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실적 때문에…’ 경찰 막장 수사까지

입력 2011.08.22 (22:05) 수정 2011.08.2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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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관이 수사 과정에서 기록을 위조하고 불법으로 압수수색까지 하다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이게 다 실적 때문이었답니다.

최형원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절도는 10점, 도박은 25점, 살인은 무려 50점.

진급과 포상을 위해 무한 실적 경쟁을 벌이는 경찰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서울 마포경찰서 강력2팀 형사들은 지난해 초 이런 실적 압박에 내몰렸습니다.

이들은 다른 팀보다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무조건 5명 이상을 구속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경영권 소송중인 다른 업체의 집기 등을 훔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던 가스업체 사장 조모 씨 등 6명이 그 대상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조 씨 등이 도피중인 것처럼 수사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하고 이를 법원에 제출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인터뷰>조윤석(불법 체포 피해자) : "현행범도 아니고 그런 상태에서 소환통보 한 번 없이 이런 영장이 발부되는 게 참 의아스러웠습니다."

경찰은 또 상대 회사 직원들을 압수수색에 동원하는가 하면, 압수물 일부를 검찰 지휘없이 이들에게 건네주기까지 했습니다.

<인터뷰>이광철(변호사) : "(압수수색에) 일반인을 참여시키고 나아가서 압수물의 점유를 일반인에게 이전시키는 것은 형법상 직권 남용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입니다."

불법 수사로 법정에 섰던 조 씨 등은 특수절도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인터뷰>최종상(마포경찰서 형사과장) : "실적 때문에 불법 수사를 한 사실은 결코 없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강력2팀 형사들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진실은 드러나기 시작했고, 담당 형사인 박모 경위가 오히려 직권 남용과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재판받게 됐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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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실적 때문에…’ 경찰 막장 수사까지
    • 입력 2011-08-22 22:05:37
    • 수정2011-08-23 10: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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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찰관이 수사 과정에서 기록을 위조하고 불법으로 압수수색까지 하다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이게 다 실적 때문이었답니다. 최형원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절도는 10점, 도박은 25점, 살인은 무려 50점. 진급과 포상을 위해 무한 실적 경쟁을 벌이는 경찰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서울 마포경찰서 강력2팀 형사들은 지난해 초 이런 실적 압박에 내몰렸습니다. 이들은 다른 팀보다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무조건 5명 이상을 구속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경영권 소송중인 다른 업체의 집기 등을 훔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던 가스업체 사장 조모 씨 등 6명이 그 대상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조 씨 등이 도피중인 것처럼 수사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하고 이를 법원에 제출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인터뷰>조윤석(불법 체포 피해자) : "현행범도 아니고 그런 상태에서 소환통보 한 번 없이 이런 영장이 발부되는 게 참 의아스러웠습니다." 경찰은 또 상대 회사 직원들을 압수수색에 동원하는가 하면, 압수물 일부를 검찰 지휘없이 이들에게 건네주기까지 했습니다. <인터뷰>이광철(변호사) : "(압수수색에) 일반인을 참여시키고 나아가서 압수물의 점유를 일반인에게 이전시키는 것은 형법상 직권 남용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입니다." 불법 수사로 법정에 섰던 조 씨 등은 특수절도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인터뷰>최종상(마포경찰서 형사과장) : "실적 때문에 불법 수사를 한 사실은 결코 없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강력2팀 형사들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진실은 드러나기 시작했고, 담당 형사인 박모 경위가 오히려 직권 남용과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재판받게 됐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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