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 위기 고비…신용 경색 확산 우려

입력 2011.09.27 (08:06) 수정 2011.09.2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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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주 충격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또 한번 요동쳤습니다.

위기의 진원지 유럽의 재정위기가 진정되지 않으면 어떤 위험이 또 튀어나올지 모를일입니다.

경제부 박찬형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박 기자! 어제 외환시장이 많이 흔들렸죠?

<답변>

달러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 늘어나는 달러 수요로 외환시장은 바람잘날 없습니다.

어제 외환은행 트레이딩센터를 다녀왔는데요, 마감 시간을 30분 남겨놓고, 딜링룸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미 달러화 값은 한 달 반 만에 150원 가까이 올라, 1200원 턱밑까지 치솟으며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 달러화값은 그제보다 29원 80전 급등한 1195원 80전으로 마감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금요일 외환시장 마감을 앞두고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대규모 개입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제는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큰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외환은행 딜러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고규연(외환은행 외환딜러) : "그리스 등 디폴트 우려가 여전하고 따라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투자했던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질문>

주식시장도 급락했어요.

아무래도 외국인 매도세 때문이겠죠?

<답변>

코스피는 3거래일 연속 급락했는데요.

매도세를 이끈 건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

아무래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작고, 외국인 비중이 32%가까이 되기 때문에 외국인이 조금만 쏠려서 움직여도 주가 등락폭이 큽니다.

외국인은 어제 하루 2500억원 어치를 내다팔았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외국인의 움직임에 개인들의 투매가 잇따랐다.

개인들은 4300억원 순매도했습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금요일보다 44.73포인트, 2.64% 내린 1652.71로 장을 마쳤습니다.

올 들어 최저점입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지수는 어제 하루 36.96포인트, 8.28% 폭락한 409.55로 장을 마쳤습니다.

3년 만에 가장 큰 낙폭. 공포감을 억누르지 못한 투자자들이 앞다퉈 매물을 쏟아낸 것입니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주요증시도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질문>

결국 열쇠는 유럽이에요.

그리스도 그렇고, 이탈리아도 그렇고,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진정돼야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것 아닙니까?

<답변>

주식시장, 외환시장. 우리 국내 문제는 아닙니다.

그리스 문제, 유럽 은행 문제.. 이런것들이 복합 작용했습니다.

유럽 재정위기의 시발점.

바로 그리스에서는 매일 같이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IMF,EU 등으로 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는데, 그에 걸맞는 재정긴축,세금확보를 위한 정책을 펴다보니까 국민들 반발이 큽니다.

이 때문에 이미 금융권에선 그리스의 국가부도는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그리스 파산은 곧바로 유럽 은행들의 연쇄 도미노파산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그 방법상의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현재 유럽 재정위기로 유럽은행들이 입은 손실 규모는 2천억 유로로 추정됩니다.

우리돈 321조원에 이릅니다.

그리스 위기가 확산되면 이곳에 돈을 많이 빌려준 유럽은행들 뱅크런이 우려됩니다.

그래서 유럽은행에 돈 잘 안빌려주려고 합니다.

달러확보에 비상이 걸린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유럽 은행의 신용경색이 전세계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큰게 현실입니다.

<질문>

우리나라도 신용경색 여파가 올수 있다는 얘기네요.

<답변>

현재로선 안온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요즘 국내 은행들, 해외에서 돈 빌리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소규모 개방형이기 때문에 외부충격에 약할수 밖에 없습니다.

이달 들어 채권시장에서 유럽계 자금 1조원 이상이 빠져나갔고, 지난달부터 코스피에선 외국인자금 6조 7천억원이 순매도.

외환시장이 출렁이는 이유가 이런 것들입니다.

그럼 우리가 대응할수 있는 부분이 많은가.

사실 환율방어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는데, 그것도 무한정 외환시장에 개입할수도 없는 것이어서 우리가 낼수 있는 카드는 별로 없다고봐야합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봅시죠.

<인터뷰>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 "유럽계 금융기관들이 자신들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 자금을 빼나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 그융시장의 불안 정도는 전적으로 유럽의 재정위기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할수 있습니다."

일단 이번주 그리스 추가 자금지원을 위한 EU 차원의 실사가 1차 고비,

실사를 통과하더라도, 29일 독일 의회의 유럽재정안정기금 확대를 위한 표결, 다음달 이탈리아 국채 만기, 무디스의 이탈리아 신용평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여기에 미국, 러시아 등 주요 10개국이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적 입장 차이를 좁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

이런 난관을 뚫고 유럽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게 상당한 고통이 따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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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9-27 08:06:11
    • 수정2011-09-27 08: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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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주 충격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또 한번 요동쳤습니다. 위기의 진원지 유럽의 재정위기가 진정되지 않으면 어떤 위험이 또 튀어나올지 모를일입니다. 경제부 박찬형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박 기자! 어제 외환시장이 많이 흔들렸죠? <답변> 달러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 늘어나는 달러 수요로 외환시장은 바람잘날 없습니다. 어제 외환은행 트레이딩센터를 다녀왔는데요, 마감 시간을 30분 남겨놓고, 딜링룸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미 달러화 값은 한 달 반 만에 150원 가까이 올라, 1200원 턱밑까지 치솟으며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 달러화값은 그제보다 29원 80전 급등한 1195원 80전으로 마감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금요일 외환시장 마감을 앞두고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해 대규모 개입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제는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큰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외환은행 딜러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고규연(외환은행 외환딜러) : "그리스 등 디폴트 우려가 여전하고 따라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투자했던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질문> 주식시장도 급락했어요. 아무래도 외국인 매도세 때문이겠죠? <답변> 코스피는 3거래일 연속 급락했는데요. 매도세를 이끈 건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 아무래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작고, 외국인 비중이 32%가까이 되기 때문에 외국인이 조금만 쏠려서 움직여도 주가 등락폭이 큽니다. 외국인은 어제 하루 2500억원 어치를 내다팔았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외국인의 움직임에 개인들의 투매가 잇따랐다. 개인들은 4300억원 순매도했습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금요일보다 44.73포인트, 2.64% 내린 1652.71로 장을 마쳤습니다. 올 들어 최저점입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지수는 어제 하루 36.96포인트, 8.28% 폭락한 409.55로 장을 마쳤습니다. 3년 만에 가장 큰 낙폭. 공포감을 억누르지 못한 투자자들이 앞다퉈 매물을 쏟아낸 것입니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주요증시도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질문> 결국 열쇠는 유럽이에요. 그리스도 그렇고, 이탈리아도 그렇고,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진정돼야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것 아닙니까? <답변> 주식시장, 외환시장. 우리 국내 문제는 아닙니다. 그리스 문제, 유럽 은행 문제.. 이런것들이 복합 작용했습니다. 유럽 재정위기의 시발점. 바로 그리스에서는 매일 같이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IMF,EU 등으로 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는데, 그에 걸맞는 재정긴축,세금확보를 위한 정책을 펴다보니까 국민들 반발이 큽니다. 이 때문에 이미 금융권에선 그리스의 국가부도는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그리스 파산은 곧바로 유럽 은행들의 연쇄 도미노파산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그 방법상의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현재 유럽 재정위기로 유럽은행들이 입은 손실 규모는 2천억 유로로 추정됩니다. 우리돈 321조원에 이릅니다. 그리스 위기가 확산되면 이곳에 돈을 많이 빌려준 유럽은행들 뱅크런이 우려됩니다. 그래서 유럽은행에 돈 잘 안빌려주려고 합니다. 달러확보에 비상이 걸린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유럽 은행의 신용경색이 전세계로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큰게 현실입니다. <질문> 우리나라도 신용경색 여파가 올수 있다는 얘기네요. <답변> 현재로선 안온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요즘 국내 은행들, 해외에서 돈 빌리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소규모 개방형이기 때문에 외부충격에 약할수 밖에 없습니다. 이달 들어 채권시장에서 유럽계 자금 1조원 이상이 빠져나갔고, 지난달부터 코스피에선 외국인자금 6조 7천억원이 순매도. 외환시장이 출렁이는 이유가 이런 것들입니다. 그럼 우리가 대응할수 있는 부분이 많은가. 사실 환율방어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는데, 그것도 무한정 외환시장에 개입할수도 없는 것이어서 우리가 낼수 있는 카드는 별로 없다고봐야합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봅시죠. <인터뷰>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 "유럽계 금융기관들이 자신들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 자금을 빼나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 그융시장의 불안 정도는 전적으로 유럽의 재정위기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에 달려있다고 할수 있습니다." 일단 이번주 그리스 추가 자금지원을 위한 EU 차원의 실사가 1차 고비, 실사를 통과하더라도, 29일 독일 의회의 유럽재정안정기금 확대를 위한 표결, 다음달 이탈리아 국채 만기, 무디스의 이탈리아 신용평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여기에 미국, 러시아 등 주요 10개국이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적 입장 차이를 좁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 이런 난관을 뚫고 유럽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게 상당한 고통이 따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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