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값싼 중국산 한약재에 밀려 우리 토종 약초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20여 년 전에는 200여 가지가 넘던 국산 한약재가 이제는 30여 종도 남지 않아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한승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약초 재배지로 이름 높은 전라북도 장수땅입니다.
산 중턱의 약초밭 하나가 황무지로 변해 있습니다.
3000평이 넘는 밭에 잡초만 무성합니다.
중국산 한약재가 밀려들면서 농민이 재배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이광휘(약초 재배 농민): 예를 들어서 이런 것도 1만원이 넘어가잖아요.
예를 들어서 수입은 2, 3000원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전부 그런 것 쓰다 보니까 우리 국산은 그냥 저 만큼 뒤로 밀려가는 것 같고...
⊙기자: 약초재배농이 많은 전라북도 다른 지역과 강원도 등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지난 94년부터 전국 약초재배 면적은 급감하고 있습니다.
생산량도 경제 위기가 찾아온 97년을 기점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또 20여 년 전만 해도 200가지가 넘던 국산 한약재는 이제 불과 30여 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재배농가가 줄고 외래식물이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각종 토종 약재들은 이런 시험장에서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약재로 쓰이는 약초가 500가지가 넘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 약재 없이는 한약도 못 지을 판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토종 자원이 사라지면 한약도 외국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곽준수(약초시험장 연구실장): 신약을 개발한다거나 이렇게 해서 이런 것들이 종국에 가서는 어떤 무기화되는, 약소국에서는 그것을 더욱 고가로 사들여 써야 되는 그런 문제점들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기자: 이런 위기의식은 결국 학자들까지 상아탑을 뛰쳐나오게 만들었습니다.
국산 한약재를 살리기 위해 농민과 함께 직접 제품을 개발하고 판촉에까지 나선 것입니다.
⊙이병천(원광대 의대 교수): 사람과 토질에 맞았을 때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인데 그런 한약들이 지금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그런 안타까운 마음에서 관련 연구진들이 집중적으로 그것을 연구하고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산학협력 4년 만에 지역농가 소득이 2배 이상 늘어나는 소기의 성과도 거뒀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만으로 토종 약재의 몰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참여 농가가 적은 데다 연구 기반과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호섭(원광대 의약자원연구센터): 우리나라만의 시장을 갖고 있다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이 효능을 좀더 발전시켜서 세계적인 시장으로 넓혀 가야만 우리는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산하에 피어나던 꽃과 풀은 예로부터 민족 고유의 약으로 쓰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KBS뉴스 한승복입니다.
20여 년 전에는 200여 가지가 넘던 국산 한약재가 이제는 30여 종도 남지 않아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한승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약초 재배지로 이름 높은 전라북도 장수땅입니다.
산 중턱의 약초밭 하나가 황무지로 변해 있습니다.
3000평이 넘는 밭에 잡초만 무성합니다.
중국산 한약재가 밀려들면서 농민이 재배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이광휘(약초 재배 농민): 예를 들어서 이런 것도 1만원이 넘어가잖아요.
예를 들어서 수입은 2, 3000원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전부 그런 것 쓰다 보니까 우리 국산은 그냥 저 만큼 뒤로 밀려가는 것 같고...
⊙기자: 약초재배농이 많은 전라북도 다른 지역과 강원도 등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지난 94년부터 전국 약초재배 면적은 급감하고 있습니다.
생산량도 경제 위기가 찾아온 97년을 기점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또 20여 년 전만 해도 200가지가 넘던 국산 한약재는 이제 불과 30여 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재배농가가 줄고 외래식물이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각종 토종 약재들은 이런 시험장에서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약재로 쓰이는 약초가 500가지가 넘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 약재 없이는 한약도 못 지을 판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토종 자원이 사라지면 한약도 외국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곽준수(약초시험장 연구실장): 신약을 개발한다거나 이렇게 해서 이런 것들이 종국에 가서는 어떤 무기화되는, 약소국에서는 그것을 더욱 고가로 사들여 써야 되는 그런 문제점들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기자: 이런 위기의식은 결국 학자들까지 상아탑을 뛰쳐나오게 만들었습니다.
국산 한약재를 살리기 위해 농민과 함께 직접 제품을 개발하고 판촉에까지 나선 것입니다.
⊙이병천(원광대 의대 교수): 사람과 토질에 맞았을 때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인데 그런 한약들이 지금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그런 안타까운 마음에서 관련 연구진들이 집중적으로 그것을 연구하고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산학협력 4년 만에 지역농가 소득이 2배 이상 늘어나는 소기의 성과도 거뒀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만으로 토종 약재의 몰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참여 농가가 적은 데다 연구 기반과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호섭(원광대 의약자원연구센터): 우리나라만의 시장을 갖고 있다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이 효능을 좀더 발전시켜서 세계적인 시장으로 넓혀 가야만 우리는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산하에 피어나던 꽃과 풀은 예로부터 민족 고유의 약으로 쓰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KBS뉴스 한승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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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종 약재가 사라진다
-
- 입력 2001-09-0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앵커: 값싼 중국산 한약재에 밀려 우리 토종 약초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20여 년 전에는 200여 가지가 넘던 국산 한약재가 이제는 30여 종도 남지 않아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한승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약초 재배지로 이름 높은 전라북도 장수땅입니다.
산 중턱의 약초밭 하나가 황무지로 변해 있습니다.
3000평이 넘는 밭에 잡초만 무성합니다.
중국산 한약재가 밀려들면서 농민이 재배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이광휘(약초 재배 농민): 예를 들어서 이런 것도 1만원이 넘어가잖아요.
예를 들어서 수입은 2, 3000원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전부 그런 것 쓰다 보니까 우리 국산은 그냥 저 만큼 뒤로 밀려가는 것 같고...
⊙기자: 약초재배농이 많은 전라북도 다른 지역과 강원도 등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지난 94년부터 전국 약초재배 면적은 급감하고 있습니다.
생산량도 경제 위기가 찾아온 97년을 기점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또 20여 년 전만 해도 200가지가 넘던 국산 한약재는 이제 불과 30여 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재배농가가 줄고 외래식물이 생태계를 파괴하면서 각종 토종 약재들은 이런 시험장에서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약재로 쓰이는 약초가 500가지가 넘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 약재 없이는 한약도 못 지을 판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토종 자원이 사라지면 한약도 외국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곽준수(약초시험장 연구실장): 신약을 개발한다거나 이렇게 해서 이런 것들이 종국에 가서는 어떤 무기화되는, 약소국에서는 그것을 더욱 고가로 사들여 써야 되는 그런 문제점들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기자: 이런 위기의식은 결국 학자들까지 상아탑을 뛰쳐나오게 만들었습니다.
국산 한약재를 살리기 위해 농민과 함께 직접 제품을 개발하고 판촉에까지 나선 것입니다.
⊙이병천(원광대 의대 교수): 사람과 토질에 맞았을 때 우수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인데 그런 한약들이 지금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그런 안타까운 마음에서 관련 연구진들이 집중적으로 그것을 연구하고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산학협력 4년 만에 지역농가 소득이 2배 이상 늘어나는 소기의 성과도 거뒀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만으로 토종 약재의 몰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참여 농가가 적은 데다 연구 기반과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호섭(원광대 의약자원연구센터): 우리나라만의 시장을 갖고 있다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이 효능을 좀더 발전시켜서 세계적인 시장으로 넓혀 가야만 우리는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산하에 피어나던 꽃과 풀은 예로부터 민족 고유의 약으로 쓰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KBS뉴스 한승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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