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청소년 선도 한다더니 성추행을…”

입력 2011.08.24 (09:01) 수정 2011.08.2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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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방송에까지 소개된 청소년선도가가 어떻게 이렇게 추악한 뒷모습을 감추고 지낼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유명 청소년선도가로 알려진 60대 남성이 지난 20년 동안 상습적으로 남자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닥치는 대로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정수영 기자, 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십 년간 반복된 범죄가 어떻게 들통나지 않을 수 있었던건가요?



<답변>



피해자들이 워낙 어린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방송에 출연하고 신앙심이 깊은 덕망 깊은 청소년선도가라는 겉모습에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들은 앞 다퉈 아이를 맡겼습니다.



맡겨진 아이들이 겪은 일은 악몽 그 자체였습니다.



부끄러움 때문에, 아무도 믿어주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입 밖에 낼 수도 없었습니다.



20년 만에 용기를 낸 한 피해자 신고로 마침내 추악한 범죄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리포트>



녹차 애호가이자 청소년 선도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61살 김모 씨 방송 출연 모습입니다.



독실한 신앙인이자 아동 지원단체 지회장이라는 직함에 걸맞게 청소년들을 상담하고 다독이는 모습이 지난 2009년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명성을 쌓았습니다.



35살 황모 씨는 중학교 2학년이던 지난 1991년, 청소년 선도가라는 김 씨로부터 상담을 받게 됐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등 학교 안팎에서 크고 작은 말썽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황 00(성추행 피해자) : "사실 제가 중학교 다닐 무렵에는 말썽을 많이 일으키는 학생이었거든요. 학교에서도 그렇고, 상담하는 그런 프로그램에서 교회를 통해서 그분을 만나게 됐습니다."



무서운 학교 선생님들과 달리 인자한 모습으로 고민을 상담해주던 김 씨에게 황 씨는 서서히 마음을 열었습니다.



<인터뷰>황 00(성추행 피해자) : "차를 마시면서, 정신을 수양한다든지, 마음을 다스린다든지 그런 식으로 상담했었어요.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아니었고, 교회에서 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중학생이던 황 씨는 김 씨가 자신의 몸을 더듬으면서 불쾌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황 00(성추행 피해자) : "그분이 끌어안을 때 조금 거부감이 들다가도 단순히 거기서만 끝나니까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후에는 또 이제 조금 몸을 더듬는다든지, 또 거기서 시간이 더 지나면 또 조금 더 깊숙한 데를 만진다든지."



두 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당했고 김 씨 집에 발길을 끊었습니다.



부모님은 선도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황 씨를 나무랐지만 수치심 때문에 누구에게도 피해사실을 털어놓지 못했습니다.



<인터뷰>황 00(성추행 피해자) : "그리고 워낙에 이 분이 아는 분이 많으니까 ‘내가 이 사람을 신고하더라도 어떻게 되진 않을 것이다.'라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20년 세월이 흘러 황 씨는 고등학교 교사가 됐고 이제서야 용기를 내 자신이 입은 성추행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신과 같은 피해자가 지금도 속출하고 있으리라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황 00(성추행 피해자) :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지금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그런 애들인데, 게네들 볼 때 괜히 제가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드는 거예요. ‘지금도 (또 다른 청소년들이) 이 사람한테 이렇게 몹쓸 짓을 당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니까 가만히 놔두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씨에게 피해를 입기는 중학교 2학년인 15살 이모 군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 2002년 당시 6살이던 이 군은 부모님 손에 이끌려 처음 김 씨를 만났습니다.



독실한 신앙인으로 알려진 김 씨의 집에서는 종종 신자들이 모임을 열었고 김 씨는 각별히 이 군을 보살폈습니다.



<인터뷰>김정범(수사관/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 "이 사람이 영적인 치유 능력이 있다고 해야 하나? 치유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나 봐요. 그렇게 믿고 있어요. 피해자들은... 그래서 ‘존경하는 선생님'이렇게 호칭을 부르는 겁니다."



김 씨는 아예 이 군을 자신의 집에 두고 갈 것을 부모에게 부탁했고 김 씨를 굳게 믿던 부모는 선뜻 승낙했습니다.



<인터뷰>김정범(수사관/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 "상당한 신뢰 관계가 일단 있고 그 집에 가면 피의자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 세상 깨달음이 있을 것이다."



부모들은 어린 이 군을 주말마다 김 씨 집에 맡겼고 이 군은 악몽 같은 나날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믿고 의지하던 김 씨가 툭하면 잠자리로 찾아와 이 군 몸에 손을 댔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정범(수사관/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 "피해자는 잠자다가 느닷없이 장로님이 몸을 더듬으니깐 잠자는 척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당황해서 말도 못하고. 그러면서 점차 이렇게 길들어 왔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범행 당시 이 군은 자신이 범죄에 노출됐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김 씨는 이 군을 끊임없이 가까이 두며 9년 동안 집요하게 성추행을 반복했습니다.



<인터뷰>김정범(수사관/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 "피시방 보내줄게, 용돈을 준다거나 또 해외여행도 데리고 다니니까 거기에 현혹이 되는 거예요 일부. 그런 점이 있습니다."



계속될 것만 같던 김 씨의 성추행은 이제는 어른이 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꼬리가 잡혔습니다.



김 씨 집을 드나들던 청소년들을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고 마침내 피해자들이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김정범(수사관/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 "(피해자들 중에는) 유치원 때부터 (피해를 입은 학생도 있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 까지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김 씨는 청소년 선도를 구실로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는 남자 어린이와 청소년들만 골라 성추행 희생양으로 삼았습니다.



주중과 주말로 나눠 5-6명의 학생을 번갈아 자신의 침실로 이끌어 성추행을 일삼았습니다.



<인터뷰>동네 주민 : "(피의자의 집이) 아주 시끄러워죽겠어. 지겨워 죽겠어. 애들 데려다가...애들 데려오고 사람들이 많이 얼마나 왔다 갔다 하는 줄 알아요?"



해외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혀준다거나 인품을 높이는 교육 등을 구실로 부모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인터뷰>김정범(수사관/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 "피해자들은 부모님들이 존경하시는 분, ‘내가 피해를 입었다고 말을 한들 나를 믿어 줄까?'"



피해학생이 항의하면 성추행을 당했다는 수치심을 이용해 입막음했습니다.



<인터뷰>김정범(수사관/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 "자기들끼리 (피해학생들끼리) 괴로워했던 거예요. 그 집에서 만난 아이들끼리 (서로) 물어보는 거예요. ‘너는 장로님하고 같이 잘 때 아무 일 없었니?',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냐.' 자기들끼리 ‘너가 경찰에 신고해주면 안 돼?'(이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20년 전부터 최근까지 황 씨와 이 군을 포함해 모두 6명에 이릅니다.



<인터뷰>김 00(성추행 피의자) : "죄송합니다.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경찰은 김 씨를 아동청소년 성추행 혐의로 구속하고 지난 20여 년간 김 씨 집을 드나든 청소년들을 상대로 추가 피해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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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청소년 선도 한다더니 성추행을…”
    • 입력 2011-08-24 09:01:08
    • 수정2011-08-25 10: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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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방송에까지 소개된 청소년선도가가 어떻게 이렇게 추악한 뒷모습을 감추고 지낼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유명 청소년선도가로 알려진 60대 남성이 지난 20년 동안 상습적으로 남자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닥치는 대로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정수영 기자, 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십 년간 반복된 범죄가 어떻게 들통나지 않을 수 있었던건가요?

<답변>

피해자들이 워낙 어린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방송에 출연하고 신앙심이 깊은 덕망 깊은 청소년선도가라는 겉모습에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들은 앞 다퉈 아이를 맡겼습니다.

맡겨진 아이들이 겪은 일은 악몽 그 자체였습니다.

부끄러움 때문에, 아무도 믿어주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입 밖에 낼 수도 없었습니다.

20년 만에 용기를 낸 한 피해자 신고로 마침내 추악한 범죄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리포트>

녹차 애호가이자 청소년 선도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61살 김모 씨 방송 출연 모습입니다.

독실한 신앙인이자 아동 지원단체 지회장이라는 직함에 걸맞게 청소년들을 상담하고 다독이는 모습이 지난 2009년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명성을 쌓았습니다.

35살 황모 씨는 중학교 2학년이던 지난 1991년, 청소년 선도가라는 김 씨로부터 상담을 받게 됐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등 학교 안팎에서 크고 작은 말썽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황 00(성추행 피해자) : "사실 제가 중학교 다닐 무렵에는 말썽을 많이 일으키는 학생이었거든요. 학교에서도 그렇고, 상담하는 그런 프로그램에서 교회를 통해서 그분을 만나게 됐습니다."

무서운 학교 선생님들과 달리 인자한 모습으로 고민을 상담해주던 김 씨에게 황 씨는 서서히 마음을 열었습니다.

<인터뷰>황 00(성추행 피해자) : "차를 마시면서, 정신을 수양한다든지, 마음을 다스린다든지 그런 식으로 상담했었어요.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아니었고, 교회에서 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중학생이던 황 씨는 김 씨가 자신의 몸을 더듬으면서 불쾌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황 00(성추행 피해자) : "그분이 끌어안을 때 조금 거부감이 들다가도 단순히 거기서만 끝나니까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후에는 또 이제 조금 몸을 더듬는다든지, 또 거기서 시간이 더 지나면 또 조금 더 깊숙한 데를 만진다든지."

두 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당했고 김 씨 집에 발길을 끊었습니다.

부모님은 선도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황 씨를 나무랐지만 수치심 때문에 누구에게도 피해사실을 털어놓지 못했습니다.

<인터뷰>황 00(성추행 피해자) : "그리고 워낙에 이 분이 아는 분이 많으니까 ‘내가 이 사람을 신고하더라도 어떻게 되진 않을 것이다.'라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20년 세월이 흘러 황 씨는 고등학교 교사가 됐고 이제서야 용기를 내 자신이 입은 성추행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신과 같은 피해자가 지금도 속출하고 있으리라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인터뷰>황 00(성추행 피해자) :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지금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그런 애들인데, 게네들 볼 때 괜히 제가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드는 거예요. ‘지금도 (또 다른 청소년들이) 이 사람한테 이렇게 몹쓸 짓을 당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니까 가만히 놔두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 씨에게 피해를 입기는 중학교 2학년인 15살 이모 군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 2002년 당시 6살이던 이 군은 부모님 손에 이끌려 처음 김 씨를 만났습니다.

독실한 신앙인으로 알려진 김 씨의 집에서는 종종 신자들이 모임을 열었고 김 씨는 각별히 이 군을 보살폈습니다.

<인터뷰>김정범(수사관/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 "이 사람이 영적인 치유 능력이 있다고 해야 하나? 치유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나 봐요. 그렇게 믿고 있어요. 피해자들은... 그래서 ‘존경하는 선생님'이렇게 호칭을 부르는 겁니다."

김 씨는 아예 이 군을 자신의 집에 두고 갈 것을 부모에게 부탁했고 김 씨를 굳게 믿던 부모는 선뜻 승낙했습니다.

<인터뷰>김정범(수사관/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 "상당한 신뢰 관계가 일단 있고 그 집에 가면 피의자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것이다, 세상 깨달음이 있을 것이다."

부모들은 어린 이 군을 주말마다 김 씨 집에 맡겼고 이 군은 악몽 같은 나날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믿고 의지하던 김 씨가 툭하면 잠자리로 찾아와 이 군 몸에 손을 댔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정범(수사관/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 "피해자는 잠자다가 느닷없이 장로님이 몸을 더듬으니깐 잠자는 척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당황해서 말도 못하고. 그러면서 점차 이렇게 길들어 왔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범행 당시 이 군은 자신이 범죄에 노출됐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김 씨는 이 군을 끊임없이 가까이 두며 9년 동안 집요하게 성추행을 반복했습니다.

<인터뷰>김정범(수사관/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 "피시방 보내줄게, 용돈을 준다거나 또 해외여행도 데리고 다니니까 거기에 현혹이 되는 거예요 일부. 그런 점이 있습니다."

계속될 것만 같던 김 씨의 성추행은 이제는 어른이 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꼬리가 잡혔습니다.

김 씨 집을 드나들던 청소년들을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고 마침내 피해자들이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김정범(수사관/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 "(피해자들 중에는) 유치원 때부터 (피해를 입은 학생도 있고)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 까지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김 씨는 청소년 선도를 구실로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는 남자 어린이와 청소년들만 골라 성추행 희생양으로 삼았습니다.

주중과 주말로 나눠 5-6명의 학생을 번갈아 자신의 침실로 이끌어 성추행을 일삼았습니다.

<인터뷰>동네 주민 : "(피의자의 집이) 아주 시끄러워죽겠어. 지겨워 죽겠어. 애들 데려다가...애들 데려오고 사람들이 많이 얼마나 왔다 갔다 하는 줄 알아요?"

해외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혀준다거나 인품을 높이는 교육 등을 구실로 부모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인터뷰>김정범(수사관/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 "피해자들은 부모님들이 존경하시는 분, ‘내가 피해를 입었다고 말을 한들 나를 믿어 줄까?'"

피해학생이 항의하면 성추행을 당했다는 수치심을 이용해 입막음했습니다.

<인터뷰>김정범(수사관/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 : "자기들끼리 (피해학생들끼리) 괴로워했던 거예요. 그 집에서 만난 아이들끼리 (서로) 물어보는 거예요. ‘너는 장로님하고 같이 잘 때 아무 일 없었니?',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냐.' 자기들끼리 ‘너가 경찰에 신고해주면 안 돼?'(이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20년 전부터 최근까지 황 씨와 이 군을 포함해 모두 6명에 이릅니다.

<인터뷰>김 00(성추행 피의자) : "죄송합니다.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경찰은 김 씨를 아동청소년 성추행 혐의로 구속하고 지난 20여 년간 김 씨 집을 드나든 청소년들을 상대로 추가 피해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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