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외국인 130만 시대…반감 대신 포용해야

입력 2011.08.0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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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단일민족'이란 말이 무색할만큼 우리나라도 이제 '다문화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좋은 점도 있겠지만 민족간 갈등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고민도 많아지는데요.




먼저 노태영 기자가.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만났습니다.


<리포트>



장마가 끝난 직후 서울의 한 인력시장.



일거리를 찾아 나선 사람들로 거리는 빈틈이 없습니다.



하루 6백 명 넘는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절반 이상이 중국동포들입니다.



<녹취>중국인 교포 : "교포 없으면 건설 업종 완전 부도사태에요."



해가 뜰 때쯤 중국동포들은 속속 일자리를 구해 떠나지만 한국인들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녹취>한국인 근로자 : "인건비 안 오르고 일감이 있으면 중국사람들한테 많이 밀리고... (중국사람들이) 몇만 원? 1-2만 원 싸요."



다행히 일감을 잡아 현장에 나가도 중국동포 근로자들의 눈치를 봐야 할 지경입니다.



<녹취>한국인 근로자 : "현장에 가면 한국 사람들이 중국사람 반장 밑에서 일을 해야 해요."



일거리를 찾지 못하다 보니 원망은 외국인에게 향합니다.



심지어 외국인들의 식당 출입을 금지하거나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인드라(네팔) : "갑자기 와서 너희가 (한국에)와서 우리 일자리도 없고, 너희 때문(이라고) 막무가내로 (멱살을)잡는데 어떻게 말할 수가 있어요."



이 같은 막연한 원망은 인터넷으로까지 퍼져 회원 6천 여명이 넘는 다문화 정책 반대 카페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질문> 취재기자와 함께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노태영기자! 정말 요즘 외국인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 반감도 생겨난다죠?



<답변>



올 3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은 130만 명을 돌파했는데요.



지난 2007년 1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매년 10% 가까이 늘어나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외국인에 대한 반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건데요,



인터넷에는 특정 국가 외국인들을 비하하는 표현들을 최근들어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외국인들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겁니다.



이같은 갈등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 현장을 손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인 김은수군.



어눌한 한국 말투와 남다른 생김새까지.



필리핀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은수는 입학 후 1년 동안은 아이들의 놀림감이 됐습니다.



<인터뷰>김은수(9살) : "안 놀렸으면 좋겠다. 똑같은 사람인데 얼굴 색깔이 다르다고 놀리지 말았으면.."



은수 뿐만 아니라 동생 두 명도 외모 때문에 상처를 많이 입었습니다.



<인터뷰>메리(34살) : "어떤 아이는 자기 때렸데요. 왜 때리냐고, 뭐 잘못한 거 있어? 자기는 잘못없다고. 자기 필리핀 사람이라고 하니까 자기 나라 가라고. (했다고)"



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를 둔 정현우 군은 더 심한 놀림을 받습니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3년 전에 한국으로 오다 보니 한국말이 더욱 서툽니다.



<인터뷰>정현우(9살) : "날 놀리지 말고.. 놀 때 나만 놀이 안 시키지 말고.."



지난해까지 다문화 가정 자녀 숫자는 서울에만 만 4천여 명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안현숙(한민족 다문화 가족상담센터 대표) : "우리안의 하나로 융화시키지 못하고 그 분들을 배척해 나가면 이것은 굉장히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꺼예요. 나중에 가서는."



외모와 언어 장벽 때문에 무시와 놀림을 받는 아이들.



그속에서도 아이들은 한국사람이라는 사실을 당당히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질문> 마음의 상처가 깊어 보이네요.. 노기자. 이런 아이들이 장차 한국의 일꾼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답변>



외국인 근로자나 다문화 가정에 대한 과감한 인식전환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난 2009년 한 민간경제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외국인 근로자로 인해 한 해 4조2천억 원의 생산 증대 효과와 2조5천억 원의 소비증가 효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리 경제 전체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제는 대한민국 성장 엔진이 돼 산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안다영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한국에 온 스리랑카인 자민드 씨가 수출용 부품에 페인트를 칠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무더위와 탁한 공기.



회사 일 가운데 고된 업무지만 가족을 생각하며 꿋꿋이 견뎌냅니다.



<인터뷰>자민드(스리랑카인 근로자/34살) : "스리랑카보다 훨씬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요. 스리랑카에는 공장이 별로 없지만 한국은 공장이 많아서 일거리가 많아요."



이 공장이 자민드씨처럼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이유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일하려는 한국인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박병효(도장업체 대표) : "벼룩시장에 내고 여기저기 다 내고 기다려도 안 오고, 와도 금방 가버려요."



산업용 철물을 만드는 이 공장도 전체 인력의 40%가 외국인 근로자입니다.



용접 등 주요 공정마다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출신의 근로자들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신용훈(공장장) : "외국인 근로자들 없으면 공장이 거의 마비되죠. 업무의 80% 정도를 외국인 근로자들한테 의존하고 있는 걸요."



국내 중소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20만 명.



외국인 근로자는 우리 산업현장에 없어서는 안될 역군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앵커 멘트>



'노인장기요양 보험제' 신청자는 급증하는데 혜택 입는 사람이 그 절반도 못 됩니다.



왜 그럴까요. 이번주 금요일 이슈앤 뉴스에서 짚어 보겠습니다.



KBS 홈페이지, 또 트위터에서 여러분의 의견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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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외국인 130만 시대…반감 대신 포용해야
    • 입력 2011-08-03 22:00:10
    뉴스 9
<앵커 멘트>

'단일민족'이란 말이 무색할만큼 우리나라도 이제 '다문화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좋은 점도 있겠지만 민족간 갈등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고민도 많아지는데요.

먼저 노태영 기자가.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만났습니다.

<리포트>

장마가 끝난 직후 서울의 한 인력시장.

일거리를 찾아 나선 사람들로 거리는 빈틈이 없습니다.

하루 6백 명 넘는 사람들이 몰려드는데 절반 이상이 중국동포들입니다.

<녹취>중국인 교포 : "교포 없으면 건설 업종 완전 부도사태에요."

해가 뜰 때쯤 중국동포들은 속속 일자리를 구해 떠나지만 한국인들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녹취>한국인 근로자 : "인건비 안 오르고 일감이 있으면 중국사람들한테 많이 밀리고... (중국사람들이) 몇만 원? 1-2만 원 싸요."

다행히 일감을 잡아 현장에 나가도 중국동포 근로자들의 눈치를 봐야 할 지경입니다.

<녹취>한국인 근로자 : "현장에 가면 한국 사람들이 중국사람 반장 밑에서 일을 해야 해요."

일거리를 찾지 못하다 보니 원망은 외국인에게 향합니다.

심지어 외국인들의 식당 출입을 금지하거나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인드라(네팔) : "갑자기 와서 너희가 (한국에)와서 우리 일자리도 없고, 너희 때문(이라고) 막무가내로 (멱살을)잡는데 어떻게 말할 수가 있어요."

이 같은 막연한 원망은 인터넷으로까지 퍼져 회원 6천 여명이 넘는 다문화 정책 반대 카페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질문> 취재기자와 함께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노태영기자! 정말 요즘 외국인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 반감도 생겨난다죠?

<답변>

올 3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은 130만 명을 돌파했는데요.

지난 2007년 100만 명을 돌파한 이후 매년 10% 가까이 늘어나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외국인에 대한 반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건데요,

인터넷에는 특정 국가 외국인들을 비하하는 표현들을 최근들어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외국인들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겁니다.

이같은 갈등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 현장을 손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인 김은수군.

어눌한 한국 말투와 남다른 생김새까지.

필리핀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은수는 입학 후 1년 동안은 아이들의 놀림감이 됐습니다.

<인터뷰>김은수(9살) : "안 놀렸으면 좋겠다. 똑같은 사람인데 얼굴 색깔이 다르다고 놀리지 말았으면.."

은수 뿐만 아니라 동생 두 명도 외모 때문에 상처를 많이 입었습니다.

<인터뷰>메리(34살) : "어떤 아이는 자기 때렸데요. 왜 때리냐고, 뭐 잘못한 거 있어? 자기는 잘못없다고. 자기 필리핀 사람이라고 하니까 자기 나라 가라고. (했다고)"

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를 둔 정현우 군은 더 심한 놀림을 받습니다.

러시아에서 태어나 3년 전에 한국으로 오다 보니 한국말이 더욱 서툽니다.

<인터뷰>정현우(9살) : "날 놀리지 말고.. 놀 때 나만 놀이 안 시키지 말고.."

지난해까지 다문화 가정 자녀 숫자는 서울에만 만 4천여 명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안현숙(한민족 다문화 가족상담센터 대표) : "우리안의 하나로 융화시키지 못하고 그 분들을 배척해 나가면 이것은 굉장히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꺼예요. 나중에 가서는."

외모와 언어 장벽 때문에 무시와 놀림을 받는 아이들.

그속에서도 아이들은 한국사람이라는 사실을 당당히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질문> 마음의 상처가 깊어 보이네요.. 노기자. 이런 아이들이 장차 한국의 일꾼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답변>

외국인 근로자나 다문화 가정에 대한 과감한 인식전환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난 2009년 한 민간경제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외국인 근로자로 인해 한 해 4조2천억 원의 생산 증대 효과와 2조5천억 원의 소비증가 효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리 경제 전체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제는 대한민국 성장 엔진이 돼 산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안다영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한국에 온 스리랑카인 자민드 씨가 수출용 부품에 페인트를 칠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무더위와 탁한 공기.

회사 일 가운데 고된 업무지만 가족을 생각하며 꿋꿋이 견뎌냅니다.

<인터뷰>자민드(스리랑카인 근로자/34살) : "스리랑카보다 훨씬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요. 스리랑카에는 공장이 별로 없지만 한국은 공장이 많아서 일거리가 많아요."

이 공장이 자민드씨처럼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이유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일하려는 한국인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박병효(도장업체 대표) : "벼룩시장에 내고 여기저기 다 내고 기다려도 안 오고, 와도 금방 가버려요."

산업용 철물을 만드는 이 공장도 전체 인력의 40%가 외국인 근로자입니다.

용접 등 주요 공정마다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출신의 근로자들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인터뷰>신용훈(공장장) : "외국인 근로자들 없으면 공장이 거의 마비되죠. 업무의 80% 정도를 외국인 근로자들한테 의존하고 있는 걸요."

국내 중소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20만 명.

외국인 근로자는 우리 산업현장에 없어서는 안될 역군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앵커 멘트>

'노인장기요양 보험제' 신청자는 급증하는데 혜택 입는 사람이 그 절반도 못 됩니다.

왜 그럴까요. 이번주 금요일 이슈앤 뉴스에서 짚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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