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화학물질 안전성 점검 강화해야

입력 2011.09.22 (07:10) 수정 2011.09.23 (07: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정권 객원 해설위원]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영유아가 폐렴에 걸려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영유아 6명과 산모 2명이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했거나 원인모를 폐질환에 걸렸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말 질병관리본부도 올 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임산부의 폐손상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가습기 살균제 판매와 사용 자제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후속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시민단체와 피해자모임이 영유아의 폐질환 원인으로도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하고 나선 것입니다.

안전조치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결과에 따라서는 피해보상요구와 법적공방도 잇따를 전망입니다.

건조한 계절인 가을과 겨울철이 다가오기 때문에 이런 소식은 여러 가지 이유로 가습기를 쓸 수밖에 없는 시민들을 불안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가습기 살균제와 영유아의 원인 미상 폐질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가 우리의 관심사입니다.

과학적 엄밀성으로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우선 발표된 영유아 사례가 공통적인 임상 병리 소견을 보이는 폐질환으로 특정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서로 다른 질병이 섞여 있다면 공통 원인을 밝히기 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2006년 봄철에 영유아들 사이에서 치사율이 높은 원인모를 간질성 폐렴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례가 관련 학회지에 발표됐는데, 그 이후의 사례를 더 광범위하게 모아 분석해서 원인을 규명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런 사례들이 지난 봄에 임산부에서 발생한 폐손상 사례와 소견이 일치하는 지도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역학 조사에서 아주 높은 관련성을 보였던 가습기 살균제가 진행 중인 후속 동물 실험에서도 동일한 폐손상을 일으키는지 확인한다면 인과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될 것입니다.

이러한 인과관계를 밝히는 연구는 과학자의 손에 맡겨져 있고 결론이 나는데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최종결론이 나올 때 까지 가능하면 가습기를 사용하지 말고 가습기를 쓰더라도 살균제를 첨가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가습기는 멸균 증류수 혹은 끓인 물을 식혀 사용하고 청소를 자주해서 청결하게 유지해야 하겠습니다.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인체에 적용하는 많은 화학물질에 대해서는 더욱 더 철저히 사전에 안전성을 점검하는 장치를 마련할 것을 보건당국에 촉구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화학물질 안전성 점검 강화해야
    • 입력 2011-09-22 07:10:43
    • 수정2011-09-23 07:37:14
    뉴스광장 1부
 [이정권 객원 해설위원]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영유아가 폐렴에 걸려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영유아 6명과 산모 2명이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했거나 원인모를 폐질환에 걸렸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말 질병관리본부도 올 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임산부의 폐손상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가습기 살균제 판매와 사용 자제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후속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시민단체와 피해자모임이 영유아의 폐질환 원인으로도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하고 나선 것입니다. 안전조치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결과에 따라서는 피해보상요구와 법적공방도 잇따를 전망입니다. 건조한 계절인 가을과 겨울철이 다가오기 때문에 이런 소식은 여러 가지 이유로 가습기를 쓸 수밖에 없는 시민들을 불안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가습기 살균제와 영유아의 원인 미상 폐질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가 우리의 관심사입니다. 과학적 엄밀성으로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우선 발표된 영유아 사례가 공통적인 임상 병리 소견을 보이는 폐질환으로 특정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서로 다른 질병이 섞여 있다면 공통 원인을 밝히기 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2006년 봄철에 영유아들 사이에서 치사율이 높은 원인모를 간질성 폐렴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례가 관련 학회지에 발표됐는데, 그 이후의 사례를 더 광범위하게 모아 분석해서 원인을 규명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런 사례들이 지난 봄에 임산부에서 발생한 폐손상 사례와 소견이 일치하는 지도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역학 조사에서 아주 높은 관련성을 보였던 가습기 살균제가 진행 중인 후속 동물 실험에서도 동일한 폐손상을 일으키는지 확인한다면 인과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될 것입니다. 이러한 인과관계를 밝히는 연구는 과학자의 손에 맡겨져 있고 결론이 나는데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최종결론이 나올 때 까지 가능하면 가습기를 사용하지 말고 가습기를 쓰더라도 살균제를 첨가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가습기는 멸균 증류수 혹은 끓인 물을 식혀 사용하고 청소를 자주해서 청결하게 유지해야 하겠습니다.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인체에 적용하는 많은 화학물질에 대해서는 더욱 더 철저히 사전에 안전성을 점검하는 장치를 마련할 것을 보건당국에 촉구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