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성매매 특별법 7년…‘변종·음지영업’ 성행

입력 2011.09.21 (22:05) 수정 2011.09.2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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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화면은 얼마전 집창촌 성매매 여성들이 생계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벌인 항의시위 현장입니다.



성매매 방지 특별법 시행 7 년째를 맞아 최근 정부가 성매매 실태 보고서를 작성했는데요.



KBS 가 단독입수한 이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현재 우리사회의 성매매 실태를 심층 진단해 보겠습니다.



먼저 김영인 기자입니다.



<리포트>



닭장 같은 골방에 갇혀, 성 착취를 당했던 성매매 여성들,,



그들의 희생을 토대로 지난 2004 년 성매매 방지 특별법이 도입됐습니다.



<녹취>단속 경찰 : "문 열어봐요."



사법당국은 이 법을 근거로 성매매와 전쟁을 본격화했습니다.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한다며 만들어진 이 법에 정작 성매매 여성과 업주들은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격렬히 저항했습니다.



<인터뷰>성매매 여성 : "현재는 강압에 의해서 업주의 폭행에 의해서 성매매를 하는 친구들은 없거든요. 성매매 특별법의 취지는 좋았지만 현실하고는 너무 안 맞는단 얘기죠."



하지만, 단속의 철퇴를 맞고 주변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집창촌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 곳은 서울 시내 5 대 성매매 집결지 가운데 한 곳인 용산역 인근 집창촌입니다.



마지막까지 남아서 영업을 고집하던 업소들이 최근 문을 닫으면서 60년 세월의 용산 집창촌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법 시행 7 년 만에 전국 집창촌 업소 39 % 가 폐업했고 집창촌 성매매 여성수는 46 % 가 줄었습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성매매 산업이 겉으론 위축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음성적인 성매매가 더 늘었다고 이 보고서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풍선효관데, 그 실태를 김학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안마업소가 밀집한 서울 강남의 유흥가는 오늘도 불야성입니다.



불꺼진 집창촌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녹취>마사지업소 종업원 : "미리 연락을 주시면 예약을 받고 30분정도 기다리셔야 돼요."



주변 유흥주점에도 성매매 여성들이 줄지어 들어섭니다.



<녹취> "자~ 인사드릴께요."



룸싸롱에서 술을 마시고 성매매까지 이뤄지는 이른바 풀싸롱은 겸업형 성매매 업소의 전형입니다.



<녹취>업소 종업원 : "이동하는건 아니구요. 가게내에 준비가 되어 있어서 1대 1로 다 (방을) 나눠드리는거예요."



키스만 해 준다는 키스방, 젊은 여성이 안아만 준다는 , 이른바 포옹방도 성업중입니다.



<녹취>키스방 여대생 : "등록금이 좀 비싸잖아요. 그래서 등록금에 보태려고..."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법의 헛점을 노린 변종 성매매 업소로 유입된 여성들은 약 14 만명.



18 세 이상 39 세 미만 전체 여성인구의 약 2 % , 전체 성매매의 84 % 가 이런 겸업형 또는 변종업소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단지를 보고 찾아간 서울의 한 오피스텔.



<녹취>종업원(음성변조) : "1시간에 13만원이구요. 연애하는거예요."



주택가에 은닉해 예약 손님만 받는 이 오피스텔은 방만 30 여개가 넘는 기업형 성매매 업소입니다.



<녹취>오피스텔 여성 : "아가씨가 4,50명 정도 예약건수가 250건. 잘될때는 300건. 아가씨들 하루 개인 매상이 100만원.."



여기에 인터넷 채팅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조건 만남까지 ..



음성적 성매매는 수면 아래에서 더욱 활개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강력한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효과는 별로 없다는 얘긴데, 왜 그런지 김철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성매매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일단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성매매 산업의 규모는 연간 7 조 7 천억원 정돕니다.



연간 4 천 5 백만건 하루 평균 약 14 만건의 불법적인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매매가 적발됐을 때 받게되는 처벌은 비교적 가벼운 편입니다



성매매 알선 혐의로 기소된 업주들의 45 % 가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성구매자, 즉 남성들의 기소율은 고작 10 %, 그러니까 열에 아홉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처벌이 약하다 보니 법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죠.



정부는 이런 보고서를 만들어 놓고도 정책 실패라는 비판 여론이 두려워 공개를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 지 조정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남성들이 성매매 업소에서 쓰는 평균비용은 28 만원.



회식이나 접대 등 음주 후 집단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녹취>호객꾼(음성변조) : "대기업에서 오고, 법인카드로 많이 긁고 가시죠."



이 때문에 성 구매 남성들은 고학력, 고소득자들이 더 많았고 별다른 죄의식도 없습니다.



<녹취>성구매 남성(음성변조) : "범법이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단체로 이끌려서 그냥..하나의 문화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한국기업들의 유별난 접대 문화가 문제라며,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형국입니다.



<인터뷰>손숙미(보건복지위원회 의원) : "성매매의 법적 정의를 확대해 유사 성매매 등을 처벌하고, 단속 권한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매매는 불법이란 인식을 확산시킨 게 유일한 성과 아니냐며 조롱을 받고 있는 성매매 특별법..



현장에서 실효성을 높이려면 엄정한 법집행과 실질적인 자활 정책, 포상금제 도입 등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조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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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성매매 특별법 7년…‘변종·음지영업’ 성행
    • 입력 2011-09-21 22:05:46
    • 수정2011-09-22 08: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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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보시는 화면은 얼마전 집창촌 성매매 여성들이 생계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벌인 항의시위 현장입니다.

성매매 방지 특별법 시행 7 년째를 맞아 최근 정부가 성매매 실태 보고서를 작성했는데요.

KBS 가 단독입수한 이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현재 우리사회의 성매매 실태를 심층 진단해 보겠습니다.

먼저 김영인 기자입니다.

<리포트>

닭장 같은 골방에 갇혀, 성 착취를 당했던 성매매 여성들,,

그들의 희생을 토대로 지난 2004 년 성매매 방지 특별법이 도입됐습니다.

<녹취>단속 경찰 : "문 열어봐요."

사법당국은 이 법을 근거로 성매매와 전쟁을 본격화했습니다.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한다며 만들어진 이 법에 정작 성매매 여성과 업주들은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며 격렬히 저항했습니다.

<인터뷰>성매매 여성 : "현재는 강압에 의해서 업주의 폭행에 의해서 성매매를 하는 친구들은 없거든요. 성매매 특별법의 취지는 좋았지만 현실하고는 너무 안 맞는단 얘기죠."

하지만, 단속의 철퇴를 맞고 주변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집창촌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 곳은 서울 시내 5 대 성매매 집결지 가운데 한 곳인 용산역 인근 집창촌입니다.

마지막까지 남아서 영업을 고집하던 업소들이 최근 문을 닫으면서 60년 세월의 용산 집창촌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법 시행 7 년 만에 전국 집창촌 업소 39 % 가 폐업했고 집창촌 성매매 여성수는 46 % 가 줄었습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성매매 산업이 겉으론 위축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음성적인 성매매가 더 늘었다고 이 보고서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풍선효관데, 그 실태를 김학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안마업소가 밀집한 서울 강남의 유흥가는 오늘도 불야성입니다.

불꺼진 집창촌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녹취>마사지업소 종업원 : "미리 연락을 주시면 예약을 받고 30분정도 기다리셔야 돼요."

주변 유흥주점에도 성매매 여성들이 줄지어 들어섭니다.

<녹취> "자~ 인사드릴께요."

룸싸롱에서 술을 마시고 성매매까지 이뤄지는 이른바 풀싸롱은 겸업형 성매매 업소의 전형입니다.

<녹취>업소 종업원 : "이동하는건 아니구요. 가게내에 준비가 되어 있어서 1대 1로 다 (방을) 나눠드리는거예요."

키스만 해 준다는 키스방, 젊은 여성이 안아만 준다는 , 이른바 포옹방도 성업중입니다.

<녹취>키스방 여대생 : "등록금이 좀 비싸잖아요. 그래서 등록금에 보태려고..."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법의 헛점을 노린 변종 성매매 업소로 유입된 여성들은 약 14 만명.

18 세 이상 39 세 미만 전체 여성인구의 약 2 % , 전체 성매매의 84 % 가 이런 겸업형 또는 변종업소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단지를 보고 찾아간 서울의 한 오피스텔.

<녹취>종업원(음성변조) : "1시간에 13만원이구요. 연애하는거예요."

주택가에 은닉해 예약 손님만 받는 이 오피스텔은 방만 30 여개가 넘는 기업형 성매매 업소입니다.

<녹취>오피스텔 여성 : "아가씨가 4,50명 정도 예약건수가 250건. 잘될때는 300건. 아가씨들 하루 개인 매상이 100만원.."

여기에 인터넷 채팅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조건 만남까지 ..

음성적 성매매는 수면 아래에서 더욱 활개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강력한 특별법이 시행됐지만 효과는 별로 없다는 얘긴데, 왜 그런지 김철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성매매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일단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성매매 산업의 규모는 연간 7 조 7 천억원 정돕니다.

연간 4 천 5 백만건 하루 평균 약 14 만건의 불법적인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매매가 적발됐을 때 받게되는 처벌은 비교적 가벼운 편입니다

성매매 알선 혐의로 기소된 업주들의 45 % 가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성구매자, 즉 남성들의 기소율은 고작 10 %, 그러니까 열에 아홉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처벌이 약하다 보니 법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죠.

정부는 이런 보고서를 만들어 놓고도 정책 실패라는 비판 여론이 두려워 공개를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 지 조정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남성들이 성매매 업소에서 쓰는 평균비용은 28 만원.

회식이나 접대 등 음주 후 집단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녹취>호객꾼(음성변조) : "대기업에서 오고, 법인카드로 많이 긁고 가시죠."

이 때문에 성 구매 남성들은 고학력, 고소득자들이 더 많았고 별다른 죄의식도 없습니다.

<녹취>성구매 남성(음성변조) : "범법이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단체로 이끌려서 그냥..하나의 문화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한국기업들의 유별난 접대 문화가 문제라며,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형국입니다.

<인터뷰>손숙미(보건복지위원회 의원) : "성매매의 법적 정의를 확대해 유사 성매매 등을 처벌하고, 단속 권한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매매는 불법이란 인식을 확산시킨 게 유일한 성과 아니냐며 조롱을 받고 있는 성매매 특별법..

현장에서 실효성을 높이려면 엄정한 법집행과 실질적인 자활 정책, 포상금제 도입 등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조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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