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브라질, 환율·물가 이중고 몸살

입력 2011.05.15 (10:11) 수정 2011.05.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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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에는 남미 브라질 소식입니다. 잘 나가던 브라질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구요?



네..물가는 오르고 브라질 통화는 이상 강세라고 합니다. 물가는 연간 억제 목표치를 이미 초과했다고 하죠?



네..금리를 연 12%까지 올렸는데도 물가가 잡히지 않는다고 하는데요..백진원 특파원이 그 실상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브라질 상파울루의 명물인 중앙시장! 평소에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시장이 요즘은 썰렁해진 느낌입니다.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은 과일이며 채소값이 너무 올랐다며, 상인들이 맛을 보라고 주는 과일만 공짜로 먹습니다.



<인터뷰> 루시아(주부) : "퇴직자나 샐러리맨들은 살기 힘들어요. 서민들로선 아주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상인들은 상인들대로 여러가지 비용이 많이 올라 매상이 줄었다고 울상입니다.



<인터뷰> 올리베이라(과일 판매상):"유류비가 이번 달에 올랐습니다. 유류비가 인상되면 동시에 운송비도 오르고 모든 것이 오르게 돼 있어요."



반면 시장의 다른 한켠에서 수입품을 파는 상인은 달러화가 싸져서 차익이 늘었다고 반깁니다.



<인터뷰> 마르코(수입품 판매상):"수요가 늘었어요.수입품 값이 15~20% 싸졌기 때문이죠.서민들이 구매하기 힘들었던 유럽제품을 더 쉽게 살 수 있게됐습니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수입품을 사려고 원정을 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아기아르(수입품 구매자):"저는 북부 파라 주에서 왔는데, 그 곳과 비교하면 여기가 값이 쌉니다."



최근 물가가 급등하고 달러화 유입이 급증하면서 나타난 브라질의 경제의 단면입니다.



브라질의 주식시장과 여러 은행의 본점들이 몰려있는 상파울루 시내의 중심가! 최근의 경제성장을 대변하듯 거리는 금융가를 오가는 인파로 북적거립니다. 그런데 요즘 브라질의 금융계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물가가 급등하자 브라질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막기위해 금리를 세계 최고수준인 연 12%까지 올렸습니다. 그러나 물가는 좀처럼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고금리를 노린 투기성 달러화가 브라질로 대거 밀려오고 있습니다.



최근 브라질 물가는 정부의 억제목표치인 4.5%를 훌쩍 넘어 지난 12개월 물가가 6.51%를 기록했습니다. 6년 만에 최고 물가였던 지난해의 기록 5.91%를 깰 것이 확실시됩니다.



올 들어 시작된 월 평균 인플레이션의 상승률은 지난 5년치 평균보다 2~3배나 됩니다. 이에 따라 브라질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 들어 세차례 잇달아 올려 기준금리가 10.75%에서 12%로 상승했습니다. 금리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자, 이번에는 투기성 핫머니를 포함한 달러화가 밀려 들어왔습니다.



1분기 달러화 유입액이 356억 달러로 브라질 통계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중앙은행이 사들인 외환보유액은 3천 280억 달러로 늘어 중국, 일본, 러시아에 이어 세계 4위로 올라섰습니다.



달러화가 넘치자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급등했습니다. 1달러에 2헤알 안팎이던 환율은 지난해말부터 떨어지다, 올들어선 1달러에 1.5헤알 대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환율이 불과 2년새 45%나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에발도(FGV대학 경제학 교수):"높은 이자율이 브라질의 역사적 전통이지만 이 때문에 달러가 너무 많이 들어왔어요. 결과적으로 헤알화 강세가 심해서 정부가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합니다."



브라질 정부는 헤알화의 지나친 절상을 막기위해 은행과 기업이 해외에서 들여오는 달러화에 대해 6%의 금융거래세를 부과했으나 효과가 없었습니다. 이에 과세 대상을 1년 이하 차입액에서 2년 이하 차입액으로 확대했지만, 달러 유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BBB 마이너스에서 BBB 로 상향조정하자 달러화는 더 들어오고 있습니다.



브라질에 처음으로 진출한 한국의 한 증권회사. 상담실에는 자신의 돈을 어떻게 운용할 지 고민중인 고객이 찾아와 금융상담이 한창입니다.



<인터뷰> 이스마엘(투자상담 고객):"이자율은 올라가고 달러는 계속 떨어져서 어떻게 투자할 지를 상담하러 왔습니다."



환율이 급변하고 인플레이션도 심상치 않자, 임직원들은 연일 회의를 엽니다. 브라질의 주식투자자는 전체 인구의 0.3%에 불과한 60만 명 정도. 그나마 최근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주식 투자가 잘 늘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영환(브라질 미래에셋자산 CIO):"가장 큰 문제는 환율 변화인데 헤알화 강세로 브라질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글로벌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수 있죠."



관광객이 드나드는 시내의 환전소에선 해외로 나가느냐, 아니면 해외에서 오느냐에 따라 헤알화 강세에 대한 반응이 대조적입니다.



<인터뷰> 라파엘라(무역회사 환전담당):"달러가 떨어질 경우 브라질 제품을 사려고 하지 않아요. 수입하기는 좋은데 수출은 피해를 당하게 됩니다."



<인터뷰> 페르난도(브라질 입국자):"유로화를 3.5 헤알로 환전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2.25 헤알로 환전합니다.너무 많이 떨어져서 외화로 브라질에 사는 사람은 많이 힘들어졌어요."



헤알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자 해외 소비도 급증했습니다. 브라질 국민의 1분기 해외소비가 공식 집계이래 최대인 47억 달러를 기록하자, 정부는 무역외수지를 줄이기위해 해외사용 신용카드액에 대해 금융거래세를 2.38%에서 6.38%로 인상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는 처방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헤알화 방어가 미흡해 부도기업이 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우구스토(상파울루 전경련 고문):"지난해는 산업완제품 무역수지에서 70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천 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출범 첫 해를 맞아 지우마 대통령은 정부 지출을 대규모로 삭감하며 헤알화 방어보다 물가 억제를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까지 달러화의 유입은 계속 늘고, 물가 억제책이 효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물가 인상과 헤알화 절상의 이중고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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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리포트] 브라질, 환율·물가 이중고 몸살
    • 입력 2011-05-15 10:11:17
    • 수정2011-05-15 16:57:32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이번에는 남미 브라질 소식입니다. 잘 나가던 브라질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구요?

네..물가는 오르고 브라질 통화는 이상 강세라고 합니다. 물가는 연간 억제 목표치를 이미 초과했다고 하죠?

네..금리를 연 12%까지 올렸는데도 물가가 잡히지 않는다고 하는데요..백진원 특파원이 그 실상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브라질 상파울루의 명물인 중앙시장! 평소에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시장이 요즘은 썰렁해진 느낌입니다. 장을 보러 나온 주부들은 과일이며 채소값이 너무 올랐다며, 상인들이 맛을 보라고 주는 과일만 공짜로 먹습니다.

<인터뷰> 루시아(주부) : "퇴직자나 샐러리맨들은 살기 힘들어요. 서민들로선 아주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상인들은 상인들대로 여러가지 비용이 많이 올라 매상이 줄었다고 울상입니다.

<인터뷰> 올리베이라(과일 판매상):"유류비가 이번 달에 올랐습니다. 유류비가 인상되면 동시에 운송비도 오르고 모든 것이 오르게 돼 있어요."

반면 시장의 다른 한켠에서 수입품을 파는 상인은 달러화가 싸져서 차익이 늘었다고 반깁니다.

<인터뷰> 마르코(수입품 판매상):"수요가 늘었어요.수입품 값이 15~20% 싸졌기 때문이죠.서민들이 구매하기 힘들었던 유럽제품을 더 쉽게 살 수 있게됐습니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수입품을 사려고 원정을 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아기아르(수입품 구매자):"저는 북부 파라 주에서 왔는데, 그 곳과 비교하면 여기가 값이 쌉니다."

최근 물가가 급등하고 달러화 유입이 급증하면서 나타난 브라질의 경제의 단면입니다.

브라질의 주식시장과 여러 은행의 본점들이 몰려있는 상파울루 시내의 중심가! 최근의 경제성장을 대변하듯 거리는 금융가를 오가는 인파로 북적거립니다. 그런데 요즘 브라질의 금융계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물가가 급등하자 브라질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막기위해 금리를 세계 최고수준인 연 12%까지 올렸습니다. 그러나 물가는 좀처럼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고금리를 노린 투기성 달러화가 브라질로 대거 밀려오고 있습니다.

최근 브라질 물가는 정부의 억제목표치인 4.5%를 훌쩍 넘어 지난 12개월 물가가 6.51%를 기록했습니다. 6년 만에 최고 물가였던 지난해의 기록 5.91%를 깰 것이 확실시됩니다.

올 들어 시작된 월 평균 인플레이션의 상승률은 지난 5년치 평균보다 2~3배나 됩니다. 이에 따라 브라질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 들어 세차례 잇달아 올려 기준금리가 10.75%에서 12%로 상승했습니다. 금리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자, 이번에는 투기성 핫머니를 포함한 달러화가 밀려 들어왔습니다.

1분기 달러화 유입액이 356억 달러로 브라질 통계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중앙은행이 사들인 외환보유액은 3천 280억 달러로 늘어 중국, 일본, 러시아에 이어 세계 4위로 올라섰습니다.

달러화가 넘치자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급등했습니다. 1달러에 2헤알 안팎이던 환율은 지난해말부터 떨어지다, 올들어선 1달러에 1.5헤알 대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환율이 불과 2년새 45%나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에발도(FGV대학 경제학 교수):"높은 이자율이 브라질의 역사적 전통이지만 이 때문에 달러가 너무 많이 들어왔어요. 결과적으로 헤알화 강세가 심해서 정부가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합니다."

브라질 정부는 헤알화의 지나친 절상을 막기위해 은행과 기업이 해외에서 들여오는 달러화에 대해 6%의 금융거래세를 부과했으나 효과가 없었습니다. 이에 과세 대상을 1년 이하 차입액에서 2년 이하 차입액으로 확대했지만, 달러 유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BBB 마이너스에서 BBB 로 상향조정하자 달러화는 더 들어오고 있습니다.

브라질에 처음으로 진출한 한국의 한 증권회사. 상담실에는 자신의 돈을 어떻게 운용할 지 고민중인 고객이 찾아와 금융상담이 한창입니다.

<인터뷰> 이스마엘(투자상담 고객):"이자율은 올라가고 달러는 계속 떨어져서 어떻게 투자할 지를 상담하러 왔습니다."

환율이 급변하고 인플레이션도 심상치 않자, 임직원들은 연일 회의를 엽니다. 브라질의 주식투자자는 전체 인구의 0.3%에 불과한 60만 명 정도. 그나마 최근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주식 투자가 잘 늘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영환(브라질 미래에셋자산 CIO):"가장 큰 문제는 환율 변화인데 헤알화 강세로 브라질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글로벌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수 있죠."

관광객이 드나드는 시내의 환전소에선 해외로 나가느냐, 아니면 해외에서 오느냐에 따라 헤알화 강세에 대한 반응이 대조적입니다.

<인터뷰> 라파엘라(무역회사 환전담당):"달러가 떨어질 경우 브라질 제품을 사려고 하지 않아요. 수입하기는 좋은데 수출은 피해를 당하게 됩니다."

<인터뷰> 페르난도(브라질 입국자):"유로화를 3.5 헤알로 환전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2.25 헤알로 환전합니다.너무 많이 떨어져서 외화로 브라질에 사는 사람은 많이 힘들어졌어요."

헤알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자 해외 소비도 급증했습니다. 브라질 국민의 1분기 해외소비가 공식 집계이래 최대인 47억 달러를 기록하자, 정부는 무역외수지를 줄이기위해 해외사용 신용카드액에 대해 금융거래세를 2.38%에서 6.38%로 인상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는 처방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헤알화 방어가 미흡해 부도기업이 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우구스토(상파울루 전경련 고문):"지난해는 산업완제품 무역수지에서 70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천 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출범 첫 해를 맞아 지우마 대통령은 정부 지출을 대규모로 삭감하며 헤알화 방어보다 물가 억제를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까지 달러화의 유입은 계속 늘고, 물가 억제책이 효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물가 인상과 헤알화 절상의 이중고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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