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비정규직 570만 시대…해법은?

입력 2011.07.22 (22:16) 수정 2011.07.2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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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도 노동자인가요?"



지난 99년, 한 학습지 교사의 이 질문으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논란은 2007년 비정규직보호법이 통과되면서 큰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법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를 2년 이상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도록 했는데, 4년이 지난 지금 비정규직의 규모는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아직도 적은 임금과 고용 불안에 고통받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김영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40대 주부 고 모씨가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고 씨는 백만 원이 채 안 되는 박봉을 받으며 1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 비정규직입니다.



일한 지 5년째지만 바람대로, 정규직이 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녹취>고○○(대형마트 직원) : "5년 이상 근무한다고 해서 다 자동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회사에서 원하는 직원이 되려면 거기에 맞춰서 해야 되고 이런 것들이 있어서 쉽지 않아요."



정규직과 같은 공간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데 왜 터무니없는 월급을 받아야 하냐는 게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호소입니다.



<인터뷰>조덕구(비정규직 근로자) : "같은 노동을 하는 노동자라면 적어도 차별되지 말아야하겠다, 이런 것이 아주 기본적인 요구이고요."



여기에, 경제 상황과 회사 사정에 따라 수시로 이뤄지는 정리해고도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미진(비정규직 근로자) : "내일 잘릴 지 모레 잘릴 지 모르는 그런 불안한 삶이 아닌/ 안정되고 든든하게 회사를 다니고 싶은 마음이 크거든요. 그게 정규직화라는 거예요."



하지만 비정규직의 규모는 오히려 더 커지고, 그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팍팍한 삶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질문> 최건일 기자! 비정규직 근로자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요?



<답변>



비정규직 규모는 지난 2001년 3백 64만 명 수준에서 지난 3월 현재 5백 77만 명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전체 근로자의 34%에 이르는 수치인데요.



이처럼, 가족 가운데 3명이 경제활동을 할 경우 그 중 1명 정도는 비정규직이란 얘깁니다.



임금격차도 커져 지난 2007년 정규직 대비 64%이던 것이 이제는 57%로 낮아졌습니다.



최근에는,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비정규직화된 근로자들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자부품 제조업체에서 17년 동안 일했던 윤선애씨.



사내하도급 업체로 옮기라는 회사의 지시에 맞서다 지난 14일 해고됐습니다.



<인터뷰>윤선애(해고자) : "정규직으로 계속 남아있게 하기 위해서 저희가 이런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애들을 위해서라도..."



사내하도급 전환은 원래 본사 정규직이던 직원을 공정별로 쪼개진, 많게는 10개 이상의 작은 회사로 서류상 이동시키는 겁니다.



겉으로는 하도급회사의 정규직이지만, 노조 결성이 어렵고, 원사업주와의 계약에 따라 고용 여부가 좌우될 수 있어 사실상 비정규직화되는 겁니다.



최근 경기도 시화 반월공단의 전자 전기업체 대부분이 이런 식의 사내하도급 전환을 하고 있어 노동계의 반발이 거셉니다.



<인터뷰>위성태(민주노총 안산지부 의장) : "의도적으로 기획적으로 정규직 없는 비정규직 공장을 양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조선과 자동차업계에서 사내하도급을 쓰는 비율은 이미 100%에 달하고, 철강과 기계금속 분야에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기준 300인 이상 사업장의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32만 6천 명, 하지만, 이들은 비정규직 통계에는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 최 기자! 해결이 어려워 보이는 비정규직 문제, 해법이 있을까요?



<답변>



네, 물론 어려운 문제지만,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하고 있는 사업장을 황동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대형 화물차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해마다 사내하청근로자의 10%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규직이 된 직원이 전체 정규직의 30%가 넘습니다.



<인터뷰>최연순(51살) : "여성이고 나이도 있다보니까 고용이 불안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정규직이 돼서 자신감도 생기고..."



노사는 내년부터는 정규직화 비율을 5% 더 높이기로 했습니다.



임금인상에서도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을 없애 같은 액수로 기본급과 성과급을 올렸습니다.



<인터뷰>김성국(타타대우상용차 인사본부장) : "비정규직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줌으로써 결국 그것이 생산성 향상으로 귀결이 될 것이고 회사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기때문입니다."



2천 명이 넘는 비정규직을 둔 신한은행.



채용한 지 2년이 넘으면 무기계약직이 되고 지금까지 7백 50명이 정규직화됐습니다.



남아있는 무기 계약직도 승진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복리후생시설을 똑같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국환(신한은행노조위원장) : "노동조합하고 은행간에 충분한 공감대가 있어야 되고 직원들도 같이 일하는 동료로서 이해와 양보가 필요한 부분이 있고요."



회사는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고 노조는 양보를 각오하는 것, 사회 양극화의 원인인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KBS 뉴스 황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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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1-07-22 22: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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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노동자인가요?"

지난 99년, 한 학습지 교사의 이 질문으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논란은 2007년 비정규직보호법이 통과되면서 큰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법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를 2년 이상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도록 했는데, 4년이 지난 지금 비정규직의 규모는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아직도 적은 임금과 고용 불안에 고통받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김영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40대 주부 고 모씨가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손님을 맞고 있습니다.

고 씨는 백만 원이 채 안 되는 박봉을 받으며 1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 비정규직입니다.

일한 지 5년째지만 바람대로, 정규직이 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녹취>고○○(대형마트 직원) : "5년 이상 근무한다고 해서 다 자동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회사에서 원하는 직원이 되려면 거기에 맞춰서 해야 되고 이런 것들이 있어서 쉽지 않아요."

정규직과 같은 공간에서 똑같은 일을 하는데 왜 터무니없는 월급을 받아야 하냐는 게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호소입니다.

<인터뷰>조덕구(비정규직 근로자) : "같은 노동을 하는 노동자라면 적어도 차별되지 말아야하겠다, 이런 것이 아주 기본적인 요구이고요."

여기에, 경제 상황과 회사 사정에 따라 수시로 이뤄지는 정리해고도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미진(비정규직 근로자) : "내일 잘릴 지 모레 잘릴 지 모르는 그런 불안한 삶이 아닌/ 안정되고 든든하게 회사를 다니고 싶은 마음이 크거든요. 그게 정규직화라는 거예요."

하지만 비정규직의 규모는 오히려 더 커지고, 그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팍팍한 삶을 엿볼 수 있었는데요,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질문> 최건일 기자! 비정규직 근로자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요?

<답변>

비정규직 규모는 지난 2001년 3백 64만 명 수준에서 지난 3월 현재 5백 77만 명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전체 근로자의 34%에 이르는 수치인데요.

이처럼, 가족 가운데 3명이 경제활동을 할 경우 그 중 1명 정도는 비정규직이란 얘깁니다.

임금격차도 커져 지난 2007년 정규직 대비 64%이던 것이 이제는 57%로 낮아졌습니다.

최근에는,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비정규직화된 근로자들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자부품 제조업체에서 17년 동안 일했던 윤선애씨.

사내하도급 업체로 옮기라는 회사의 지시에 맞서다 지난 14일 해고됐습니다.

<인터뷰>윤선애(해고자) : "정규직으로 계속 남아있게 하기 위해서 저희가 이런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애들을 위해서라도..."

사내하도급 전환은 원래 본사 정규직이던 직원을 공정별로 쪼개진, 많게는 10개 이상의 작은 회사로 서류상 이동시키는 겁니다.

겉으로는 하도급회사의 정규직이지만, 노조 결성이 어렵고, 원사업주와의 계약에 따라 고용 여부가 좌우될 수 있어 사실상 비정규직화되는 겁니다.

최근 경기도 시화 반월공단의 전자 전기업체 대부분이 이런 식의 사내하도급 전환을 하고 있어 노동계의 반발이 거셉니다.

<인터뷰>위성태(민주노총 안산지부 의장) : "의도적으로 기획적으로 정규직 없는 비정규직 공장을 양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조선과 자동차업계에서 사내하도급을 쓰는 비율은 이미 100%에 달하고, 철강과 기계금속 분야에서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기준 300인 이상 사업장의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32만 6천 명, 하지만, 이들은 비정규직 통계에는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 최 기자! 해결이 어려워 보이는 비정규직 문제, 해법이 있을까요?

<답변>

네, 물론 어려운 문제지만,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하고 있는 사업장을 황동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대형 화물차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해마다 사내하청근로자의 10%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규직이 된 직원이 전체 정규직의 30%가 넘습니다.

<인터뷰>최연순(51살) : "여성이고 나이도 있다보니까 고용이 불안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정규직이 돼서 자신감도 생기고..."

노사는 내년부터는 정규직화 비율을 5% 더 높이기로 했습니다.

임금인상에서도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을 없애 같은 액수로 기본급과 성과급을 올렸습니다.

<인터뷰>김성국(타타대우상용차 인사본부장) : "비정규직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줌으로써 결국 그것이 생산성 향상으로 귀결이 될 것이고 회사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기때문입니다."

2천 명이 넘는 비정규직을 둔 신한은행.

채용한 지 2년이 넘으면 무기계약직이 되고 지금까지 7백 50명이 정규직화됐습니다.

남아있는 무기 계약직도 승진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복리후생시설을 똑같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김국환(신한은행노조위원장) : "노동조합하고 은행간에 충분한 공감대가 있어야 되고 직원들도 같이 일하는 동료로서 이해와 양보가 필요한 부분이 있고요."

회사는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고 노조는 양보를 각오하는 것, 사회 양극화의 원인인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KBS 뉴스 황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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