엘 시스테마라 불리는 이 제도를 통해 세계적인 음악가들도 배출돼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구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제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도 하실텐데요 김양순 기자, 이런 생각이 현실이 됐다죠?

네, 올해부터 소외 지역의 가난한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도입됐습니다.

그 덕에 전교생 다 모여도 스무명 밖에 안 되는 산골학교가 들썩들썩한데요.

피아노도 한 번 본 적 없는데 바이올린을 선물 받고선 아주 신이 났답니다.

하루하루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는 산골학교 아이들, 만나보실까요?

<리포트>

경남 의령, 산골마을의 한 초등학교. 뿔뿔이 흩어진 열일곱 개의 마을에서 하나 둘 아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데요.
그런데 책상도 없고요, 아직 아이들도 덜 온 것 같죠?

<인터뷰> 박지연(화정초등학교 교사) : "전교생이 다 모인 거예요."

일학년부터 육학년까지 다 모여야 스무명!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는데요.

바로 이 바이올린 때문이라는데요. 예쁜 리본에 이름표까지 붙어있네요.

생일도 아니고, 착한 어린이에게 선물 준다는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대체 무슨 일일까요?

<인터뷰> 박지연(화정초등학교 교사) : "학생들이 악기를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희도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빈민촌 아이들을 최고의 음악가로 키워낸 베네수엘라의 국립 오케스트라 시스템이죠.

음악을 통한 교육혁명, 엘 시스테마!

한국에서도 소외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올해 처음으로 도입됐는데요.

<인터뷰> 손병윤(화정초등학교 5학년) : "멋있으니까 좋아요."

<인터뷰> 조해찬(화정초등학교 3학년) :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어서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두 번째 선물!

<인터뷰> 전현소(진주시립교향악단) :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부터 바이올린 수업을 맡게 된 전현소 선생님입니다."

음악 학원은 커녕, 피아노 구경 한 번 못했던 아이들! 이제는 음정에 박자 하나까지 꼼꼼하게 지도를 받게 됐는데요.

학교 끝나가기 무섭게 헐레벌떡 뛰어가는 해진이.

아빠, 엄마가 농사를 짓고 계시는 비닐하우스부터 들리는데요.

<녹취> "엄마 이것 봐."

부모님을 보자마자 바이올린 자랑에 신이 났습니다.

<녹취> "담당 선생님께서 날마다 와서 수업해주나? 이거는 음정 조정하는 거고?"

으쓱해진 해진이, 오늘 배운 곡을 뽐내보는데요.

아빠, 엄마를 위한 즉석 연주회! 어떠세요?

<인터뷰> 신윤미(경상남도 의령군 화정면) : "학원 하나 찾아보기도 힘들고 그런데 직접 연주하는 것 듣고 그러니까 아주 신기하고 학교에 고맙고..."

조심스럽게 바이올린을 꺼내는 해진이 앞에 난데없이 말썽꾸러기 동생들이 등장!

<녹취> "언니야~"

행여나 망가뜨릴까, 바이올린 사수에 나서는데요.

<녹취> "만지는 거 아니라니까"

호기심 발동한 동생들과 한 바탕 전쟁을 치릅니다.

간신히 지켜 낸 바이올린, 신주단지 모시듯, 머리맡에 고이 모셔두고 잠이 드는데요.

해진이의 꿈속에선 지금쯤 멋진 오케스트라 연주가 펼쳐지고 있겠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부지런해진 아이들, 수업 전과 방과 후엔 알아서 연주연습에 한창인데요.

선생님들도 배우고 싶은지 기웃기웃, 이때다 싶어 학생들 틈에 슬쩍 앉아 보는데요.

<녹취> "어떻게 해야 해?"

<녹취> "너무 그렇게 옆으로 하면 안 된다고요!"

<녹취> "줄을 잡아야 해? 이거는 어떻게 해야 해?"

선생님과 제자, 오늘은 입장이 좀 바뀐 것 같죠?

삑삑, 빽빽...아직은 서툴지만, 고운 선율을 꿈꾸며 매일매일 연습에 또 연습입니다.

전교생들이 다 모여도 오케스트라 명수엔 어림도 없죠.

그래서 세 학교가 연습을 위해 한데 모였는데요.

<녹취> "우리들의 연주 기대해 주세요!"

귀에 익숙한 음악이죠? 선생님을 따라 아이들도 하나 둘 바이올린을 켜 보는데요.

고사리 손을 타고희망의 넬라판타지아가 울려 퍼집니다.

아직은 부족하고 서툴지만, 어느 누가 이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할 수 있을 거라 상상이나 했을까요.

<인터뷰> 조재호(가례초등학교 교사) : "(문화적) 혜택을 잘 못 받고, (연주) 연습도 부족했는데 상당히 자랑스러워요."

<인터뷰> 김혜빈(화정초등학교 3학년) :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 조해찬(화정초등학교 3학년) : "한국의 베토벤이 될 거예요."

<인터뷰> 김해진(화정초등학교 3학년) :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 꿈, 꼭 이뤄질 거예요. 음악을 통해 이뤄낸 희망의 기적, 한국의 엘 시스테마를 여러분이 꼭 보여주세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화제포착] 꿈을 연주하라! 산골학교 오케스트라
    • 입력 2011-05-11 08:56:05
    • 수정2011-05-11 09:23:29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지난해 개봉한 엘 시스테마라는 영화 혹시 기억하시나요? 베네수엘라 빈민가 청소년들이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화였죠. 엘 시스테마라 불리는 이 제도를 통해 세계적인 음악가들도 배출돼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구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제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도 하실텐데요 김양순 기자, 이런 생각이 현실이 됐다죠? 네, 올해부터 소외 지역의 가난한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도입됐습니다. 그 덕에 전교생 다 모여도 스무명 밖에 안 되는 산골학교가 들썩들썩한데요. 피아노도 한 번 본 적 없는데 바이올린을 선물 받고선 아주 신이 났답니다. 하루하루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는 산골학교 아이들, 만나보실까요? <리포트> 경남 의령, 산골마을의 한 초등학교. 뿔뿔이 흩어진 열일곱 개의 마을에서 하나 둘 아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는데요. 그런데 책상도 없고요, 아직 아이들도 덜 온 것 같죠? <인터뷰> 박지연(화정초등학교 교사) : "전교생이 다 모인 거예요." 일학년부터 육학년까지 다 모여야 스무명!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는데요. 바로 이 바이올린 때문이라는데요. 예쁜 리본에 이름표까지 붙어있네요. 생일도 아니고, 착한 어린이에게 선물 준다는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대체 무슨 일일까요? <인터뷰> 박지연(화정초등학교 교사) : "학생들이 악기를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까 저희도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빈민촌 아이들을 최고의 음악가로 키워낸 베네수엘라의 국립 오케스트라 시스템이죠. 음악을 통한 교육혁명, 엘 시스테마! 한국에서도 소외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올해 처음으로 도입됐는데요. <인터뷰> 손병윤(화정초등학교 5학년) : "멋있으니까 좋아요." <인터뷰> 조해찬(화정초등학교 3학년) :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어서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두 번째 선물! <인터뷰> 전현소(진주시립교향악단) :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부터 바이올린 수업을 맡게 된 전현소 선생님입니다." 음악 학원은 커녕, 피아노 구경 한 번 못했던 아이들! 이제는 음정에 박자 하나까지 꼼꼼하게 지도를 받게 됐는데요. 학교 끝나가기 무섭게 헐레벌떡 뛰어가는 해진이. 아빠, 엄마가 농사를 짓고 계시는 비닐하우스부터 들리는데요. <녹취> "엄마 이것 봐." 부모님을 보자마자 바이올린 자랑에 신이 났습니다. <녹취> "담당 선생님께서 날마다 와서 수업해주나? 이거는 음정 조정하는 거고?" 으쓱해진 해진이, 오늘 배운 곡을 뽐내보는데요. 아빠, 엄마를 위한 즉석 연주회! 어떠세요? <인터뷰> 신윤미(경상남도 의령군 화정면) : "학원 하나 찾아보기도 힘들고 그런데 직접 연주하는 것 듣고 그러니까 아주 신기하고 학교에 고맙고..." 조심스럽게 바이올린을 꺼내는 해진이 앞에 난데없이 말썽꾸러기 동생들이 등장! <녹취> "언니야~" 행여나 망가뜨릴까, 바이올린 사수에 나서는데요. <녹취> "만지는 거 아니라니까" 호기심 발동한 동생들과 한 바탕 전쟁을 치릅니다. 간신히 지켜 낸 바이올린, 신주단지 모시듯, 머리맡에 고이 모셔두고 잠이 드는데요. 해진이의 꿈속에선 지금쯤 멋진 오케스트라 연주가 펼쳐지고 있겠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부지런해진 아이들, 수업 전과 방과 후엔 알아서 연주연습에 한창인데요. 선생님들도 배우고 싶은지 기웃기웃, 이때다 싶어 학생들 틈에 슬쩍 앉아 보는데요. <녹취> "어떻게 해야 해?" <녹취> "너무 그렇게 옆으로 하면 안 된다고요!" <녹취> "줄을 잡아야 해? 이거는 어떻게 해야 해?" 선생님과 제자, 오늘은 입장이 좀 바뀐 것 같죠? 삑삑, 빽빽...아직은 서툴지만, 고운 선율을 꿈꾸며 매일매일 연습에 또 연습입니다. 전교생들이 다 모여도 오케스트라 명수엔 어림도 없죠. 그래서 세 학교가 연습을 위해 한데 모였는데요. <녹취> "우리들의 연주 기대해 주세요!" 귀에 익숙한 음악이죠? 선생님을 따라 아이들도 하나 둘 바이올린을 켜 보는데요. 고사리 손을 타고희망의 넬라판타지아가 울려 퍼집니다. 아직은 부족하고 서툴지만, 어느 누가 이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할 수 있을 거라 상상이나 했을까요. <인터뷰> 조재호(가례초등학교 교사) : "(문화적) 혜택을 잘 못 받고, (연주) 연습도 부족했는데 상당히 자랑스러워요." <인터뷰> 김혜빈(화정초등학교 3학년) :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 조해찬(화정초등학교 3학년) : "한국의 베토벤이 될 거예요." <인터뷰> 김해진(화정초등학교 3학년) :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 꿈, 꼭 이뤄질 거예요. 음악을 통해 이뤄낸 희망의 기적, 한국의 엘 시스테마를 여러분이 꼭 보여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