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우유 납품가 협상 진통…유통구조 손질

입력 2011.08.1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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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유 납품가격 인상을 위한 낙농가와 우유업체간의 최종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오늘 협상이 무산되면 내일부터 우유 제품 생산에 차질이 예상됩니다.

협상장에 나가 있는 중계차 연결합니다.

이병도 기자, 지금도 협상이 계속되고 있습니까?

<리포트>

네, 오후 들어 시작된 협상이 7시간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 협상에서 낙농가와 우유업체는 인상폭과 협상 시한을 놓고 팽팽한 설전을 벌였습니다.

정회와 속개가 거듭됐지만 리터당 130원 인상이라는 정부 중재안을 놓고 양측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농가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는 대신 우유업체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협상 타결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면서 낙농협회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우유 납품을 거부하고 있는데요.

현재 우유 납품을 거부하는 농가는 전체의 85%로 오늘 납품된 우유는 700여 톤에 불과합니다.

우유업체들은 비축 물량을 사용하며 오늘부터 공장 가동을 줄였습니다.

그 여파로 공급량이 줄면서 일부 대형마트나 동네 슈퍼마켓에선 우유 제품을 확보하느라 비상이 걸렸습니다.

협상 타결이 더 늦어질 경우 이번 주말부터는 공장 가동이 중단돼 우유 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관련법에 따라 내일 낙농진흥이사회를 소집해 인상폭과 시기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지금까지 서울 양재동 우유 협상장에서 KBS 뉴스 이병도입니다.

<앵커 멘트>

정작 문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우유의 가격 결정 구조에 있습니다.

현재 낙농가들이 납품하는 원유 1 리터의 가격은 7백4원인데요. 소비자들이 우유를 살 때는 세 배나 많은 2천백80원을 줘야 합니다. 왜 이런 가격 차이가 생기는 걸까요?

우유의 가격 결정 구조에 문제는 없는지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이들에게 매일 먹이는 우유.

그만큼 원유 가격 협상에 쏠리는 주부들의 관심도 높습니다.

<인터뷰> 이순란(서울 등촌동) : "다른 물가도 다 오르니까 오르리라고 생각은 하죠. 소비자 입장에선 당연히 안 좋죠"

실제로, 지난 2008년 가격 협상에서 1리터당 원유값이 120원 인상되자, 우유 소비가격은 380원이나 뛰었습니다.

<녹취> 우유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그것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물가 올라가고 기름값 올라가고 그러는 건 당연히 따라 올라가는거죠."

축산농가에서 우유업체, 대리점,마트로 이어지는 복잡한 유통 단계가 문젭니다.

1리터 우유값에서 유통 마진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농가가 받는 원유값보다도 높습니다.

<녹취> 유통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 "도매상, 대리점을 거쳐서 오기 때문에... 우리도 냉장보관비용이나 관리 비용 등이 든다.."

하지만 국내 우유값에서 차지하는 유통 마진 비율은 영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입니다.

우유 값이 올라도 낙농가에게 돌아가는 몫은 늘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인터뷰> 조석진(영남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 "유업체에서 바로 슈퍼마켓으로 직송되는 유통 시스템을 갖춤으로 인해서 유통비용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원유 가격 협상 때마다 반복되는 혼란과 진통.

우유 유통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손질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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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우유 납품가 협상 진통…유통구조 손질
    • 입력 2011-08-11 2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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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유 납품가격 인상을 위한 낙농가와 우유업체간의 최종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오늘 협상이 무산되면 내일부터 우유 제품 생산에 차질이 예상됩니다. 협상장에 나가 있는 중계차 연결합니다. 이병도 기자, 지금도 협상이 계속되고 있습니까? <리포트> 네, 오후 들어 시작된 협상이 7시간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 협상에서 낙농가와 우유업체는 인상폭과 협상 시한을 놓고 팽팽한 설전을 벌였습니다. 정회와 속개가 거듭됐지만 리터당 130원 인상이라는 정부 중재안을 놓고 양측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농가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는 대신 우유업체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협상 타결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면서 낙농협회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우유 납품을 거부하고 있는데요. 현재 우유 납품을 거부하는 농가는 전체의 85%로 오늘 납품된 우유는 700여 톤에 불과합니다. 우유업체들은 비축 물량을 사용하며 오늘부터 공장 가동을 줄였습니다. 그 여파로 공급량이 줄면서 일부 대형마트나 동네 슈퍼마켓에선 우유 제품을 확보하느라 비상이 걸렸습니다. 협상 타결이 더 늦어질 경우 이번 주말부터는 공장 가동이 중단돼 우유 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관련법에 따라 내일 낙농진흥이사회를 소집해 인상폭과 시기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지금까지 서울 양재동 우유 협상장에서 KBS 뉴스 이병도입니다. <앵커 멘트> 정작 문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우유의 가격 결정 구조에 있습니다. 현재 낙농가들이 납품하는 원유 1 리터의 가격은 7백4원인데요. 소비자들이 우유를 살 때는 세 배나 많은 2천백80원을 줘야 합니다. 왜 이런 가격 차이가 생기는 걸까요? 우유의 가격 결정 구조에 문제는 없는지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이들에게 매일 먹이는 우유. 그만큼 원유 가격 협상에 쏠리는 주부들의 관심도 높습니다. <인터뷰> 이순란(서울 등촌동) : "다른 물가도 다 오르니까 오르리라고 생각은 하죠. 소비자 입장에선 당연히 안 좋죠" 실제로, 지난 2008년 가격 협상에서 1리터당 원유값이 120원 인상되자, 우유 소비가격은 380원이나 뛰었습니다. <녹취> 우유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그것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물가 올라가고 기름값 올라가고 그러는 건 당연히 따라 올라가는거죠." 축산농가에서 우유업체, 대리점,마트로 이어지는 복잡한 유통 단계가 문젭니다. 1리터 우유값에서 유통 마진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농가가 받는 원유값보다도 높습니다. <녹취> 유통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 "도매상, 대리점을 거쳐서 오기 때문에... 우리도 냉장보관비용이나 관리 비용 등이 든다.." 하지만 국내 우유값에서 차지하는 유통 마진 비율은 영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입니다. 우유 값이 올라도 낙농가에게 돌아가는 몫은 늘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인터뷰> 조석진(영남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 "유업체에서 바로 슈퍼마켓으로 직송되는 유통 시스템을 갖춤으로 인해서 유통비용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원유 가격 협상 때마다 반복되는 혼란과 진통. 우유 유통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손질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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