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오락 확산 대책 없어

⊙앵커: 사행심을 부추기는 불법오락실이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실상의 도박장이 된 지 오래지만 단속은 겉돌기만 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이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00여 대의 오락기에 사람들이 정신없이 빠져 있습니다.
최근 들어 가장 인기가 있다는 불법수입된 일본산 빠칭코입니다.
사행성이 커 심의를 통과할 수 없는 오락기입니다.
한 번 빠져들면 며칠새 수백 만원을 잃기 일쑤입니다.
⊙손님: 기본이 2∼40만원이죠. 3∼4일에 4, 5백만원씩도 잃더라구요.
⊙기자: 금지되어 있는 환전도 버젓이 이루어집니다.
⊙인터뷰: 정선 카지노 갈 필요 없죠. 심하죠. 하루 매출액이 4∼5천만원이래요.
⊙기자: 서울 강남의 또 다른 성인오락실은 아예 길가에다 대형 플래카드까지 내걸었습니다.
슬롯머신 수십 대에 손님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습니다.
일본에서 불법 수입된 기계지만 점검 합격을 받았다는 심의필증까지 붙어 있습니다.
경찰에 신고해 봤습니다.
⊙기자: 불법 오락기더라고요...
⊙기자: 30여 분 뒤 경찰이 도착해 오락실 안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몇 가지 서류를 확인하고 오락기를 점검한 뒤 아무 일 없이 되돌아갑니다.
어찌된 일인지 파출소를 찾아가 봤습니다.
⊙파출소장: 파출소는 그것에 대한 전문지식이 아니잖아요.
구분을 못 합니다, 가서.
일본에서 들어온 기계인지...
⊙기자: 취재진이 들어가 오락기를 뜯어봤습니다.
기계 안쪽에서 일본의 제작업체 이름과 제작일자가 나옵니다.
⊙오락실 관계자: 중간상인들이 팝니다.
점조직이어서 우리도 모릅니다.
일본에서 3∼40대씩 들여오죠.
⊙기자: 심의필증도 엉터리입니다.
89년에 심의를 받았다는 서류지만 오락기 이름만 같을 뿐 내용은 완전히 다른 기계입니다.
오락기 겉에 가짜 상표를 붙이고 단속을 피해 왔습니다.
⊙유종섭(영상물등급위원회): 다른 작품입니다.
⊙기자: 그런 경우는 심의가 안 났죠?
⊙유종섭(영상물등급위원회): 동일한 제명을 사용할 수 없으니까 당연히 심의가 안 났다고 봐야죠.
⊙기자: 전국에 이런 엉터리 심의필증을 달고 있는 불법 오락기는 수천 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단속은 겉돌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주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