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다시보기] 골드러시 신드롬

입력 2011.08.02 (14:53) 수정 2011.08.0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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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제 금값이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는 금 노다지를 찾으려는 이른바 골드러시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금 찾기에 한창인 인도네시아의 한 광산 도시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리포트>

인도네시아 발리섬 동쪽에 있는 광산 도시 롬복.

청정 바다를 끼고 있는 해발 천 미터 산 정상에는 거대한 금광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위를 뚫고 들어가 금광석을 캐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섭씨 35도의 불볕더위도 잊은 채 수직 20미터의 갱도를 부지런히 오르내리면 자루마다 금빛 희망이 가득 담겨 올라옵니다.

<인터뷰>마룹(금 채취업자) : "한 자루에서 1그램의 금이 나옵니다.1그램에 10만 루피아를 받는다고 할 때 대략 하루에 200만 루피아를 법니다.“

황금의 꿈을 따라 산에 올라온 사람들은 원주민과 외지인을 합쳐 200여 명.

이들은 임시 숙소에서 몇 달씩 숙식을 해결하며 금을 찾습니다.

위험한 작업도, 불편한 잠자리도 금으로 벌 수 있는 돈을 생각하면 참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무나자드 : "돈을 벌어서 새집도 짓고 아이들 학비도 넉넉하게 주고 싶어요. 땅도 좀 사고 생활에도 보탬을 줘야죠."

마을에서는 원석 덩어리를 잘게 부수는 망치 소리가 요란합니다.

파쇄한 원석을 둥근 통에 집어넣고 물을 부어 돌리기를 8시간.

자잘한 원석을 수돗물로 으깨고 이기어 내기를 반복하면 돌가루 속에 숨어있던 금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 금속을 천에 부어 짜내니 백금이 나옵니다.

금 수집상은 이 금을 즉석에서 매입합니다.

현장에서 순도를 측정한 뒤 값을 정해 돈을 지불하는 것이죠.

<인터뷰>안디 : "이곳에서 하루 평균 8킬로그램, 8억 루피아 (약 1억 원)어치의 금을 거래합니다."

도시에 불어 닥친 골드러시 바람은 행운과 함께 불행도 안겼습니다.

보호 장비도 없는 위험한 광산 작업은 많은 사상자를 냈습니다.

남편과 아들, 조카 등 가족 4명을 한꺼번에 잃은 사람도 있습니다.

<인터뷰>주미린 : "제가 알기로는 이 고장에서 100명 이상이 금광 사고로 죽었어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작업을 금지당할까 봐 사고 사실을 숨기기 일쑵니다.

정부의 통제가 어려워지는 이유입니다.

<인터뷰>자이니(서롬복 군청 공무원) : "정부가 여러 번 지도에 나섰지만 주민들은 우리의 접근을 거부하고 우리가 타고 간 차량까지 불태웠습니다."

사고뿐만이 아닙니다.

금을 채집할 때 쓰는 물질에는 수은이나 독성 화학물질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현재에 또는 미래에 닥칠 수도 있는 위험에 무지합니다.

<인터뷰>하니발리 : "사람들이 위험하다고들 하는 데, 우리는 실제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 몰라요."

실제로 큰돈을 벌었다는 주민도 거의 없습니다.

금맥을 잘못 잡아 파산한 경우도 적잖습니다.

운에 맡길 수밖에 없는 골드러시의 꿈에 주민들의 몸과 마음의 병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다시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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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다시보기] 골드러시 신드롬
    • 입력 2011-08-02 14:53:37
    • 수정2011-08-02 16:09:24
    지구촌뉴스
<앵커 멘트> 국제 금값이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는 금 노다지를 찾으려는 이른바 골드러시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금 찾기에 한창인 인도네시아의 한 광산 도시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리포트> 인도네시아 발리섬 동쪽에 있는 광산 도시 롬복. 청정 바다를 끼고 있는 해발 천 미터 산 정상에는 거대한 금광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위를 뚫고 들어가 금광석을 캐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섭씨 35도의 불볕더위도 잊은 채 수직 20미터의 갱도를 부지런히 오르내리면 자루마다 금빛 희망이 가득 담겨 올라옵니다. <인터뷰>마룹(금 채취업자) : "한 자루에서 1그램의 금이 나옵니다.1그램에 10만 루피아를 받는다고 할 때 대략 하루에 200만 루피아를 법니다.“ 황금의 꿈을 따라 산에 올라온 사람들은 원주민과 외지인을 합쳐 200여 명. 이들은 임시 숙소에서 몇 달씩 숙식을 해결하며 금을 찾습니다. 위험한 작업도, 불편한 잠자리도 금으로 벌 수 있는 돈을 생각하면 참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무나자드 : "돈을 벌어서 새집도 짓고 아이들 학비도 넉넉하게 주고 싶어요. 땅도 좀 사고 생활에도 보탬을 줘야죠." 마을에서는 원석 덩어리를 잘게 부수는 망치 소리가 요란합니다. 파쇄한 원석을 둥근 통에 집어넣고 물을 부어 돌리기를 8시간. 자잘한 원석을 수돗물로 으깨고 이기어 내기를 반복하면 돌가루 속에 숨어있던 금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 금속을 천에 부어 짜내니 백금이 나옵니다. 금 수집상은 이 금을 즉석에서 매입합니다. 현장에서 순도를 측정한 뒤 값을 정해 돈을 지불하는 것이죠. <인터뷰>안디 : "이곳에서 하루 평균 8킬로그램, 8억 루피아 (약 1억 원)어치의 금을 거래합니다." 도시에 불어 닥친 골드러시 바람은 행운과 함께 불행도 안겼습니다. 보호 장비도 없는 위험한 광산 작업은 많은 사상자를 냈습니다. 남편과 아들, 조카 등 가족 4명을 한꺼번에 잃은 사람도 있습니다. <인터뷰>주미린 : "제가 알기로는 이 고장에서 100명 이상이 금광 사고로 죽었어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작업을 금지당할까 봐 사고 사실을 숨기기 일쑵니다. 정부의 통제가 어려워지는 이유입니다. <인터뷰>자이니(서롬복 군청 공무원) : "정부가 여러 번 지도에 나섰지만 주민들은 우리의 접근을 거부하고 우리가 타고 간 차량까지 불태웠습니다." 사고뿐만이 아닙니다. 금을 채집할 때 쓰는 물질에는 수은이나 독성 화학물질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현재에 또는 미래에 닥칠 수도 있는 위험에 무지합니다. <인터뷰>하니발리 : "사람들이 위험하다고들 하는 데, 우리는 실제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 몰라요." 실제로 큰돈을 벌었다는 주민도 거의 없습니다. 금맥을 잘못 잡아 파산한 경우도 적잖습니다. 운에 맡길 수밖에 없는 골드러시의 꿈에 주민들의 몸과 마음의 병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다시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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