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오진 수술 소송’ 오진 병원이 책임져야”

<앵커 멘트>

한 병원이 유방암으로 잘못 진단한 결과를 믿고 다른 병원이 유방 절제 수술을 했다면 어느 쪽의 책임일까요?

대법원은 수술을 한 서울대병원이 아니라 유방암 진단을 잘못한 세브란스병원 측의 책임만 인정했습니다.

김건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0대 후반의 김 모씨는 6년 전 서울대병원에서 오른쪽 가슴의 4분의 1을 잘라냈습니다.

암세포 제거 수술을 받은 것이었지만 잘라낸 유방 조직을 검사했더니 암세포가 없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김 씨가 세브란스병원에서 유방암 판정을 받은 기록들을 믿고 수술을 한 건데, 세브란스병원의 검사 기록이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세브란스 병원은 다른 환자의 조직을 갖고 유방암 판정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김 씨는 두 병원과 수술한 의사 등을 상대로 1억 3천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세브란스병원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고, 2심은 암 확진에 필요한 조직검사를 새로 하지 않은 서울대 병원에도 과실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또다시 세브란스병원의 책임만을 인정했습니다.

수술하기 전 서울대병원 초음파 검사 등에서 '유방암 판정'을 의심할 사항이 없었고, 환자의 조직이 뒤바뀌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에 대비할 의무까지는 없다는 것입니다.

<인터뷰>홍동기(대법원 공보관) : "다른 종합병원의 조직검사 결과를 믿고 수술한 경우에 있어서는 그 검사 결과 자체가 잘못됐을 가능성까지 예상해서 대비할 주의의무는 없다고 본 판결입니다."

대법원은 서울대병원 등이 함께 5천여만 원을 배상하라는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