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못가요” 명절 잊은 낙농 농민

입력 2011.09.1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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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추석, 가족들 모두 모이셨나요?

하루도 빠짐없이 젖소를 돌봐야하는 낙농 농민들은 고향도, 명절도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명절이 더 쓸쓸한 그들의 일상을 허솔지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자 들어가자, 둘 셋!"

새벽 어스름이 채 걷히지 않은 시각, 젖소 목장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1년 365일, 하루 두번 정해진 시간에 젖을 짜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순표(낙농 농민) : "착유를 안해주면 유방염이 와요. 소를 못쓰게 되기 때문에 아침 저녁으로 하루도 쉼없이 계속 해줘야돼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송아지 돌보기는 아내의 몫입니다.

<인터뷰>전미애 : "얘는 '가야' 인가봐. 딸이 올해부터 이름을 지어줬어요. 쟤는 덕유, 달래"

낙농을 시작한지 20년.

젖소에 발이 묶여 명절은 물론 고향도 잊은 지 오래지만, 그리움만은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제 적응이 됐어요. 그래도 엄마 아버지는 보러가고 싶죠."

지난 겨울 혹독했던 구제역은 20년 땀이 밴 90마리 젖소 모두를 앗아갔습니다.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매몰지 주변에 심은 야생화를 매만지며, 명절 맞이를 대신합니다.

<인터뷰>이순표 : "부모님 돌아가시면 산소 돌보잖아요. 그것처럼 매몰지를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서"

매년 반복되는 그리움에 자식같던 소들을 잃은 허탈함까지.

유난히 쓸쓸한 올해 명절을 딛고 낙농 농민들의 하루가 지나갑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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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 못가요” 명절 잊은 낙농 농민
    • 입력 2011-09-12 07: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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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늘 추석, 가족들 모두 모이셨나요? 하루도 빠짐없이 젖소를 돌봐야하는 낙농 농민들은 고향도, 명절도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명절이 더 쓸쓸한 그들의 일상을 허솔지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자 들어가자, 둘 셋!" 새벽 어스름이 채 걷히지 않은 시각, 젖소 목장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1년 365일, 하루 두번 정해진 시간에 젖을 짜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순표(낙농 농민) : "착유를 안해주면 유방염이 와요. 소를 못쓰게 되기 때문에 아침 저녁으로 하루도 쉼없이 계속 해줘야돼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송아지 돌보기는 아내의 몫입니다. <인터뷰>전미애 : "얘는 '가야' 인가봐. 딸이 올해부터 이름을 지어줬어요. 쟤는 덕유, 달래" 낙농을 시작한지 20년. 젖소에 발이 묶여 명절은 물론 고향도 잊은 지 오래지만, 그리움만은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제 적응이 됐어요. 그래도 엄마 아버지는 보러가고 싶죠." 지난 겨울 혹독했던 구제역은 20년 땀이 밴 90마리 젖소 모두를 앗아갔습니다.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매몰지 주변에 심은 야생화를 매만지며, 명절 맞이를 대신합니다. <인터뷰>이순표 : "부모님 돌아가시면 산소 돌보잖아요. 그것처럼 매몰지를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서" 매년 반복되는 그리움에 자식같던 소들을 잃은 허탈함까지. 유난히 쓸쓸한 올해 명절을 딛고 낙농 농민들의 하루가 지나갑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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